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병 맞춤형 치료 가능성 열었다
유명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도 앓았던 것으로 알려진 ‘조울병’(양극성 장애, Bipolar Disorder)은 조증과 우울증이 반복되는 뇌 질환이다. 이 병은 전 세계 인구의 약 1~2%가 앓고 있으며, 극단적 선택의 위험이 일반인보다 10~30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환자마다 대표 치료제인 ‘리튬(lithium)’에 대한 반응이 크게 달라 맞춤형 치료법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우리 대학 연구진이 리튬 반응성 차이를 규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환자 맞춤형 치료제 개발과 신약 개발 플랫폼 활용 가능성을 새롭게 제시했다.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한진주 교수 연구팀이 리튬 반응성에 따른 성상세포(astrocyte)의 대사 차이를 최초로 규명하고, 이를 토대로 조울병의 맞춤형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10일 밝혔다.
성상세포는 뇌에 존재하는 별모양을 한 세포로, 신경세포에 영양을 공급하고 뇌 환경을 유지하는 ‘신경세포의 조력자’역할을 한다.
한진주 교수 연구팀은 기존의 신경세포 중심 연구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뇌 세포의 절반을 차지하는 성상세포에 주목해, 이 세포가 양극성 장애의 대사 조절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환자의 세포로부터 제작한 줄기세포(iPSC)를 성상세포로 분화(줄기세포가 특정 기능을 가진 세포로 성장·특화되는 과정) 시킨 뒤 관찰했다. 그 결과, 리튬에 반응하는지 여부에 따라 세포의 에너지 대사 방식이 크게 달라지는 것이 확인됐다.
리튬 반응이 없는 경우, 세포 안에 지질 방울(lipid droplet, 아주 작은 지방저장소)가 과도하게 쌓이고, 미토콘드리아(세포의 발전소) 기능이 떨어지며, 포도당 분해 과정이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젖산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는 등 뚜렷한 대사 이상이 나타났다.
특히 리튬 반응 환자의 성상세포는 리튬 처리 시 지질 방울이 감소했으나, 비반응 환자에서는 개선 효과가 없었다. 더불어 환자 유형에 따라 성상세포가 생성하는 대사 산물에도 뚜렷한 차이가 확인되었다. 즉, 리튬 반응에 따라 세포의 에너지 공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대체 경로를 과도하게 활용하면서 부산물이 쌓이는 현상이 확인된 것이다.
특히 이번 성과는 양극성 장애(조울병)에서 성상세포가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는 점을 입증한 것으로, 리튬 반응성 차이를 설명하고 환자별 맞춤 치료 전략의 길을 연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한진주 교수는 “성상세포를 표적으로 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가능해져, 기존 약물에 반응하지 못하던 환자들에게도 더 나은 치료 전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신경정신질환 분야 세계적인 학술지인 몰레큘라 사이카이트리 (Molecular Psychiatry) 온라인판에 8월 22일자로 게재되었다.
※ 논문명: Differential effects of lithium on metabolic dysfunctions in astrocytes derived from bipolar disorder patients DOI: https://doi.org/10.1038/s41380-025-03176-w
※ 저자 정보: 의과학대학원 백규현, 김다연, 손그림, 도현수 박사(KAIST, 공동 제1 저자) 및 한진주 (KAIST, 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실리콘 한계 넘는 양극성 반도체 소자 개발
차세대 2차원 층상구조 나노소재로 주목받는 인듐 셀레나이드(InSe)는 실리콘 반도체보다 전자 이동도가 뛰어나고 포화 속도가 두 배 이상 빠른 장점을 가지지만, 주로 N형 반도체로만 사용되어 왔다. 우리 연구진이 이를 극복하고 N형 및 P형, 양극에 우수한 성능을 제공하는 인듐 셀레나이드 기반 기술을 개발하여 차세대 전자 소자의 설계 및 상용화 가능성을 크게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이가영 교수 연구팀이 나노 반도체 인듐 셀레나이드(InSe)* 기반 혁신적인 양극성 다기능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인듐 셀레나이드(InSe): 인듐과 셀레늄으로 이루어진 무기 화합물 반도체로 2차원 층간 결합을 이루고 있음
인듐 셀레나이드는 N형 반도체로만 사용되어 왔는데, 이는 P형 반도체 및 상보적 회로 구현에 필요한 양(P) 전하를 띄는 정공*을 유도하기 어렵다는 문제 때문으로 이는 상용화의 큰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정공: P형 트랜지스터 구현에 필요한 양 전하를 띠는 입자
이가영 교수 연구팀은 정공 유도를 위해 추가적인 공정이나 다른 물질을 접목하는 다양한 시도에도 해결되지 못했던 문제점을 새로운 소자 구조 설계를 통해 해결했다. 이번에 공개된 양극성 반도체 소자는 N형과 P형 트랜지스터에 모두 적용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인듐 셀레나이드 하부에 전극을 배치하고 금속-반도체 접합 특성을 개선함으로써, 전자와 정공이 선택적으로 흐를 수 있는 양극성 특성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N형 및 P형 전류 꺼짐/켜짐 비가 모두 109(10억) 이상에 달하는 우수한 성능을 기록했다. 실리콘 반도체 소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108 이하 꺼짐/켜짐 비의 단극성 구동을 띄며, N형과 P형 구동이 동시에 가능한 양극성 2차원 반도체*의 경우도 N형과 P형 꺼짐/켜짐 비가 동시에 108 이상인 경우는 없었다.
*2차원 반도체: 2차원 방향으로만 강한 원자 결합을 이루며 수직 방향으로는 층상구조를 가져 층상구조 반도체라고 불리기도 함
이가영 교수는 “다기능 소자들은 일반적으로 복잡한 공정 과정과 구조를 요구해 제작과 집적에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간단한 부분 게이트 구조를 도입해 하나의 소자에서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다기능 소자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 기술은 공정 효율성을 높이고 회로 설계 유연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연구는 인듐 셀레나이드를 기반으로 한 P형 응용 가능성을 새롭게 밝혔으며, 궁극적으로는 상보적 다기능 시스템으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전기및전자공학부 김민수 석박통합과정, 염동주 석사과정, 석용욱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나노 물리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2024년 12월 18일 출판됐으며 동시에 저널 표지 논문으로 채택됐다. (논문명: Superior P-Type Switching in InSe Nanosheets for Complementary Multifunctional Systems, https://doi.org/10.1021/acs.nanolett.4c04624)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 한국연구재단 우수연구사업, KAIST 도약연구(UP) 사업, 그리고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차세대 2차원 반도체 다기능 전자 소자 개발
공급 전압에 의한 2차원 반도체의 극성 전환을 이용해 새로운 전자 소자로의 응용이 보고된 바 있으나, 모두 누설 전류가 크거나 낮은 전류점멸비로 인해 실제 집적 회로(IC)칩에서 사용하기 어려웠다. 우리 대학 연구팀은 다기능 전자 소자를 통해 프로그램 및 기능성 변환이 가능한 회로 구현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IC칩에서의 2차원 반도체의 활용성을 확장하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이가영 교수 연구팀이 양극성 반도체 특성을 가진 2차원 나노 반도체 기반의 다기능 전자 소자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다기능 전자 소자란 기존 트랜지스터와 달리 전압에 따라 기능을 변환할 수 있는 소자로, 연구팀의 소자는 양극성 트랜지스터, N형 트랜지스터, 다이오드, 항복 다이오드 그리고 광 감지 소자로 변환 가능하여 폭 넓은 사용이 가능하다.
기존 실리콘 반도체보다 성능이 뛰어난 이황화 몰리브덴(MoS2)는 층상 구조의 2차원 반도체 나노 소재로, 전자가 흐르는 N형 반도체 특성을 가지면서 대기에서 안정적이다. 또한, 기존 실리콘 반도체가 미세화될수록 성능 저하에 취약함에 반해, 이황화 몰리브덴은 관련 문제가 적어 차세대 반도체로서 학계뿐만 아니라 삼성, TSMC, 인텔과 같은 산업계에서의 연구도 활발하다.
그러나 상보적 금속산화막 반도체(CMOS) 구현을 위해서는 음(N) 전하를 띄는 전자뿐만 아니라 양(P) 전하를 띄는 정공 유도도 필요한 데, 이황화 몰리브덴에서는 정공 유도가 어려웠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황화 몰리브덴에 추가적인 공정을 도입하거나 다른 P형 물질을 사용하는 방법이 시도됐으나, 공정 난이도가 높다. 이러한 문제점은 현재까지도 이황화 몰리브덴을 상용화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가영 교수 연구팀은 채널 하부에 전극을 배치하고 금속/반도체 접합 특성을 개선해 전자와 정공 모두 선택적으로 흐를 수 있는 양극성 특성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전류의 점멸 비율을 대폭 높일 뿐만 아니라, 양극성 트랜지스터, N형 트랜지스터, 다이오드, 항복 다이오드 그리고 광감지 소자로 다기능 변조 동작이 가능한 이황화 몰리브덴 전자 소자를 개발했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집적도가 개선된 논리 연산이 가능함도 보였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송준기, 이수연 학생은 “기존 실리콘 금속산화막 반도체(CMOS) 공정 호환성이 높은 공정 과정을 통해 차세대 2차원 반도체의 다양한 기능을 구현했다”며 “IC칩에서 이황화 몰리브덴의 전자소자로의 활용성 및 실용성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가영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전자 소자는 주어진 전압 특성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각 기능의 성능이 우수하다”며 “서로 다른 기능의 소자들은 대개 구조와 공정 방법들이 달라 함께 집적시 공정 난이도가 높고 회로 도면 변화에 따른 공정 전환이 까다롭다. 반면, 이번에 개발한 신개념 소자는 하나의 소자에서 다기능을 할 수 있어서 현재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맞춤형 반도체의 제작 및 공정 전환을 용이하게 할 것이다. 목적에 따라 회로 자체의 기능성을 변환할 수 있어 단일 칩 시스템의 소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송준기 석박통합과정 학생과 이수연 석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나노과학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 `ACS Nano'에 2024년 1월 26일 온라인판에 출판됐다. (논문명 : Drain-induced multifunctional ambipolar electronics based on junctionless MoS2)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 및 BK21, KAIST의 C2 사업, 그리고 LX 세미콘-KAIST 미래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