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아도 ‘이게 아닌데’ 눈치채는 AI 개발
일일이 말하거나 몸짓으로 알려주지 않아도, AI가 사람의 뇌에서 나오는 ‘이게 아닌데’라는 반응을 알아채 스스로 행동을 고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뇌파로 사람과 AI의 인지적 어긋남을 포착해 AI가 사람의 목표에 맞춰 실시간으로 행동을 수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명령하는 AI’에서 ‘의도를 눈치채는 AI’로의 변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뇌인지과학과 이상완 석좌교수(신경과학-인공지능 융합연구센터장) 연구팀이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 아시아(Microsoft Research Asia)와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인간의 뇌파를 이용해 AI를 실시간으로 인간의 목표에 맞추는 차세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인 ‘신경 가치 정렬(Neural Value Alignment, NVA)’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AI가 사람과 자연스럽게 협업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실제로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AI는 주로 사람의 말이나 행동, 몸짓 등 외부로 드러난 정보를 바탕으로 의도를 추정해 왔다.
문제는 같은 행동이라도 목적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사람이 컵을 집더라도 직접 물을 마시려는 것인지, 다른 사람에게 건네려는 것인지 행동만 보고서는 구별하기 어렵다. 이러한 ‘목표-행동 모호성’ 때문에 AI가 사람의 의도를 잘못 이해하면 사용자가 다시 명령하거나 행동을 교정해야 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이 예상과 다른 상황을 마주했을 때 뇌에서 무의식적으로 발생하는 ‘예측 오차’에 주목했다. 쉽게 말해 AI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사람이 순간적으로 느끼는 “이게 아닌데”라는 뇌의 반응을 이용한 것이다.
특히 연구팀은 이 반응을 두 종류로 구분했다. AI가 사람의 궁극적인 목표 자체를 잘못 이해했을 때 나타나는 ‘보상 예측 오차(RPE)’와, 목표는 맞지만 행동 과정이나 방식이 예상과 다를 때 나타나는 ‘상태 예측 오차(SPE)’다.
연구팀은 AI가 작업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의 실시간 뇌파(EEG)를 측정했다. 그 결과, AI가 목표 자체를 잘못 이해했을 때와 목표는 맞지만 행동 방식이 잘못됐을 때 사람의 뇌가 서로 다른 신호를 보내는 것을 확인했다. 두 가지 오류가 동시에 발생했을 때 나타나는 특징적인 뇌파 패턴도 찾아냈다.
연구팀은 여기에 딥러닝을 적용해 뇌파만으로 사람이 AI의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구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쉽게 말해 사람이 직접 “틀렸다”고 말하지 않아도, 뇌파를 통해 “목표가 틀렸다”거나 “방법이 틀렸다”는 반응을 AI가 알아챌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어 이렇게 읽어낸 뇌 신호를 AI에 실시간으로 전달해 스스로 행동을 고치도록 하는 ‘신경 가치 정렬 기반 인간-AI 시너지’ 알고리즘을 제안했다.
AI는 상태 예측 오차(SPE)가 감지되면 “원하는 목표는 맞지만 방법이 잘못됐다”고 판단해 행동 방식을 바꾸고, 보상 예측 오차(RPE)가 나타나면 “목표 자체를 잘못 이해했다”고 판단해 사람이 실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찾는다.
시뮬레이션 결과, 사람의 목표가 갑자기 바뀌거나 일부 신호가 빠지는 등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기존 방식보다 빠르게 사람의 의도 변화에 적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사람이 AI에게 계속 “이렇게 해”, “그게 아니야”라고 말하거나 몸짓으로 알려주지 않아도, AI가 사람의 무의식적인 ‘이게 아닌데’라는 뇌 반응을 읽고 스스로 행동을 고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향후 기술이 발전하면 가정이나 산업 현장의 피지컬 AI 로봇이 사용자의 의도를 보다 자연스럽게 파악하고 행동을 조정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자율주행차가 운전자의 판단을 빠르게 반영하거나, 말을 하거나 몸을 움직이기 어려운 환자가 의료·재활 로봇을 제어하고, AI가 학생의 인지 상태에 맞춰 학습을 돕는 기술로도 확장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사람이 일일이 명령해야 움직이는 AI에서, 사람의 반응을 알아채고 스스로 맞춰가는 AI로 발전하는 새로운 인간-AI 협업 방식을 제시한 연구다.
이번 국제 공동연구를 주도한 이상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이 눈에 보이는 행동 결과만으로 인간의 의도를 추정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행동 이면에서 발생하는 뇌의 인지 신호를 AI와의 협업에 직접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피지컬 AI, BCI, 자율주행, 정밀 맞춤형 교육, 의료용 로봇,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등 인간의 판단과 AI의 행동을 긴밀하게 연결해야 하는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 이미란 전무는 “이번 성과는 KAIST와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 아시아가 지속해 온 국제 공동연구의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양 기관의 협력을 통해 인간과 AI가 보다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BCI 기술 개발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뇌인지과학과 박사과정 서흔(Xin Xu)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 아시아의 얀센 왕(Yansen Wang), 동치 한(Dongqi Han), 동쉔 리(Dongsheng Li) 박사 등이 공동 연구진으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사이버네틱스 분야 대표 국제 학술지 ‘IEEE 트랜잭션스 온 사이버네틱스(IEEE Transactions on Cybernetics)’에 2026년 8월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Neural Value Alignment: Human–AI Collaboration Under Goal-Action Ambiguity, DOI: 10.1109/TCYB.2026.3722605>
한편,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환경에서 AI가 새로운 정보에 빠르게 적응하도록 하는 KAIST 이상완 교수 연구팀-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 아시아의 또 다른 공동연구도 KAIST 뇌인지과학과 박사과정 니클라스 쾨페(Niklas Koeppe)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해 인공지능 분야 대표 국제학회인 ICML 2026(International Conference on Machine Learning)에서 지난 6월 발표됐다.
※논문명: Mitigating Plasticity Loss through Architectural Design in Continual Learning, 논문원본: https://icml.cc/virtual/2026/poster/61534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디지털분야글로벌연구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웹툰 '보는 시대' 끝...'경험하는 시대' 연다
스마트폰 화면 속 웹툰이 현실 공간으로 뛰쳐나온다. ‘보는 웹툰'에서‘경험하는 웹툰'의 시대가 열린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다양한 독자들이 현실 공간에서 웹툰을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차세대 확장현실(XR, eXtended Reality, 가상현실·증강현실·혼합현실을 아우르는 기술) 만화 플랫폼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웹툰의 무대를 화면에서 현실로 넓히며 미래 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이안 오클리(Ian Oakley) 교수 연구팀이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Human-Computer Interaction, 사람이 컴퓨터와 보다 쉽고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분야) 전문가와 실제 웹툰 창작자, 독자 등 15명이 참여한 체계적인 사용자 연구를 통해, 차세대 확장현실(XR) 만화가 갖춰야 할 핵심 디자인 원칙과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XR 환경에서 만화를 읽고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코믹스XR(ComiXR)'을 개발하고, 참가자들이 기존 인쇄 만화를 XR 환경으로 직접 변환해 제작하고 체험하도록 했다.
종이 만화책에서 출발한 만화는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세로 스크롤 방식의 웹툰으로 진화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해 왔다. 연구팀은 웹툰의 다음 진화 단계로 XR 기기에 주목했다. 화면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공간감과 입체 음향, 시선 추적(Eye Tracking, 사용자의 눈동자 움직임을 인식하는 기술) 등을 만화에 접목하기 위해 메타 퀘스트 프로(Meta Quest Pro) 기반의 ComiXR 플랫폼을 구축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기기를 착용한 채 실제 방 안에 3차원(3D) 캐릭터와 말풍선, 의성어 등을 자유롭게 배치하며 자신에게 가장 편안하고 몰입감 높은 만화 공간을 직접 구성했다.
실험 결과, 독자들은 단순히 평면 만화 페이지를 가상 공간에 띄우는 방식보다 현실 공간의 깊이감을 적극 활용하는 연출을 훨씬 선호했다. 배경 뒤에 캐릭터를 배치하고 말풍선을 별도의 층으로 분리했을 때 몰입감이 크게 향상됐다. 특히 독자의 시선을 추적해 특정 캐릭터를 바라볼 때만 다음 대사가 나타나도록 하는 기능은 결말을 미리 보게 되는‘스포일러'를 효과적으로 방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독자의 표정 변화에 따라 특수효과가 나타나고, 햅틱(Haptic, 진동 등 촉각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 기능으로 등장인물의 심장 박동까지 전달하는 등 기존 만화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감각적 경험도 구현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XR 만화를 위한 네 가지 핵심 디자인 개념도 제안했다. 첫째, 방 안 벽을 갤러리처럼 활용하는‘패널 갤러리(Panel Gallery)', 둘째, 책상이나 벽 위에 만화를 팝업북처럼 띄우는‘팝업(Pop-up)', 셋째, 야외 공간에 3D 캐릭터와 만화 요소를 배치하는‘어라운드 코믹(Around Comic)', 넷째, 저시력자를 포함한 다양한 독자의 접근성을 높이는‘인클루시브 코믹스(Inclusive ComiX, 모두를 위한 포용형 XR 만화)'다.
연구팀은 XR 만화가 기존 스마트폰 웹툰을 대체하기보다 작품의 세계관을 더욱 생생하게 체험하는 특별 전시와 교육 콘텐츠, 그리고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자 등 다양한 이용자의 문화 접근성을 높이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안 오클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만화를 입체적으로 구현한 것이 아니라, 독자의 공간과 시선, 움직임까지 고려해 미래의 만화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를 제시한 연구”라며 "앞으로 XR 기술은 누구나 만화를 더욱 몰입감 있게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 환경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정보전자연구소 아마르 알타이(Ammar Al-Taie)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전기및전자공학부 한현영 박사과정생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및 디자인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대회인 에이씨엠 디아이에스 2026(ACM DIS, Designing Interactive Systems Conference 2026)에서 발표됐으며, ComiXR 플랫폼은 오픈소스로 공개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
※ 논문명: ComiXR: Exploring Comic Layouts in eXtended Reality, DOI: https://doi.org/10.1145/3800645.3812857, 오픈소스: https://github.com/ammarjamal/ComiXR
※ 관련 동영상: https://drive.google.com/drive/folders/1D9Efp3T0biDbUm1K5Gu6HLSSy89Uaq8R?usp=sharing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장영실 펠로우십 프로그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ITRC(Information Technology Research Center, 대학 ICT 연구센터)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윤국진 교수 연구팀, 세계 최고 권위 컴퓨터비전 학술대회 ECCV 2026에 논문 13편 채택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윤국진 교수 연구팀이 세계적인 컴퓨터 비전 국제학술대회인 ECCV 2026(European Conference on Computer Vision)에서 총 13편의 논문을 채택시키며, 국제적으로 높은 연구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ECCV는 CVPR, ICCV와 함께 컴퓨터 비전 분야의 3대 학술대회로 꼽히며, 1990년부터 격년으로 개최되어 온 대표적인 국제학술대회이다. 이번 ECCV 2026에는 전 세계에서 총 10,473편의 논문이 제출되었고, 이 가운데 2,883편만이 채택되어 약 27.5%의 채택률을 기록하였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단일 연구실이 13편의 논문을 채택시킨 것은 매우 주목할 만한 성과이다.
이번에 채택된 논문들은 자율주행, 공간지능, 생성형 비전, 이벤트 카메라, 비전-언어 학습, 데이터셋 증류 등 컴퓨터 비전 분야의 주요 연구 흐름을 폭넓게 아우르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차량이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인프라와 협력하며, 예측과 계획을 통합해 보다 안전하고 지능적인 주행을 수행하기 위한 연구들이 포함되었다. 또한 악천후, 센서 불확실성, 데이터 부족 등 실제 도로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센서 융합 및 주행 장면 생성 연구도 함께 발표되었다.
공간지능과 생성형 비전 분야에서는 영상으로부터 3차원 및 4차원 장면을 이해하고 복원하며, 새로운 시점을 생성하거나 장면의 움직임과 외형을 편집하는 연구들이 포함되었다. 이는 자율주행, 로보틱스, 가상환경 생성 등 다양한 실제 응용 분야로 확장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이와 함께 이벤트 카메라 기반 고속 시각 인식, 대규모 언어 모델을 활용한 인간 움직임 예측, 비전-언어 모델 기반 의미 이해, 데이터셋 증류와 지속적 테스트 시간 적응 등 차세대 비전 AI 모델의 성능과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들도 함께 다루었다. 이번 성과는 윤국진 교수 연구팀이 자율주행과 로보틱스에 필요한 실제 지능 시스템부터 3차원 공간지능, 생성형 비전, 비전-언어 모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윤국진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ICCV 2025에서 12편, 올해 CVPR 2026에서 10편의 논문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 ECCV 2026에서도 13편의 논문을 채택시키며 컴퓨터 비전 분야에서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연구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CVPR, ICCV, ECCV는 컴퓨터 비전 분야를 대표하는 최상위 국제학술대회로, 이들 학회에서 매년 두 자릿수 논문을 연속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매우 이례적인 성과이다. 이번 결과는 윤국진 교수 연구팀이 자율주행, 로보틱스, 공간지능, 생성형 비전, 비전-언어 모델 등 주요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앞으로도 실제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시각지능 기술과 차세대 인공지능 모델을 중심으로 기존 기술의 한계를 넓히는 도전적인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한편, ECCV 2026은 오는 9월 8일부터 12일까지 스웨덴 말뫼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명현 교수팀, 세계 최고 권위 로보틱스·컴퓨터비전 국제챌린지 나란히 우승
세계 최고 권위의 로보틱스와 컴퓨터비전 학술대회에서 열린 국제 챌린지에서 우리 대학 연구팀이 잇달아 정상에 올랐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명현 교수 연구실 소속 ACDC-K팀과 Curaytor팀이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로봇 및 자동화 학술대회(ICRA 2026,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botics and Automation)와 컴퓨터비전 및 패턴 인식 학술대회(CVPR 2026, IEEE/CVF Conference on Computer Vision and Pattern Recognition)의 워크숍 국제 챌린지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고 19일 밝혔다.
같은 연구실 소속 두 연구팀이 서로 다른 분야의 세계적 챌린지에서 연이어 우승하며 KAIST의 공간인지(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ACDC-K팀은 지난 6월 1일부터 5일까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ICRA 2026의 OCRAIM 워크숍(Open Challenges in Robotics for Asset Inspection Workshop)에서 개최된 ‘힐티×트림블 SLAM 챌린지 2026(Hilti×Trimble SLAM Challenge 2026)’의 동시 위치추정 및 지도작성(SLAM, 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 부문에서 60여 개 출전팀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힐티(Hilti), 트림블(Trimble), 영국 옥스퍼드대학교가 공동 주관한 이번 챌린지는 실제 건설 현장에서 수집된 센서 데이터를 활용해 로봇의 위치를 추정하고 주변 환경 지도를 생성하는 성능을 평가하는 국제 대회로 올해 4회째다. 특히 시야가 겹치지 않는 전방·후방 어안 카메라 구성, 질감 정보가 부족한 저텍스처(low-texture) 실내 환경, 급격한 카메라 움직임 등 실제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ACDC-K팀은 전방·후방 어안 카메라와 관성 센서(IMU, 가속도·각속도 등을 측정하는 센서) 데이터를 융합하고, 영상 속 특징점(feature point)과 특징선(feature line) 정보를 활용한 독자적인 비전-관성 SLAM(카메라 영상과 관성 센서 정보를 함께 활용하는 위치추정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환경 변화에 따라 적응적으로 제약 및 보정 모델을 적용해 복잡한 건설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위치 추정과 지도 작성 성능을 구현하며 최고 성적을 거뒀다.
이어 Curaytor팀은 6월 3일부터 7일까지 미국 덴버에서 열린 CVPR 2026의 CV4AEC 워크숍(Computer Vision for the Built World Workshop)에서 개최된 ‘NSS 챌린지 2026(Nothing Stands Still Challenge 2026)’에서 8개 출전팀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교(ETH Zurich), 미국 오리건주립대학교가 공동 주관한 NSS 챌린지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건설·산업 환경에서의 3차원 포인트 클라우드(Point Cloud, 공간을 점들의 집합으로 표현한 3차원 데이터) 정합(registration, 서로 다른 시점에서 획득한 데이터를 동일한 좌표계로 맞추는 과정) 기술을 평가하는 국제 챌린지로 올해 3회째다.
Curaytor팀은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 수집된 다수의 라이다(LiDAR, 레이저를 이용해 주변 환경의 거리와 형상을 측정하는 센서) 스캔 데이터를 정합하는 독자적인 다중 정합 기술을 개발했다. 특징점 요약 및 대응점 추정, 이상치(outlier)에 강인한 전역 정합, 정합 신뢰도 판단, 변화 감지 기반 결과 정제 기술을 통합해 구조 변화와 동적 객체가 존재하는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정합 성능을 달성하며 최고 성능을 입증했다.
명현 교수는 “이번 성과는 실제 건설·산업 환경과 같이 복잡하고 변화가 많은 상황에서도 우리 연구실의 비전·관성 기반 SLAM 기술과 3차원 라이다 정합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한 결과”라며 “학생들이 세계적 연구진과 경쟁하는 국제 챌린지에서 최고 성능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명현 교수 연구실은 힐티 SLAM 챌린지에서 2023년 라이다 부문 전체 1위와 비전 부문 학계 1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NSS 챌린지에서는 2025년에 이어 2026년에도 우승을 차지해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이를 통해 로보틱스와 컴퓨터비전 분야를 아우르는 공간인지 기술 연구 역량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2나노 반도체보다 작은 DNA ‘분자 컴퓨터’ 구현...바이오 컴퓨팅 응용 기대
지금까지 분자 수준의 DNA 회로는 암 관련 물질의 존재 여부를 판단하는 등 간단한 기능에 활용됐지만, 한 번 반응하면 다시 사용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넘어, 머리카락보다 수만 배 작은 DNA로 계산과 기억을 동시에 수행하는 ‘2나노 반도체보다 작은 초미세 분자 컴퓨터’를 구현했다. 향후 질병 진단 등 바이오·의료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컴퓨팅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공학생물학대학원 최영재 교수 연구팀이 DNA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 트랜지스터(Bio-transistor·신호를 받아 계산을 수행하는 반도체 핵심 소자의 바이오 버전)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계산과 정보 저장을 동시에 수행하는 새로운 분자 회로를 구현했다고 22일 밝혔다.
최근 반도체 공정이 2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수준에 도달하면서 초미세화 기술이 물리적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학계에서는 기존 실리콘 기반 기술을 넘어, 분자 수준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새로운 컴퓨팅 방식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DNA는 특정 염기끼리만 짝을 이루는 성질(상보적 염기 결합, complementary base pairing)을 이용해 원하는 반응만 정확하게 일어나도록 설계할 수 있으며, 염기 간 간격이 0.34나노미터에 불과해 차세대 초고집적 정보 처리 소재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기존 DNA 기반 회로는 반응이 한 번 일어나면 소모되는 ‘일회성’ 특성으로 인해 연속적인 정보 처리나 복잡한 계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입력 신호에 따라 DNA 분자가 서로 결합하거나 분리되면서 배열이 바뀌고, 그 상태가 유지되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변화된 분자 상태 자체가 정보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며, 이후 연산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 즉, 별도의 초기화 과정 없이도 실시간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리셋 없는(reset-free·초기화 없이 이전 상태를 유지하는)’ 회로를 구현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반도체의 핵심 소자인 트랜지스터(Transistor·전기 신호를 제어하고 증폭하는 소자)의 기능을 DNA 수준에서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순한 화학 반응을 넘어, 분자가 스스로 정보를 처리하고 기억하는 ‘지능형 바이오 시스템’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최영재 교수는“이번 연구는 DNA를 활용한 ‘분자 컴퓨터’ 구현 가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린 사례”라며 “바이오 컴퓨팅과 의료 기술 분야 전반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공학생물학대학원 임성순 교수, 김태훈 연구원, 정상은 연구원, 김시온 연구원과 GIST 김우진 석박사통합과정생, 심준호 석사과정생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으며, 최영재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았다.
KAIST 공학생물학대학원 임성순 교수, 김태훈 연구원, 정상은 연구원, 김시온 연구원, GIST 김우진 석박통합과정생, 심준호 석사과정생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으며, 최영재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Science Advances)’에 2026년 4월 1일에 게재됐다.
※ 논문명: Reset-free DNA logic circuits for real-time input processing and memory. DOI: 10.1126/sciadv.aeb1699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사업, 교육부 지원 기초연구사업과 KAIST Quantum+X 융합 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갑진 교수,‘제 6회 현우 KAIST 학술상’수상
우리 대학은 물리학과 김갑진 교수가 양자역학 분야에서의 탁월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현우문화재단(이사장 곽수일)이 후원하는‘제6회 현우 KAIST 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12일 밝혔다.
김갑진 교수는 양자컴퓨터를 만드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연구 성과로 이번 학술상을 받았다. 기존 양자컴퓨터는 초전도체나 이온, 빛과 같은 복잡한 방식에 주로 의존해 왔으며, 극저온 환경이 필요해 비용과 기술적 부담이 크다는 한계가 있었다.
김 교수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 자석처럼 우리가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자기 성질을 가진 ‘자성 물질’을 활용해 양자컴퓨터를 구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김 교수는 자석 물질 내부의 스핀 움직임(마그논)과 빛 신호를 하나의 칩에서 결합한 ‘광자–마그논 하이브리드 칩’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자성체 내에서 여러 양자 신호가 동시에 작동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현상인 다중 펄스 간섭 현상을 세계 최초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양자컴퓨터가 반드시 특별하고 제한적인 재료로만 만들어져야 한다는 기존 인식을 깨고, 보다 현실적이고 확장 가능한 양자컴퓨팅 기술로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련 연구 성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와 npj 스핀트로닉스(npj Spintronics) 등 국제 저명 학술지에 연이어 게재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또한 김 교수는 공동 연구를 통해 상온에서도 양자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보여주는 ‘상온 양자 스핀 펌핑 현상’ 연구를 통해, 양자 기술이 실험실을 넘어 실제 환경에서도 활용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김갑진 교수는 “자성체를 활용한 양자 연구는 아직 많은 연구자들이 시도하지 않은 분야로, 때로는 무모해 보일 수도 있다”며 “그러나 새로운 양자 기술을 개척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도전이라고 믿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수상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향한 이러한 도전을 격려해 주는 뜻깊은 상이라 생각하며, 앞으로도 새로운 양자 기술을 개척하는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로 6회째를 맞은 ‘현우 KAIST 학술상’은 KAIST에서 우수한 학술 성과를 창출한 교원을 포상하기 위해 현우문화재단 곽수일 이사장의 기부로 제정된 상이다.
현우재단 선정위원과 KAIST 교원 포상 추천위원회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매년 1명의 교원을 선정해 상패와 함께 1,000만 원의 포상금을 수여한다. 올해 시상식은 12일 오전 10시 대강당에서 열린 개교기념식 행사에서 개최됐다.
전산학부 윤성의 교수, 미국 컴퓨터학회(ACM) 특훈회원 선정
우리 대학 전산학부 윤성의 교수가 세계 최대 컴퓨터 과학 분야 학술 단체인 미국 컴퓨터학회(ACM, 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의 ‘특훈회원(Distinguished Member)’으로 선정됐다.
ACM 특훈회원은 컴퓨터 및 정보기술 분야에서 15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하고, 탁월한 연구 업적과 기술적 리더십을 통해 해당 분야 발전에 크게 기여한 연구자에게 주어지는 고위 회원 등급이다.
전 세계 약 11만 명의 ACM 회원 중 상위 10% 이내에 해당하는 인원만이 이 자격을 얻을 수 있으며, 매년 약 50~60명만이 엄선되는 매우 영예로운 자리다.
윤성의 교수는 ‘피지컬 AI(Physical AI)’ 분야의 권위자로, ▲대용량 3D 모델을 초고속으로 처리하는 스케일러블 렌더링(Scalable Rendering) ▲물리 기반 시뮬레이션 및 데이터 생성 ▲AI·컴퓨터 비전 학습 기법 등에서 독창적인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이번 영예를 안았다.
윤 교수가 개발한 기술들은 현재 3D 그래픽스를 넘어 로보틱스,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기반 AI 등 미래 산업 전반의 핵심 기반 기술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윤 교수는 2007년 KAIST 부임 이후, 로봇 경로 계획 및 강화학습, 대규모 검색 기술 등 다양한 융합 연구를 주도해왔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ACM SIGGRAPH, IEEE CVPR, ICRA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학회에서 꾸준히 발표되었으며, ‘Test-of-Time Award’와 ‘Best Paper Award’ 수상, 다수의 저널 초청 논문 선정 등을 통해 국제적 영향력을 입증해왔다.
윤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전산학 학·석사를 마치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채플힐(UNC–Chapel Hill)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하며 대규모 데이터 처리 기술을 연구한 바 있다.
영상 속 1등이 어디죠? ‘딱 그 순간’을 찾아내는 AI 기술 세계 1위
‘카메라가 다른 곳을 비추는 사이 사라진 물체는 무엇 인가요?’라는 복잡한 질문이 나오면 AI는 많은 경우 영상 속 실제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 패턴에 의존해 ‘그럴듯한 답’을 추측하는 문제가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이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영상 속 ‘딱 중요한 순간(Trigger moment)’을 AI가 스스로 찾아내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이 기술로 국제 AI 대회에서 우수성을 입증했다.
우리 대학은 전산학부 윤성의 교수 연구팀이 이화여대 노준혁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세계적 권위의 컴퓨터 비전 학회 ICCV 2025에서 열린 Perception Test Challenge의 영상 근거 기반 질의응답(Grounded Video Question Answering) 트랙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ICCV 2025에서 열린 인지 테스트 대회(Perception Test Challenge)는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주관하여 총 상금 50,000 유로(한화 약 8,300만원)가 걸린 대회로, 영상·음성·텍스트 등 다양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멀티모달 AI의 인지 및 추론 능력을 평가한다. 특히 언어 중심 편향을 벗어나 실제 영상 근거를 바탕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핵심 평가 요소다.
우리 대학 연구팀은 영상 전체를 무작정 분석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AI가 정답을 위해 꼭 필요한 핵심 장면(Trigger moment)을 먼저 찾아내도록 만드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쉽게 말하면, “이 질문에 답하려면 이 장면이 결정적이야!”를 AI가 스스로 찾아내도록 설계한 기술이다.
이 프레임워크를 연구팀은 CORTEX(Chain-of-Reasoning for Trigger Moment Extraction)라고 부른다.
연구팀의 시스템은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세 모델이 순차적으로 작동하는 3단계 구조로 구성된다. 먼저 추론 AI(Gemini 2.5 Pro)가 질문에 답하기 위해 어느 순간을 봐야 하는지 사고하고 딱 그 순간(Trigger moment) 후보를 찾는다. 다음으로 객체 위치 찾기 모델(Grounding 모델, Molmo-7B)이 해당 순간 화면 속 사람·차·사물의 정확한 위치(좌표)를 파악한다. 마지막으로 추적 모델(Tracking 모델, SAM2)이 선택된 한 장면을 기준으로 앞뒤 시간대의 객체 움직임을 정밀하게 추적해 오류를 줄인다.
즉, ‘핵심 장면 한 컷을 정확히 찍고, 그 장면을 중심으로 정답 근거를 추적하는 방식’덕분에 영상 초반 오판이나 가려짐 같은 문제도 크게 줄었다.
총 23개 팀이 참여한 영상 근거 기반 질의응답(Grounded VideoQA) 트랙에서 KAIST팀 SGVR Lab(Scalable Graphics, Vision & Robotics Lab)은 ‘고차 추적 정확도(HOTA, Higher Order Tracking Accuracy)’지표에서 0.4968점을 기록하며 2등 미국 콜럼비아대의 0.4304점을 압도적인 점수 차로 상회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도 우승 기록 0.2704점보다도 약 두 배에 가까운 성과다.
이 기술은 실생활에서도 넓게 쓰일 수 있다. 자율주행차는 사고 위험이 있는 순간을 정확히 보고, 로봇은 주변 상황을 더 똑똑하게 이해한다. 또 보안·감시 시스템은 중요한 장면을 빠르게 찾아내고, 미디어 분석에서는 사람이나 사물의 행동을 시간 순서대로 정확히 추적할 수 있다.
즉, AI가 “영상 속 실제 근거”를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만드는 핵심 기술이다. 특히 영상 속 객체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행동하는지 정확히 짚어내는 능력은 향후 AI의 실제 현장 적용을 크게 확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ICCV 2025, the 3rd Perception Test Challenge 학회에서 10월 19일자 발표하였다.
이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사업 중견연구와 SW스타랩 사업 ‘오픈 월드 로봇 서비스를 위한 불특정 환경 인지·행동·상호작용 알고리즘 개발’ 및 AGI 사업 ‘체화형 AGI를 위한 현실 세계 구축과 인지 에이전트 기반 이원 역량 접근법’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빛 기반 양자컴퓨터 연산을 ‘CT처럼’ 완전히 들여다본다
빛(광학)을 기반으로 한 양자컴퓨터는 빠른 속도와 높은 확장성을 갖춘 차세대 컴퓨팅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여러 개의 빛 신호(광학 모드)가 동시에 얽혀 작동하는 복잡한 연산 과정을 실험으로 정확히 규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기술로 여겨져 왔다. 우리 대학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해, 복잡한 다중 광학모드 양자 연산을 CT처럼 훤하게 볼 수 있는 효율적인 기술을 세계 최초 개발했다. 이번 기술은 적은 데이터로도 대규모 연산을 분석할 수 있어, 차세대 양자컴퓨팅과 양자통신 기술 발전에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
우리 대학은 물리학과 라영식 교수 연구팀이 빛을 이용해 연산하는 양자컴퓨터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다중 광학모드 양자연산의 특성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양자연산 토모그래피(Quantum Process Tomography)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양자컴퓨터의 ‘CT 촬영’ 기술, 한계를 뛰어넘다
‘토모그래피(Tomography)’는 의료용 CT처럼 보이지 않는 내부 구조를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복원하는 기술이다. 양자컴퓨팅에서도 동일하게, 여러 실험 데이터를 이용해 양자연산 내부의 작동 원리를 재구성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보다 월등한 성능을 내려면 동시에 조작할 수 있는 양자 단위(큐빗 or 모드)의 수가 많아야 한다. 하지만 큐빗 또는 광학 모드의 수가 늘어날수록 토모그래피에 필요한 작업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기존 기술로는 5개 이상의 광학 모드를 분석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로 양자연산 내부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CT 촬영하듯 명확하게 그려낼 수 있게 되었다.
증폭 행렬·잡음 행렬 기반의 새로운 수학 프레임워크 제시
양자컴퓨터 안에서는 여러 개의 빛 신호가 서로 영향을 주며 매우 복잡하게 얽혀 움직인다. 연구팀은 비선형 광학 과정(nonlinear optical process)을 정밀하게 기술하는 새로운 수학적 표현을 도입했다.
빛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하는 복잡한 양자 상태를 빛이 얼마나 증폭되고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한 ‘증폭 행렬(Amplification matrix)’과 외부 환경 때문에 생긴 잡음이나 손실이 얼마나 섞였는지에 대한‘잡음 행렬(Noise matrix)’이라는 두 가지 틀로 분석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빛이 본래 가진 양자특성 변화(이상적인 변화)와 현실 세계에서 피할 수 없는 잡음(비이상적인 변화)을 각각 따로, 동시에 정확하게 볼 수 있는 '양자 상태 지도'를 만든 것으로 실제 양자컴퓨터의 동작을 더욱 현실적으로 규명할 수 있다.
데이터량은 혁신적으로 줄이고 분석은 16모드까지 확대
연구팀은 양자연산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여러 종류의 ‘빛 신호(양자상태)’를 입력하고, 그 결과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하나하나 정밀하게 관찰했다. 그리고 이렇게 모은 데이터를 가장 정확한 방식으로 설명해주는 통계 기법(최대우도추정)을 이용해 ‘실제로 내부에서 어떤 연산이 일어났는지’를 역으로 추적했다.
그 결과, 기존 방식은 모드가 조금만 늘어나도 필요한 분석 양이 폭발적으로 많아져 사실상 5개 정도까지만 분석이 가능했지만, 이번 기술은 필요한 계산량을 크게 줄여, 세계 최초로 무려 16개의 광학 모드(빛 신호)가 서로 얽혀 작동하는 대규모 양자연산을 실험적으로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라영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양자컴퓨팅의 필수 기반기술인 양자연산 토모그래피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성과”라며, “확보한 기술은 향후 양자컴퓨팅·양자통신·양자센싱 등 다양한 양자기술의 확장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리학과 곽근희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하고 노찬 박사후연구원, 윤영도 석박사통합과정 학생,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의 김명식 교수가 공동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저명 국제 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에 2025년 11월 11일 온라인판으로 정식 출판됐다.
※ 논문명: Completely characterizing multimode second-order nonlinear optical quantum processes, DOI:10.1038/s41566-025-01787-x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양자컴퓨팅 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소재혁신 양자시뮬레이터 개발사업, 양자기술연구개발 선도사업, 기초연구실 지원사업)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양자인터넷 핵심원천기술 사업, 대학ICT연구센터지원사업) 및 미국 공군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기계공학과 윤국진 교수 연구팀, 세계 최고 권위 컴퓨터비전 국제학술대회 ICCV 2025에 논문 12편 채택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윤국진 교수 연구팀의 논문 12편이 세계 최고 권위 컴퓨터비전 국제 학술 대회 중 하나인 IEEE/CVF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mputer Vision 2025(ICCV 2025)에 채택되어, 연구팀의 독보적인 연구 역량을 다시 한번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ICCV는 CVPR, ECCV와 함께 컴퓨터비전 및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제 학술대회 중 하나로, 1987년부터 격년으로 개최되어 왔다. 이번 ICCV 2025에는 총 11,152편의 논문이 제출되었고, 이 중 2,698편이 채택되어 약 24.19%의 낮은 채택률을 기록하였다. 학술대회에 제출할 수 있는 논문 편수에 대한 제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일 연구실에서 12편의 논문이 동시 채택되는 것은 매우 드문 성과다.
윤국진 교수 연구팀은 학습 기반의 시각 지능 구현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에 발표된 12편의 논문들은 3D 객체 탐지 및 재구성, 동작 예측 및 계획, 악천후나 모션 블러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의 영상 인식 및 개선, 테스트 시점 적응 및 멀티태스크 학습, 4D 맵을 활용한 재구성과 같은 컴퓨터비전 분야의 핵심 주제들에 대한 논문들이다.
특히 연구팀은 지난해 CVPR 2024와 ECCV 2024에서도 각각 9편과 12편의 논문을 발표하여 학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는데, 이번 ICCV 2025에서의 성과를 통해 전 세계 컴퓨터 비전 분야의 선두 연구실로서 입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연구팀은 앞으로도 도전적인 연구를 이어가며 학문적·기술적 한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ICCV 2025는 오는 10월 19일부터 23일까지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VR 정밀포인팅·안무 창작 기술, 세계 최고 CHI 학회 2관왕
가상공간에서는 정확하게 포인팅이 되지 않으면 원하는 대상을 정확히 선택하기 어렵고, 몰입이 깨지는 어색한 경험을 하게 된다. KAIST 연구진이 가상공간에서 생생하게 실제 체험하는 느낌을 주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또한 안무가들의 안무 동작을 쉽게 만들고 창작을 돕도록 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우리 대학 문화기술대학원 윤상호 교수 연구팀이 미국 UCLA(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의 양장(YangZhang) 교수와 공동연구를 진행한 ‘티투아이레이(T2IRay)’ 기술과 가상현실에서 안무가들이 창작 작업을 보다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코레오크래프트(ChoreoCraft)’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들은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분야 최우수 국제학술대회인(CHI) 2025*에서 상위 5%에 주어지는 우수 논문상(Honorable Mention)을 동시 2개 수상했다.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분야 최우수 국제학회(CHI): 4월 25일부터 5월 1일까지 열린 세계 컴퓨터 연합회(ACM) 주최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학술대회(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CHI 2025)
티투아이레이(T2IRay)는 기존의 단편적인 엄지와 검지(Thumb to Index) 제스처를 확장하여, 가상공간 안의 물체를 자유롭고 정밀하게 조작이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입력 방식을 제안한다.
기존에는 손의 위치나 방향이 달라져도 입력이 끊기거나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으나, 티투아이레이에서는 손의 위치나 방향과 관계없이 정밀한 포인팅이 가능하도록 하여 사용자가 훨씬 자연스럽고 끊김없이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손가락 관계성을 바탕으로 로컬 좌표계를 활용하여 손 위치 및 방향에 관계없이 연속적인 입력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엄지의 섬세한 움직임을 좌표계 안에서 매핑하여 정밀하게 인식하고, 고개를 움직이는 자연스러운 동작까지 입력에 반영하여 넓은 범위에서도 자유로운 조작이 가능하다.
윤상호 교수는 “티투아이레이는 손이 고정되지 않은 다양한 상황에서도 부드럽고 안정적인 조작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증강·가상현실(AR/VR)에서도 사용자 경험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KAIST 김진아 박사과정이 제 1저자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우수신진연구지원사업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에서 지원하는 대학ICT연구센터(ITRC) 육성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 논문명 : T2IRay: Design of Thumb-to-Index based Indirect Pointing for Continuous and Robust AR/VR Input
▴ 논문 링크: https://doi.org/10.1145/3706598.3713442
▴ T2IRay: https://youtu.be/ElJlcJbkJPY
또한, 윤상호 교수 연구팀은 가상현실에서 안무가들이 창작 작업을 보다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코레오크래프트(ChoreoCraft)' 기술을 개발했다.
전문 안무가 대상의 경험 조사를 통해 창작 과정 내 안무가들이 직면하는 동작을 일일이 기억해야 하거나 아이디어가 막히는 경우, 그리고 명확하지 않은 피드백으로 인한 어려움을 개선하고자 했다.
이 기술은 가상현실(VR) 공간에서 춤 동작을 모션 캡쳐 기반의 아바타와 상호작용을 통해 직접 동작을 저장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하여 기억 의존을 줄였으며 음악 및 이전 동작과의 자연스러운 연결을 고려하여 새로운 안무를 추천해 창작을 도왔다. 또한 균형감, 안정성, 활성도 등 운동학적 요소를 분석하여 수치 기반 안무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창작 과정의 객관성도 높였다.
윤상호 교수는 “코레오크래프트는 안무가들이 직면하는 주요 어려움을 해결하고 창의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도구로 실제 안무가를 대상으로 한 사용자 실험에서도 창의적 아이디어 발굴과 정량적 피드백 제공 측면에서 높은 만족도를 얻었다. ”라 설명하며, “앞으로도 공간 컴퓨팅을 넘어 피지컬 인공지능(Physical AI)과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기술을 융합해, 실세계와 가상세계에서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인간 중심 인터랙션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경은 박사과정과 한현영 석사과정 연구원이 공동 제1 저자인 해당 연구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행한 문화예술실감서비스개발사업인 실시간 실가상 융합 기반 공연예술 교육 플랫폼 기술개발의 지원 아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및 ㈜원밀리언(대표 김혜랑)과 협업을 통해 진행됐다.
▴ 논문명 : ChoreoCraft: In-situ Crafting of Choreography in Virtual Reality through Creativity Support Tool
▴ 논문 링크: https://doi.org/10.1145/3706598.3714220
▴ Choreocraft: https://youtu.be/Ms1fwiSBjjw
양자 컴퓨터 오류정정에 필요한 양자얽힘 구현
양자 컴퓨팅은 고전 컴퓨터로는 계산하기 어려운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양자 기술이다. 양자 컴퓨터가 복잡한 연산을 정확히 수행하려면 연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양자 오류를 정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에 필요한 양자얽힘 상태를 구현하는 것은 매우 큰 난관으로 여겨져 왔다.
우리 대학 물리학과 라영식 교수 연구팀이 양자오류 정정 기술의 핵심이 되는 3차원 클러스터 양자얽힘 상태를 실험으로 구현하는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측정기반 양자 컴퓨팅은 특수한 양자얽힘 구조를 가진 클러스터 상태를 측정하여 양자 연산을 구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양자 컴퓨팅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의 핵심은 클러스터 양자얽힘 상태의 제작에 있으며, 범용 양자컴퓨팅을 위해 2차원 구조의 클러스터 상태가 사용된다.
하지만 양자연산에서 발생하는 양자오류를 정정할 수 있는 결함 허용 양자컴퓨팅(Fault-Tolerant Quantum Computing)으로 발전하려면 더욱 복잡한 3차원 구조의 클러스터 상태가 필요하다.
기존 연구에서는 2차원 클러스터 상태 제작이 보고됐지만, 결함 허용 양자컴퓨팅에 필요한 3차원 클러스터 상태는 양자얽힘의 구조가 매우 복잡해 그동안 실험 구현이 이뤄지지 못했다.
연구팀은 펨토초 시간-주파수 모드를 제어하여 양자얽힘을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3차원 구조의 클러스터 양자얽힘 상태를 생성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
펨토초 레이저는 극도로 짧은 시간 동안 강한 빛 펄스를 방출하는 장치로, 연구팀은 비선형 결정에 펨토초 레이저를 입사시켜 여러 주파수 모드에서 양자 광원을 동시에 생성하고, 이를 활용하여 3차원 구조의 클러스터 양자얽힘을 생성했다.
라영식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기술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3차원 클러스터 양자얽힘 상태 제작에 성공한 최초의 사례”라며, “향후 측정 기반 양자컴퓨팅 및 결함 허용 양자컴퓨팅 연구에 있어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리학과 노찬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하고 곽근희, 윤영도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저명 국제 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에 2025년 2월 24일 온라인판으로 정식 출판됐다. (논문명: Generation of three-dimensional cluster entangled state, DOI: 10.1038/s41566-025-01631-2)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양자컴퓨팅 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소재혁신 양자시뮬레이터 개발사업)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양자인터넷 핵심원천기술 사업, 대학ICT연구센터지원사업) 및 미국 공군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