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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대신 ‘칩’이 먼저 항암제 맞아본다…뇌종양 맞춤치료 가능성 열어
같은 뇌종양에 같은 항암제를 써도 환자마다 효과는 다를 수 있다. 앞으로는 환자에게 항암제를 투여하기 전, 환자의 종양 환경을 재현한 ‘칩’에서 먼저 약효를 확인해보는 시대가 열릴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환자의 종양세포와 뇌혈관 환경을 칩에 구현해 환자별 치료 반응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환자 맞춤형 뇌종양 치료와 신약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안송이 교수팀이 성균관대학교(총장 유지범) 안중호 교수팀, 분당차병원(원장 윤상욱) 임재준 교수, 차의과학대학교(총장 차원태) 강윤정 교수팀과 함께 교모세포종 환자의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환자 맞춤형 혈액-뇌종양 장벽(Blood-Brain Tumor Barrier, BBTB) 칩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교모세포종은 가장 치명적인 악성 뇌종양 중 하나다. 암세포가 정상 뇌조직으로 빠르게 퍼지는 데다 종양의 특성도 환자마다 달라 치료가 어렵다.
특히 뇌에는 혈액 속 해로운 물질이 뇌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혈액-뇌 장벽’이 있다. 하지만 이 장벽은 치료에 필요한 항암제가 뇌종양까지 충분히 도달하는 것도 방해한다. 교모세포종이 생기면 종양 주변의 혈관장벽 역시 변하는데, 그 정도와 특성이 환자마다 다르다. 같은 치료제를 사용해도 환자마다 효과가 달라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기존에는 교모세포종 환자의 치료 반응을 예측하기 위해 종양의 유전자나 바이오마커를 주로 활용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만으로는 환자마다 다른 종양 주변 혈관 환경과 실제 약물 반응까지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자의 종양뿐 아니라 항암제가 종양까지 도달하는 ‘길’인 혈관장벽까지 함께 칩 위에 구현했다.
환자에게서 얻은 교모세포종 세포와 뇌혈관 내피세포, 별아교세포를 작은 미세유체 칩 안에서 함께 배양해 실제 종양과 정상 뇌조직이 맞닿는 경계 부위와 유사한 환경을 만들었다. 혈관 주변 세포와 면역세포도 추가할 수 있도록 설계해 실제 사람의 뇌종양 주변 혈관 환경을 보다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교모세포종 환자 3명의 종양세포로 각각의 환자를 모사한 혈액-뇌종양 장벽 칩을 제작했다. 이어 교모세포종 치료에 사용되는 테모졸로마이드(TMZ)와 베바시주맙(BEV)을 적용해 환자별 치료 반응을 비교했다. 테모졸로마이드는 암세포 자체를 공격하는 항암제인 반면, 베바시주맙은 암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표적치료제다.
그 결과, 기존 유전자 검사에서는 비슷한 치료 반응이 예상됐던 환자들도 칩에서 나타난 혈관장벽의 특성과 치료제 반응은 서로 달랐다. 특히 칩에서 확인한 환자별 치료 반응은 실제 환자의 치료 경과와도 높은 수준으로 일치했다. 이는 유전자 정보가 비슷하더라도 환자의 종양 주변 혈관장벽 상태에 따라 치료 반응이 달라질 수 있으며, 이를 환자 맞춤형 칩을 통해 확인할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암세포가 이 약에 반응하는가’를 넘어 ‘이 환자의 종양 환경에서 이 치료가 실제로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함께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예측 성능과 재현성이 검증된다면, 환자의 종양세포로 만든 칩에 여러 치료제를 먼저 적용해보고 효과가 높은 치료 전략을 선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환자가 여러 치료법을 직접 경험한 뒤 효과를 확인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환자 대신 칩에서 치료 반응을 먼저 살펴보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맞춤형 치료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신약 개발에도 활용 가능성이 있다. 뇌종양 치료제는 암세포에 대한 효과뿐 아니라 뇌종양 주변의 혈관장벽 환경에서 제대로 작용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플랫폼을 활용하면 실제 환자의 종양과 혈관장벽을 모사한 환경에서 신약 후보물질의 효과를 평가하고, 어떤 환자에게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지 탐색하는 전임상 평가에도 활용할 수 있다.
안송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환자 유래 종양세포와 혈액-뇌종양 장벽을 함께 재현함으로써 환자마다 다른 치료 반응을 실제와 가깝게 평가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보다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검증해 교모세포종 환자의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과 신약 개발을 위한 전임상 평가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기계공학과 류민수 박사과정과 성균관대학교 이가은 박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나노 분야 국제학술지 ‘Small’에 2026년 6월 27일 게재됐으며, 연구의 우수성과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해당 학술지의 Front Cover로 선정됐다.
※ 논문명: Human Blood-Brain Tumor Barrier on a Chip to Investigate Personalized Treatment for Glioblastoma Patients, DOI: 10.1002/smll.202506712
한편, 이번 연구는 보스턴코리아혁신연구지원(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 RS-2024 -00468873)과 신진연구지원사업(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RS-2026-25487930)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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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 말라가게 하는 '악액질' 잡았다
"잘 먹는데도 계속 살이 빠집니다.” 암 환자의 몸을 서서히 말라가게 하는 치명적인 합병증‘암 악액질(Cancer-associated cachexia)'을 막을 새로운 길이 열렸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뇌의 신호를 차단해 근육 손실을 막고 생존기간을 늘릴 수 있는 RNA 치료 전략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의과학대학원 송민호 교수와 김진국 교수 공동연구팀과 교원창업기업 (주)토르 테라퓨틱스(THOR Therapeutics, 대표 송민호)가 공동연구를 통해 이 뇌에서 식욕과 에너지 소비를 조절하는 핵심 단백질인 GFRAL의 작동을 억제해 암 악액질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원리를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암 악액질은 전체 암 환자의 50~80%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암세포가 몸의 대사를 교란하면서 음식을 충분히 먹어도 체중과 근육이 계속 줄고 극심한 쇠약을 겪게 된다. 이 때문에 항암 치료 효과가 떨어지고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아 생존율까지 낮아지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재 치료제는 식욕을 일시적으로 높이는 수준에 머물러 근육 손실과 대사 이상을 근본적으로 막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암 악액질의 원인이 몸이 아닌 뇌에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암세포가 분비하는 GDF15(Growth Differentiation Factor 15, 암이 진행될 때 많이 분비되는 신호 단백질)가 뇌간의 GFRAL(세포가 신호를 받아들이는 단백질)과 결합하면‘먹지 말고 몸에 저장된 근육과 지방을 쓰라’는 신호가 전달돼 몸이 점점 쇠약해진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이를 막기 위해 연구팀은 김진국 교수 연구팀과 함께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 특정 유전자의 작동을 선택적으로 막는 RNA 기반 유전자 치료 기술)를 이용해 GFRAL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하는 치료제를 개발했다.
쉽게 말해 암세포가 보내는‘몸을 말라가게 하라'는 명령을 받는 스위치를 꺼버린 것이다. 이 치료제는 RNA(유전정보를 단백질로 만드는 중간 전달물질) 단계에서 GFRAL 생성을 막아 암 악액질을 일으키는 신호 자체를 차단한다.
연구팀은 이미 암 악액질이 진행 중인 실험쥐에 이 치료제를 투여했다. 그 결과 근육과 지방 손실이 크게 줄고 무너졌던 대사 기능이 회복됐다. 특히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뒤 치료를 시작했음에도 연구 종료 시점(약 50일) 기준 생존율은 비투여군 20%, Gfral ASO 투여군 90%로 큰 차이를 보여 암 악액질 치료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식욕만 높이는 기존 치료와 달리 몸을 말라가게 만드는 신호 자체를 차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근육 손실과 대사 이상을 함께 개선했으며, 앞으로 기존 항암 치료와 병행해 암 환자의 삶의 질은 물론 치료 효과와 생존율까지 높일 수 있는 차세대 항암 보조 치료 전략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송민호 교수는 "기존 치료제가 식욕을 일시적으로 높이는 데 그쳤다면 이번 연구는 뇌간의 핵심 수용체를 RNA 수준에서 직접 표적해 암 악액질의 근본 원인을 억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후속 비임상 연구와 약물 생산·품질관리 체계를 차질 없이 진행해 2030년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개발에 착수하고, 암 환자의 삶의 질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치료제로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의과학대학원 홍현정 박사, (주)토르 테라퓨틱스 이민희 박사, 의과학대학원 박민성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송민호 교수와 김진국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 메디신(Cell Reports Medicine)’에 7월 27일 게재되었다.
※ 논문명: Therapeutic Gfral silencing via antisense oligonucleotides ameliorates cancer-associated cachexia and extends survival in tumor-bearing mice DOI : https://doi.org/10.1016/j.xcrm.2026.102939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이공분야 학술연구지원사업,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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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 스스로 ‘여기 있다’ 알리게 한다...면역·유전자 치료 한 번에
암세포는 면역세포의 눈을 피해 숨어 살아남는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암세포가 스스로 ‘여기 있다’는 위험 신호를 보내 면역세포의 공격을 유도하고, 동시에 유전자 치료제까지 전달하는 새로운 항암 플랫폼을 개발했다. 면역항암과 유전자 치료를 하나의 나노입자로 구현한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천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 내부에 강한 스트레스를 일으켜 면역원성 세포사멸을 유도하고, 다양한 유전자 치료제를 세포 안까지 전달하는 ‘나선형 폴리펩타이드 나노입자’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면역원성 세포사멸은 암세포가 죽으면서 주변 면역세포에 위험 신호를 보내 공격을 유도하는 현상이다. 폴리펩타이드는 아미노산이 길게 연결된 고분자 물질을 뜻한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는 바이러스나 세균 같은 외부 침입자는 효과적으로 제거하지만, 암세포는 다양한 면역 회피 전략을 이용해 면역세포의 감시를 피한다. 이 때문에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현상은 항암 치료의 가장 큰 한계 가운데 하나였다.
최근에는 나노입자를 이용해 암세포에 약물과 유전자를 전달하고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나노소재의 어떤 특성이 세포에 스트레스를 유도하고 항암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다양한 나노입자를 비교·분석한 결과, 나노소재의 성분뿐 아니라 나선형으로 감긴 모양이 치료 효과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양전하를 띠는 4차 아민(세포막과 잘 결합하는 화학 구조)과 나선형 구조가 결합하면 마치 나사처럼 세포막을 파고들어 암세포 내부까지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반면 같은 성분이라도 나선형으로 감기지 않은 입자는 세포 안으로 거의 들어가지 못했고, 면역반응도 유도하지 못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선형 나노입자는 일반 세포보다 막의 전기적 특성이 다른 암세포를 우선적으로 찾아 침투한다. 이후 세포의 발전소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와 여러 세포 소기관의 막을 교란해 암세포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가한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암세포는 죽어가면서 ‘여기 위험한 세포가 있다’는 구조 신호인 손상 연관 분자 패턴(DAMPs, Damage-Associated Molecular Patterns)을 주변으로 방출한다. 이를 감지한 면역세포는 그동안 숨어 있던 암세포를 적으로 인식하고 공격을 시작한다. 즉, 암세포가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면역세포에 알리도록 만든 것이다.
이번 나노입자는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데 그치지 않고 유전자 치료제를 실어 나르는 운반체 역할도 수행했다. 일반적으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 정보)과 작은 간섭 리보핵산(siRNA,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유전 물질)은 세포 안으로 전달하기 어렵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입자는 이를 세포질까지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연구팀은 여기에 구아니디늄(Guanidinium, 유전자와 강하게 결합하는 화학 작용기)을 최적의 비율로 도입해 혈액 속에서도 입자가 쉽게 분해되지 않으면서 유전자 치료제를 안정적으로 운반하도록 설계했다.
연구팀은 흑색종과 대장암 생쥐 모델에서 면역 회피 단백질인 PD-L1(Programmed Death-Ligand 1)을 억제하는 siRNA를 나선형 나노입자에 탑재해 투여했다. 그 결과 종양 성장이 약 70~80% 억제됐으며,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세포독성 T세포도 종양 내부로 많이 침투해 항암 면역반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유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나노소재가 단순히 치료제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암세포가 스스로 면역반응을 일으키도록 만드는 새로운 항암 플랫폼을 제시했다”며 "면역항암과 유전자 치료를 결합한 차세대 치료기술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1저자인 이수삼 박사는 "나노소재의 성분뿐 아니라 나선형 구조 자체가 치료 효과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임을 규명했다”며 "이번 연구가 차세대 면역항암 나노소재 설계의 새로운 기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수삼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바이오소재 분야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터리얼즈(Biomaterials)에 2026년 5월 28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Helical quaternary amine polypeptide programs membrane stress to drive immunogenic cell death and cytosolic gene delivery for cancer immunotherapy, DOI: 10.1016/j.biomaterials.2026.124337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의 중견연구지원사업,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의 의과학자해외연수사업, 교육부의 기초과학연구역량강화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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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성장 신호 켜지는 ‘스위치’ 찾았다...차세대 항암 표적 제시
세포에도 ‘성장 스위치’가 있다. 우리 몸의 세포는 아미노산 등 영양분이 충분할 때 이 스위치를 켜 성장한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정상세포와 암세포에서 영양 신호가 이 성장 스위치를 켜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암세포의 비정상적인 성장 신호를 차단하는 차세대 항암 치료법 개발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화학과 박희성·강진영 교수 연구팀이 연세대학교(총장 윤동섭) 김성훈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세포가 영양 상태를 감지해 성장 신호를 활성화하는 핵심 원리를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우리 몸의 세포는 주변에 아미노산(단백질을 만드는 기본 재료)과 같은 영양분이 충분한지 끊임없이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성장과 단백질 합성, 에너지 사용을 조절한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세포의 ‘성장 스위치' 역할을 하는 단백질 복합체 mTORC1(mammalian Target of Rapamycin Complex 1)이다.
mTORC1은 영양분과 에너지가 충분할 때 세포의 성장과 단백질 합성, 대사를 촉진한다. 그러나 mTORC1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세포가 필요 이상으로 성장하고 증식할 수 있으며, 실제로 여러 암에서 이러한 비정상적인 활성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mTORC1은 오랫동안 항암제 개발의 주요 표적으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세포가 외부의 영양 신호를 어떻게 감지하고, 이를 mTORC1 활성화로 연결하는지는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먼저 단백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여러 효소가 모여 있는 복합체인 MSC(다중 아미노아실-tRNA 합성효소 복합체, Multi-tRNA Synthetase Complex)에 주목했다. 그동안 MSC는 단백질 합성을 돕는 역할만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세포 안의 영양 상태를 감지해 성장 신호를 전달하는 핵심 허브 역할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핵심은 MSC 안에 있는 LARS1이라는 단백질이었다. LARS1은 류신이라는 아미노산을 인식하는 효소로, 세포에 영양분이 충분하다는 신호를 받으면‘인산화'라는 변화를 겪는다. 인산화는 단백질에 작은 화학 표지가 붙어 기능이나 결합 상태가 달라지는 과정이다.
이를 비유하면, MSC는 여러 단백질이 모여 대기하는‘관제센터'이고, LARS1은 성장 스위치를 켜기 위해 밖으로 나가는 ‘신호 전달 요원'과 같다. 세포에 영양분이 충분해지면 LARS1에 인산화라는 ‘출동 신호'가 전달되고, 이를 받은 LARS1은 함께 붙어 있던 IARS1(아이소류신을 인식하는 단백질 합성 효소)과 분리돼 MSC 밖으로 이동한다. 이후 세포의 성장 스위치인 mTORC1을 활성화한다.
즉, 영양분이 부족할 때는 LARS1이 MSC 안에 묶여 있어 성장 신호가 켜지지 않지만, 영양분이 충분해지면 LARS1이 MSC에서 빠져나와 mTORC1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극저온 전자현미경(Cryo-EM)을 사용했다. 극저온 전자현미경은 단백질을 매우 낮은 온도에서 얼린 뒤 입체 구조를 정밀하게 관찰하는 장비다. 이를 통해 LARS1과 IARS1이 어떻게 결합해 있는지를 원자 수준에 가깝게 분석했다.
그 결과, 평소에는 LARS1과 IARS1이 단단히 결합해 있지만, 영양 신호를 받아 LARS1이 인산화되면 두 단백질의 결합이 느슨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LARS1이 MSC에서 분리돼 mTORC1을 활성화하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LARS1이 인산화된 상태와 비슷하게 만든 변이 단백질도 제작했다. 그 결과 mTORC1의 활성이 크게 증가했다. 이를 통해 LARS1의 인산화가 영양 신호를 세포 성장 신호로 바꾸는 핵심‘분자 스위치'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세포가 아미노산 같은 영양분을 감지한 뒤 성장 스위치를 켜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혔다는 데 있다. 특히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MSC가 영양 신호를 받으면 구성 단백질인 LARS1을 방출하고, 이 단백질이 세포의 성장 신호를 활성화하는 원리를 규명했다.
현재 일부 항암제는 세포의 성장 스위치인 mTORC1을 직접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mTORC1은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 세포의 성장과 대사에도 필요해, 직접 억제할 경우 정상 세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LARS1을 인산화시키는 효소와 그 조절 과정을 추가로 밝혀내면, mTORC1 자체를 직접 막는 대신 성장 신호가 시작되는 앞단을 보다 정밀하게 차단하는 새로운 항암 치료 전략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진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영양 신호가 세포의 성장 신호로 전환되는 과정을 구조적으로 확인했다”며 "앞으로 암세포에서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성장 신호를 보다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치료 전략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희성 교수는 "세포가 영양 상태를 감지해 성장 신호를 활성화하는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한 연구”라며 "MSC를 통해 성장 신호를 조절하는 새로운 분자 스위치를 밝혀냄으로써 차세대 항암제 개발을 위한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KAIST 화학과 김유진 박사가 제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 (Nature Communications)’에 6월 11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Cryo-EM structure of the LARS1:IARS1 complex reveals a nutrient-response switch controlling mTORC1 signaling, https://doi.org/10.1038/s41467-026-74085-x
한편, 이번 연구는 중견연구지원사업, 미래의료혁신대응기술개발사업(과기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202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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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에 암 찾아내는 ‘눈’ 달아...세포 속 암 돌연변이 겨냥한다
항체는 암세포를 찾아 공격하는‘유도 미사일'이지만, 세포 속 암 돌연변이는 닿지 못하는‘치료의 사각지대'였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컴퓨터로 설계한 새로운 항체로 세포 내부 암 돌연변이까지 정밀하게 겨냥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항체 치료의 한계를 넘어 난치성 암을 겨냥한 차세대 정밀 치료의 새 길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생명과학과 오병하 교수 연구팀과 교원창업기업인 단백질 디자인 전문기업 ㈜테라자인(대표 오병하) 연구진이 공동으로 대표적인 암 유발 돌연변이인 KRAS(G12D)를 가진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인식하는 항체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컴퓨터 기반 계산적 항체 디자인 기술과 실험을 결합해 기존 방식으로는 개발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항체를 설계하고 질환 동물 모델에서 효능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KRAS(G12D)는 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조절하는 KRAS 단백질에 특정 돌연변이가 생긴 형태로, 췌장암과 대장암, 폐암 등에서 흔히 발견되는 대표적인 암 유발 돌연변이다. 하지만 KRAS 단백질은 세포 내부에 존재해 기존 항체 치료제로는 직접 표적하기 어려워 오랫동안‘치료 불가능한 표적(Undruggable Target)'으로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세포가 오래되거나 손상된 단백질을 자연스럽게 잘게 분해하는 과정에 주목했다. 세포 안의 KRAS(G12D) 단백질도 이 과정에서 작은 단백질 조각(네오항원, Neoantigen·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구별하는 단서가 되는 단백질 조각)으로 만들어지고, 일부는 세포 표면으로 이동해 면역세포에 제시된다. 연구팀은 컴퓨터 기반 계산적 단백질 디자인 기술과 실험적 선별 과정을 결합해 이 암 돌연변이 조각만 정확하게 인식하는 TCR 유사(TCR-like) 항체를 개발했다.
TCR(T Cell Receptor, T세포 수용체)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인 T세포가 세포 표면에 제시된 단백질 조각을 읽고 암세포나 바이러스 감염 세포를 찾아내는‘감지기' 역할을 한다. 이번에 개발한 TCR 유사 항체는 항체에 T세포의‘눈'을 달아준 것과 같은 원리로, 기존 항체로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세포 내부 암 돌연변이의 흔적을 선택적으로 인식하도록 설계됐다.
실험 결과, 개발된 항체는 정상 세포나 다른 단백질에는 거의 반응하지 않고 KRAS(G12D) 돌연변이를 가진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를 면역치료에 적용한 결과 해당 돌연변이를 가진 암세포만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음도 입증했다. 이는 기존 항체 치료가 접근하지 못했던 세포 내부 암 유발 단백질까지 치료 대상으로 확장할 가능성을 제시한 성과로, KRAS뿐 아니라 다양한 암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차세대 정밀 항체 치료제 개발의 기반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병하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항체는 KRAS(G12D) 돌연변이를 가진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식별할 수 있어 정상 세포 손상을 최소화하는 정밀 항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계산적 항체 디자인 기술은 KRAS뿐 아니라 다양한 암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차세대 항체 치료제 개발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와 교신저자는 모두 KAIST 출신 연구진으로 구성됐다. ㈜테라자인 안상필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오병하 교수와 ㈜테라자인 정보성 연구소장이 공동 교신저자로 연구를 총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전자 및 세포 치료 분야의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몰레큘러 테라피(Molecular Therapy)' 온라인판에 6월 3일 게재됐다.
※ 논문명 : Discovery of TCR-like antibodies to the KRAS G12D neoantigen via in silico-in vitro workflow, DOI: https://doi.org/10.1016/j.ymthe.2026.05.032
한편 이번 연구는 ㈜테라자인과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산하 한국신약개발지원센터와의 협업으로 수행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학연계 신약개발지원사업과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202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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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한 번으로 대장암 재발·전이 더 정확히 예측한다
혈액 한 번의 검사만으로 대장암 환자의 재발과 전이 위험을 기존보다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우리 대학 공동연구팀은 대장암이 진행될수록 혈액 속 대사물질들의 연결 구조, 이른바 ‘대사의 지도’가 체계적으로 재편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또한 이 변화를 활용해 기존 혈액검사보다 대장암 환자의 재발과 전이 위험을 더 정확하게 예측하는 새로운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의과학대학원 이지민 교수와 화학과 김현우 교수 공동 연구팀이 강남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혈청 순환 아미노산(Circulating Amino Acids, 혈액 속을 순환하며 몸의 대사 상태를 반영하는 아미노산) 네트워크를 분석하는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대장암이 진행될수록 몸 전체의 대사 체계가 재편된다는 사실을 규명하고, 환자의 재발과 전이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 전략을 제시했다.
암세포는 성장과 증식을 위해 많은 영양소를 필요로 한다. 그중 아미노산은 단백질을 만드는 재료일 뿐 아니라 에너지를 생산하고 DNA를 합성하는 등 암세포의 생존과 증식에 필수적인 물질이다. 특히 대장암은 이러한 아미노산 대사가 크게 변화하는 대표적인 암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변화는 종양 조직에만 머무르지 않고 혈액 속에도 나타난다. 따라서 혈액 속 아미노산은 몸 전체의 대사 상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대사 바이오마커(Biomarker, 생체지표) 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개별 아미노산의 농도가 얼마나 변하는지를 분석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아미노산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고 함께 변화하는지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소량의 혈청만으로 18종의 순환 아미노산을 동시에 정밀 분석할 수 있는 19F NMR(Fluorine Nuclear Magnetic Resonance, 불소 핵자기공명 분광법) 기술을 적용했다. 이어 각 아미노산의 농도뿐 아니라 서로의 연결 관계를 네트워크 형태로 분석한 결과, 대장암이 진행될수록 혈액 속 아미노산 네트워크가 단계적으로 재편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이러한 변화는 암이 성장하면서 몸 전체의 대사 체계를 새롭게 바꾸는 전신 대사 재프로그래밍(Systemic Metabolic Reprogramming, 암의 성장에 맞춰 몸 전체의 대사 체계가 다시 구성되는 현상)을 반영하는 핵심 특징으로 분석됐다.
특히 대장암이 진행될수록 근육과 에너지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발린과 류신 등 분지사슬아미노산(BCAA, Branched-Chain Amino Acids)의 비율은 감소한 반면, 암세포가 DNA를 만들고 빠르게 증식하는 데 필요한 글리신과 세린의 비율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암이 자라면서 몸 전체의 아미노산 사용 방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글리신이었다. 암세포가 활발하게 사용하는 아미노산으로 알려져 있어 혈액에서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상대적 비중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글리신을 중심으로 새로운 상호작용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것도 확인했으며, 이는 대장암이 진행될수록 몸 전체의 대사 체계가 새롭게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어 아미노산 네트워크 분석에서 얻은 연결 정보를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컴퓨터가 데이터를 학습해 스스로 예측하는 인공지능 기술) 모델에 적용해 대장암 환자의 재발과 전이 위험을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분석 방법은 현재 병원에서 대장암 환자의 경과를 살필 때 널리 사용하는 혈액검사 지표인 암배아성항원(CEA, Carcinoembryonic Antigen)보다 재발과 전이 위험을 더 정확하게 예측했다. 또한 혈액 속 개별 아미노산의 양만 분석하는 기존 방법보다도 높은 예측 정확도를 보였다.
이는 혈액 속 아미노산의‘양'만 보는 기존 분석을 넘어 아미노산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고 변화하는지를 함께 분석해야 암의 진행 상태를 더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혈액 속 아미노산 간 상호작용 네트워크, 이른바‘대사의 지도'를 새로운 혈액 기반 대사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지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혈액 속 개별 아미노산의 농도가 아니라 아미노산 간 연결 구조를 함께 분석해 대장암이 몸 전체의 대사 체계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처음 규명했다”며 "앞으로 혈액검사만으로 대장암 환자의 재발 위험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새로운 정밀의료 기술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KAIST 연구처‘석·박사 모험연구사업'에서 시작됐다. 의과학과 화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들이‘혈액 속 아미노산 네트워크를 이용해 암을 분석해 보자'는 융합 아이디어를 공동으로 제안했고, 이 아이디어가 연구과제로 선정되면서 세계적 연구성과로 이어졌다. 학생 주도의 융합 연구가 세계 수준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사례다.
배충식 KAIST 총장은 "이번 연구는 학생들의 자유로운 발상과 학문 간 융합이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음을 보여준 KAIST다운 연구”라며 "KAIST는 앞으로도 학생과 연구자들이 학문 간 경계를 넘어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창의적인 융합 연구를 적극 지원해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혁신기술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의과학대학원 석·박사통합과정 이지연 학생과 화학과 박사후연구원 김주미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KAIST 이지민 교수와 김현우 교수, 서울아산병원 박은정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dvanced Science(Impact Factor=14.1)에 2026년 6월 9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Circulating Amino Acid Network Remodeling Reveals Systemic Metabolic Reprogramming Predictive of Colorectal Cancer Recurrence and Metastasis, DOI: 10.1002/advs.76044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SRC 뇌혈관장벽연구센터, 보스턴코리아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신약개발)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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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이 ‘혈관 발달 설계도’ 훔쳐 쓰는 원리 첫 규명
암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는 새로운 혈관의 생성을 막는 항암치료인 '항혈관신생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전략이 제시됐다. 한국 연구진은 종양이 정상 혈관을 만드는 '설계도'를 훔쳐 새로운 혈관을 만든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조절하는 핵심 단백질인 인테그린(Integrin)을 새로운 치료 표적으로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과학과 정인경 교수, 의과학대학원 이지민 교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장석복) 혈관 연구단 고규영 교수 공동 연구팀이 종양이 정상 혈관 발달 과정에서만 일시적으로 사용되는 유전자 프로그램을 다시 활성화해 혈관신생(종양에 필요한 새로운 혈관을 만드는 과정)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종양은 성장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얻고, 나아가 다른 조직으로 퍼지기 위해 주변에 새로운 혈관이 자라도록 유도한다. 이를 막기 위해 혈관신생 억제 치료제가 사용되고 있지만, 장기적인 치료 효과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이는 종양 혈관 세포가 주변 환경에 맞춰 성질을 쉽게 바꾸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이러한 변화가 어떻게 시작되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8종의 고형암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암의 종류와 관계없이 종양 혈관 세포에서 새로운 혈관을 자라게 하고 세포 주변 환경을 바꾸는 유전자들이 공통적으로 활발하게 작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러한 특징은 대장암을 비롯한 여러 암에서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또한 세포 하나하나에서 어떤 유전자가 작동하는지를 분석하는 단일세포 전사체(single-cell transcriptome)와 DNA 서열은 그대로 유지한 채 유전자 작동을 조절하는 정보를 분석하는 후성유전체(epigenome) 분석을 통해, 종양 혈관 세포의 유전자 조절 체계가 다시 바뀌면서 이러한 변화가 나타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그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인간 배아줄기세포(우리 몸의 다양한 세포로 자랄 수 있는 줄기세포)를 혈관 내피세포(혈관 안쪽을 이루는 세포)로 분화시켜 정상 혈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재현했다.
이어 정상 혈관이 발달하는 각 단계에서 어떤 유전자들이 작동하는지를 분석한 결과, 종양 혈관에서 활성화되는 유전자 프로그램은 정상 혈관이 완성되기 직전인 후기 전구체 단계(late progenitor stage, 성숙한 혈관 세포가 되기 직전 단계)에서만 잠시 나타나는 프로그램과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을 단일세포 후성유전체 및 3차원 게놈 분석을 통해 처음으로 확인했다.
이는 종양이 혈관신생을 위해 새로운 메커니즘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정상 혈관 발달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사용되는 유전자 프로그램을 다시 활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새로운 설계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예전에 사용했던 설계도를 다시 꺼내 사용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또한 연구팀은 종양미세환경(종양을 둘러싼 세포와 조직 환경)을 분석한 결과, 인테그린이 이러한 유전자 프로그램을 다시 활성화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 대장암 환자의 종양 혈관에서는 인테그린의 발현이 증가했으며, 이를 억제하자 이종이식 마우스 모델(사람의 암 조직을 이식한 실험용 생쥐)에서 종양 혈관 형성과 종양 성장도 함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인경 교수는 "이번 연구는 종양이 새로운 혈관을 만드는 방법을 새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정상 혈관이 만들어질 때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다시 이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성과가 기존 항혈관신생 치료(종양으로 자라는 새로운 혈관을 막는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거나 또는 종양혈관을 정상혈관으로 전환 시킬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박사후연구원 이정운 박사(현 하버드대학교 박사후연구원), 민선우 박사(현 충남대학교 교수), 추메이위(Mei-Yu Qiu) 박사, 박수찬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정인경 교수, 이지민 교수, 고규영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암연구학회(AACR)의 국제학술지 Cancer Research(IF=22.3)에 6월 8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A Co-opted Developmental Gene Regulatory Program in Endothelial Progenitors Promotes Tumor Angiogenic Phenotypes, DOI: 10.1158/0008-5472.CAN-25-5094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KAIST 이노코어(InnoCORE) 사업 및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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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속 지방산이 암세포 성장 억제하는 ‘천연 브레이크’였다
우리 몸속 단백질인 ‘엠토르(mTOR)’는 암세포에서 과도하게 활성화돼 세포 성장과 전이를 촉진한다. 한국 연구진은 식물성 기름 등에 풍부한 지방산이 체내에서 대사되며 생성되는 물질인 ‘13-HODE’가 엠토르에 직접 결합해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천연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 항암 치료 전략 개발 가능성을 제시한 성과다.
우리 대학은 생명과학과 김세윤 교수 연구팀이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약학대학 변영주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체내 지질 대사물질인 13-HODE(지방산이 대사되며 생성되는 지질 대사물질)가 암세포 성장의 핵심 조절 인자인 엠토르의 활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2일 밝혔다.
또한 이번 연구에는 KAIST 생명과학과 김미영 교수, 가천대학교(총장 이길여) 의과대학 오병철 교수,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약학대학 패트릭 윈트로드(Patrick Wintrode) 교수, 다니엘 데레지(Daniel Deredge) 교수 연구진이 공동연구로 참여하였다.
엠토르는 세포 성장과 에너지 사용을 조절하는 중요한 효소(생체 반응을 돕는 단백질)다. 하지만 암세포에서는 엠토르 활성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세포 증식과 전이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엠토르를 제어하기 위한 항암 치료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연구팀은 엠토르 단백질과 결합할 수 있는 물질들, 특히 우리 몸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천연 대사물질에 주목했다. 방대한 대사체 스크리닝(생체 내 대사물질을 대량 분석하는 기술)을 통해 발굴한 ‘13-HODE’ 라는 지방이 몸속에서 변하면서 생기는 지질 대사물질이 엠토르 단백질의 활성 부위에 직접 달라붙어 암세포에서의 작동을 멈추게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13-HODE(13-Hydroxyoctadecadienoic acid) 분자는 우리 몸에서 식물성 기름 등에 풍부한 리놀레산(필수 불포화지방산)이 체내에서 대사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ALOX15(지방산 산화 반응을 유도하는 효소)’가 리놀레산을 산화시키며 13-HODE를 만든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13-HODE가 암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는 단순한 수준을 넘어서, 엠토르 단백질과 물리적으로 직접 결합하여 그 기능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분자 기전(생체 내 작동 원리)을 규명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분자 결합 시뮬레이션(컴퓨터 기반 분자 상호작용 분석)과 질량분석(분자의 질량과 구조를 분석하는 기술) 등을 통해 검증했다.
연구팀은 유방암과 대장암 세포에서 13-HODE 농도가 매우 낮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는 13-HODE 생성에 필요한 ALOX15 효소의 발현(유전정보가 실제 단백질로 만들어지는 과정)이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ALOX15와 13-HODE의 생성을 증가시키면 엠토르 활성이 감소하고 암세포 성장도 억제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김세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체 내에서 생성되는 지방 대사물질이 암 성장 핵심 단백질인 엠토르를 직접 억제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혀낸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지방 대사를 활용한 새로운 항암 치료 전략뿐 아니라 염증과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엠토르 과활성을 조절하는 치료제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연구를 수행한 고려대학교 약학대학 변영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생명과학과 약학의 융합을 통해 단백질과 지방산 대사체의 상호작용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한 연구”라며 “향후 혁신 신약 개발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엠토르 연구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미국 일리노이대 지에 첸(Jie Chen) 교수는 저널 프리뷰를 통해 “암세포 제어의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한 탁월한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KAIST 생명과학과 박승주 박사, 김세라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하고 고려대학교 약학대학 변영주 교수, KAIST 생명과학과 김세윤 교수가 공동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셀 케미컬 바이올로지(Cell Chemical Biology)에 지난 5월 21일 게재되었다. 또한 연구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저널 5월호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되었다.
※논문 제목: Mechanism by which a linoleic acid metabolite suppresses cancer cell growth by inhibiting mTOR, DOI: https://doi.org/10.1016/j.chembiol.2026.04.004
※주저자 정보: 박승주 박사(KAIST, 제1저자), 김세라 박사과정 (KAIST, 제1저자), 변영주 교수(고려대학교 약학대학, 공동교신저자), 김세윤 교수(KAIST 생명과학과, 공동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중견연구지원사업,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실, 선도연구센터, KAIST 퀀텀+X 학제간 융합기술개발과제, KAIST 그랜드 챌린지 사업, 교육부 중점연구소 사업 지원등을 받아 수행됐다.
202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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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원하는 순간·위치에서 암 치료하는 ‘스마트 항체’ 개발
기존 CAR-T(환자 면역세포를 유전적으로 조작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만든 세포치료 기술) 치료는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면 즉시 공격해 정상세포까지 손상시키는 부작용 위험이 있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빛이나 화학 자극이 있을 때만 작동하는 스위치형 ‘스마트 항체’ 기술을 개발해, 원하는 순간과 위치에서만 면역세포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우리 대학은 생명과학과 허원도 석좌교수 연구팀이 빛과 화학 자극을 이용해 세포 밖 항원 인식을 제어할 수 있는 ‘엑스트라바디(Extrabody)’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통해 면역세포가 원하는 순간에만 서로 반응하고 작동하도록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항체를 두 조각으로 분리한 뒤, 외부 자극이 있을 때만 다시 결합하도록 설계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항체는 생성되자마자 항원에 결합하지만, 연구팀은 빛 또는 화학물질이 존재할 때만 두 항체 조각이 재결합해 항원을 인식하도록 구현했다.
즉, 단순히 항상 작동하는 기존 항체 시스템과 달리, 필요한 순간에만 선택적으로 작동하는 ‘온디맨드(on-demand·필요한 순간에만 활성화되는 방식) 항체 플랫폼’을 구현한 것이다.
연구팀은 빛에 반응하는 시스템과 화학물질에 반응하는 시스템을 각각 구축했으며, 형광 단백질뿐 아니라 암세포 표면에 많이 발현되는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HER2(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 단백질에도 적용 가능함을 확인했다.
실험 결과, 외부 자극이 있을 때만 항원 결합이 선택적으로 활성화됐으며, 다양한 항체 구조에서도 동일한 원리가 작동했다. 이는 엑스트라바디가 여러 표적과 항체 형태에 적용 가능한 모듈형 플랫폼(Modular platform·다양한 표적과 기능으로 확장 가능한 기술 구조)임을 보여준다.
또한 연구팀은 엑스트라바디가 단순한 항원 인식을 넘어 세포 간 상호작용까지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빛 자극이 있을 때만 세포끼리 접촉하고 항원을 전달하는 현상이 나타났으며, 자극이 없을 때는 이러한 반응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항원이 세포 내부로 전달되는 과정도 관찰돼, 향후 세포 간 정보 전달 연구에도 활용 가능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나아가 엑스트라바디를 합성수용체(synNotch·특정 신호를 받을 때만 세포 반응을 유도하도록 설계한 합성 생물학 기술) 및 CAR 시스템(면역세포가 특정 암세포를 인식·공격하도록 설계한 기술)에 적용했다. 그 결과 빛과 항원이 동시에 존재할 때만 세포 내부 신호가 활성화되는 ‘이중 잠금장치(double-gating·두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될 때만 작동하는 방식)’가 구현됐다.
이를 통해 유전자 발현, 사이토카인(Cytokine·면역세포 간 신호 전달에 사용되는 단백질) 분비, 면역세포 활성화 등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었으며, 실제 T세포 실험에서는 빛 자극이 있을 때만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현상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기존 CAR-T 세포치료에서 문제로 지적돼 온 비의도적 면역 활성화와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원도 석좌교수는 “이번 연구는 외부 자극을 이용해 세포 표적 인식을 원하는 시점과 위치에서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 기술”이라며 “향후 차세대 면역치료와 세포 기반 치료 기술의 안전성과 정밀도를 높이는 핵심 기반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생명과학과 권유리 박사와 유다슬이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셀 케미컬 바이올로지(Cell Chemical Biology) 온라인판에 5월 7일 게재됐다.
※ 논문명: An extracellular, optogenetic antibody platform for stimulus-gated antigen recognition and modulation of cell behavior, DOI: https://doi.org/10.1016/j.chembiol.2026.04.006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ASTRA 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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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저장·운송 한계 극복한다...KAIST, 차세대 암모니아 연료전지 개발
수소 저장·운송의 한계를 극복할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암모니아가 주목받는 가운데, 우리 대학과 공동 연구팀이 암모니아를 직접 연료로 사용하면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안정성을 구현한 연료전지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성과는 차세대 수소경제와 무탄소 발전 상용화를 앞당길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 배중면 교수는 한국세라믹기술원(KICET, 원장 윤종석) 신태호 박사,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원장 권이균) 노기민 박사 공동 연구팀과 함께, 암모니아 기반 프로토닉 세라믹 연료전지(PCFC, Protonic Ceramic Fuel Cell·수소 이온을 이동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차세대 고효율 연료전지)의 성능과 내구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암모니아는 액체 형태로 저장과 운송이 쉬워 차세대 수소 운반체(Energy Carrier·수소를 저장·운반하는 매개체)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질소(N)와 수소(H)로만 구성돼 있어 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CO₂)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대표적인 무탄소 연료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연료전지 내부에서 니켈 기반 소재를 손상시키고 반응 속도를 떨어뜨려 성능 저하와 수명 단축을 유발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원소를 혼합해 구조 안정성을 높이는 ‘고엔트로피(High-Entropy·여러 원소를 섞어 소재의 안정성과 성능을 높이는 설계 방식)’ 산화물 촉매와, 구동 과정에서 표면에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금속 나노입자(Nano Particle·나노미터 크기의 초미세 금속 입자)를 결합한 새로운 촉매 구조를 설계했다.
이 촉매는 암모니아 환경에서도 구조가 쉽게 무너지지 않을 뿐 아니라, 암모니아를 수소로 분해하는 반응을 효과적으로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밀도범함수이론(DFT, Density Functional Theory·원자 수준에서 반응 메커니즘을 계산하는 시뮬레이션 기법) 분석을 통해 고엔트로피 산화물 구조가 암모니아 분해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 장벽을 낮추고 금속 입자 형성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특히 촉매 표면에 스스로 형성된 금속 합금 나노입자는 단일 금속 촉매보다 훨씬 높은 촉매 활성을 보였다. 이를 적용한 연료전지는 700℃에서 단위면적(1㎠)당 2.04W의 최대 출력밀도를 기록했다. 이는 손톱 크기 면적에서 높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로, 수소 이온(Proton·양성자)을 이동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암모니아 기반 프로토닉 세라믹 연료전지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이다.
또한 600℃의 가혹한 환경에서도 255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기존 촉매에서 나타나던 성능 열화(시간이 지날수록 성능이 떨어지는 현상) 문제도 크게 개선했다.
이강택 교수는 “고엔트로피 산화물과 합금 나노입자의 시너지 구조를 통해 암모니아 연료전지의 성능과 내구성을 동시에 향상시켰다”며 “이번 연구는 암모니아 기반 무탄소 발전 기술과 차세대 수소 에너지 시스템 상용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기계공학과 김동연 박사, 한국세라믹기술원 박동재 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정인철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Nano-Micro Letters(IF: 36.3)에 4월 17일 게재됐다.
※ 논문명 : Entropy-Modulated Oxide–Metal Catalyst Architectures for Direct Ammonia Protonic Ceramic Fuel Cells, DOI :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007/s40820-026-02194-9
※ 논문명 : Entropy-Modulated Oxide–Metal Catalyst Architectures for Direct Ammonia Protonic Ceramic Fuel Cells, DOI :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007/s40820-026-02194-9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글로벌 기초연구실 지원사업, 과학기술원 InnoCORE 사업,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기본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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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 항암제 ‘두 얼굴의 단백질’ 규명..내성 극복 실마리
항암제가 암세포를 죽이는 진짜 이유가 밝혀졌다. 한국연구진은 표적항암제가 단순히 암 단백질을 막는 것이 아니라, 세포 내부의 ‘단백질 공장’을 멈춰 세우고 스스로 죽게 만든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 ‘자멸 과정’을 더 강하게 유도하면 약이 잘 듣지 않던 암세포도 다시 죽일 수 있어, 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두 얼굴의 단백질’이 약물 내성 환자 치료의 돌파구로 주목된다.
우리 대학은 생명과학과 임정훈 교수,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원장 송현)혈액암센터 김동욱 교수, UNIST(총장 박종래) 김홍태 교수 공동연구팀이 만성골수성백혈병 항암제의 반응을 조절하는 새로운 분자 기전을 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조혈모세포에 유전적 이상이 생겨 ‘BCR::ABL1’이라는 비정상 단백질이 만들어지면서 발생한다. 이 단백질은 세포에 지속적인 성장 신호를 보내 암세포를 계속 증식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억제하는 표적항암제가 현재 표준 치료로 사용되고 있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약물 내성이 발생하거나 치료 반응이 낮은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항암제가 세포 내 단백질 생산 과정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다. 그 결과, 항암제가 투입되면 단백질을 만드는 리보솜(Ribosome)의 흐름이 꼬이면서 서로 부딪히는 ‘리보솜 충돌’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세포 내부에 강한 스트레스가 유발되고, 결국 암세포가 스스로 죽음에 이르게 된다.
특히, 연구팀은 리보솜 충돌을 감지하는 핵심 센서로 ZAK 단백질을 지목했고 ZAK 단백질이 상황에 따라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평소에는 AKT 신호*와 결합해 암세포가 잘 자라도록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하지만, 표적 항암제 치료가 시작되면 리보솜 충돌을 감시해 암세포 사멸을 이끄는 감시자로 돌변한다. 똑같은 단백질이 암의 진행 과정과 치료 과정에서 정반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입증한 것이다.
*세포의 생존, 성장, 증식, 대사 및 이동을 조절하는 핵심 세포 내 신호 전달 경로
연구팀은 실제 백혈병 환자 유래 암세포를 분석해 이 기전을 검증했다. 리보솜 충돌을 증가시키는 약물을 함께 사용할 경우 항암 효과가 크게 향상됐으며, 반대로 ZAK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항암제 반응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이번 연구에 따르면 내성환자들은 ZAK 기능 저하 또는 리보솜 스트레스 반응 부족으로 예측된다. 이는 환자별 ZAK 활성 상태를 기반으로 치료 반응을 예측하고, 맞춤형 병용 치료 전략을 설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에서 리보솜 스트레스 신호 경로의 중요성을 제시한 성과로, 향후 표적항암제의 효과를 높이고 새로운 병용 치료 전략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약물 내성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전망이다.
임정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포가 비정상적인 단백질 합성을 감지하고 이를 죽음의 신호로 전환하는 과정이 치료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제1 저자인 박주민 박사는 “리보솜 충돌이 암세포 사멸을 결정하는 핵심 스위치임을 확인한 만큼, 다양한 암종으로 연구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KAIST 박주민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혈액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중 하나인 ‘루케미아(Leukemia)’에 3월 30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 BCR::ABL1 tyrosine kinase inhibitors induce ribosome collisions to activate ZAK-dependent ribotoxic stress and apoptosis in chronic myeloid leukemia, DOI: https://doi.org/10.1038/s41375-026-02916-3
한편, 이번 연구는 서경배과학재단,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기초연구실지원사업, KAIST 정착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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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미 초빙석학교수, 삼성호암상 예술상 수상
우리 대학 문화기술대학원 조수미 초빙석학교수가 ‘2026 삼성호암상 예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교수는 40여 년간 세계 최정상 무대에서 활동하며 한국 성악의 위상을 높이고, 음악을 통한 국제 교류와 평화 메시지 확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빈 국립오페라 등 세계 유수의 오페라 극장에서 주역으로 활약했으며,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창설과 유네스코 평화예술인 활동 등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21년에 우리 대학 문화기술대학원에 임용된 조수미 교수는 2024년 명예과학기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수미 공연예술연구센터’를 설립해 인공지능(AI) 기반 음악 연구를 자문하며, AI 피아니스트 반주, 자동 가사 추적, 가창 합성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공연을 선보였다.
또한 KAIST 구성원을 대상으로 특별 강연과 토크 콘서트를 통해 세계 무대 경험을 공유하고, 예술과 과학기술의 융합 가능성에 대한 통찰을 전달해왔다. 2022년에는 KAIST 교가를 직접 편곡한 ‘I’m a KAIST’를 발표하며 학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호암재단은 4월 1일 조수미 교수를 포함한 총 6명의 삼성호암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삼성호암상은 1991년 제정된 이후 학술·예술·사회 각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통해 인류 발전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되는 권위 있는 상으로, 국내외 석학들로 구성된 심사 및 자문위원단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한다. 시상식은 오는 6월 1일 개최되며,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 원이 수여된다.
202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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