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핸드폰 충전부터 수소 생산까지’...에너지 반응 ‘핵심 비밀’ 풀렸다
핸드폰 충전부터 수소 생산까지, 에너지 기술의 핵심 원리가 밝혀졌다. 한국 연구진이 전기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초미세 공간 ‘전기 이중층(전극·전해질이 맞닿는 얇은 경계면, 전극은 전기가 흐르는 물질이고 전해질은 이온이 이동하는 액체)’에서 분자 구조가 바뀌는 과정을 최초로 규명했다. 이 연구는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원하는 반응만 선택적으로 유도해, 배터리·수소·탄소중립 기술의 효율과 성능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
우리 대학 화학과 김형준 교수 연구팀은 POSTECH(총장 김성근) 화학과 최창혁 교수, UNIST(총장 박종래) 신승재 교수와 공동으로, 전기 이중층 내부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상전이(물질의 상태나 배열이 바뀌는 현상)’를 규명했다고 3일 밝혔다. 특히 전해질 농도에 따라 전기 저장 능력(전기용량)의 패턴이 ‘낙타 모양’에서 ‘종 모양’으로 바뀌는 현상의 원인을 분자 수준에서 밝혀냈다.
전기화학 반응은 전극과 전해질이 맞닿는 초미세 공간 ‘전기 이중층’에서 일어난다. 전기화학 분야에서는 전해질 농도가 높아질수록 전기용량 곡선이 두 개의 봉우리를 가진 ‘낙타 모양’에서 하나의 봉우리인 ‘종 모양’으로 바뀌는 현상이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그 원인은 분자 수준에서 설명되지 못한 채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원자 수준의 정밀 시뮬레이션과 실험을 통해 전극에 걸리는 전압에 따라 두 가지 핵심 변화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음극에서는 물 분자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일제히 재배열되고, 양극에서는 음이온(음전하를 띤 입자)들이 표면에 밀집해 2차원 구조를 형성하는 ‘응축’ 현상이 나타났다. 이 두 과정은 각각 전기용량 곡선의 봉우리를 만들며, 전해질 농도가 높아질수록 하나로 합쳐지면서 곡선 형태가 ‘낙타’에서 ‘종’으로 변화하게 된다.
쉽게 말해, 한쪽에서는 물 분자들이 줄을 맞춰 정렬되고 다른 쪽에서는 이온들이 빽빽하게 모이는데, 농도가 높아지면 이 두 현상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그래프도 두 봉우리에서 하나로 바뀐다.
특히 연구팀은 전극 전위(전극에 걸리는 전압)와 전해질 농도에 따라 전기 이중층 구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상도표(phase diagram, 조건에 따른 상태 변화를 정리한 지도)’를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또한 이러한 이론적 예측을 실시간 적외선 분광법(ATR-SEIRAS, 분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실험 기법)을 통해 실제로 입증했다.
쉽게 말해, 어떤 조건에서 구조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한눈에 보이는 지도로 만들고, 그게 실제로 맞는지도 실험으로 확인한 것이다.
김형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보이지 않게 미세한 전기화학 반응 환경을 처음으로 이해하고, 이를 설계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라며 “전기 이중층의 상전이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면 배터리 충전 속도를 높이거나 수소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등 에너지 기술의 성능을 정밀하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화학과 김민호 박사과정 학생과 POSTECH 화학과 김동현, 조준식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일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3월 7일 게재됐다.
※ 논문명 : Electric double layer structure in concentrated aqueous solution, DOI : 10.1038/s41467-026-70322-5
해당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사업과 UNIST 하이드로 스튜디오(Hydro*Studio)의 이노코어(InnoCore) 프로그램 및 한국연구재단(NRF)의 탑-티어 연구기관 간 협력 플랫폼 구축 및 공동연구 지원사업과 나노 및 소재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2026.05.03
조회수 494
-
빛 자유 조절로 데이터 처리 혁신...AI 가속기·양자통신 성능 향상 기대
빛을 원하는 형태로 ‘설계’해 인공지능(AI)과 통신 기술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빛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차세대 칩(광집적회로)의 핵심 부품인 ‘광집적 공진기(빛을 제어하는 장치)’를 개발했으며, 이번 연구는 학부생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기술은 데이터 처리 및 양자통신과 같은 차세대 보안 기술의 핵심 기반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상식 교수 연구팀이 한양대학교(총장 이기정) 물리학과 윤재웅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빛의 간섭 현상(두 빛이 만나 서로 영향을 주는 현상)을 활용해 광신호를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구조의 소자인 광집적 공진기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광집적회로(Photonic Integrated Circuit, PIC)’는 빛을 이용해 데이터를 초고속·저전력으로 처리하는 기술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양자정보처리 등 차세대 핵심 분야에서 중요한 기반 플랫폼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의 핵심은 빛을 얼마나 정밀하게 원하는 형태로 제어할 수 있는지에 있다. 특히 광신호의 스펙트럼(빛의 색이나 파장 분포)과 위상 응답(빛의 타이밍이나 파동의 위치)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기술은 고성능 광통신과 광컴퓨팅 구현에 필수적이지만, 기존 방식에서는 근본적인 제약이 존재해 왔다.
연구팀이 주목한 ‘광집적 공진기(광공진기)’는 빛을 일정 공간에 가두어 증폭하거나 특정 색(파장)만 선택하는 핵심 광학 소자로, 악기의 울림통이 소리를 증폭하는 원리와 유사하다. 그러나 기존의 단일 통로 구조 공진기는 광신호의 위상과 스펙트럼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중 도파로(Dual-bus)’ 구조를 도입했다. 이 구조는 공진기를 통과한 빛과 통과하지 않은 빛을 다시 만나게 해 간섭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광신호를 원하는 형태로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게 되었으며, 기존에는 구현이 어려웠던 다양한 형태의 빛 신호 제어가 가능해졌다.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연구팀은 빛의 색(파장) 특성을 보다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특성을 확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비선형(빛의 색을 바꾸는) 주파수 변환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여러 데이터를 더 빠르고, 더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데, 이는 향후 초고속 데이터센터 및 AI 가속기와 양자통신 시스템의 성능 향상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연구는 학부생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KAIST 학부 연구 프로그램(Undergraduate Research Program, URP)을 통해 연구를 수행한 김태원 학사과정 학생은 “집적광학개론 수업에서 배운 공진기 원리를 실제 소자 설계와 논문 성과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상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새로운 소자를 제안한 것을 넘어, 기존에 간과되었던 광학적 특성을 정밀하게 분석해 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향후 광학 기반 AI 가속기와 광통신 기술 발전에 폭넓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KAIST 김태원 학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광학 국제 학술지 ‘레이저 앤 포토닉스 리뷰스(Laser & Photonics Reviews)’에 3월 6일 게재됐다.
※ 논문명: Dual-bus resonator for multi-port spectral engineering, DOI: 10.1002/lpor.202502935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URP 프로그램,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미국 Asian Office of Aerospace Research and Development,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4.15
조회수 816
-
물 속 '영원한 화학물질' 1,000배 빠르게 없앤다
프라이팬 코팅제와 반도체 공정 등에 쓰이는 ‘과불화합물(PFAS)’은 자연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며, 전 세계 수돗물과 하천을 오염시켜 장기적인 인체 건강 위협 요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이에 우리 대학과 국제 공동연구진이 PFAS를 기존보다 1,000배 빠르게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 대학은 건설및환경공학과 강석태 교수 연구팀은 부경대 김건한 교수, 미국 라이스대 마이클 S. 웡(Michael S. Wong) 교수 연구팀, 옥스퍼드대, 버클리국립연구소, 네바다대와 함께, 기존 정수용 소재보다 최대 1,000배 빠르고 효율적으로 물속 PFAS를 흡착·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과불화합물(PFAS)은 탄소(C)와 플루오르(F)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화학물질의 집합물질로, 절연성과 내열성이 뛰어나 프라이팬 코팅제, 방수 의류, 윤활유, 반도체 공정, 군수·우주 장비 등 다양한 산업에 폭넓게 쓰인다.
하지만 사용 및 폐기 단계에서 환경으로 쉽게 유출되어 토양·물·대기를 오염 시키고, 식품이나 공기를 통해 인체에 축적된다.
2020년 조사 결과, 미국 수돗물의 45%, 유럽 하천의 50% 이상에서 PFAS 농도가 환경기준을 초과했다. 인체에 축적된 PFAS는 거의 배출되지 않아 면역력 저하, 이상지질혈증, 성장 저해, 신장암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EU는 산업 전반에서 PFAS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 미국은 2023년부터 제조·수입업체 보고를 의무화, 2024년에는 대표 물질인 PFOA(퍼플루오로옥탄산)·PFOS(퍼플루오로옥탄산)의 음용수 기준을 4 ppt로 강화했다. 즉, 아주 미세한 양이라도 인체에 해로울 수 있기 때문에 물 1리터 속에 이 물질이 4조분의 1그램(즉, 4ppt)만 있어도 기준을 넘는다는 뜻이다.
PFAS 정화 과정은 일반적으로 오염수를 흡착해 농축한 뒤, 광촉매 또는 고도산화(Advanced Oxidation) 공정을 통해 분해하는 두 단계로 진행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적절한 흡착제의 부재로 정화 효율이 매우 낮았다. 활성탄이나 이온교환 수지의 경우 흡착 속도와 흡착량이 모두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번 공동연구팀은 기존의 활성탄이나 이온교환수지보다 최대 1,000배 더 많은 PFAS를 빠르게 흡착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구리와 알루미늄이 결합된 점토 형태의 물질(Cu–Al 이중층 수산화물, LDH)로, PFAS를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붙잡아 물에서 제거할 수 있다.
또한 열이나 화학 처리를 통해 여러 번 재사용이 가능해, 환경적으로도 지속 가능한 정화 기술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부경대 김건한 교수(제1저자 및 교신저자), 라이스대학교 정영균 박사후연구원(공동 제1저자), KAIST 강석태 교수(교신저자)가 주도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어(Advanced Materials)(IF 26.8) 9월 25일 자 온라인 커버 논문으로 게재되었다.
※ 논문명: Regenerable Water Remediation Platform for Ultrafast Capture and Mineralization of 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 DOI: 10.1002/adma.202509842
이번 성과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과학난제도전 융합연구개발사업의 과학난제 도전형 연구사업 및 세종과학펠로우십의 지원으로 수행했다.
2025.10.30
조회수 4128
-
유전자 가위로 유전자 켜고 끄기 동시에 가능하다
유전자를 켜고 끈다는 것은 마치 전등 스위치를 올리고 내리듯, 세포 속 유전자의 작동 여부를 조절하여 켜면 단백질이나 물질 생산이 활발해지고, 끄면 생산이 억제된다. 한국 연구진이 기존에 ‘끄는 기능’에 치중됐던 한계를 넘어, 유전자를 켜고 끄는 것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혁신적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합성생물학 기반 바이오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
우리 대학 공학생물학대학원(생명과학과 겸임) 이주영 교수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사장 김영식) 산하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 노명현 박사 공동연구팀이 대장균에서 원하는 유전자를 동시에 켜고 끄는 것이 가능한 새로운 이중모드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대장균은 실험이 쉽고 산업적 활용으로 바로 이어질 수 있는 대표적인 미생물이다. 한편, 유전자 가위(CRISPR) 기술은 21세기 생명공학의 가장 혁신적인 도구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합성생물학의 기반이 되는 박테리아는 구조가 단순하고 빠르게 증식하면서도 다양한 유용 물질을 생산할 수 있다. 따라서 박테리아에서의 유전자 활성화는 ‘미생물 공장’을 설계하는 핵심 기술로, 산업적 가치가 매우 크다.
합성생물학의 핵심은 생명체의 유전자 회로를 프로그래밍하듯 설계해 원하는 기능을 수행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마치 전자회로에서 스위치를 켜고 끄듯, 특정 유전자는 활성화하고 다른 유전자는 억제해 대사경로를 최적화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중모드 유전자 가위는 바로 이러한 정밀한 유전자 조절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도구다.
기존 유전자 가위(CRISPR)는 주로 ‘끄기(억제)’ 기능에 특화되어 유전자 발현을 막는 데는 뛰어났지만, 반대로 유전자를 켜는 기능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또한 CRISPR가 작동하려면 특정 DNA 인식 서열(PAM, protospacer adjacent motif)이 필요한데, 기존 시스템은 PAM 인식 범위가 좁아 조절할 수 있는 유전자의 폭이 제한적이었다.
게다가 진핵세포(사람·식물·동물 세포)에서는 CRISPR 기반 활성화(CRISPRa)가 어느 정도 발전했지만, 박테리아에서는 내부 전사조절 메커니즘 차이로 유전자 ‘켜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한계를 극복하고자 표적을 확장하여 더 많은 유전자에 접근 가능하도록 하고 대장균 단백질을 활용하여 유전자 활성화 성능을 대폭 향상하였다.
그 결과, 기존에는 “끄는 것 위주”였던 유전자 가위가, 이번에는 켜기와 끄기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개발된 시스템의 성능 검증 결과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유전자를 켜는 실험에서는 최대 4.9배까지 발현량이 증가했고, 끄는 실험에서는 83%까지 억제할 수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두 개의 서로 다른 유전자를 동시에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한 유전자는 8.6배 활성화하면서 동시에 다른 유전자는 90%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의 실용성을 입증하기 위해 항암효과가 있는 보라색 색소인 ‘바이올라세인’ 생산량 늘리기에 도전했다. 대장균의 모든 유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실험을 통해 바이올라세인 생산에 도움이 되는 유전자들을 찾아냈다.
그 결과, 단백질 생산을 도와주는 ‘rluC’ 유전자를 켜면 2.9배, 세포를 분열하고 나누어지도록 하는 ‘ftsA’ 유전자를 끄면 3.0배 생산량이 늘어났다. 두 유전자를 동시에 조절했을 때는 더욱 큰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 무려 3.7배의 생산량 증가를 달성했다.
한국화학연구원 노명현 박사는 “박테리아에서도 정밀한 유전자 활성화가 가능해졌다”며 “합성생물학 기반 바이오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전자 가위와 합성생물학을 결합해 미생물 생산 플랫폼의 효율을 크게 높인 성과”라며 “하나의 시스템으로 복잡한 유전자 네트워크를 제어할 수 있어 새로운 연구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기술은 다른 박테리아 종에서도 작동이 확인돼, 바이오 의약품·화학물질·연료 생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연구소 문수영 박사후 연구원이 제1 저자인 이번 연구 결과는 분자생물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Nucleic Acids Research'에 지난 8월 21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Dual-mode CRISPRa/i for genome-scale metabolic rewiring in Escherichia coli
(저자 정보 : 문수영(KAIST, 제1 저자), 김미리(한국화학연구원), 안난영(KAIST), 노명현(한국화학연구원, 교신저자), 이주영(KAIST, 교신저자) 총 5명)
※DOI: 10.1093/nar/gkaf818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과 보스턴코리아 공동연구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2025.09.22
조회수 3484
-
AI로 방사성 오염 '아이오딘' 제거용 최적 신소재 발굴
원자력 에너지 활용에 있어 방사성 폐기물 관리는 핵심적인 과제 중 하나다. 특히 방사성 ‘아이오딘(요오드)’는 반감기가 길고(I-129의 경우 1,570만 년), 이동성 및 생체 유독성이 높아 환경 및 인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한국 연구진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아이오딘을 제거할 원자력 환경 정화용 신소재 발굴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향후 방사성 오염 흡착용 분말부터 오염수 처리 필터까지 다양한 산학협력을 통해 상용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우리 대학 원자력및양자공학과 류호진 교수 연구팀이 한국화학연구원 디지털화학연구센터 노주환 박사가 협력하여, 인공지능을 활용해 방사성 오염 물질이 될 수 있는 아이오딘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신소재를 발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방사능 오염 물질인 아이오딘이 수용액 환경에서 아이오딘산염(IO3-) 형태로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기존의 은 기반 흡착제는 이에 대해 낮은 화학적 흡착력을 가져 비효율적이었다. 따라서 아이오딘산염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흡착제 신소재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류호진 교수 연구팀은 기계학습을 활용한 실험 전략을 통해 다양한 금속원소를 함유한 ‘이중층 수산화물(Layered Double Hydroxide, 이하 LDH)’이라는 화합물 중 최적의 아이오딘산염 흡착제를 발굴했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구리-크롬-철-알루미늄 기반의 다중금속 이중층 수산화물 Cu3(CrFeAl)은 아이오딘산염에 대해 90% 이상의 뛰어난 흡착 성능을 보였다. 이는 기존의 시행착오 실험 방식으로는 탐색이 어려운 방대한 물질 조성 공간을 인공지능 기반의 능동학습법을 통해 효율적으로 탐색해 얻어낸 성과다.
연구팀은 이중층 수산화물(이하 LDH)이 고엔트로피 재료와 같이 다양한 금속 조성을 가질 수 있고 음이온 흡착에 유리한 구조를 지녔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나 다중금속 LDH의 경우 가능한 금속 조합이 너무 많아 기존의 실험 방식으로는 최적의 조합을 찾기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인공지능(기계학습)을 도입했다. 초기 24개의 2원계 및 96개의 3원계 LDH 실험 데이터로 학습을 시작해, 4원계 및 5원계 후보 물질로 탐색을 확장했다. 이 결과 전체 후보 물질 중 단 16%에 대해서만 실험을 수행하고도 아이오딘산염 제거에 최적인 신소재 물질을 찾아낼 수 있었다.
류호진 교수는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방대한 신소재 후보 물질 군에서 방사성 오염 제거용 물질을 효율적으로 찾아낼 가능성을 보여, 원자력 환경 정화용 신소재 개발에 필요한 연구를 가속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류 교수 연구팀은 개발된 분말 기술에 대한 국내 특허를 출원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해외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다. 연구팀은 향후 방사성 오염 흡착용 분말의 다양한 사용 환경에서의 성능을 고도화하고, 오염수 처리 필터 개발 분야에서 산학 협력을 통한 상용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를 졸업한 이수정 박사와 한국화학연구원 디지털화학연구센터 노주환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위험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5월 26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Discovery of multi-metal-layered double hydroxides for decontamination of iodate by machine learning-assisted experiments
※DOI: https://doi.org/10.1016/j.jhazmat.2025.138735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원자력기초연구지원사업과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2025.07.02
조회수 5672
-
폐타이어를 고무·나일론 원료로 전환 성공
전 세계적으로 매년 수십억 개의 타이어가 폐기되며, 이는 심각한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우리 연구진이 폐타이어를 고무나 나일론 섬유 원료로 쓰이는 고부가가치 화학 원료인 고순도의 고리형 알켄으로 선택적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폐타이어 재활용 분야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우리 대학 화학과 홍순혁 교수 연구팀이 이중 촉매 기반 연속 반응 시스템을 개발해 폐타이어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폐타이어는 합성고무와 천연고무의 복합체로 구성되며, 실리카, 카본블랙, 산화방지제 등의 첨가제를 포함해 물리적 강도와 내구성이 극대화되어 있다. 특히 가황 공정을 통해 고무 사슬 간의 가교가 형성돼 열과 압력에 강한 구조를 갖게 되는데, 이는 폐타이어의 화학적 재활용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그동안 폐타이어의 재활용은 주로 열분해 방식이나 물리적 분쇄 재활용에 의존해 왔다. 열분해 방식은 350~800°C의 고온 환경에서 고분자 사슬을 분해해 연료유로 전환하는 기술이나, 높은 에너지 소비, 낮은 선택성, 그리고 저품질의 탄화수소 혼합물 생성이라는 한계가 명확히 존재한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두 가지 촉매를 활용해 폐고무를 유용한 화학물질로 바꾸는 방법을 개발하였다. 첫 번째 촉매는 고무 분자 안의 결합 구조를 바꿔 분해가 잘 되도록 돕고, 두 번째 촉매는 고리를 닫는 반응을 통해 고리 모양의 화합물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은 최대 92%의 높은 선택성과 82%의 수율을 보여준다. 만들어진 고리형 펜텐은 다시 고무로 재활용할 수 있고, 고리형 헥센은 나일론 섬유의 원료로 쓰이는 등 산업적으로 매우 가치가 높다.
연구팀은 개발한 시스템을 실제 폐기물로 버려진 폐타이어에 적용해, 고순도의 고리형 알켄으로 선택적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열분해 방식과 달리 저온의 정밀 촉매 반응을 통해 고부가가치 화학 원료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폐타이어 재활용 분야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또한, 이번 기술은 다양한 종류의 합성고무와 폐고무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어, 자원 순환형 경제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핵심 원천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홍순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폐타이어의 화학적 재활용에 대한 혁신적인 해법을 제시한 것이며,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차세대 고효율 촉매 개발, 상용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며, “기초화학을 통해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우리 대학 화학과 박범순, 조경일, 최경민 연구원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 저명 학술지 ‘Chem’에 6월 18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Catalytic and Selective Chemical Recycling of Post-Consumer Rubbers into Cycloalkenes
※DOI: 10.1016/j.chempr.2025.102625
2025.06.26
조회수 4868
-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 명예경영학 박사학위 수여
우리 대학은 14일 열리는 2025년도 학위수여식에서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에게 명예경영학 박사 학위를 수여한다.
명예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는 이중근 회장은 국내 주거복지와 교육·문화 발전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종합건설회사인 부영그룹을 이끌어온 기업가이다.
우리 대학은 “이중근 회장은 국내 과학기술 발전과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헌신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장학금과 교육시설 지원을 비롯해 국내외 교육․문화․보훈․해외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한다”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KAIST 학생들이 더욱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학업과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2024년 KAIST에 노후 기숙사 4개 동을 전면 리모델링하는데 200억 원 상당을 기부했다. 학생들의 요청이 가장 많았던 4개 동은 순차적으로 연구 환경개선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그 중 나눔관은 리모델링 공사가 완료되어 기부자의 아호를 따서 ‘우정(宇庭) 연구동’으로 명명된다. 기숙사에서 탈피하여 연구 공간으로 활용될 해당 연구동은 14일 오전 11시 30분에 준공·기증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1983년 부영그룹을 창립한 이후, 대형 건설사들이 기피했던 분야인 임대주택 사업에 과감히 뛰어들어 전국 383개 단지, 약 30만 세대 주택 중 23만 세대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함으로써 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여 국민 주거 안정에 크게 기여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사회 지속 가능성은 다음 세대를 건강하게 키우는 것에서 비롯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민간 차원에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창의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부영그룹은 단지내 어린이집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직원들이 자녀를 출산할 때마다 1억 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혁신적인 제도를 도입하는 등 국가적 과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 나비효과를 일으키며 정부와 국민들에게 출산을 장려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
이 회장은 최근 6·25전쟁에 참전한 전투 16개국, 의료 6개국, 물자지원 38개국 총 60개국 유엔군의 희생에 대해 감사와 후대에 이어질 시대정신, 외교 관계 개선을 위해 유엔데이를 공휴일로 재지정해 기념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아울러, 교육과 문화 분야에서 지속적인 기부와 시설 지원을 통해 미래 인재 양성과 사회 전반의 문화 수준 향상에 기여했다. 캄보디아, 라오스 등 동남아 지역에 버스와 트럭을 기증해 학생과 주민들의 이동을 편리하게 하며, 아프리카를 포함한 해외 600여 곳에 교육 시설지원과 인프라 기부를 통해 개발 도상국의 경제 성장에 기여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희망을 제시해 온 이중근 회장은 “KAIST로부터 명예박사를 받게 되어 영광이며 KAIST 학생들이 꿈과 재능을 키워나가며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라고 전했다.
이광형 총장은 “이중근 회장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왔으며, 특히 국가 경쟁력의 핵심인 학술 인프라 지원을 통해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깊은 관심과 책임감을 엿볼 수 있다”라며 “KAIST 가족으로 모시게 되어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하며 우리 학생들을 비롯하여 모든 구성원을 대표하여 축하드린다”라고 전했다.
2025.02.14
조회수 4655
-
버려지는 이산화탄소를 되살릴 수 있다면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와 탄소 배출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이산화탄소(CO2)를 화학 연료와 화합물 등의 자원으로 전환해서 활용하는 기술이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 대학 화학과 박정영 교수 연구팀이 한국재료연구원 나노재료연구본부 박다희 박사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이산화탄소(CO2) 전환 효율을 크게 향상하는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의 이산화탄소(CO2) 전환 기술은 높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에 비해 효율은 낮아 상용화가 어렵다. 특히, 단원자 촉매(SACs)는 촉매 합성이 복잡하고, 금속 산화물 지지체(촉매 입자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거나 내구성을 높이는 역할)와 결합 안정성을 유지하기 어려워 촉매 성능이 떨어졌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단일 및 이중 단원자 촉매 기술을 개발하고 간단한 공정으로 촉매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선보였다. 본 성과는 이중 단원자 촉매(DSACs)로 금속 간 전자 상호작용을 적극 활용해 기존보다 50% 이상 높은 전환율과 우수한 선택성(촉매가 원하는 생성물을 많이 생성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능력)을 구현했다.
본 기술은 금속 산화물 지지체 내 산소 공공(Oxygen Vacancy)과 결함 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해 이산화탄소(CO2) 전환 반응의 효율과 선택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촉매 설계 기술이다. 산소 공공이 촉매 표면에 이산화탄소가 잘 흡착되도록 돕고, 단원자 및 이중 단원자는 수소(H2)가 흡착되도록 돕는다. 산소 공공과 단원자 및 이중 단원자가 함께 작용하면서 이산화탄소(CO2)가 수소(H2)와 만나 원하는 화합물로 쉽게 전환되는 것이다. 특히, 이중 단원자 촉매(DSACs)는 두 금속 원자 간의 전자 상호작용을 적극 활용해 반응 경로를 조절하고 효율을 극대화했다.
연구팀은 에어로졸 분무 열분해법(Aerosol-Assisted Spray Pyrolysis)을 적용해 간단한 공정으로 촉매를 합성하고 대량 생산 가능성도 확보했다. 이는 복잡한 중간 과정 없이 액체 상태의 재료를 에어로졸(안개 같은 작은 입자)로 만든 후 뜨거운 챔버에 보내면 촉매가 완성되는 간단한 공정 방식이다. 해당 방식은 금속 산화물 지지체 내부에 금속 원자를 균일하게 분산시키고, 결함 구조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처럼 금속 산화물 지지체의 결함 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단일 및 이중 단원자 촉매를 안정적으로 형성하고 이중 단원자 촉매(DSACs)를 활용해 기존 단일 원자 촉매 사용량을 약 50% 줄이면서도 이산화탄소(CO2) 전환 효율을 기존 대비 약 두 배 이상 향상시키고, 99% 이상의 높은 선택성을 구현했다.
본 기술은 화학 연료 합성, 수소 생산, 청정에너지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촉매 합성법(에어로졸 분무 열분해법)이 간단하고 생산 효율도 높아서 상용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연구책임자인 박다희 선임연구원은 "본 기술은 이산화탄소(CO2) 전환 촉매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하는 동시에 간단한 공정을 통해 상용화를 가능하게 한 중요한 성과”라며,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또한 박정영 교수는 “본 연구는 새로운 종류의 단원자 촉매를 상대적으로 쉽게 합성할 수 있어 다양한 화학 반응에 쓰일 수 있고,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에 가장 시급한 연구 분야인 이산화탄소 분해/활용 촉매개발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한다.”라고 언급했다.
본 연구는 한국재료연구원의 주요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연구 결과는 촉매 및 에너지 분야에서 권위 있는 저널인 어플라이드 카탈러시스 비: 인바이런멘탈 앤 에너지(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al and Energy(JCR 상위 1%, IF 20.3))에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al and Energy)
DOI 주소 https://doi.org/10.1016/j.apcatb.2024.124987
2025.01.23
조회수 7944
-
원전폐수의 삼중수소 제거 촉매 선보이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2023년부터 해양에 방류되면서 중수로 원전 운영 시 발생하는 대표적인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크게 늘어났다. 삼중수소는 주로 물 분자에 포함돼 존재하기 때문에 해양 생태계와 환경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삼중수소 제거 설비가 필요한데, 한국 연구진이 촉매를 이용해 획기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화제다.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고동연 교수 연구팀이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주한규) 박찬우 박사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원전 폐수에 함유된 삼중수소 제거 공정을 위한 새로운 구조의 이중기능* 소수성 촉매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의 촉매는 특정 반응 조건에서 최대 76.3%의 반응 효율을 보였으며, 특히 현재까지 밝혀진 바가 거의 없는 수백 ppm 수준의 저농도 동위원소에 대한 촉매의 작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이중기능: 액체 상태의 물은 차단하고 기체 상태의 수증기는 통과하는 성질을 말함
현재 삼중수소 제거에는 주로 액상 촉매 교환(Liquid-phase catalytic exchange) 공정이 이용되며 해당 공정 중 수소-물 동위원소 교환 반응이 일어난다. 촉매에 주로 이용되는 백금은 반응성이 높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물에 의해 반응 자리가 쉽게 비활성화되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적은 양의 백금을 고르게 분산하고, 물을 밀어내는 성질인 소수성 물질을 도입해 수분에 의한 촉매가 활성화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고동연 교수 연구팀은 금속-유기 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 MOF)와 다공성 고분자의 복합체 형태의 새로운 구조의 삼중수소 제거 촉매를 개발했다. 평균 약 2.5나노미터(nm) 지름의 백금 입자를 금속-유기 골격체에 고르게 분포시키고, 이후 화학적인 변형을 통해 소수성을 부여하는 구조다. 분자 수준에서 소수성을 조절해 촉매가 물에 의해 활성을 잃는 것을 방지하면서도 동시에 반응에 필요한 양의 물 분자는 촉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는 기존 촉매 연구에서 구현하지 못한 원전 운전조건과 비슷한 매우 낮은 농도의 동위원소 함량에서도 삼중수소 제거 반응에 탁월한 활성을 나타냈다. 또한 4주 연속 가동 시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유지해 내구성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나아가 현장 난반사 적외선 분광법(in-situ DRIFTS, in-situ Diffuse Reflection Infrared Fourier Transform Spectroscopy)* 분석을 통해 아주 작은 분자 수준에서의 물 분자의 실시간 움직임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해당 촉매가 수분에 의한 촉매 비활성화를 억제하면서도 물 분자가 촉매 활성 자리에 지속적으로 접근해 반응이 일어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현장 난반사 적외선 분광법: 실시간으로 빛이 물질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정보를 분석함으로써 그 물질의 성분 변화를 알아내는 기술을 말함
이번 연구는 비교적 간단한 금속-유기 골격체 소재의 소수성 조절을 통해 촉매 비활성화의 주요 원인인 수분 저항성을 높이고, 삼중수소 제거 반응에 이용될 수 있는 새로운 구조의 촉매를 제안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생명화학공학과 고동연 교수는 “삼중수소 폐액 처리뿐 아니라 반도체에 사용되는 중수소 원료 생산과 핵융합 연료 주기 기술 등 다양한 기술에 필수적인 수소 동위원소 분리 핵심 소재로의 응용이 기대된다”고 해당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생명화학공학과 허희령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성과는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 ‘에너지 앤 인바이런멘탈 머티리얼스 (Energy & Environmental Materials)’에 7월 31일 자로 게재됐다. (논문명 : Bifunctionally hydrophobic MOF-supported platinum catalyst for the removal of ultralow concentration hydrogen isotope)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원전해체 안정성강화 융복합 핵심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08.27
조회수 12660
-
미토콘드리아로 퇴행성 질환까지 제어 가능하다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식 교수 연구팀이 비정상적 면역 활성을 유발해 염증반응이 동반된 세포 사멸을 일으키는 미토콘드리아 이중나선 RNA의 새로운 조절 기전을 찾아냈다고 22일 밝혔다.
최근 미토콘드리아 이중나선 RNA가 스트레스 환경에서 세포질로 빠져나가 비정상적 면역 활성 및 세포 사멸을 유발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이러한 미토콘드리아 이중나선 RNA로 촉발되는 면역 활성은 관절염 및 헌팅턴 무도병을 비롯한 염증반응이 동반된 퇴행성 질환과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인 쇼그렌 증후군의 발병 및 진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 보고됐다.
아직 미토콘드리아 이중나선 RNA의 분자적 조절 기전에 대해서는 보고된 바 없다는 점을 착안해서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 내에 존재하며 RNA와 결합할 수 있는 단백질에 대해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각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한 후 미토콘드리아 이중나선 RNA의 발현량을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RNA의 구성 물질 중 하나인 시토신의 화학적 변형을 유발하는 엔썬4(NSUN4)*이라는 단백질의 발현을 줄였을 때 미토콘드리아 이중나선 RNA의 발현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엔썬4 (NSUN4): NOP2/Sun RNA 메틸트랜스퍼라제 4
나아가, 연구팀은 단백질을 생산하지 않는 미토콘드리아 비암호화 RNA의 변형을 가속시키는 것이 동 단백질 엔썬4에 의해서라고 최초로 제시했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통해 미토콘드리아 RNA 단백질들의 발현 감소로 축적된 미토콘드리아 이중나선 RNA의 양이 증가했으며 세포질로 누출된 미토콘드리아 이중나선 RNA는 면역반응을 활성화시켰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새로운 세포 내 면역 유발인자로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미토콘드리아 이중나선 RNA의 변형에 의한 발현 조절 기전을 제시했다.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비정상적 면역 활성 유발 인자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미토콘드리아 이중나선 RNA의 형성 및 조절 기전을 밝혔다”면서 “이번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면역 계통 질환을 비롯해 다양한 퇴행성 질환의 발병 및 진행 과정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화학공학과 김수진 박사(現 보스턴 아동병원 (Boston Children’s Hospital) 및 하버드 의과대학(Harvard Medical School) 박사후연구원)와 탄 스테파니(Tan Stephanie)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셀(Cell) 자매지인 ‘몰레큘러 셀(Molecular Cell)’ 7월 16일 字에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 RNA 5-methylcytosine marks mitochondrial double-stranded RNAs for degradation and cytosolic release).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지원사업과 미국 국립보건원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2024.07.22
조회수 8979
-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 KAIST 기숙사에 우정(宇庭)을 기부하다
"대한민국 과학 기술 인재 양성의 요람인 KAIST에서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 양성을 바란다"(부영그룹 이중근 회장)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이 이공계 우수 인재 양성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우리 대학 기숙사 리모델링 기금으로 200억 원 상당을 기부했다.
4일 오전 나눔관에서 열린 '우정 나눔 연구동 기공식'에는 이중근 회장을 비롯하여 이광형 총장, 부총장단 등 주요 내외빈이 참석했다. 우정(宇庭)은 이 회장의 아호에서 따 온 이름으로, '우주의 정원'이라는 의미다.이중근 회장은 "교육재화는 한 번 쓰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재생산되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신념에 따라 교육지원과 육영사업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그가 설립한 부영그룹도 회사 설립 초기부터 교육 분야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 이 회장이 그동안 인재 양성을 위하여 전국의 초·중·고·대학교에 기부한 교육·문화 시설은 130여 곳이 넘는다. 2019년에는 창신대학교를 인수하여 교육 혁신 지원사업에 선정되는 등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우리 대학을 위한 기부도 이 회장이 일관되게 이어 온 교육기여 활동의 일환이다. 이 회장은 "대한민국 과학 기술 인재 양성의 요람인 KAIST에서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 양성을 바란다"며 기숙사 리모델링을 위한 기금을 기부했다. 외관 건축공사를 비롯해 기계·전기·통신·소방 등 내·외부 건물 전체를 손볼 예정이다.
대상 기숙사는 가장 노후화된 4개 동인 대전캠퍼스 나눔관과 궁동아파트, 서울캠퍼스의 소정사와 파정사다. 1989년에 준공된 학생 기숙사인 나눔관은 시설이 너무 오래되어 운영이 중단됐고, 1993년 준공한 기혼자 기숙사 궁동아파트는 부분적으로 보수하여 사용하고 있었지만, 시설이 낡아 불편이 컸다. 서울캠퍼스의 생활관 소정사는 1972년, 파정사는 1975년에 준공되어 리모델링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다.우리 대학은 이중근 회장의 뜻을 오래도록 기리기 위해 리모델링 한 모든 기숙사에 이 회장의 아호를 따서 '우정 나눔 연구동(가칭)', '우정 궁동아파트(가칭)', '우정 소정사(가칭)', '우정 파정사(가칭)' 등으로 명명하기로 했다.
이중근 회장은 "대한민국 발전을 이끌어가는 KAIST 학생들이 '우정' 기숙사에서 꿈과 재능을 키워나가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광형 총장은 "이번 이중근 회장님의 기부 결정으로 평소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해오신 선한 영향력이 KAIST에도 전파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부영그룹과 회장님의 큰 뜻을 감사히 받아들여 그동안 학생들의 요청이 가장 많았던 노후 기숙사 시설과 환경을 개선하고, 세계 최고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12.04
조회수 16110
-
RNA 활용해 퇴행성 관절염 획기적 조기진단 가능성 열어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식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윤종 교수 공동 연구팀이 골관절염(Osteoarthritis)을 유발하는 주요 인자를 찾아냈다고 31일 밝혔다.
골관절염은 뼈의 관절면을 감싸고 있는 관절 연골이 마모돼 연골 밑의 뼈가 노출되고, 관절 주변 활액막에 염증이 생겨서 통증과 변형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흔히 퇴행성 관절염이라고도 불리며, 관절 질환 중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연구팀은 골관절염의 발병 과정 중 손상된 연골에서 염증을 일으켜 세포사멸을 촉진하는 물질이 미토콘드리아 이중나선 RNA(mitochondrial double-stranded RNA, 이하 mt-dsRNA)라는 것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골관절염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증상들의 원인을 mt-dsRNA라는 개념을 통해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골관절염 진단 및 치료에 획기적인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생명화학공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김수진 학생과 이건용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Cell Reports)' 지난 8월 9일 字에 게재됐다. (논문명 : Mitochondrial double-stranded RNAs govern the stress response in chondrocytes to promote osteoarthritis development)
골관절염은 우리나라 70세 이상의 여성 인구에서 약 50%의 유병률을 보이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골관절염은 일반적으로 노화와 함께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에 이들을 구분하는 데 한계가 있다. 골관절염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 증상의 심각성에 따라 약물을 활용한 보존적 치료 혹은 수술을 비롯한 다양한 시도를 활발히 하고 있지만, 기존 접근방법으로 골관절염이 완치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연구팀은 질병의 발병 및 진행 메커니즘을 분석함으로써 골관절염의 조기진단과 완치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표적 물질을 찾고자 했다.
이중나선 RNA(dsRNA)는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을 유발해 세포사멸 및 염증반응을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다. dsRNA의 과발현은 다양한 퇴행성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dsRNA의 조절은 건강한 세포를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세포에서 dsRNA를 생성하는 대표적인 기관은 세포에 에너지를 제공한다고 알려진 미토콘드리아다. 미토콘드리아는 자체 생산하는 dsRNA를 세포질로부터 분리해 dsRNA의 노출과 이에 따른 면역반응을 막는다. 하지만 자극 혹은 세포 스트레스에 의해 mt-dsRNA가 세포질에 노출되면 RNA가 면역반응 단백질에 의해 인지돼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팀은 골관절염에서 미토콘드리아의 손상과 원인을 알 수 없는 면역반응 단백질의 활성화가 관찰된다는 점에 착안해 mt-dsRNA가 골관절염 발병에서 중요한 기능을 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팀은 연골세포에서 구축한 골관절염 모사 환경에서 mt-dsRNA가 미토콘드리아 외부로 노출돼 선천성 면역반응 단백질에 의해 인지됨에 따라 면역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골관절염 환자들의 무릎 활막액 및 연골 조직과 골관절염 생쥐 모델의 연골에서도 mt-dsRNA가 유의미하게 증가해 있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다른 관절 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과 통풍 환자들의 활막액과 비교했을 때 골관절염 환자들의 활막액에서 더 많은 양의 mt-dsRNA가 검출됐다. 또한 초기 골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연골에서 mt-dsRNA가 많이 증가했다. 따라서 연구팀은 골관절염을 특이적으로 조기진단 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로서 mt-dsRNA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골관절염의 전도유망한 치료법 중 하나인 자가포식(Autophagy)의 치료 메커니즘에서 mt-dsRNA의 역할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자가포식이 세포질에서 mt-dsRNA를 제거함으로써 골관절염의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골관절염 치료를 위한 신개념의 표적 물질로서 mt-dsRNA을 제시했다.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포 수준의 골관절염 모사 환경에서 mt-dsRNA의 기능 규명을 넘어서 실제 골관절염 생쥐 모델의 연골 및 환자의 인체유래물에서 mt-dsRNA의 특이적인 발현 증가를 검증했다ˮ면서 "골관절염처럼 미토콘드리아 손상이 관찰되는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퇴행성 질환의 발병 메커니즘 분석에 mt-dsRNA를 활용한다면 효과적인 치료전략을 마련하는데 유용할 것ˮ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지원사업과 박사과정생 연구장려금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2022.08.31
조회수 116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