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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대신 ‘칩’이 먼저 항암제 맞아본다…뇌종양 맞춤치료 가능성 열어
같은 뇌종양에 같은 항암제를 써도 환자마다 효과는 다를 수 있다. 앞으로는 환자에게 항암제를 투여하기 전, 환자의 종양 환경을 재현한 ‘칩’에서 먼저 약효를 확인해보는 시대가 열릴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환자의 종양세포와 뇌혈관 환경을 칩에 구현해 환자별 치료 반응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환자 맞춤형 뇌종양 치료와 신약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안송이 교수팀이 성균관대학교(총장 유지범) 안중호 교수팀, 분당차병원(원장 윤상욱) 임재준 교수, 차의과학대학교(총장 차원태) 강윤정 교수팀과 함께 교모세포종 환자의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환자 맞춤형 혈액-뇌종양 장벽(Blood-Brain Tumor Barrier, BBTB) 칩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교모세포종은 가장 치명적인 악성 뇌종양 중 하나다. 암세포가 정상 뇌조직으로 빠르게 퍼지는 데다 종양의 특성도 환자마다 달라 치료가 어렵다.
특히 뇌에는 혈액 속 해로운 물질이 뇌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혈액-뇌 장벽’이 있다. 하지만 이 장벽은 치료에 필요한 항암제가 뇌종양까지 충분히 도달하는 것도 방해한다. 교모세포종이 생기면 종양 주변의 혈관장벽 역시 변하는데, 그 정도와 특성이 환자마다 다르다. 같은 치료제를 사용해도 환자마다 효과가 달라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기존에는 교모세포종 환자의 치료 반응을 예측하기 위해 종양의 유전자나 바이오마커를 주로 활용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만으로는 환자마다 다른 종양 주변 혈관 환경과 실제 약물 반응까지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자의 종양뿐 아니라 항암제가 종양까지 도달하는 ‘길’인 혈관장벽까지 함께 칩 위에 구현했다.
환자에게서 얻은 교모세포종 세포와 뇌혈관 내피세포, 별아교세포를 작은 미세유체 칩 안에서 함께 배양해 실제 종양과 정상 뇌조직이 맞닿는 경계 부위와 유사한 환경을 만들었다. 혈관 주변 세포와 면역세포도 추가할 수 있도록 설계해 실제 사람의 뇌종양 주변 혈관 환경을 보다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교모세포종 환자 3명의 종양세포로 각각의 환자를 모사한 혈액-뇌종양 장벽 칩을 제작했다. 이어 교모세포종 치료에 사용되는 테모졸로마이드(TMZ)와 베바시주맙(BEV)을 적용해 환자별 치료 반응을 비교했다. 테모졸로마이드는 암세포 자체를 공격하는 항암제인 반면, 베바시주맙은 암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표적치료제다.
그 결과, 기존 유전자 검사에서는 비슷한 치료 반응이 예상됐던 환자들도 칩에서 나타난 혈관장벽의 특성과 치료제 반응은 서로 달랐다. 특히 칩에서 확인한 환자별 치료 반응은 실제 환자의 치료 경과와도 높은 수준으로 일치했다. 이는 유전자 정보가 비슷하더라도 환자의 종양 주변 혈관장벽 상태에 따라 치료 반응이 달라질 수 있으며, 이를 환자 맞춤형 칩을 통해 확인할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암세포가 이 약에 반응하는가’를 넘어 ‘이 환자의 종양 환경에서 이 치료가 실제로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함께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예측 성능과 재현성이 검증된다면, 환자의 종양세포로 만든 칩에 여러 치료제를 먼저 적용해보고 효과가 높은 치료 전략을 선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환자가 여러 치료법을 직접 경험한 뒤 효과를 확인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환자 대신 칩에서 치료 반응을 먼저 살펴보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맞춤형 치료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신약 개발에도 활용 가능성이 있다. 뇌종양 치료제는 암세포에 대한 효과뿐 아니라 뇌종양 주변의 혈관장벽 환경에서 제대로 작용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플랫폼을 활용하면 실제 환자의 종양과 혈관장벽을 모사한 환경에서 신약 후보물질의 효과를 평가하고, 어떤 환자에게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지 탐색하는 전임상 평가에도 활용할 수 있다.
안송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환자 유래 종양세포와 혈액-뇌종양 장벽을 함께 재현함으로써 환자마다 다른 치료 반응을 실제와 가깝게 평가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보다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검증해 교모세포종 환자의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과 신약 개발을 위한 전임상 평가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기계공학과 류민수 박사과정과 성균관대학교 이가은 박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나노 분야 국제학술지 ‘Small’에 2026년 6월 27일 게재됐으며, 연구의 우수성과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해당 학술지의 Front Cover로 선정됐다.
※ 논문명: Human Blood-Brain Tumor Barrier on a Chip to Investigate Personalized Treatment for Glioblastoma Patients, DOI: 10.1002/smll.202506712
한편, 이번 연구는 보스턴코리아혁신연구지원(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 RS-2024 -00468873)과 신진연구지원사업(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RS-2026-25487930)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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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성장 신호 켜지는 ‘스위치’ 찾았다...차세대 항암 표적 제시
세포에도 ‘성장 스위치’가 있다. 우리 몸의 세포는 아미노산 등 영양분이 충분할 때 이 스위치를 켜 성장한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정상세포와 암세포에서 영양 신호가 이 성장 스위치를 켜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암세포의 비정상적인 성장 신호를 차단하는 차세대 항암 치료법 개발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화학과 박희성·강진영 교수 연구팀이 연세대학교(총장 윤동섭) 김성훈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세포가 영양 상태를 감지해 성장 신호를 활성화하는 핵심 원리를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우리 몸의 세포는 주변에 아미노산(단백질을 만드는 기본 재료)과 같은 영양분이 충분한지 끊임없이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성장과 단백질 합성, 에너지 사용을 조절한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세포의 ‘성장 스위치' 역할을 하는 단백질 복합체 mTORC1(mammalian Target of Rapamycin Complex 1)이다.
mTORC1은 영양분과 에너지가 충분할 때 세포의 성장과 단백질 합성, 대사를 촉진한다. 그러나 mTORC1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세포가 필요 이상으로 성장하고 증식할 수 있으며, 실제로 여러 암에서 이러한 비정상적인 활성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mTORC1은 오랫동안 항암제 개발의 주요 표적으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세포가 외부의 영양 신호를 어떻게 감지하고, 이를 mTORC1 활성화로 연결하는지는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먼저 단백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여러 효소가 모여 있는 복합체인 MSC(다중 아미노아실-tRNA 합성효소 복합체, Multi-tRNA Synthetase Complex)에 주목했다. 그동안 MSC는 단백질 합성을 돕는 역할만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세포 안의 영양 상태를 감지해 성장 신호를 전달하는 핵심 허브 역할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핵심은 MSC 안에 있는 LARS1이라는 단백질이었다. LARS1은 류신이라는 아미노산을 인식하는 효소로, 세포에 영양분이 충분하다는 신호를 받으면‘인산화'라는 변화를 겪는다. 인산화는 단백질에 작은 화학 표지가 붙어 기능이나 결합 상태가 달라지는 과정이다.
이를 비유하면, MSC는 여러 단백질이 모여 대기하는‘관제센터'이고, LARS1은 성장 스위치를 켜기 위해 밖으로 나가는 ‘신호 전달 요원'과 같다. 세포에 영양분이 충분해지면 LARS1에 인산화라는 ‘출동 신호'가 전달되고, 이를 받은 LARS1은 함께 붙어 있던 IARS1(아이소류신을 인식하는 단백질 합성 효소)과 분리돼 MSC 밖으로 이동한다. 이후 세포의 성장 스위치인 mTORC1을 활성화한다.
즉, 영양분이 부족할 때는 LARS1이 MSC 안에 묶여 있어 성장 신호가 켜지지 않지만, 영양분이 충분해지면 LARS1이 MSC에서 빠져나와 mTORC1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극저온 전자현미경(Cryo-EM)을 사용했다. 극저온 전자현미경은 단백질을 매우 낮은 온도에서 얼린 뒤 입체 구조를 정밀하게 관찰하는 장비다. 이를 통해 LARS1과 IARS1이 어떻게 결합해 있는지를 원자 수준에 가깝게 분석했다.
그 결과, 평소에는 LARS1과 IARS1이 단단히 결합해 있지만, 영양 신호를 받아 LARS1이 인산화되면 두 단백질의 결합이 느슨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LARS1이 MSC에서 분리돼 mTORC1을 활성화하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LARS1이 인산화된 상태와 비슷하게 만든 변이 단백질도 제작했다. 그 결과 mTORC1의 활성이 크게 증가했다. 이를 통해 LARS1의 인산화가 영양 신호를 세포 성장 신호로 바꾸는 핵심‘분자 스위치'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세포가 아미노산 같은 영양분을 감지한 뒤 성장 스위치를 켜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혔다는 데 있다. 특히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MSC가 영양 신호를 받으면 구성 단백질인 LARS1을 방출하고, 이 단백질이 세포의 성장 신호를 활성화하는 원리를 규명했다.
현재 일부 항암제는 세포의 성장 스위치인 mTORC1을 직접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mTORC1은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 세포의 성장과 대사에도 필요해, 직접 억제할 경우 정상 세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LARS1을 인산화시키는 효소와 그 조절 과정을 추가로 밝혀내면, mTORC1 자체를 직접 막는 대신 성장 신호가 시작되는 앞단을 보다 정밀하게 차단하는 새로운 항암 치료 전략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진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영양 신호가 세포의 성장 신호로 전환되는 과정을 구조적으로 확인했다”며 "앞으로 암세포에서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성장 신호를 보다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치료 전략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희성 교수는 "세포가 영양 상태를 감지해 성장 신호를 활성화하는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한 연구”라며 "MSC를 통해 성장 신호를 조절하는 새로운 분자 스위치를 밝혀냄으로써 차세대 항암제 개발을 위한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KAIST 화학과 김유진 박사가 제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 (Nature Communications)’에 6월 11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Cryo-EM structure of the LARS1:IARS1 complex reveals a nutrient-response switch controlling mTORC1 signaling, https://doi.org/10.1038/s41467-026-74085-x
한편, 이번 연구는 중견연구지원사업, 미래의료혁신대응기술개발사업(과기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202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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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에 암 찾아내는 ‘눈’ 달아...세포 속 암 돌연변이 겨냥한다
항체는 암세포를 찾아 공격하는‘유도 미사일'이지만, 세포 속 암 돌연변이는 닿지 못하는‘치료의 사각지대'였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컴퓨터로 설계한 새로운 항체로 세포 내부 암 돌연변이까지 정밀하게 겨냥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항체 치료의 한계를 넘어 난치성 암을 겨냥한 차세대 정밀 치료의 새 길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생명과학과 오병하 교수 연구팀과 교원창업기업인 단백질 디자인 전문기업 ㈜테라자인(대표 오병하) 연구진이 공동으로 대표적인 암 유발 돌연변이인 KRAS(G12D)를 가진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인식하는 항체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컴퓨터 기반 계산적 항체 디자인 기술과 실험을 결합해 기존 방식으로는 개발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항체를 설계하고 질환 동물 모델에서 효능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KRAS(G12D)는 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조절하는 KRAS 단백질에 특정 돌연변이가 생긴 형태로, 췌장암과 대장암, 폐암 등에서 흔히 발견되는 대표적인 암 유발 돌연변이다. 하지만 KRAS 단백질은 세포 내부에 존재해 기존 항체 치료제로는 직접 표적하기 어려워 오랫동안‘치료 불가능한 표적(Undruggable Target)'으로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세포가 오래되거나 손상된 단백질을 자연스럽게 잘게 분해하는 과정에 주목했다. 세포 안의 KRAS(G12D) 단백질도 이 과정에서 작은 단백질 조각(네오항원, Neoantigen·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구별하는 단서가 되는 단백질 조각)으로 만들어지고, 일부는 세포 표면으로 이동해 면역세포에 제시된다. 연구팀은 컴퓨터 기반 계산적 단백질 디자인 기술과 실험적 선별 과정을 결합해 이 암 돌연변이 조각만 정확하게 인식하는 TCR 유사(TCR-like) 항체를 개발했다.
TCR(T Cell Receptor, T세포 수용체)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인 T세포가 세포 표면에 제시된 단백질 조각을 읽고 암세포나 바이러스 감염 세포를 찾아내는‘감지기' 역할을 한다. 이번에 개발한 TCR 유사 항체는 항체에 T세포의‘눈'을 달아준 것과 같은 원리로, 기존 항체로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세포 내부 암 돌연변이의 흔적을 선택적으로 인식하도록 설계됐다.
실험 결과, 개발된 항체는 정상 세포나 다른 단백질에는 거의 반응하지 않고 KRAS(G12D) 돌연변이를 가진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를 면역치료에 적용한 결과 해당 돌연변이를 가진 암세포만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음도 입증했다. 이는 기존 항체 치료가 접근하지 못했던 세포 내부 암 유발 단백질까지 치료 대상으로 확장할 가능성을 제시한 성과로, KRAS뿐 아니라 다양한 암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차세대 정밀 항체 치료제 개발의 기반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병하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항체는 KRAS(G12D) 돌연변이를 가진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식별할 수 있어 정상 세포 손상을 최소화하는 정밀 항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계산적 항체 디자인 기술은 KRAS뿐 아니라 다양한 암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차세대 항체 치료제 개발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와 교신저자는 모두 KAIST 출신 연구진으로 구성됐다. ㈜테라자인 안상필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오병하 교수와 ㈜테라자인 정보성 연구소장이 공동 교신저자로 연구를 총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전자 및 세포 치료 분야의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몰레큘러 테라피(Molecular Therapy)' 온라인판에 6월 3일 게재됐다.
※ 논문명 : Discovery of TCR-like antibodies to the KRAS G12D neoantigen via in silico-in vitro workflow, DOI: https://doi.org/10.1016/j.ymthe.2026.05.032
한편 이번 연구는 ㈜테라자인과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산하 한국신약개발지원센터와의 협업으로 수행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학연계 신약개발지원사업과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202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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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치료 성공률 높일 난자·배아 분석 원천기술 세계 최고 학회 인정
난임 치료를 위한 체외수정(IVF, In Vitro Fertilization)의 성공률을 높이려면 발달 가능성이 높은 난자와 배아를 정확하게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대 연구진은 살아있는 난자와 배아를 손상시키지 않고 시간에 따른 변화를 연속 관찰하는 타임랩스(Time-lapse)와 3차원 정량 분석을 결합해 발달 가능성을 조기에 예측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 물리학과 박용근 교수 연구팀의 이정하 박사후연구원은 이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7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생식의학 학회인 유럽인간생식배아학회(ESHRE, European Society of Human Reproduction and Embryology) 2026 연례학술대회에서 기초과학상-포스터 발표 부문(Basic Science Award for Poster Presentation)을 수상했다고 21일 밝혔다.
기초과학상-포스터 발표 부문(Basic Science Award for Poster Presentation)은 매년 1만 명 이상이 참가하는 ESHRE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기초과학 분야 포스터 연구 가운데 가장 우수한 연구 1편에 수여되는 상이다. 학회는 제출된 초록을 심사해 후보 연구 5편을 선정한 뒤, 현장 포스터 발표와 질의응답을 종합 평가해 최종 수상작을 결정한다.
이번 수상은 홀로토모그래피(Holotomography, 빛의 굴절 정보를 이용해 살아있는 세포 내부를 손상 없이 3차원으로 영상화하는 기술)를 난임 치료 분야에 적용해 살아있는 난자와 배아를 손상시키지 않고 시간에 따른 변화를 3차원으로 정량 분석하고, 발달 가능성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차세대 평가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의 독창성과 학술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기존에 전문가의 경험에 크게 의존했던 2차원 난자·배아 평가를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3차원 평가 방식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을 제시했다.
체외수정 시술에서는 어떤 난자와 배아를 선택하느냐가 임신 성공률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그러나 난자와 배아는 실제 환자에게 이식되는 세포이기 때문에 세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염색이나 형광물질을 이용한 분석법을 적용하기 어렵다.
현재 임상에서는 세포를 염색하지 않고 빛의 명암과 위상 차이를 이용해 형태를 관찰하는 호프만 변조 대비 현미경(Hoffman Modulation Contrast Microscopy)과 위상차 현미경(Phase-contrast Microscopy)을 주로 사용한다. 배아연구원(Embryologist, 체외수정 과정에서 난자와 배아를 배양하고 평가하는 전문 의료인력)은 이러한 현미경 영상에서 난자와 배아의 모양, 크기, 세포 분할 상태 및 발달 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이식할 배아를 선택한다.
하지만 현재의 평가 방식은 주로 2차원 영상과 배아연구원의 경험에 의존하는 정성적 평가라는 한계가 있다. 보다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평가기술 개발이 꾸준히 요구되는 이유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홀로토모그래피를 적용했다. 이 기술은 세포를 염색하거나 형광물질을 붙이지 않는 비표지(Label-free) 방식으로, 빛이 세포를 통과하면서 굴절되는 정도를 측정해 살아있는 세포의 내부 구조를 손상 없이 3차원으로 영상화한다. 또한 세포 내부 물질의 밀도와 성분에 따라 달라지는 굴절률(Refractive Index)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어 세포의 미세한 구조 변화까지 분석할 수 있다.
연구팀은 홀로토모그래피를 이용해 난자와 배아의 내부 구조를 살아있는 상태 그대로 3차원으로 분석했다. 또한 마우스(Mouse) 모델 실험을 통해 분석 과정에서 얻은 다양한 생물물리학적 정보를 바탕으로 발달 가능성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나아가 세포의 모양과 크기 등 외형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기존 형태학적 평가(Morphological Assessment)를 넘어, 객관적인 정량 데이터와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분석을 결합한 새로운 난자·배아 평가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관련 연구는 현재 국제학술지에 투고돼 심사가 진행 중이다.
※ 논문 사전 공개 (Preprint) 링크: 마우스 배아 발달 관련 연구 https://doi.org/10.1101/2024.05.07.592317, 마우스 난자 노화 관련 연구 https://doi.org/10.64898/2026.06.18.733271
이번 연구는 KAIST 물리학과, 분당차병원 난임센터(김지향 교수), 영국 어베뉴 클리닉(Avenue Clinic), 토모큐브(Tomocube)가 참여한 산·학·병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기초 물리학에서 개발된 첨단 광학 원천기술을 난임 치료라는 임상 분야에 접목한 대표적인 융합연구 사례다.
박용근 교수는 “이번 수상은 살아있는 난자와 배아를 손상시키지 않고 3차원으로 정량 분석하는 새로운 접근법이 생식의학 분야에서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현재 사람 세포를 이용한 검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객관적이고 정확한 난자·배아 평가 기술로 발전시켜 난임 치료 성공률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글로벌 리더연구사업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중심병원 육성 R&D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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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성 뇌종양 면역치료의 ‘숨은 열쇠’ 찾았다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작동시키는‘면역 브레이크’를 해제해 면역세포가 다시 암을 공격하도록 돕는 항암제)가 왜 일부 뇌종양에서는 효과를 내지 못하는지 그 이유를 풀 실마리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암을 공격하는 주역이 T 세포뿐 아니라 종양과 연결된 림프절의 B 세포와 항체라는 사실을 밝혀내며, 난치성 뇌종양 면역치료의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과학과 이흥규 교수 연구팀이 면역관문억제제의 일종인 항-CTLA-4(Anti-CTLA-4)가 종양과 연결된 종양 배수 림프절(Tumor-draining lymph node, 암세포에서 나온 항원이 가장 먼저 모여 면역반응이 시작되는 림프절)의 B 세포(B cell, 항체를 만들어 면역반응을 돕는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뇌종양을 공격하는 새로운 면역 원리를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교모세포종(Glioblastoma)은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받아도 재발이 잦고 예후가 매우 나쁜 대표적인 악성 뇌종양이다. 면역세포의 기능을 회복시켜 암을 공격하도록 하는 면역관문억제제는 다양한 암에서 뛰어난 치료 성과를 보여왔지만, 교모세포종에서는 암 주변의 강한 면역억제 환경 때문에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그동안 연구자들은 T 세포(T cell,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면역세포)를 면역관문억제제의 핵심 표적으로 여겨왔다. 반면 B 세포는 백신 접종 후 항체를 생성하는 세포로 잘 알려져 있었지만, 뇌종양 면역치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항-CTLA-4가 T 세포뿐 아니라 B 세포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에 주목했다.
실험 결과는 기존의 통념을 뒤집었다. 마우스 교모세포종 모델에서 항-CTLA-4를 투여하자 종양 크기가 감소하고 생존율이 크게 향상됐다. 그러나 B 세포가 없는 마우스에서는 같은 치료를 해도 이러한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B 세포가 면역관문억제제의 치료 효과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B 세포가 활약하는 장소도 새롭게 밝혀냈다. B 세포 반응은 암세포가 있는 뇌가 아니라, 뇌와 연결된 목 깊은 곳의 림프절인 ‘깊은 경부 림프절(Deep Cervical Lymph Node)'에서 활발하게 증가했다. 특히 이 림프절에서는 항체 반응 형성에 중요한 배중심 B 세포와 여포 보조 T 세포 반응이 함께 증가했으며, 이는 이후 면역글로불린 G(Immunoglobulin G, IgG, 암세포를 표적으로 인식해 제거를 돕는 대표적인 항체) 반응 증가와 연결됐다.
생성된 IgG 항체는 뇌종양 세포 표면에 결합해, 대식세포(Macrophage, 우리 몸에서 이물질과 암세포를 잡아먹는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욱 효과적으로 제거하도록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과정도 생체 내에서 직접 확인했다. 붉은색 형광단백질(mCherry)과 녹색 형광단백질(EGFP)을 이용한 특수 뇌종양 모델을 활용해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후 대식세포가 뇌종양 세포를 실제로 활발하게 제거하는 모습을 생체 내에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감염이나 백신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B 세포 면역반응이 난치성 뇌종양 면역치료의 효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기능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면역치료가 종양 내부뿐 아니라 종양 배수 림프절에서 시작되는 면역반응에 의해 크게 좌우될 수 있음을 제시하며, 기존의 T 세포 중심 면역치료 개념을 B 세포와 항체 면역까지 확장했다.
이흥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항-CTLA-4 면역치료의 작동 원리를 T 세포 중심으로 이해하던 기존 개념을 넘어, 종양 배수 림프절에서 시작되는 B 세포와 항체 면역반응이 치료 효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축임을 규명한 연구”라며 "향후 뇌종양을 인식하는 항체의 표적을 규명하고 림프절 기반 B 세포 면역반응을 강화하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난치성 교모세포종을 비롯한 다양한 암의 차세대 면역치료 전략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과학과 김유민 박사후 연구원이 제 1저자로 참여했으며, 이흥규 교수가 교신저자로 KAIST 의과학대학원 오지은 교수가 연구 참여를 하였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적 권위의 학술지인 ‘사이언스 이뮤놀로지(Science Immunology)’에 7월 10일 자 게재됐다.
※ 논문명: The efficacy of immunotherapy in glioma requires distal B cell responses in tumor-draining lymph nodes. DOI: 10.1126/sciimmunol.adz2494
※ 저자 정보: 김유민, 강인, 강병훈, 박원형, 김채원, 김현진, 나정우, 권명승, 박상희, 임서현, 김현철, 구근본, 김민지, 오지은 (KAIST, 공동저자) 및 이흥규 (KAIST, 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AI-네이티브첨단바이오자율실험실과제,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 및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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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원인 물질이 치료 ‘스위치’를 켠다
치매를 악화시키는 물질이 치료를 시작하는 ‘스위치’가 됐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증가하는 과산화수소(H₂O₂, 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종)를 이용해 병든 뇌에서만 약물이 활성화되는 새로운 치료 기술을 개발했다. 동물실험에서도 인지 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하며 차세대 치매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화학과 임미희 교수 연구팀이 전남대학교(총장 이근배) 김민근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원장 권석윤) 이철호·김경심 박사,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원장 직무대행 황금숙) 이영호 박사 연구팀과 공동으로 알츠하이머병의 병든 뇌에서만 활성화되는 전구약물(Prodrug)을 개발하고, 동물실험을 통해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전구약물은 처음에는 약효가 없지만 몸속 특정 환경에서만 활성형 치료제로 바뀌는 약물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증가하는 과산화수소를 만나야만 활성화되도록 설계돼 병든 뇌에서만 선택적으로 작동하는 '스마트 치료제' 역할을 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는 세포를 손상시키는 과산화수소가 정상보다 많이 생성된다. 지금까지는 이를 제거해야 할 유해물질로만 여겨졌지만, 연구팀은 오히려 이를 약을 작동시키는 신호로 활용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구약물(BE-1, BE-2)은 건강한 뇌에서는 거의 반응하지 않는다. 하지만 치매가 진행되는 뇌에서 과산화수소를 만나면 활성형 치료 물질(AP-1, AP-2)로 바뀐다. 이 과정에서 과산화수소 포함 활성산소종들을 줄이는 동시에 치매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뇌 속에 쌓여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단백질)이 서로 뭉쳐 독성이 강한 응집체(단백질 덩어리)를 만드는 것도 막아준다.
연구팀은 첨단 분석기술을 이용해 활성화된 약물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구조를 변화시켜 큰 덩어리로 자라는 것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같은 효과는 알츠하이머병 생쥐 모델에서도 확인됐다. 약물은 혈액-뇌 장벽(BBB, 혈액 속 물질이 뇌로 들어가는지를 조절하는 보호막)을 통과해 실제 뇌 안에서 치료 물질로 바뀌었다. 장기간 약물을 투여한 생쥐에서는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산화 스트레스가 감소했고,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도 줄어들었다. 또한 새로운 물체를 기억하거나 길을 찾는 행동 실험에서도 인지 기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특정 단백질 하나만 표적으로 하는 기존 치매 치료제와 달리, 병든 뇌의 환경 자체를 이용해 약이 필요한 곳에서만 작동하도록 설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를 통해 치료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치매 치료 전략을 제시했으며, 앞으로 파킨슨병 등 다른 퇴행성 뇌질환 치료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기대된다.
임미희 KAIST 화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만 여겨졌던 과산화수소를 약을 작동시키는 신호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병든 조직에서만 약이 활성화되는 이번 기술은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복합 질환을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새로운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화학과 이지민·홍은서 석박통합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Small(IF 12.1, 화학 분야 상위 10%)에 2026년 5월 31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A Prodrug Approach for Activity-Based Chemical Modulation toward Multiple Pathological Targets in Alzheimer's Disease, DOI: 10.1002/smll.74013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 글로벌 선도연구센터, 세종과학펠로우십,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 KRIBB 및 KBSI 기관고유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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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이 ‘혈관 발달 설계도’ 훔쳐 쓰는 원리 첫 규명
암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는 새로운 혈관의 생성을 막는 항암치료인 '항혈관신생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전략이 제시됐다. 한국 연구진은 종양이 정상 혈관을 만드는 '설계도'를 훔쳐 새로운 혈관을 만든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조절하는 핵심 단백질인 인테그린(Integrin)을 새로운 치료 표적으로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과학과 정인경 교수, 의과학대학원 이지민 교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장석복) 혈관 연구단 고규영 교수 공동 연구팀이 종양이 정상 혈관 발달 과정에서만 일시적으로 사용되는 유전자 프로그램을 다시 활성화해 혈관신생(종양에 필요한 새로운 혈관을 만드는 과정)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종양은 성장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얻고, 나아가 다른 조직으로 퍼지기 위해 주변에 새로운 혈관이 자라도록 유도한다. 이를 막기 위해 혈관신생 억제 치료제가 사용되고 있지만, 장기적인 치료 효과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이는 종양 혈관 세포가 주변 환경에 맞춰 성질을 쉽게 바꾸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이러한 변화가 어떻게 시작되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8종의 고형암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암의 종류와 관계없이 종양 혈관 세포에서 새로운 혈관을 자라게 하고 세포 주변 환경을 바꾸는 유전자들이 공통적으로 활발하게 작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러한 특징은 대장암을 비롯한 여러 암에서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또한 세포 하나하나에서 어떤 유전자가 작동하는지를 분석하는 단일세포 전사체(single-cell transcriptome)와 DNA 서열은 그대로 유지한 채 유전자 작동을 조절하는 정보를 분석하는 후성유전체(epigenome) 분석을 통해, 종양 혈관 세포의 유전자 조절 체계가 다시 바뀌면서 이러한 변화가 나타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그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인간 배아줄기세포(우리 몸의 다양한 세포로 자랄 수 있는 줄기세포)를 혈관 내피세포(혈관 안쪽을 이루는 세포)로 분화시켜 정상 혈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재현했다.
이어 정상 혈관이 발달하는 각 단계에서 어떤 유전자들이 작동하는지를 분석한 결과, 종양 혈관에서 활성화되는 유전자 프로그램은 정상 혈관이 완성되기 직전인 후기 전구체 단계(late progenitor stage, 성숙한 혈관 세포가 되기 직전 단계)에서만 잠시 나타나는 프로그램과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을 단일세포 후성유전체 및 3차원 게놈 분석을 통해 처음으로 확인했다.
이는 종양이 혈관신생을 위해 새로운 메커니즘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정상 혈관 발달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사용되는 유전자 프로그램을 다시 활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새로운 설계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예전에 사용했던 설계도를 다시 꺼내 사용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또한 연구팀은 종양미세환경(종양을 둘러싼 세포와 조직 환경)을 분석한 결과, 인테그린이 이러한 유전자 프로그램을 다시 활성화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 대장암 환자의 종양 혈관에서는 인테그린의 발현이 증가했으며, 이를 억제하자 이종이식 마우스 모델(사람의 암 조직을 이식한 실험용 생쥐)에서 종양 혈관 형성과 종양 성장도 함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인경 교수는 "이번 연구는 종양이 새로운 혈관을 만드는 방법을 새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정상 혈관이 만들어질 때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다시 이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성과가 기존 항혈관신생 치료(종양으로 자라는 새로운 혈관을 막는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거나 또는 종양혈관을 정상혈관으로 전환 시킬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박사후연구원 이정운 박사(현 하버드대학교 박사후연구원), 민선우 박사(현 충남대학교 교수), 추메이위(Mei-Yu Qiu) 박사, 박수찬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정인경 교수, 이지민 교수, 고규영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암연구학회(AACR)의 국제학술지 Cancer Research(IF=22.3)에 6월 8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A Co-opted Developmental Gene Regulatory Program in Endothelial Progenitors Promotes Tumor Angiogenic Phenotypes, DOI: 10.1158/0008-5472.CAN-25-5094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KAIST 이노코어(InnoCORE) 사업 및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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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원하는 순간·위치에서 암 치료하는 ‘스마트 항체’ 개발
기존 CAR-T(환자 면역세포를 유전적으로 조작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만든 세포치료 기술) 치료는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면 즉시 공격해 정상세포까지 손상시키는 부작용 위험이 있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빛이나 화학 자극이 있을 때만 작동하는 스위치형 ‘스마트 항체’ 기술을 개발해, 원하는 순간과 위치에서만 면역세포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우리 대학은 생명과학과 허원도 석좌교수 연구팀이 빛과 화학 자극을 이용해 세포 밖 항원 인식을 제어할 수 있는 ‘엑스트라바디(Extrabody)’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통해 면역세포가 원하는 순간에만 서로 반응하고 작동하도록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항체를 두 조각으로 분리한 뒤, 외부 자극이 있을 때만 다시 결합하도록 설계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항체는 생성되자마자 항원에 결합하지만, 연구팀은 빛 또는 화학물질이 존재할 때만 두 항체 조각이 재결합해 항원을 인식하도록 구현했다.
즉, 단순히 항상 작동하는 기존 항체 시스템과 달리, 필요한 순간에만 선택적으로 작동하는 ‘온디맨드(on-demand·필요한 순간에만 활성화되는 방식) 항체 플랫폼’을 구현한 것이다.
연구팀은 빛에 반응하는 시스템과 화학물질에 반응하는 시스템을 각각 구축했으며, 형광 단백질뿐 아니라 암세포 표면에 많이 발현되는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HER2(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 단백질에도 적용 가능함을 확인했다.
실험 결과, 외부 자극이 있을 때만 항원 결합이 선택적으로 활성화됐으며, 다양한 항체 구조에서도 동일한 원리가 작동했다. 이는 엑스트라바디가 여러 표적과 항체 형태에 적용 가능한 모듈형 플랫폼(Modular platform·다양한 표적과 기능으로 확장 가능한 기술 구조)임을 보여준다.
또한 연구팀은 엑스트라바디가 단순한 항원 인식을 넘어 세포 간 상호작용까지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빛 자극이 있을 때만 세포끼리 접촉하고 항원을 전달하는 현상이 나타났으며, 자극이 없을 때는 이러한 반응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항원이 세포 내부로 전달되는 과정도 관찰돼, 향후 세포 간 정보 전달 연구에도 활용 가능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나아가 엑스트라바디를 합성수용체(synNotch·특정 신호를 받을 때만 세포 반응을 유도하도록 설계한 합성 생물학 기술) 및 CAR 시스템(면역세포가 특정 암세포를 인식·공격하도록 설계한 기술)에 적용했다. 그 결과 빛과 항원이 동시에 존재할 때만 세포 내부 신호가 활성화되는 ‘이중 잠금장치(double-gating·두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될 때만 작동하는 방식)’가 구현됐다.
이를 통해 유전자 발현, 사이토카인(Cytokine·면역세포 간 신호 전달에 사용되는 단백질) 분비, 면역세포 활성화 등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었으며, 실제 T세포 실험에서는 빛 자극이 있을 때만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현상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기존 CAR-T 세포치료에서 문제로 지적돼 온 비의도적 면역 활성화와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원도 석좌교수는 “이번 연구는 외부 자극을 이용해 세포 표적 인식을 원하는 시점과 위치에서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 기술”이라며 “향후 차세대 면역치료와 세포 기반 치료 기술의 안전성과 정밀도를 높이는 핵심 기반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생명과학과 권유리 박사와 유다슬이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셀 케미컬 바이올로지(Cell Chemical Biology) 온라인판에 5월 7일 게재됐다.
※ 논문명: An extracellular, optogenetic antibody platform for stimulus-gated antigen recognition and modulation of cell behavior, DOI: https://doi.org/10.1016/j.chembiol.2026.04.006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ASTRA 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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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약을 자동 조절하는 OLED 패치 개발..치료 속도 2배↑
연고를 바르고 반창고를 붙이는 대신, 이제는 ‘붙이기만 하면 스스로 치료 강도를 조절하는 스마트 패치’가 등장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빛과 약물을 결합해 상처 회복 속도를 약 2배까지 끌어올린 ‘자가조절형 OLED 상처 치료 패치’를 개발했다. 향후 환자 상태에 따라 빛이 약물 방출을 조절하는 지능형 치료 기술로 발전할 전망이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최경철 교수 연구팀이 한국세라믹기술원(원장 윤종석) 성대경 박사, 충북대학교(총장직무대리 박유식) 박찬수 교수팀과 함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약물전달시스템(Drug Delivery System)을 결합한 ‘자가조절형 상처 치료 패치’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고는 과다 사용 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빛을 이용해 세포 재생을 돕는 광생물변조(Photobiomodulation, PBM)* 치료 역시 적정량을 넘기면 효과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PBM(Photobiomodulation): 저강도 빛을 이용해 세포와 조직의 회복을 촉진하는 비침습 치료 방식
연구팀은 이처럼 치료 강도를 적절히 조절하기 어려운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해결하는 데 주목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빛이 약을 조절한다’는 점이다. 빛을 쬐면 몸에서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ROS, 흔히 ‘활성산소’로 불리는 물질)이 생성되는데, 이 물질이 나노입자를 자극해 약물이 방출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즉, 빛의 세기에 따라 생성되는 활성산소의 양이 달라지고, 이에 맞춰 약물 방출량도 자연스럽게 조절되는 구조다. 빛을 쬐면 세포 재생이 촉진되는 동시에, 이때 생성되는 ROS가 ‘스위치’ 역할을 해 약물이 필요한 만큼만 자동으로 방출된다. 사람이 따로 조절하지 않아도 치료가 스스로 최적 수준을 유지하는 ‘지능형 치료 방식’이다. 쉽게 말해, 빛을 비추면 그 강도에 맞춰 약이 자동으로 적당한 양만 나오는 ‘스스로 조절되는 치료 패치’다.
연구팀은 피부에 밀착되는 630나노미터(nm) 파장의 OLED 패치를 제작했다. 이 패치는 빛을 고르게 전달해 세포 재생을 유도하는 동시에, 피부 재생 효과로 잘 알려진 식물 유래 성분인 병풀 추출물(Centella asiatica, 일명 호랑이풀)과 같은 항산화 약물을 적정량만 방출하도록 설계됐다.
또한 피부 곡면에 완전히 밀착되는 웨어러블 형태로 제작돼 빛 에너지 손실을 줄였으며, 장시간 사용 시에도 온도를 약 31도 수준으로 유지해 저온 화상 위험 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400시간 이상 성능을 유지하는 안정성도 확인돼 실제 의료기기 적용 가능성도 확보했다.
효과는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피부 세포 실험에서는 빛과 약물을 함께 사용하는 ‘복합 치료’가 단일 치료보다 더 빠른 회복을 보였다. 생쥐 실험에서는 치료 14일 차 기준 상처 회복률이 67%로 나타나, 대조군(35%) 대비 약 2배 빠른 치유 속도를 기록했다. 피부 두께와 장벽 단백질 형성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는 등 치유의 질 역시 크게 향상됐다.
최경철 교수는 “이번 연구는 OLED 기반 빛 치료를 단순히 쬐는 수준을 넘어 치료를 조절하는 역할까지 수행하며, 상처 상태에 따라 약물 방출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복합 치료 플랫폼으로 확장한 사례”라며 “향후 다양한 상처와 질환에 적용 가능한,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스스로 반응하는 지능형 치료 기술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연혜정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머티리얼즈 호라이즌스(Materials Horizons)’에 지난 1월 온라인 게재된 데 이어 3월 표지논문(Front Cover Paper)으로 선정됐다.
※ 논문명: A self-regulating wearable OLED patch for accelerated wound healing via photobiomodulation-triggered drug delivery, DOI: https://doi.org/10.1039/D5MH02129D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을 통해 수행된 미래개척 융합과학기술개발사업(2021M3C1C3097646)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2026.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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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맷은 가라...모자처럼 쓰는 탈모 예방 OLED 개발
탈모 치료의 한계를 넘어설 새로운 해법이 제시됐다. 무겁고 딱딱한 헬멧형 탈모 치료기는 이제 과거가 될 전망이다. 공동 연구진은 모자처럼 착용 가능한 OLED 기반 웨어러블 광치료 기기를 개발해, 탈모 진행의 핵심인 모낭 세포 노화를 약 92%까지 억제하는 효과를 입증했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최경철 교수 연구팀이 홍콩과학기술대 윤치 교수팀과 공동으로, 직물처럼 유연한 모자 형태의 웨어러블 플랫폼에 특수 OLED 광원을 적용한 비침습* 탈모 치료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비침습 치료: 피부를 절개하거나 신체에 직접적인 손상을 주지 않는 치료 방식
그동안 탈모 개선을 위한 약물 치료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장기 사용에 따른 부작용 우려로 인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광치료가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기존 탈모 치료용 광기기는 딱딱하고 무거운 헬멧형 구조로 제작돼 사용 환경이 실내로 제한되고, LED나 레이저 기반의 점광원 방식을 사용해 두피 전체에 균일한 광조사를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은 점에서 빛을 내는 점광원 대신 넓은 면 전체에서 고르게 빛을 방출하는 면(面) 발광 OLED를 탈모 치료에 적용했다. 특히 천(직물)처럼 유연한 소재 기반의 근적외선(NIR) OLED를 모자 안쪽에 통합해, 광원이 두피 굴곡에 맞춰 자연스럽게 밀착되도록 설계함으로써 두피 전반에 균일한 광 자극을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연구팀은 탈모 진행의 핵심 원인으로 꼽히는 모낭 세포 노화 억제에 주목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 성과는 착용형 기기 구현을 넘어, 탈모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빛의 파장’을 정밀하게 설계해 광치료 효과를 극대화한 데 있다.
연구팀은 빛의 색에 따라 세포 반응이 달라진다는 점에 착안해, 디스플레이용 OLED에 사용되던 파장 제어 기술을 치료 목적에 맞게 확장했다. 이를 통해 모낭세포 중에서도 모낭 맨 아래에 위치해 모발 성장을 조절하는 핵심 세포인 ‘모유두세포’ 활성에 최적인 730~740nm 대역의 근적외선만을 선택적으로 방출하는 맞춤형 OLED를 구현했다.
개발된 근적외선 OLED의 효과는 인간 모유두세포(human Dermal Papilla Cells, hDPCs)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검증됐다. 세포 노화 평가 결과, 근적외선 OLED 조사 조건에서 대조군 대비 약 92% 수준의 세포 노화 억제 효과가 확인됐으며, 이는 기존 적색광 조사 조건보다 우수한 결과다.
제 1저자인 조은해 박사는 “딱딱한 헬멧형 점광원 장치 대신, 천처럼 부드러운 직물 기반 OLED를 모자 형태로 구현해 일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광치료 플랫폼을 제시했다”며 “빛의 파장을 정밀하게 설계해 모낭 세포 노화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한 점이 핵심 성과”라고 말했다.
최경철 교수는 “OLED는 얇고 유연해 두피 곡면에 밀착할 수 있어 두피 전체에 균일한 빛 자극을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향후 전임상 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고, 실제 치료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단계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조은해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해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1월 10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Wearable textile-based phototherapy platform with customized NIR OLEDs toward non-invasive hair loss treatment,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5-68258-3, 공저자: Eun Hae Cho, Jingi An, Yun Chi, Kyung Cheol Choi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한국연구재단(NRF)을 통해 수행된 국가 R&D(사업미래개척 융합과학기술개발사업(브릿지융합연구) 생체조직 접합패치와 약물전달, 광치료 OLED 테라피를 융합한 상처치료용 피부 패치 개발),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기술혁신프로그램(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용 50% 이상 신장 가능한 기판 소재 개발), 그리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BK21 FOUR 사업(Connected AI Education & Research Program for Industry and Society Innovation,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2021M3C1C3097646, 20017569, 4120200113769)
202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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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 다리처럼 감싸는 3D 마이크로 LED로 췌장암만 정밀 타격
진단이 어렵고 치료가 까다로워 ‘암 중의 암’으로 불리는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10%대에 불과한 대표적 난치암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연구진이 췌장을 감싸 빛으로 암세포를 제거하는 새로운 초소형 LED 장치를 개발해 췌장암 치료에 성공했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이건재 교수 연구팀이 UNIST 권태혁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췌장 전체를 둘러싸며 빛을 직접 전달하는 ‘3차원 마이크로 LED’ 장치 개발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췌장암은 2기부터 종양 주변에 단단한 방어막(종양 미세환경)이 생겨 수술이 어렵고, 항암제·면역세포도 침투하기 힘들어 치료 성공률이 극히 낮다.
최근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광역동치료(Photodynamic Therapy)가 주목되고 있다. 암세포에만 붙는 약물(광감각제)에 빛을 쏘아 암 조직을 파괴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기존 레이저로는 췌장처럼 깊은 장기까지 빛을 전달하기 어려웠고, 강한 빛은 정상 조직을 손상시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문어 다리처럼 자유롭게 휘어지고 췌장 표면에 밀착되는 3차원 마이크로 LED 장치를 고안했다. 이 장치는 췌장 모양에 맞춰 스스로 감싸며 약한 빛을 오래·고르게 전달해 정상 조직은 보호하고 암세포만 정밀하게 제거한다.
실제 살아있는 쥐에 적용한 결과, 3일 만에 종양 섬유조직이 64% 감소했고, 손상됐던 췌장 조직이 정상 구조로 회복되는 효과가 확인됐다.
UNIST 권태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광치료의 ‘깊은 조직 전달’ 한계를 뛰어넘었다”며 “난치암을 대상으로 한 면역 기반 치료 전략 확장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이건재 교수는 “췌장암 치료의 가장 큰 장벽인 종양 미세환경을 직접 제거하는 새로운 광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연구팀은 본 기술의 완성도는 확인하였고 AI 기반으로 췌장암 종양 상태를 실시간 분석해 맞춤형 치료가 가능한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임상 적용을 위한 파트너를 찾아 상용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메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12월 10일 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되었다.
※ 논문명: Deeply Implantable, Shape-Morphing, 3D MicroLEDs for Pancreatic Cancer Therapy
DOI: https://doi.org/10.1002/adma.202411494
저자정보: 김민서 석-박사 통합과정(공동1저자, KAIST), 이재희 박사(공동1저자, KAIST), 이채규 박사 (공동1저자, UNIST), 권태혁 교수 (교신저자, UNIST), 이건재 교수(교신저자, KAIST)
이번 연구는 글로벌 생체융합 인터페이싱 소재 센터(선도연구센터)와 국립암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202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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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색 OLED로 아밀로이드 베타 감소 확인...치매 기억력 되살렸다
“어떤 OLED 색의 빛이 알츠하이머 환자의 기억력과 병리 지표를 실제로 개선하는가?”라는 의문점을 제기한 한국 연구진이, 약물 없이 빛만으로 인지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OLED 색상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OLED 플랫폼은 색·밝기·깜박임 비율·노출 시간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향후 개인맞춤형 OLED 전자약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제시한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전기및전자공학부 최경철 교수 연구팀과 한국뇌연구원(KBRI) 구자욱 박사·허향숙 박사 연구팀이 공동 연구를 통해, 균일 조도의 3가지 색 OLED 광자극 기술을 개발하고, 청색·녹색·적색 중 ‘적색 40Hz 빛’이 알츠하이머 병리와 기억 기능을 가장 효과적으로 개선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진은 기존 LED 방식이 가진 밝기 불균형, 열 발생 위험, 동물의 움직임에 따른 자극 편차 등 구조적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균일하게 빛을 내는 OLED 기반 광자극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플랫폼을 활용해 백색·적색·녹색·청색 빛을 동일한 조건(40Hz 주파수·밝기·노출시간)에서 비교한 결과, 적색 40Hz 빛이 가장 우수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초기 병기(3개월령) 동물 모델은 단 2일 자극만으로도 병리 및 기억력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초기 알츠하이머 동물 모델에 하루 1시간씩 이틀간 빛을 조사한 결과, 백색·적색 빛 모두 장기기억이 향상되었고 해마 등 중요한 뇌 영역에 쌓여 있던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인 원인 물질로 알려진 단백질 찌꺼기(덩어리)인 ‘아밀로이드베타(Aβ) 플라크’가 줄었으며 플라크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되는 효소(ADAM17)가 더 많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즉, 아주 짧은 기간의 빛 자극만으로도 뇌 속 나쁜 단백질이 줄고 기억 기능이 개선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적색 빛에서는 염증을 악화시키거나 뇌 조직에 스트레스를 주어 알츠하이머병 진행에 영향을 주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IL-1β’가 크게 감소해 염증 완화 효과도 확인됐다.
또한 플라크 감소량이 많을수록 기억력 향상 폭이 더 컸다, 즉 병리 개선이 인지 기능 향상으로 직접 이어짐을 검증했다.
중기 병기(6개월령) 모델에서는 적색 빛에서만 통계적 병리 개선을 확인했다. 중기 알츠하이머 모델을 대상으로 2주간 동일 조건으로 장기 자극을 수행한 결과, 백색·적색 모두 기억력 향상은 있었지만 플라크 감소는 적색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분자 수준에서도 색상별 차이가 분명했다. 적색 빛을 비춘 경우에는 플라크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되는 효소(ADAM17)는 늘어나고, 플라크를 만드는 효소(BACE1)는 줄어들어, 즉 플라크 생성 억제·제거 촉진의 ‘이중 효과’가 나타났다. 반면 백색 빛은 플라크를 만드는 효소(BACE1)만 줄어들어, 적색 빛에 비해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이는 빛의 색상이 치료 효과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임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성과다.
연구진은 빛 자극 후 실제로 어떤 뇌 회로가 작동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뇌세포가 활성화될 때 가장 먼저 켜지는 표지 유전자(c-Fos)의 발현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시각피질 → 시상 → 해마로 이어지는 시각–기억 회로 전체가 활성화되었으며, 이는 빛 자극이 시각 경로를 깨워 해마 기능과 기억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직접적 신경학적 근거를 제시했다.
균일 조도의 OLED 플랫폼 덕분에 동물이 움직여도 빛이 고르게 전달되어 실험 결과가 흔들리지 않았고, 반복 실험에서도 일관된 효과가 재현되는 높은 신뢰성을 확보했다.
이번 연구는 약물 없이 빛만으로 인지 기능을 개선하고, 색상·주파수·기간 조합을 통해 알츠하이머 병리 지표를 조절할 수 있음을 최초로 규명한 성과다.
개발된 OLED 플랫폼은 색·밝기·깜박임 비율·노출 시간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사람 대상 임상 연구에서 개인별 맞춤 자극 설계에도 적합하다.
연구팀은 앞으로 자극 강도·에너지·기간·시각·청각 복합 자극 등 다양한 조건을 확장해 임상 단계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노병주 박사(최경철 교수 연구팀)는 “이번 연구는 색상 표준화의 중요성을 실험적으로 입증했으며, 특히 적색 OLED가 병기별로 ADAM17 활성화와 BACE1 억제를 동시에 유도하는 핵심 색상임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최경철 교수는 “균일 조도 OLED 플랫폼은 기존 LED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해 높은 재현성과 안전성 평가가 가능하다. 앞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착용해 치료할 수 있는 웨어러블 RED OLED 전자약이 알츠하이머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생체의학·재료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에이씨에스 바이오매터리얼즈 사이언스 앤 엔지니어링(ACS Biomaterials Science & Engineering)'에 지난 10월25일 字로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Color Dependence of OLED Phototherapy for Cognitive Function and Beta-Amyloid Reduction through ADAM17 and BACE1, DOI : https://pubs.acs.org/doi/full/10.1021/acsbiomaterials.5c01162
※ 공저자정보: Byeongju Noh, Hyun-Ju Lee, Jiyun Lee, Jiyun Lee, Ji-Eun Lee, Bitna Joo, Young-Hun Jung, Minwoo Park, Sora Kang, Seokjun Oh, Jeong-Woo Hwang, Dae-Si Kang, Yongmin Jeon, So-Min Lee, Hyang Sook Hoe, Ja Wook Koo, Kyung Cheol Choi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한국연구재단 및 국가정보산업진흥원, 그리고 한국뇌연구원 기초 연구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2017R1A5A1014708, 2022M3E5E9018226, H0501-25-1001, 25-BR-02-02, 25-BR-02-04)
202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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