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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넘어 ‘피지컬 AI’ 새 판 짠다
육상 등 올림픽 종목의 로봇 경기에서 인간의 기록을 넘어서는 휴머노이드가 등장하고, 일부 제조 현장에서도 시범 적용이 시작됐다. 피지컬 AI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우리 대학이 바라보는 무대는 경기장이나 일부 공장에 머물지 않는다. 우리 대학은 피지컬 AI를 다양한 산업과 일상에서 쓰이는 기술로 확장해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우리 대학은 10월 13일 대전 본원 KI빌딩에서 ‘Physical AI KOREA 2026’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제조업은 물론 의료·국방·물류·일상에 적용할 수 있고, 다양한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피지컬 AI 플랫폼 기술과 연구·교육·창업 전략을 발표했다.
배충식 총장은 “피지컬 AI의 승부는 로봇이 사람을 얼마나 닮았느냐가 아니라,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움직이는 AI를 얼마나 다양한 현장에서 구현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KAIST는 탄탄한 기본을 바탕으로 감각과 움직임, 여러 기계의 협력에 필요한 기반 기술을 구축해 다양한 로봇과 산업에서 활용하도록 하겠다. 이를 이끌 인재와 기업도 함께 키우겠다”고 밝혔다.
배 총장은 행사 당일 공경철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을 직접 착용하고 무대에 올랐다. 로봇이 사람의 움직임을 돕는 데서 나아가, 착용자의 움직임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건강정보를 분석해 알려주는 피지컬 AI 활용 사례를 직접 선보였다.
공 교수 연구팀의 웨어러블 로봇은 주로 재활치료와 장애인의 보행을 돕는 기술로 연구돼 왔다. 여기에 피지컬 AI 기술을 더하면 보행 보조장치를 넘어 사람의 움직임과 건강 상태를 살피는 센서 장비로 활용될 수 있다. 배 총장의 시연은 피지컬 AI가 제조·로봇을 넘어 사람의 건강과 일상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우리 대학의 비전을 보여주는 사례다.
행사는 KAIST 로봇 연구의 발전 과정을 담은 영상과 세계 피지컬 AI 기술 동향 소개로 시작했다. 이어 오후 1시 30분부터 플랫폼 기술 발표와 휴머노이드·로봇 파일럿 등의 시연이 진행됐다. 이후 피지컬 AI 산업화의 과제와 KAIST의 역할을 짚고, 배 총장이 오후 2시 15분 대한민국 피지컬 AI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비전을 선포했다. 발표자 공동 질의응답과 미디어 인터뷰도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어떤 로봇을 만들 것인가’를 넘어 ‘다양한 로봇과 산업에 공통으로 필요한 기술은 무엇인가’에 KAIST의 답을 제시하는 자리다. 우리 대학은 로봇·인공지능·센서·액추에이터·데이터 분야에서 축적한 연구 역량을 연결해 피지컬 AI의 기술 체계와 향후 집중할 분야를 밝혔다.
그 중심에는 현실 세계를 ‘느끼는’ 감각지능, 상황에 맞게 ‘움직이는’ 운동지능, 여러 로봇과 시스템이 ‘함께 판단하고 행동하는’ 군집지능이 있다. 휴머노이드는 이를 구현하는 중요한 형태 가운데 하나지만, 우리 대학은 피지컬 AI의 범위를 휴머노이드에 한정하지 않는다.
감각지능은 힘·움직임·위치 등 물리적 신호를 측정해 AI가 주변 환경과 사람의 상태를 파악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운동지능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걷거나 물건을 집는 등 상황에 맞는 움직임을 만들어 낸다. 군집지능은 여러 로봇과 센서가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판단·행동하도록 한다.
우리 대학은 특정 로봇 한 대의 완성도에 역량을 집중하기보다 여러 로봇과 산업에 공통으로 쓰일 플랫폼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핵심 기술로는 ▲로봇을 정밀하게 움직이는 액추에이터 ▲현실 세계의 물리 데이터를 측정·처리하는 기술 ▲대규모 데이터를 관리·운영하는 데이터센터 기술 ▲스스로 움직임을 만들어 내는 운동지능 ▲주변 환경과 사람을 이해하는 감각지능 등을 제시했다.
행사에는 KAIST 기계공학과와 전기및전자공학부의 다섯 연구팀이 참여했다. 기계공학과 박해원 교수 연구팀은 15kg 이상의 물건을 운반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소개한다. 연구팀은 하운드(HOUND) 등 보행 로봇을 바탕으로 걷기·달리기·점프와 비정형 지형에서의 움직임을 연구해 왔다. 전기및전자공학부 심현철 교수 연구팀은 조종석의 장치를 로봇이 직접 다루고 비행 정보를 바탕으로 조종 임무를 수행하도록 개발 중인 인간형 조종사 로봇 ‘파이봇(PIBOT)’을 시연했다.
전기및전자공학부 명현 교수 연구팀은 카메라와 라이다 등으로 낯선 공간을 인식하고 자신의 위치와 이동 경로를 판단하는 자율 이동 기술을 소개한다. 같은 학부 배현민 교수 연구팀은 모터·센서·제어 기술을 결합해 로봇을 정밀하게 움직이는 기술을 선보였다.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 연구팀은 사용자의 움직임 의도를 파악하고 보행을 돕는 웨어러블 로봇 기술을 소개했다. 다섯 연구팀의 연구는 로봇이 주변을 인식하고, 힘과 움직임을 만들며, 실제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기술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여줬다.
연구실에서 개발한 기술을 산업으로 연결하는 것도 이번 비전의 한 축이다. 우리 대학 교수진이 창업한 엔젤로보틱스와 라이온로보틱스 등은 관련 기술의 플랫폼화와 현장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배 총장은 대학의 기반 기술 연구와 교수창업기업의 제품 개발을 연결해 피지컬 AI 플랫폼 기술이 다양한 현장에서 활용되도록 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우리 대학은 인간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피지컬 AI 연구에서도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인간물리지능연구센터에는 김정·공경철 교수가 공동센터장으로 참여하며, NVIDIA AI 테크놀로지 센터(NVAITC)와의 협력을 통해 관련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 대학은 기술 개발과 함께 인재 양성, 창업, 산업 확산을 잇는 생태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학생과 젊은 연구자의 교육 및 연구실 창업을 지원하고, 산업 현장 인력을 위한 재교육도 확대한다. 연구 성과가 개별 실험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기술 개발과 현장 적용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우리 대학은 ‘Physical AI KOREA’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기술 개발 성과와 남은 과제를 공유하고, 연구자와 기업이 협력하는 자리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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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에 정보 새겨지는 ‘찰나’의 비밀 밝혔다
메모리에 정보가 기록되는 찰나,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 세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우리 대학 연구진이 차세대 메모리 소재를 직접 들여다본 결과, 정보를 저장하는 작은 영역이 곳곳에서 새로 생겨나는 동시에 이미 생긴 영역도 주변으로 퍼져나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기존 이론과 달리 두 현상이 함께 일어난다는 것을 규명해, 더 빠르고 안정적인 차세대 메모리 설계의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전기및전자공학부 조병진 교수 연구팀 및 독일 드레스덴 공과대학교(TU Dresden) 연구진과 공동으로, 차세대 메모리 소재로 주목받는 하프늄-지르코늄 산화물(HZO)에서 정보가 기록되는 과정을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강유전체’다. 강유전체는 전기를 끊어도 내부의 전기적 방향을 스스로 유지할 수 있는 물질로, 이 방향을 바꿔 0과 1의 정보를 기록할 수 있다. 이때 물질 내부에서 양전하와 음전하가 일정한 방향으로 배열되는 전기적 상태를 ‘분극’이라고 한다.
연구에 사용된 하프늄-지르코늄 산화물(HZO)은 반도체 산업에서 널리 사용하는 하프늄 산화물에 지르코늄을 섞어 강유전성을 갖게 한 소재다. 기존 반도체 제조 공정과 함께 사용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어, 전원을 꺼도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강유전체에 전압을 가하면 내부에서는 같은 방향의 분극을 가진 아주 작은 영역인 ‘도메인(domain)’이 변화한다. 도메인은 같은 전기적 방향을 바라보는 원자들이 모여 있는 작은 구역이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도메인이 생겨나고 이미 만들어진 도메인이 주변으로 넓어지면서 전체 분극 방향이 바뀌고 정보가 기록된다.
하지만 그동안에는 이 과정에서 새로운 도메인이 처음 생겨나는 ‘핵생성(nucleation)’과 이미 생긴 도메인이 주변으로 퍼지는 ‘성장(growth)’ 가운데 어느 과정이 메모리 작동을 좌우하는지를 중심으로 설명해 왔다. 쉽게 말해 새로운 변화가 여기저기서 시작되는 것과, 이미 시작된 변화가 주변으로 번져가는 것을 각각 중심으로 본 것이다.
특히 HZO처럼 수많은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결정으로 이뤄진 얇은 막인 ‘하프니아계 박막’에서는 두 과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기존의 단순한 모델만으로 실제 메모리의 작동 과정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고해상도 현미경을 이용해 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크기의 도메인이 전압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직접 관찰하고, 이를 실제 소자 전체에서 측정되는 전기적 변화와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정보가 기록되는 동안 새로운 도메인이 곳곳에서 계속 생겨나는 동시에 이미 만들어진 도메인도 주변으로 퍼져나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즉, ‘새로운 변화의 시작’과 ‘이미 시작된 변화의 확산’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정보가 기록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하나로 설명하는 새로운 이론인 ‘동시 핵생성-성장(SNG, Simultaneous Nucleation and Growth) 모델’로 정립했다.
쉽게 말하면 호수 곳곳에 돌을 계속 던지는 것과 비슷하다. 먼저 떨어진 돌에서 생긴 물결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동안 다른 곳에서도 새로운 물결이 계속 만들어진다. 여러 물결이 동시에 생겨나고 커지며 호수 전체로 퍼지는 것처럼, 메모리 안에서도 새로운 도메인의 생성과 기존 도메인의 확장이 함께 진행되며 정보가 기록되는 것이다.
특히 연구팀은 현미경으로 관찰한 나노 수준의 변화와 실제 메모리 소자의 전기적 작동을 하나의 원리로 연결했다. 이를 통해 메모리가 단순히 ‘얼마나 빨리’ 바뀌는지를 넘어, 정보 기록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떤 방식으로 퍼져나가는지까지 설명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 메모리의 성능을 높이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 도메인이 만들어지고 퍼지는 과정을 이해하면 소재의 구조나 제조 공정을 조절해 정보 기록이 보다 빠르고 균일하게 일어나도록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빠르고 안정적으로 작동하면서 전력 소비를 줄인 비휘발성 메모리와 AI용 뉴로모픽 소자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휘발성 메모리는 전원을 꺼도 저장된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메모리이며, 뉴로모픽 소자는 인간의 뇌처럼 정보를 처리하고 기억하는 방식을 전자소자로 구현하는 기술로 저전력 AI 반도체 등에 활용될 수 있다.
홍승범 교수는 “전원을 꺼도 전기적 상태를 유지하는 강유전체에 정보가 기록될 때는 작은 변화가 곳곳에서 새로 시작되는 동시에 이미 시작된 변화도 주변으로 퍼져나간다”며 “이번 연구는 이 두 움직임이 함께 정보 기록을 완성하는 원리를 밝혀낸 것으로, 더 빠르고 안정적인 차세대 메모리를 설계하는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신소재공학과 부얀톡톡 밭조릭(Buyantogtokh Batzorig)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2026년 6월 15일자로 게재됨과 동시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 논문명: Nucleation-to-Propagation Switching Modes in Ferroelectric Hf0.5Zr0.5O2 Capacitors, DOI: https://doi.org/10.1021/acs.nanolett.6c01580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NRF)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과제번호: RS-2026-25487626, RS-2026-25468150, RS-2023-00272257).
20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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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균·효모 함께 쓰는 유전자 조절 장치 개발…원하는 물질 만들 미생물 찾는 길 열어
의약품 원료 등을 만드는 ‘미생물 공장’에는 세균인 대장균과 빵·술 발효에 쓰이는 효모도 활용된다. 두 미생물은 유전자를 읽는 방식이 달라 같은 생산 설계를 옮기기 어려웠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양쪽에서 작동하는 유전자 조절 장치를 개발하고, 여러 유전자가 함께 일해야 만들어지는 녹색 색소로 그 성능을 시험했다. 원하는 물질을 생산하기에 적합한 미생물을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공학생물학대학원 이주영 교수 연구팀이 서로 다른 종류의 미생물인 대장균과 효모에서 모두 작동하는 유전자 조절 장치 ‘하이브리드 프로모터’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미생물이 원하는 물질을 만들려면 생산에 필요한 유전자들이 작동해야 한다. 프로모터는 유전자 앞에 놓여 그 유전자가 얼마나 활발하게 작동할지 조절하는 DNA 부분이다. 공장 기계의 속도를 조절하는 손잡이와 비슷하다.
문제는 대장균과 효모가 유전자를 읽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다. 대장균에서 잘 작동하는 프로모터가 효모에서는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같은 물질을 다른 미생물로 만들어 보려면, 그 미생물에 맞는 프로모터를 고르고 유전자의 작동 세기를 다시 맞춰야 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하이브리드 프로모터’는 대장균과 효모가 각각 알아볼 수 있는 DNA 요소를 한데 합친 것이다. 두 미생물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유전자를 읽더라도, 각자 필요한 신호를 찾을 수 있도록 만든 공용 조절 장치인 셈이다. 연구팀은 DNA 요소의 조합을 바꿔 유전자를 약하게 작동시키는 장치부터 강하게 작동시키는 장치까지 여러 종류를 만들었다.
실험 결과, 개발한 프로모터는 대장균과 효모 모두에서 작동했다. 대장균에서 강하게 작동한 조합은 효모에서도 대체로 강하게 작동했다. 두 미생물이 똑같은 양의 물질을 만든다는 뜻은 아니다. 미생물이 바뀌어도 어떤 조합이 상대적으로 강하고 약한지 가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새 장치가 유전자 하나를 작동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물질 생산에도 쓸 수 있는지 확인하려 했다. 이를 위해 유전자 세 개가 차례로 작동해야 만들어지는 녹색 색소를 시험 대상으로 골랐다. 강한 조절 장치를 썼을 때 색소 생산량은 약한 장치를 썼을 때보다 대장균에서 약 3.1배, 효모에서 약 2.6배 높았다. 두 미생물에서 물질의 생산량까지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다. 연구팀은 다른 종류의 세균과 효모에서도 프로모터가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가 발전하면 원하는 물질을 만드는 데 어떤 미생물이 적합한지 찾는 과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여러 미생물에 같은 유전자 조절 설계를 적용해 생산 결과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생물이 바뀔 때마다 조절 장치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는 부담을 줄일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생산량을 높이려면 각 미생물에 맞춘 추가 조정이 필요하다.
이주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생물이 달라져도 프로모터의 상대적인 세기를 예측할 수 있는 공통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미생물 세포공장을 보다 빠르게 설계하고 비교해 바이오제조 개발 속도를 높이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손소희·문수영·안난영 연구자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 9월 23일 자에 게재됐으며, 9월 8일 온라인으로 먼저 공개됐다.
※ 논문명: Modular synthetic cross-kingdom promoters enable coordinated expression in Escherichia coli and Saccharomyces cerevisiae, DOI: https://doi.org/10.1093/nar/gkag868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개인기초연구사업 및 보스턴코리아 공동연구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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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국내 최초 범용인공지능(AGI) 연구소 출범
학습한 문제를 잘 푸는 현재의 인공지능을 넘어, 처음 접하는 문제와 환경에서도 스스로 판단하고 적응할 수 있는 범용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AGI)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우리 대학이 AGI 전담 연구소를 출범했다.
우리 대학은 지난 18일 내부 승인 절차를 마치고 AI연구원 산하에 AGI 연구소(AGI Research Institute)를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전산학부, AI컴퓨팅학과, 김재철AI대학원, 전기및전자공학부 소속 교수 11명이 참여하며, 김태균 전산학부 교수가 초대 소장을 맡았다. 연구진은 향후 참여 범위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AGI 연구소는 기초연구를 통해 범용인공지능의 과학과 공학을 발전시키고 그 성과와 혜택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기존에 접하지 않은 과제와 환경, 데이터에서도 학습한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AI의 ‘일반화(Generalization)’ 능력을 핵심 연구과제로 삼는다.
현재 AI는 방대한 데이터와 연산 자원을 활용하면서 빠르게 발전해 왔지만, 학습한 것과 비슷한 문제에는 강한 반면 조건이나 환경이 달라지면 성능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AGI 연구소는 단순히 데이터와 연산 자원의 규모를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제한된 자원에서도 기존에 학습하지 않은 문제를 추론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AI의 원천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새롭고 효율적인 신경망 구조와 학습 원리, 현실 세계에 대한 이해와 지능의 구현 등 AI의 근본적인 작동 원리를 연구하고, 관련 분야를 이끌 차세대 연구자도 함께 양성한다.
연구소의 주요 연구 분야는 ▲적은 연산으로도 높은 성능을 구현하는 고효율 신경망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새로운 지식을 발견하는 AI 메타과학자 ▲현실 세계의 구조와 변화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월드 모델 ▲로봇과 같이 실제 환경을 인지하고 행동하는 피지컬 AI ▲AI가 인간의 의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AI 안전성 등이다.
이 가운데 고효율 신경망 분야에서는 기존 트랜스포머(Transformer)를 넘어서는 새로운 신경망 구조와 학습 방식을 개발해 자원이 제한된 환경에서도 AGI를 구현하는 기술을 연구한다. AI 메타과학자 분야에서는 AI가 지식을 탐색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가설을 만들고 과학 연구를 수행하며 새로운 지식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연구소는 이처럼 서로 연결된 연구 분야를 하나의 연구 체계로 결집해 KAIST를 세계적인 AGI 연구 거점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태균 AGI 연구소장은 “AI 데이터센터를 계속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AI 발전에 한계가 있다”며 “자원이 제한된 환경에서도 새로운 문제에 적응할 수 있는 AI 원천기술을 꾸준히 개발하는 것이 차세대 AI 경쟁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국책과제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연구에 나선다. 경량·저전력 차세대 신경망 개발에는 5년간 총 100억 원, AI 메타과학자 연구에는 5년간 총 187억5,000만 원이 투입된다. 또한 LG전자가 주관하는 월드 모델·로봇 기반 피지컬 AI 기술개발 사업에도 참여하며, 해당 사업은 2년간 총 340억 원 규모로 추진된다. 이 밖에도 물리적 세계에 기반한 지능 구현을 위한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최성율 연구부총장은 “KAIST의 우수한 AI 연구팀들이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선도하는 차세대 AGI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홍진배 원장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도전적인 연구가 AI 기술 혁신의 원동력인 만큼, 새로운 AGI 연구소가 미래 인공지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혁신의 중심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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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원격 통증 관리 가능성 제시…‘붙이는 마이크로니들 전자약’ 개발
통증이 생길 때마다 병원을 찾거나 진통제에 의존해야 하는 불편을 줄일 수 있는 ‘붙이는 전자약’이 개발됐다. 피부에 붙이면 전기자극으로 통증을 조절하고, 한국과 미국처럼 멀리 떨어져 있어도 스마트폰으로 원격 제어할 수 있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와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고성규) 이상훈 박사 공동 연구팀이 무선 마이크로니들(Microneedle·피부에 붙이는 미세 바늘) 전자약과 사물인터넷(IoT·인터넷으로 기기를 연결하고 제어하는 기술) 기반 원격 제어 기술을 결합한 웨어러블 전자약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특징은 피부에 붙이는 하나의 작은 기기에 안정적인 전기자극, 스마트폰 원격 제어, 몸 상태에 따른 자동 자극 기능을 함께 구현했다는 점이다. 향후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면 집이나 일상생활에서도 개인의 상태에 맞춰 통증을 관리하는 기술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만성 통증 치료에는 진통제가 널리 사용되지만 장기간 약물을 복용할 경우 부작용이나 의존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특히 암성 통증 등에 사용하는 마약성 진통제는 오래 사용할수록 내성과 오남용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약물 대신 전기자극으로 신경을 조절하는 ‘전자약’이 새로운 대안으로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전자약에도 한계가 있다. 몸속에 기기를 심는 방식은 수술이 필요하고, 피부에 붙이는 전극은 땀이나 각질 등 피부 상태에 따라 전기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특정 부위에 전류가 몰리면 피부 온도가 올라가거나 화상을 입을 위험도 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도에 반응하는 전도성·접착성 마이크로니들 전극(전기가 잘 흐르면서 피부에 붙는 미세 바늘 전극)을 개발했다.
미세한 바늘이 전기 저항이 높은 각질층을 통과하기 때문에 땀이나 각질 등의 영향을 줄이면서 전기자극을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또한 하이드로젤(Hydrogel·물을 많이 머금은 젤 형태의 소재)을 전극에 코팅하여 전류가 바늘의 끝에 몰리지 않고 고르게 퍼지도록 했다.
특히 피부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면 전극의 접착력이 약해져 전극이 스스로 피부에서 떨어지도록 설계했다. 전기자극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부 화상 위험을 줄이기 위한 안전장치다.
연구팀은 여기에 IoT 기술을 결합했다.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서버를 이용하면 의료진이 환자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전자약의 작동 시간과 전기자극을 실시간 또는 예약 방식으로 제어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한국과 미국처럼 국가 간 거리가 먼 환경에서도 기기를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향후 임상 검증을 거치면 환자가 매번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집이나 일상생활 속에서 의료진의 관리 아래 전자약을 사용하는 재택·원격 통증 관리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몸 상태에 따라 전자약이 자동으로 작동하는 기능도 구현했다. 연구팀은 광혈류(PPG·빛으로 맥박과 혈류 변화를 측정하는 기술) 센서를 이용해 통증과 관련된 스트레스 상태를 감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기자극을 자동으로 작동시키는 폐루프(Closed-loop·몸 상태를 확인하면서 치료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방식) 치료 기능을 구현했다.
즉, 사람이 매번 기기를 켜고 자극 세기를 조절하는 데서 나아가 ‘몸 상태 감지 → 필요한 전기자극 → 다시 상태 확인’으로 이어지는 자동 통증 관리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동물실험에서는 기존 젤 전극보다 전류가 효과적으로 전달됐으며 통증 완화 효과도 확인했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에서는 전기자극에 따른 피부 감각 통증 역치(통증을 느끼기 시작하는 자극의 정도)의 변화를 확인해 사람에게 적용할 가능성을 살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직접적인 진통 효과는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한 단계다. 연구팀은 실제 만성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효과와 장기간 사용에 따른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적인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재웅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안정적인 피부 인터페이스 기술과 IoT 기반 원격 관리 기술을 결합해 웨어러블 전자약을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며 “향후 임상 검증을 거쳐 환자의 상태에 맞춰 통증을 관리하는 개인 맞춤형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상훈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는 “이번 연구가 향후 웨어러블 침 치료 기술과 융합돼 전기자극으로 경혈을 자극하는 새로운 비약물성 통증 관리 기술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AIST 김희수 박사과정과 한국한의학연구원 방세권 박사가 공동 제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8월 28일 게재됐다.
※ 논문명: Wireless IoT-Enabled Microneedle Electroceutical for Personalized and Connected Pain Management, DOI: 10.1038/s41467-026-76527-y
※ 저자 정보: 김희수(KAIST, 공동 제1저자), 방세권(한국한의학연구원·UST, 공동 제1저자), 이상훈(한국한의학연구원, 공동 교신저자), 정재웅(KAIST, 교신저자) 외 10명
※ 연구성과 시연 동영상: https://www.dropbox.com/scl/fo/zrglys1t1c49l5u1xo08e/AJsbboH3sQMFag-6aO6sSSs?rlkey=dnux0jj80bdczws22u0dq7ugx&e=1&dl=0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전자약기술개발사업과 뇌과학선도융합기술개발사업, 한국한의학연구원 주관연구개발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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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C·삼성전자, 국내 반도체 인재에 14나노 FinFET 첨단 반도체 공정 최초 지원
우리 대학은 국내 대학 연구실에서도 삼성전자의 14나노 FinFET(Fin Field Effect Transistor, 핀 전계효과 트랜지스터) 첨단 공정을 활용해 실제 반도체 칩을 설계·제작하고 성능까지 검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16일 밝혔다.
그동안 높은 제작 비용과 인프라 한계로 대학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첨단 공정을 교육과 연구 현장에 개방함으로써, 국내 시스템반도체 교육이 이론 중심에서 실제 산업 현장 중심으로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KAIST 반도체설계교육센터(IC Design Education Center, 이하 IDEC)는 지난 15일 IDEC 동탄교육장에서 삼성전자와 '시스템반도체 14나노 공정 지원'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정부 지원사업인 '반도체핵심IP 설계전문인력양성사업'을 기반으로 추진됐으며, 국내 대학원생과 연구자들에게 첨단 공정 기반의 설계와 칩 제작 경험을 제공해 대학의 시스템반도체 설계 교육을 실전 중심으로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1995년 설립된 KAIST IDEC은 국내 시스템반도체 설계 전문인력 양성을 선도해 온 연구센터다. 이번 14나노 공정 지원을 위해 고사양 서버와 첨단 설계 툴을 갖춘 전용 설계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14나노 공정 설계 기술을 지원할 전문 연구인력도 배치해 전국 대학 연구실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반도체 칩 제작은 설계한 회로를 실제 웨이퍼에 구현하고 성능을 검증하는 핵심 과정이다. 그러나 첨단 공정은 높은 제작 비용과 전문 설계 환경이 필요해 개별 대학이 독자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웠다. 특히 이번에 지원되는 14나노 FinFET 공정은 한 차례 칩 제작에 약 60억 원이 소요되는 첨단 공정으로, 대학에서는 사실상 접근이 어려운 기술이었다.
FinFET(Fin Field Effect Transistor, 핀 전계효과 트랜지스터)은 반도체 내부에서 전류가 흐르는 통로를 물고기 지느러미(fin)처럼 입체적으로 세운 구조의 트랜지스터 기술이다. 기존 평면 구조보다 전류를 더욱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같은 면적에서도 성능을 높이고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으며, 스마트폰 AP(Application Processor,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인공지능(AI) 반도체,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고성능 컴퓨팅) 등 빠른 연산과 낮은 전력 소모가 동시에 필요한 첨단 시스템반도체에 널리 활용된다.
삼성전자는 연간 MPW(Multi-Project Wafer, 여러 설계팀의 칩을 하나의 웨이퍼에 함께 제작하는 방식)를 통해 ▲14나노 FinFET 공정 1회(48개)를 비롯해 ▲28나노 LPP(Low Power Plus, 저전력 공정) 2회(96개) ▲28나노 FD-SOI(Fully Depleted Silicon-On-Insulator, 완전 공핍 실리콘 절연막 기반 공정) 1회(48개) ▲130나노 BCDMOS(Bipolar-CMOS-DMOS, 바이폴라·CMOS·DMOS를 결합한 고전압 아날로그 공정) 2회(40개) 등 다양한 공정 기반의 칩 제작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향후 5년간 총 1,160개의 칩 제작 기회가 국내 대학에 제공되며, 매년 약 600명의 대학원생과 연구자가 실제 칩 설계와 제작·검증 과정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14나노 공정은 2025년 시범 프로그램을 통해 사전 준비와 공정 안정성 검증을 마쳤다. 이번 협약으로 전국 대학 연구실은 KAIST IDEC이 구축한 첨단 설계 환경을 공동으로 활용해 14나노급 칩 설계와 제작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높은 제작 비용과 설계 환경 구축 부담으로 첨단 공정 참여가 쉽지 않았던 대학 연구 현장에도 실질적인 교육·연구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박상훈 상무는 "반도체 산업 전반에서 전문인력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우수한 설계 인재를 육성하는 일은 국가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인 만큼 지원을 확대하게 됐다. 이번 협력이 삼성전자뿐 아니라 국내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인철 KAIST IDEC 소장은 "이번 14나노 공정 지원 협약은 학생들이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첨단 공정 환경에서 실제 칩을 설계하고 제작·검증까지 경험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며 "산업계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스템반도체 전문인력 양성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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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공학과 선기영 박사, RTCA ‘윌리엄 잭슨상’ 수상 아시아 기관 연구자 최초
우리 대학 항공우주공학과 선기영 박사(지도교수 이지윤)가 지난 6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항공전자·통신 분야 우수 대학원생에게 수여되는 RTCA(Radio Technical Commission for Aeronautics)의 ‘윌리엄 잭슨상(William E. Jackson Award)’을 수상했다.
RTCA는 1935년 설립된 미국의 민간 비영리 표준개발기구로, 항공업계와 각국 민간항공당국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통해 항공 분야 기술 표준을 제정해 온 대표적인 공공·민간 협력 기구다.
윌리엄 잭슨상은 미국 항공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항공전자공학자 윌리엄 E. 잭슨을 기려 제정된 상이다. RTCA는 매년 항공전자·통신 분야에서 가장 우수한 박사학위논문 한 편을 선정해 이 상을 수여하고 있다.
선 박사는 이번 수상으로 역대 50번째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1975년 상 제정 이후 미국 외 지역 소속 연구자가 수상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이며, 아시아 소재 기관 소속 연구자로는 최초다.
수상 논문은 우주환경 변화로 지구 전리권이 불안정해지면서 GPS 신호가 교란되는 ‘전리권 신틸레이션’ 현상이 항공기 정밀 착륙 시스템의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연구다. 특히 GPS 기반 항공기 정밀 착륙 지원 시스템인 지상기반보강시스템(GBAS, Ground-Based Augmentation System)을 대상으로 신틸레이션의 영향을 세계 최초로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선 박사는 GPS 관측 데이터를 분석하고 다양한 전리권 환경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신틸레이션으로 인한 오차를 정량적으로 추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항공 안전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오차 모델링과 시스템 설계 방안을 제시했다.
※논문 제목: GBAS Integrity under Ionospheric Scintillation: Error Characterization, Modeling, and Performance Evaluation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공유돼 차세대 GBAS 국제 표준 수립 논의에 반영되고 있으며, 향후 항공기 정밀접근 인프라의 세계적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GPS 등 위성항법 기술이 항공 분야를 넘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으로 확장되는 만큼, 다양한 환경에서 항법 안전을 보장하는 무결성 기술의 중요성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RTCA 캐롤 휴겔(Carol Huegel) CEO는 "선 박사의 논문은 놀라운 수준의 완성도를 갖췄으며, 그의 연구가 만들어낼 성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GPS 신호 교란 문제가 항공업계의 중대한 안전·보안 현안으로 본격 대두되기 훨씬 전부터 이 문제를 깊이 있게 다뤄왔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선 박사의 지도교수인 이지윤 교수는 "이번 수상은 실제 항공 산업 현장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를 다룬 연구로서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들로부터 그 기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선 박사(현재 미국 콜로라도 볼더 대학[Univ. of Colorado Boulder] 박사후연구원)는 "KAIST의 일원으로 큰 상을 수상하여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우주과학과 위성항법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성을 갖춰 국제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연구자로 성장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202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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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는 어떻게 시작될까… 전자들의 숨은 질서 확인
초전도는 전기가 저항 없이 흐르고 에너지 손실이 거의 없어 양자컴퓨터, 자기부상열차, 차세대 전력망 등 미래 기술의 핵심으로 꼽힌다. 하지만 전자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초전도 상태에 도달하는지는 아직까지 완벽히 밝혀지지 못한 미스터리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초전도가 시작되기 전 전자들이 먼저 '숨은 질서'를 만든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성과는 초전도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차세대 초전도체와 양자기술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물리학과 김용관·한명준·이성빈 교수 공동연구팀이 차세대 양자물질로 주목받는 카고메 금속(CsV₃Sb₅)에서 초전도가 나타나기 전 전자들이 먼저 '숨은 질서'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실험과 이론을 통해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초전도가 시작되기 전 전자들이 먼저 질서를 갖춰 움직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전자들이 규칙적인 무늬를 만들기 전부터 작은 고리 모양으로 함께 순환하며 '숨은 질서(고리전류 질서)'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이는 초전도가 만들어지기 전 전자들이 어떤 준비 과정을 거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실험 결과다.
카고메 금속은 일본 전통 바구니 문양인 '카고메'처럼 삼각형이 반복되는 원자 구조를 가진 물질이다. 이러한 독특한 구조에서는 전자들이 서로 강하게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일반 금속에서는 보기 어려운 다양한 양자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CsV₃Sb₅는 초전도와 전하밀도파가 모두 나타나는 대표적인 물질로, 차세대 양자소재 연구의 핵심 플랫폼으로 꼽힌다.
그동안 세계 연구진은 이 물질에서 초전도가 나타나기 전에 또 다른 숨은 전자 질서가 존재하는지를 두고 논쟁을 이어왔다. 일부 실험에서는 시간반전대칭성 깨짐(시간을 거꾸로 되돌려도 같은 물리 현상이 유지되지 않는 것으로, 전자들이 일정한 방향성을 갖고 움직이기 시작했음을 의미)의 흔적이 관측됐다. 하지만 이것이 전자들이 규칙적인 무늬를 만드는 전하밀도파가 생긴 뒤 나타나는 현상인지, 아니면 그보다 먼저 독립적으로 형성되는 숨은 전자 질서인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특별한 빛을 이용했다. 왼쪽으로 도는 빛과 오른쪽으로 도는 빛을 시료에 번갈아 비추고, 그때 물질 밖으로 튀어나오는 전자들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살펴봤다. 쉽게 말해, 빛을 이용해 물질 속 전자들이 어떤 방향으로, 어떤 상태로 움직이는지 들여다본 것이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실험 장치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잡음은 제거하고, 물질 자체에서 나오는 신호만 골라냈다.
그 결과, 전자들이 규칙적인 무늬를 만드는 현상인 전하밀도파가 시작되는 온도 약 94K(영하 179℃)보다 훨씬 높은 약 140~145K(영하 133℃)에서 이미 전자들의 움직임에 방향성이 생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초전도가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전자들이 아무렇게나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작은 고리 모양으로 함께 돌며 숨은 질서를 만들고 있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온도를 낮추면서 전자들이 변하는 과정을 순서대로 확인했다. 처음에는 전자들이 작은 고리 모양으로 함께 순환하는 고리전류 질서를 만들고, 이어 일정한 간격으로 모여 규칙적인 무늬를 이루는 전하밀도파를 형성한 뒤, 마지막으로 전기가 저항 없이 흐르는 초전도 상태에 도달했다. 이는 전자들이 '고리전류 질서 → 전하밀도파 → 초전도'의 순서로 변화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과다.
연구팀은 이론 계산을 통해서도 실험 결과를 검증했다. 계산 결과, 실험에서 관측된 신호가 실제로 전자들이 작은 고리 모양으로 움직일 때 나타나는 특징과 잘 맞았다. 이는 이번 결과가 단순한 실험 오차가 아니라, 물질 안에서 전자들이 스스로 만든 숨은 질서에서 나온 신호임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초전도가 만들어지기 전 전자들이 어떤 준비 과정을 거치는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초전도는 전기가 저항 없이 흐르는 꿈의 기술로 양자컴퓨터, 초저전력 전자소자, 차세대 전력망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앞으로 초전도가 왜 생기는지 더 깊이 이해하고, 더 높은 온도에서 작동하는 새로운 초전도체를 개발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용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초전도가 나타나기 전 전자들이 어떤 순서로 움직이며 숨은 질서를 만드는지를 처음으로 보여준 연구"라며 "초전도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이해하고 새로운 초전도 물질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한명준 교수는 "실험 결과가 이론에서 예측한 전자들의 움직임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며 "실험과 이론을 함께 검증해 숨은 전자 질서의 존재를 더욱 명확하게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성빈 교수는 "이번 결과는 전하 고리전류 질서와 전하밀도파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얽혀 복합적인 양자상태를 만든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향후 이러한 상전이 계층을 제어하면 새로운 초전도 상태를 설계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물리학과 차재훈·이형근·심상준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성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에 2026년 6월 15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Evidence of time-reversal symmetry breaking above the charge density wave order in a kagome metal, DOI: https://doi.org/10.1038/s41567-026-03331-2
본 연구는 우수연구-중견연구 및 가속기인력양성사업 (과기부, 한국연구재단),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미 공군과학연구소, 미국 에너지부 기초에너지과학실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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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가위 ‘속도’ 조절로 여러 바이러스·변이 동시 식별
감염병 확산이 빨라질수록, 여러 바이러스를 한 번에 정확히 구별하는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 대학과 국제 연구진이 유전자 가위의 ‘속도’를 설계해 다양한 바이러스와 변이를 동시에 판별하는 새로운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복잡한 검사 과정을 줄이면서도 다양한 감염병을 동시에 판별할 수 있어, 신종 감염병 대응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바이오및뇌공학과 손성민 교수 연구팀이 미국 UC 버클리(UC Berkeley), 글래드스톤 연구소(Gladstone Institutes) 연구진과 손잡고, 유전자 가위의 반응 속도를 활용해 여러 바이러스와 변이를 동시에 구별할 수 있는 새로운 리보핵산(이하 RNA)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이 활용한 무기는 Cas13이라 불리는 유전자 가위 단백질이다. 유전자 가위는 특정 유전자를 찾아 잘라내는 단백질로, 목표를 인식하면 활성화되는 특징을 가진다. Cas13은 특히 RNA를 표적으로 하며, 목표 RNA를 찾으면 주변 RNA를 자르면서 형광 신호를 발생시킨다.
기존 기술은 여러 바이러스를 동시에 검출하기 위해 서로 다른 유전자 가위나 다양한 색의 형광 물질을 사용해야 해 구조가 복잡하고 실제 현장 적용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여기서 발상을 전환했다. 유전자 가위가 목표물과 결합할 때,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가위질’을 하는 속도가 제각각이라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아주 작은 물방울(droplet) 안에서 단일 분자 단위로 관찰한 결과, 가이드 RNA와 표적 RNA의 조합에 따라 고유한 반응 속도 패턴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가이드 RNA는 유전자 가위가 어떤 목표를 찾을지 안내하는 ‘위치 정보’ 역할을 하는 RNA 분자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반응 속도 차이를 ‘바코드’처럼 활용하는 ‘키네틱 바코딩(kinetic barcoding)’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반응 속도를 일종의 신호 패턴으로 읽어 서로 다른 바이러스를 구별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통해 단 하나의 유전자 가위만으로도 여러 바이러스와 변이를 동시에 구별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가이드 RNA 설계를 조정하면 유전자 가위질 속도를 원하는대로 조절할 수 있어, 이론적으로는 매우 다양한 바이러스를 동시에 판별할 수 있는 확장성도 확보했다.
검사 과정 역시 크게 단순화됐다. 기존 방식에서는 RNA 바이러스를 검출하기 위해 DNA로 변환하는 ‘역전사(reverse transcription)’ 과정이 필요했지만, 이번 기술은 RNA를 그대로 직접 검출할 수 있다. 역전사는 RNA를 DNA로 바꾸는 과정으로, 검사 시간을 늘리고 절차를 복잡하게 만드는 단계다.
실제 임상 샘플을 테스트한 결과,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와 SARS-CoV-2 변이를 한 번의 반응만으로 정확하게 구분해내는 데 성공했다.
손성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바이러스가 있는지 없는지를 보는 것을 넘어, 유전자 가위의 반응 속도라는 새로운 정보를 진단에 활용한 첫 사례"라며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감염병을 현장에서 한 번에 진단하는 차세대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손성민 교수가 제1 저자 및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바이오공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2026년 3월 31일 게재됐다.
※ 논문명 : Programmable kinetic barcoding for multiplexed RNA detection with Cas13a, DOI: 10.1038/s41551-026-01642-6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의 신임교수 정착연구비의 지원과 미국 국립보건원(NIH/NIAID)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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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맥경화 실시간 감시하는 전자파 걱정 없는 저주파 무선 센서 개발
몸에 착용하는 스마트 기기나 의료 장비에 쓰이는 무선 센서는 아주 작은 변화도 잘 찾아내야 하고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하지만 기존 기술은 주파수를 너무 높게 사용하여 전자파가 서로 방해를 일으키거나(전자기 간섭, EMI) 사람의 몸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국내 연구진이 이러한 문제를 국내 연구진이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저주파 기반 무선 센서 기술이 개발했다.
우리 대학 조천식모빌리티대학원 안승영 교수팀과 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 김도환 교수팀이 공동 연구를 통해 이온 기반 소재와 무선전력전송 기술을 결합한 ‘저주파 무선 전기화학 센싱 플랫폼(WiLECS)’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 무선 센서는 전기를 저장하는 능력(정전용량)이 부족해, 이를 보충하려고 메가헤르츠(MHz) 단위의 높은 주파수를 써야했다. 그러나 이런 고주파 방식은 몸속 조직을
뜨겁게 만들거나 신호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실제 의료 현장에서 쓰기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양대학교 연구팀이 이온이 이동하면서 전기를 많이 저장할 수 있는(높은 정전용량) 생체 친화적 이온 소재를 개발하였다. 여기에 KAIST 연구팀이 무선으로 에너지를 주고받는 회로(무선 LC 공진 시스템)를 결합했다. 그 결과, 사람 몸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낮은 주파수 형태의 무선 센서를 구현했다.
특히, 연구팀은 금 나노입자 표면에 이온을 붙여두었다가, 평상시에는 이동을 억제하고, 압력이 가해질 때만 이온이 방출되도록 설계했다. 이렇게 하면 작은 자극에도 전기 저장량이 크게 변한다. 이 변화를 무선 주파수의 흔들림으로 확인하면 아주 미세한 압력 변화를 알아낼 수 있다. 1 메가헤르츠(MHz) 이하의 낮은 주파수 대역에서도 성능이 뛰어나며, 전자파 영향이 적어 신호가 깨끗하여 높은 신호대잡음비(SNR)를 달성했다.
연구팀은 이 센서를 인공 혈관 모델에 넣어 실험한 결과, 혈관이 딱딱해지거나 좁아지는 질환(동맥경화)이 있을 때 혈압이 어떻게 변하는지 실시간으로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는 향후 심혈관 질환 모니터링 등 의료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주파수를 높여 성능을 올리려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센서가 작동하는 근본적인 원리(물리적 메커니즘) 자체를 변화시켜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전자파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차세대 바이오 기기 설계에 새로운 길을 열어준 것으로 평가받는다.
안승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온 소재와 무선 기술을 결합한 공동연구 성과로, 기존 고주파 기반 무선 센서의 한계를 극복한 사례”라며 “전자파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안정적인 무선 센싱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KAIST 김해림 박사와 한양대학교 김지홍 박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3월 11일 자 게재됐다.
※ 논문명: Low-frequency ionic-electronic coupling for energy-efficient noise-resilient wireless bioelectronics
※ DOI: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6-70331-4
※ 주저자: 김해림(KAIST, 제1저자), 김지홍(한양대, 제1저자), 이재원(KAIST, 공저자), 안승영(KAIST, 공동교신저자), 김도환(한양대, 공동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개인기초연구사업 (NRS-2025-00515479), 집단연구지원사업, (No. RS-2024-00405818), 미래개척융합과학기술개발 사업 (RS-2022-NR067540), 교육부가 지원하는 이공학학술연구기반구축사업(RS-2024-00436346),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방송통신산업기술개발사업(No.RS-2020-II200839)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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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곤충 맞춰 피고 향기 내는 ‘생체시계’ 있다
아침에 피는 나팔꽃, 밤이 되면 향기를 내뿜는 꽃들은 마치 시간을 아는 듯하다. 우리 대학 연구팀이 식물이 곤충 행동에 맞춰 ‘생체시계’를 통해 꽃의 개화와 향기 방출 시점을 정교하게 조절하는 원리를 분자 수준에서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개화 시간와 향기 조절 기술로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한다.
우리 대학은 생명과학과 김상규 교수 연구팀이 식물 생체시계의 조절을 받는 유전자가 꽃이 열리는 시간과 향기 방출의 일주기 리듬을 통합적으로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27일 밝혔다.
식물은 하루 주기에 맞춰 스스로 시간을 인식하는 ‘생체시계’에 의해 생리 현상이 조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꽃이 실제로 어떤 과정을 거쳐 열리며, 이 과정이 생체시계 유전자와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밤에 꽃을 활짝 열고 향기를 방출하는 식물인 ‘코요테담배(Nicotiana attenuata)’를 모델로 연구를 진행했다. 코요테담배는 미국 유타주 사막 지역에 자생하는 식물로, 밤에 활동하는 꽃가루 전달자를 유인하기 위해 야간에 꽃을 열고 향기를 방출하는 특징을 가진다.
이러한 현상에 착안해 생물학자 린네는 서로 다른 시간에 꽃이 피고 지는 식물들을 한곳에 모으면 꽃의 개화 상태만으로도 시간을 알 수 있을 것이라 보고, ‘꽃 시계(flower clock)’를 제안하기도 했다.
기존 연구는 꽃의 발달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 변화를 분석하는 데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실제 꽃이 열리는 현상과 이를 조절하는 유전자 기능을 직접 규명한 연구는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생체시계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돌연변이체를 분석하고, 분자생물학적 접근을 통해 꽃의 개화와 향기 방출이 어떻게 조절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특정 생체시계 유전자가 꽃이 열리는 시점과 향기 방출의 리듬을 조절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식물이 자신의 생존과 번식에 가장 유리한 시간대에 꽃을 열고 수분 매개자를 유인하도록 생체시계를 정교하게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꽃의 개화와 향기 방출을 조절하는 유전자 네트워크를 생체시계의 관점에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울러 식물의 시간 조절 전략과 생태적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상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식물의 생체시계가 꽃의 개화와 향기 방출 시간을 어떻게 연결해 조절하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시했다”며 “식물이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번식 전략을 최적화하는 원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생명과학과 최유리 박사, 강문영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더 플랜트 셀(The Plant Cell)에 1월 29일 자 게재됐다.
※논문명: CONSTANS-LIKE 5 facilitates flower opening and scent biosynthesis in Solanaceae https://doi.org/10.1093/plcell/koag016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합성생물학 핵심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농촌진흥청 차세대농작물신육종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202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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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가스 전기로 제어해 치료도구로 전환...황화수소 ‘두 얼굴’
‘달걀 썩는 냄새’로 알려진 독성 가스가 치료 도구로 바뀌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황화수소를 전기 신호로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며, 부작용 없이 원하는 부위만 치료하는 정밀 의료 시대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박지민 교수 연구팀이 황화수소의 생성과 전달을 원하는 시간과 위치에서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전기화학 기반 ‘황화수소 전달 바이오전자(Bioelectronic)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흔히 ‘달걀 썩는 냄새’로 불리는 황화수소(H2S)는 그간 악취와 독성을 지닌 위험 물질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세포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단백질 기능을 조절하는 ‘생체 신호 전달자’로서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황화수소는 단백질의 구조를 미세하게 변화시켜 기능을 조절하는 ‘화학적 스위치’로 작용할 수 있지만, 치료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농도 조절이 까다롭고 특정 부위에만 정밀하게 전달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전기 스위치처럼 황화수소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자연계 박테리아의 순환 시스템에서 착안해, 생체에 무해한 원료인 티오황산염(Thiosulfate, S2O32-)에 전기를 가해 황화수소를 생성하는 방식을 설계했다. 이는 기존의 화학적 투여 방식보다 안전성과 제어 정밀성이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다양한 금속 전극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은(Ag) 전극’이 가장 효율적인 소재임을 확인했다. 이는 은(Ag) 전극이 다른 금속에 비해 황화수소 생성 반응을 선택적으로 촉진하고, 전자 전달 효율이 높아 생성량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 전압의 세기와 자극 시간만으로 황화수소의 방출량과 속도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환자의 상태나 치료 부위에 맞춰 최적의 시점에 전달이 가능하다.
실제로 연구팀이 인간 유래 세포(HEK293T)에 적용한 결과, 전기 신호를 통해 세포 내부에서 통증과 자극을 감지하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이온 채널(TRPA1)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활성산소 증가 등으로 손상된 상태(산화 스트레스)에 놓인 세포에 적용했을 때, 황화수소가 세포의 균형을 회복시키며 치유 효과를 나타냈다. 세포 독성은 거의 관찰되지 않아, 인체 적용 가능성에 대한 안전성도 확인했다.
박지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독성 물질로만 여겨졌던 황화수소를 전기 신호로 정밀하게 제어해 생체 시스템을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로 전환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경계 및 심혈관계 질환 치료를 위한 정밀 의료기기뿐 아니라, 실시간 건강 관리를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KAIST 임리안 석사, 이창호 박사과정, 이재웅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김지한 교수가 공저자로, 박지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해당 논문은 국제적 권위의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3월 19일 자로 게재되었다.
※ 논문명: Bioelectronic Synthesis of Hydrogen Sulfide Enables Spatiotemporal Regulation of Protein Modification and Cellular Redox, DOI: https://doi.org/10.1126/sciadv.aeb3401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신진연구지원사업과 글로벌매칭형사업에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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