우리 학교 물리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이장희(32)씨가 MBC "공부의 제왕" 프로그램에서 같은 과 학생들과 함께 출연하여 그들의 공부 비법에 대해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다음 달 8일 토요일 저녁 5시 35분 MC 이윤석씨와 함께 출연합니다. 많은 시청바랍니다.
* 방송시간은 방송국 사정에 의해 변경될 수 있습니다.
고교 자퇴·기타리스트·직업군인 거쳐 KAIST 입학…"물리학 교수가 꿈"
"머리가 어지러운데 연병장을 한 바퀴 뛰어야 할까, 의무대를 가야 할까? PX에서 시원한 음료수나 하나 사서 마시고 말까?"
혹시 KAIST 캠퍼스에서 이런 군대식 전문용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그는 이장희 씨일 확률이 100%이다. 그에게 혹시 길을 묻는다면 어쩌면 "혹시 민간인이세요?"라고 반문할 지도 모른다.
어린 나이에 입학한 과학영재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띄는 이력을 가진 늦깎이 학생 이장희(32·물리학과 05)씨는 "특전사 행님"으로 이미 학생들 사이에서 유명인사이다. 7년 6개월이라는 긴 군대 생활을 뒤로 하고 수능시험을 통해 KAIST에 입학한 용감한 행님을 만나 보자.
◆고교 자퇴, 2년간 방황, 7년간 특전사 복무…"KAIST, 먼 길 돌아왔지만 제대로 찾아왔다"
▲학생들의 전문용어(?)인 "룸메(룸메이트의 줄임말)" 등을 자연스럽게 쓰는 모습에서는 특전사의 느낌이 보이지 않는다.
이장희 씨와 띠 동갑 동기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고등학교를 2년만 다녔다는 것.
"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를 그만뒀습니다. 사실 그때는 음악이 하고 싶었거든요. 2년간 레스토랑 서빙, 빵 공장 직원 등 여러 가지 일을 하며 기타를 배웠습니다."
호기 있게 학교를 그만두고 음악을 시작했지만 막상 현실은 달랐다. 이 씨가 보기에 굉장히 연주를 잘하는 사람들도 프로 무대에서는 아마추어에 불과했다. 본인의 음악적 재능에 회의가 들자 새로운 길이 필요했다. 이 씨는 학교를 그만둘 때처럼 다시 뒤도 돌아보지 않고 군대에 들어갔다.
"직업군인을 하고자 특전사에 지원해 7년을 복무했습니다. 군대생활에 어려운 것은 없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여기 이렇게 있기에는 내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제대를 결심하고 수능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이 씨는 또 다시 단호한 결단력을 발휘했다. 1년간 이라크 파병을 다녀와서 제대하라는 대장의 권유를 뿌리치고 중사로 7년간의 군생활을 마무리 지었다. 거의 10년 만에 펜을 잡았지만 시쳇말로 "빡 센" 군대 경험 덕분인지 공부가 가장 쉬웠다. 매트릭스를 만들어 놓고 하루하루를 확인하고, 매일 뉴스를 보기 위해 저녁 9시에 밥을 먹고, 예비역 친구와 점수를 걸고 내기를 하는 등 오랜 군생활에서 비롯한 꼼꼼함과 승부근성은 곧 우수한 시험성적으로 이어졌다.
"서울대를 가려고 했는데 KAIST 입시요강을 보니 수능으로도 약간 명을 모집하더군요. 무학과 제도와 여러 조건을 고려해 KAIST를 지원했습니다.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공부를 해보니 처음 목표했던 수학과보다 물리학과가 더 흥미롭더군요. 지금은 물리학 교수가 꿈입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멀리 돌아오긴 했지만 이장희 씨도 KAIST에서 그의 미래를 찾았다.
◆ 띠 동갑 동기들의 인생 선배…"쓸데없는 고민은 뚝!"
이장희 씨가 KAIST 합격 후 입시 정보를 공유하는 O사이트에 올린 합격자 수기는 28,709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되었다. 그가 합격자 수기를 공개한 것은 본인도 그곳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자신의 경험을 통해 누군가가 힘을 얻기를 바랐기 때문이었다.
KAIST 안에서도 이 씨는 많은 인생경험으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고민 상담사의 역할을 도맡는다.
"과학문제를 풀 때는 논리적인 친구들이 일상생활에서는 논리적인 사고를 적용하지 못하더라고요.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주변에서 "~카더라" 하는 것에 너무 쉽게 흔들리고요."
위계질서가 강한 군대에서 선배를 모시고 후임을 다룬 그의 경험은 KAIST에서도 빛을 발했다. 그에 따르면 사람들이 고민하는 것의 90% 이상은 "지금 당장은 해결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그는 "대부분 시간이 지나 상황을 파악하면 그 때 해결 방법이 보이는 문제를 미리부터 걱정하느라 힘을 쏟고 있다"며 걱정을 줄이자고 제안한다.
이쯤하면 "행님"이 아니라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절로 나올 법도 한데 이 씨는 부담스러운지 정색을 한다.
"입학 때 동기들한테 얘기했습니다. 제발 아저씨라고만 부르지 말아달라고. 우리는 같이 20세기에 태어나서 21세기를 살아가는 동시대인이 아닙니까."
◆ 특전사 행님이 전하는 "이런 공부 절대로 하지마라"
공부 방법에 정석은 없지만 절대 하면 안 되는 것은 있다. 9개월 만에 수능점수를 250점 올린 행님한테 비법 몇 가지를 들어보자.
- 첫째! "계획없이 책상에만 오래 앉아 있지 말라" 가끔 책상에만 앉아있으면 스스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 줄 아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매트릭스를 활용해 자신이 공부해야 할 것을 놓치지 않도록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 둘째! "모의고사 보는 날 노는 것 절대 안돼!" 시험시간 동안 집중하고 고민했던 문제를 시간이 지나기 전에 다시 보면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 시험 끝났다고 바로 놀러 가면 그 날 10보쯤 후퇴한다.
- 셋째! "영어단어만 나오는 책 외우지 말라" 영어단어는 문장 속에서 독해와 함께 외우는 것이 좋다.
- 넷째! "영어는 독해·문법·듣기가 하나, 그 중 하나도 포기하면 안돼!" 주변을 보면 "나는 듣기는 포기했어"라고 말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것만큼 미련한 것이 없다.
- 다섯째! "스스로에게 가르쳐주는 것 거르지 마라" 아이슈타인이 이런 말을 했다. "자기가 누군가에게 가르쳐 줄 수 없다면 제대로 이해한 것이 아니다". 자기가 가르쳐 줬던 것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으니 가끔은 스스로에게 또 친구들에게 가르쳐주는 경험을 하는 것도 공부에 도움이 된다.
출처 :[KAISTAR] 2007-10-26
http://kaistar.kaist.ac.kr/20071029.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