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등장으로 전통적인 지식습득 방식은 무의미해졌다. 앞으로 교육현장에서 AI(인공지능) 활용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AI 활용 교육도 확대될 것이다."
이광형(68·사진) KAIST 총장은 22일 교육부가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디지털 교육 콘퍼런스' 기조강연에서 챗GPT이 가져올 교육현장의 변화상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전산학을 전공한 이 총장은 1980년대 후반 퍼지이론에 기반한 AI 연구를 시작했다. 이런 인연으로 퍼지지능시스템학회장과 국제전기전자학회(IEEE) 산하 인공지능학회 한국분과 의장 등을 역임했다. 일찍부터 학문 간 융합에 눈을 떠 2001년 바이오와 ICT 융합을 주장하며 바이오·뇌공학과를 KAIST에 신설했고, 2009년에는 지식재산대학원, 과학저널리즘대학원을 설립한 데 이어 2013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미래학 연구기관인 문술미래전략대학원을 만들어 융합 기반의 미래혁신가로서 통찰력을 제시하고 있다.
이 총장은 이날 '거대 AI 출현과 디지털 교육의 방향'에 관한 강연을 통해 "생성형 AI인 챗GPT 기술이 발전할수록 교육현장에 이전 교육과 전혀 다른 새로운 변화와 교육 수요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표적으로 AI 활용 능력과 인성 교육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챗GPT라는 거대 AI가 여러 분야에서 인간 지능을 능가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과거에 계산기 출현으로 숫자를 계산할 필요가 없어졌듯이 대화형 AI로 불리는 챗GPT 등장으로 지금과 같은 지식습득의 의미는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 현장에서 AI 활용 능력 교육과 AI 활용 능력을 테스트하는 시험이 필요해질 것이고, AI를 보조교사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를 위해 AI 활용·개발 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 AI 알고리즘, 코딩 교육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챗GPT의 등장으로 교육당국은 AI 교육 내용을 개발하고 AI 활용 능력 시험을 장려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총장은 "지식습득 의미가 감소한 만큼 앞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에 국제 바칼로레아(IB)에서 보는 시험과 같이 포괄적 지식문제를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챗GPT로 인한 교육현장의 변화에 학생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정서교육과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 총장은 "교사의 직접 지도를 받는 기회가 줄어 학생들의 정서적 불안감이 커질 것"이라며 "정서교육, 인문·예술·체육 활동 등 인성교육 필요성과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콘퍼런스에 앞서 열린 '디지털 교육 선포식'에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모든 교사들이 에듀테크를 활용해 모두를 위한 맞춤 교육 실현'을 교육부 디지털 교육의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