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은 그대로, 위치만 바꿨다..치매 치료 새 전략
기존 알츠하이머병(치매) 치료법은 아밀로이드 베타나 활성 산소종 등 한 가지 원인만 겨냥해 왔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은 여러 원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질환으로, 이러한 접근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넘어, 약물 후보 성분(분자*)의 구조 배치만 바꿔 알츠하이머병을 악화시키는 여러 원인을 한 번에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화학과 임미희 교수 연구팀이 전남대학교(총장 이근배) 화학과 김민근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원장 권석윤) 국가바이오인프라사업본부 이철호 박사, 실험동물자원센터 김경심 박사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같은 분자라도 구조의 배치 차이(위치 이성질체)에 따라 알츠하이머병에 작용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음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사람의 치매 유전자를 지닌 알츠하이머 마우스 모델(APP/PS1)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해당 화합물이 실제 생체 내에서도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알츠하이머병은 하나의 원인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뇌에 쌓이는 아밀로이드 베타, 금속 이온, 활성 산소종 등 여러 물질이 서로 영향을 주며 병을 악화시킨다. 특히 금속 이온은 아밀로이드 베타와 결합해 독성을 키우고, 이 과정에서 활성 산소종 생성이 증가해 뇌 신경 세포 손상이 더욱 심해진다. 따라서 알츠하이머병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해서는 여러 발병 원인을 동시에 다룰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연구팀이 주목한 ‘위치 이성질체’는 같은 재료로 만든 분자라도 붙는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실제로 분자의 위치가 달라지자 활성 산소에 반응하는 정도나 아밀로이드 베타 및 금속과 결합하는 성질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구조가 조금씩 다른 세 가지 분자를 비교 분석했고, 그 결과, 아주 미세한 구조 차이만으로도 활성 산소를 줄이는 능력, 아밀로이드 베타와의 결합 방식, 금속과의 상호작용 특성이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분자의 ‘배치’를 바꾸는 것만으로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들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동시에 조절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특히 알츠하이머 마우스 모델 실험에서는 특정 구조를 가진 화합물이 활성 산소종, 아밀로이드 베타, 금속-아밀로이드 베타 복합체를 한 번에 조절하는 효과를 보였다. 이 화합물은 기억을 담당하는 뇌 해마 부위의 신경 세포 손상을 줄이고, 아밀로이드 플라크 축적을 감소시켜, 저하됐던 기억력과 인지 기능을 유의미하게 개선했다.
임미희 KAIST 화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분자의 구성 성분을 바꾸지 않고도 구조의 배치만 조절해 여러 알츠하이머 발병 원인에 동시에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알츠하이머병처럼 원인이 복잡하게 얽힌 질환을 보다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화학과 나찬주·이지민 석박통합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저명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Impact Factor: 15.7, 화학 분야 상위 5.0%) 2026년 1월 14일자 Issue 1호에 게재됐다.
※ 논문명: Positional Isomerism Tunes Molecular Reactivities and Mechanisms toward Pathological Targets in Dementia, ※ DOI: 10.1021/jacs.5c14323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리더연구, 글로벌 선도연구센터), 세종과학펠로우십,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 및 KRIBB 기관고유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적색 OLED로 아밀로이드 베타 감소 확인...치매 기억력 되살렸다
“어떤 OLED 색의 빛이 알츠하이머 환자의 기억력과 병리 지표를 실제로 개선하는가?”라는 의문점을 제기한 한국 연구진이, 약물 없이 빛만으로 인지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OLED 색상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OLED 플랫폼은 색·밝기·깜박임 비율·노출 시간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향후 개인맞춤형 OLED 전자약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제시한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전기및전자공학부 최경철 교수 연구팀과 한국뇌연구원(KBRI) 구자욱 박사·허향숙 박사 연구팀이 공동 연구를 통해, 균일 조도의 3가지 색 OLED 광자극 기술을 개발하고, 청색·녹색·적색 중 ‘적색 40Hz 빛’이 알츠하이머 병리와 기억 기능을 가장 효과적으로 개선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진은 기존 LED 방식이 가진 밝기 불균형, 열 발생 위험, 동물의 움직임에 따른 자극 편차 등 구조적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균일하게 빛을 내는 OLED 기반 광자극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플랫폼을 활용해 백색·적색·녹색·청색 빛을 동일한 조건(40Hz 주파수·밝기·노출시간)에서 비교한 결과, 적색 40Hz 빛이 가장 우수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초기 병기(3개월령) 동물 모델은 단 2일 자극만으로도 병리 및 기억력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초기 알츠하이머 동물 모델에 하루 1시간씩 이틀간 빛을 조사한 결과, 백색·적색 빛 모두 장기기억이 향상되었고 해마 등 중요한 뇌 영역에 쌓여 있던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인 원인 물질로 알려진 단백질 찌꺼기(덩어리)인 ‘아밀로이드베타(Aβ) 플라크’가 줄었으며 플라크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되는 효소(ADAM17)가 더 많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즉, 아주 짧은 기간의 빛 자극만으로도 뇌 속 나쁜 단백질이 줄고 기억 기능이 개선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적색 빛에서는 염증을 악화시키거나 뇌 조직에 스트레스를 주어 알츠하이머병 진행에 영향을 주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IL-1β’가 크게 감소해 염증 완화 효과도 확인됐다.
또한 플라크 감소량이 많을수록 기억력 향상 폭이 더 컸다, 즉 병리 개선이 인지 기능 향상으로 직접 이어짐을 검증했다.
중기 병기(6개월령) 모델에서는 적색 빛에서만 통계적 병리 개선을 확인했다. 중기 알츠하이머 모델을 대상으로 2주간 동일 조건으로 장기 자극을 수행한 결과, 백색·적색 모두 기억력 향상은 있었지만 플라크 감소는 적색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분자 수준에서도 색상별 차이가 분명했다. 적색 빛을 비춘 경우에는 플라크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되는 효소(ADAM17)는 늘어나고, 플라크를 만드는 효소(BACE1)는 줄어들어, 즉 플라크 생성 억제·제거 촉진의 ‘이중 효과’가 나타났다. 반면 백색 빛은 플라크를 만드는 효소(BACE1)만 줄어들어, 적색 빛에 비해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이는 빛의 색상이 치료 효과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임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성과다.
연구진은 빛 자극 후 실제로 어떤 뇌 회로가 작동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뇌세포가 활성화될 때 가장 먼저 켜지는 표지 유전자(c-Fos)의 발현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시각피질 → 시상 → 해마로 이어지는 시각–기억 회로 전체가 활성화되었으며, 이는 빛 자극이 시각 경로를 깨워 해마 기능과 기억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직접적 신경학적 근거를 제시했다.
균일 조도의 OLED 플랫폼 덕분에 동물이 움직여도 빛이 고르게 전달되어 실험 결과가 흔들리지 않았고, 반복 실험에서도 일관된 효과가 재현되는 높은 신뢰성을 확보했다.
이번 연구는 약물 없이 빛만으로 인지 기능을 개선하고, 색상·주파수·기간 조합을 통해 알츠하이머 병리 지표를 조절할 수 있음을 최초로 규명한 성과다.
개발된 OLED 플랫폼은 색·밝기·깜박임 비율·노출 시간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사람 대상 임상 연구에서 개인별 맞춤 자극 설계에도 적합하다.
연구팀은 앞으로 자극 강도·에너지·기간·시각·청각 복합 자극 등 다양한 조건을 확장해 임상 단계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노병주 박사(최경철 교수 연구팀)는 “이번 연구는 색상 표준화의 중요성을 실험적으로 입증했으며, 특히 적색 OLED가 병기별로 ADAM17 활성화와 BACE1 억제를 동시에 유도하는 핵심 색상임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최경철 교수는 “균일 조도 OLED 플랫폼은 기존 LED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해 높은 재현성과 안전성 평가가 가능하다. 앞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착용해 치료할 수 있는 웨어러블 RED OLED 전자약이 알츠하이머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생체의학·재료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에이씨에스 바이오매터리얼즈 사이언스 앤 엔지니어링(ACS Biomaterials Science & Engineering)'에 지난 10월25일 字로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Color Dependence of OLED Phototherapy for Cognitive Function and Beta-Amyloid Reduction through ADAM17 and BACE1, DOI : https://pubs.acs.org/doi/full/10.1021/acsbiomaterials.5c01162
※ 공저자정보: Byeongju Noh, Hyun-Ju Lee, Jiyun Lee, Jiyun Lee, Ji-Eun Lee, Bitna Joo, Young-Hun Jung, Minwoo Park, Sora Kang, Seokjun Oh, Jeong-Woo Hwang, Dae-Si Kang, Yongmin Jeon, So-Min Lee, Hyang Sook Hoe, Ja Wook Koo, Kyung Cheol Choi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한국연구재단 및 국가정보산업진흥원, 그리고 한국뇌연구원 기초 연구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2017R1A5A1014708, 2022M3E5E9018226, H0501-25-1001, 25-BR-02-02, 25-BR-02-04)
치매 등 비밀 밝힐 뇌 면역 유전자 규명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유전자 차이가 어릴 때 뇌가 자라나는 과정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나이가 들어서 치매 등 뇌 질환이 생길 때는 왜 어떤 사람이 더 잘 걸리는지 오랫동안 수수께끼였다. 국내 연구진이 최근 뇌 속 별아교세포가 면역 반응을 켜고 끄는 스위치를 지니고 있으며, 이 스위치를 조절하는 핵심유전자를 알아내고 성인이 된 후 뇌 질환에 대한 개인의 취약성을 결정한다는 점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향후 알츠하이머병의 퇴행성뇌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뇌 면역 반응의 원인 규명과 치료 전략의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과학과 정인경 교수와 기초과학연구원(원장 노도영, IBS) 혈관 연구단 정원석 부연구단장(겸 KAIST 생명과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별아교세포(astrocyte) 발달 과정에서 특정 유전자가 성인기 뇌 면역 반응 조절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쥐 모델을 활용해 뇌·척수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별아교세포의 발달 시기별 유전자 조절 프로그램을 정밀 분석한 결과, ‘NR3C1(Glucocorticoid Receptor)’ 유전자가 출생 직후 발달 단계에서 장기적 면역 반응 억제의 핵심 조절자임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최신 ‘3차원 후성유전체 분석 기술(DNA에 유전정보를 커짐·꺼짐분석 기술)’을 적용해 별아교세포 발달 과정에서의 전사체, 염색질 접근성, ‘3차원 게놈 상호작용(DNA가 공간 속에서 어떻게 접히고 서로 만나는지를 보는 기술)’을 통합 분석했다.
그 결과, 별아교세포가 자라나는 과정에서 55개의 중요한 유전자 조절 단백질(전사인자)을 찾아냈다. 그중에서도 NR3C1이라는 유전자가 아기 뇌가 처음 발달할 때 “가장 중요한 스위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이 유전자가 없다고 해서 어릴 때 뇌 발달이 크게 망가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성인이 된 뒤 뇌에 자가면역성 질환(몸의 면역체계가 자기 뇌를 공격하는 병)을 일으키면, NR3C1이 없는 경우 뇌가 과도하게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병이 훨씬 심해졌다.
즉, NR3C1은 아기 뇌에서 “면역 스위치를 미리 켜둘 준비를 하는 엔진 예열 버튼”인 ‘후성유전적 프라이밍* 제어 역할을 하며, 이 덕분에 성인이 된 뒤 뇌가 과도한 면역 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지켜준다는 것을 알아냈다.
*후성유전적 프라이밍(epigenetic priming)유전자가 당장 발현되지 않더라도, 필요할 때 즉시 켜질 수 있게 스위치를 미리 준비해 두는 과정
정원석 IBS 부연구단장(KAIST 생명과학과 교수)은 “별아교세포의 면역 기능이 후성유전적 기억에 의해 조절된다는 사실을 처음 규명했다”며, “향후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뇌 질환의 원인 규명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생명과학과 정인경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별아교세포 발달의 특정 시기(시간적 조절 창, window of susceptibility)가 성인기와 노인기 뇌 질환의 취약성을 좌우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게놈 3차원 구조 기반 연구가 다발성경화증(MS) 등 면역성 뇌 질환의 새로운 발병 원리 이해와 치료 전략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KAIST 생명과학과 박성완 박사와 박현지 박사과정 학생이 제 1저자로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IF 15.7) 9월 2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NR3C1-mediated epigenetic regulation suppresses astrocytic immune responses in mice, DOI: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5-64088-5
또한 저널은 9월 17일, 해당 연구를 소개한 해설 글을 게재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5-64102-w
한편 이번 연구는 서경배과학재단,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BS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단백질간 '소통' 알츠하이머 독성 완화 규명..치료 길 열어
전 세계 치매 환자는 약 5,000만 명으로 추산되며, 이 중 약 70% 이상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은 대표적인 신경 퇴행성 뇌질환이다. 한국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의 두 핵심 병리 단백질인 타우와 아밀로이드 베타가 실제로 직접 소통하며 독성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 이번 성과는 알츠하이머병의 병태생리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한편, 질환 조기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 발굴과 신경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 화학과 임미희 교수(금속신경단백질연구단 단장) 연구팀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 김영식) 산하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원장 양성광) 첨단바이오의약연구부 이영호 박사 연구팀과 공동연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오상록) 뇌과학연구소 김윤경 박사, 임성수 박사 연구 참여로,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병리 단백질 중 하나인 타우의 미세소관 결합 영역(microtubule-binding domain)이 아밀로이드 베타와 직접적인 상호작용(타우-아밀로이드 베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응집 경로를 변화시키고, 세포 독성을 완화할 수 있음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은 병리학적으로 신경세포 안에서 영양분과 신호물질을 운반하는 수송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타우’의 응집으로 형성된 ‘신경섬유 다발’과 뇌 속 신경세포 막에 뇌 발달, 세포 간 신호 전달, 신경세포 회복 등에 관여하는 아밀로이드 전구 단백질이 어떤 효소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잘린 아밀로이드 베타 조각이 뭉쳐있는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로 ‘아밀로이드 플라크(노인성 반점)’ 형태로 세포 내부와 외부에 각각 축적되는 특징을 보인다.
두 단백질은 공간적으로 분리된 위치에서 병적 구조물을 형성하지만, 타우와 아밀로이드 베타가 세포 내·외에 같이 존재하며 상호작용 가능성이 제시된 바 있다. 그러나 두 단백질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질환의 발병과 진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자 수준의 이해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공동연구팀은 타우 단백질이 신경세포 안에서 미세소관(세포 내 수송로)에 붙는 구조(K18, R1-R4, PHF6*, PHF6) 중, K18, R2, R3이 아밀로이드 베타와 결합해 ‘타우–아밀로이드 베타 복합체(이종 복합체)’를 만들게 된다. 이 작용이 중요한 이유는 아밀로이드 베타가 원래대로라면 독성이 강한 딱딱한 섬유(아밀로이드 피브릴)로 쌓이게 되지만, 타우의 특정 부분이 붙으면 아밀로이드 베타가 독성이 낮고 덜 단단한 형태의 응집체 형성 경로로 전환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특히, 이들 타우 단백질의 반복 구조는 질환 발병과 연결되는 아밀로이드 응집이 처음 뭉치기 시작하는 과정(핵 형성 단계)을 지연시키고, 또한 질환 진행에 관계되는 아밀로이드 베타의 응집 속도와 구조적 형태를 동시에 변화시킨다. 그 결과, 뇌 세포 내·외 환경 모두에서 아밀로이드 베타가 일으키는 독성 수준을 뚜렷하게 감소시켰다.
이번 연구에서는 분광학, 질량분석, 등온 적정 열량측정법, 핵자기공명 등 정밀한 분석 기법과 함께 세포 기반 독성 평가를 결합해, 타우–아밀로이드 간 상호작용의 구조적, 열역학적, 기능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타우 단백질의 특정부분(미세소관 결합 반복 구조)은 물과 잘 섞이는 성질(친수성)과 물과 잘 안 섞이는 성질(소수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고 이 두 성질의 균형이 잘 맞을 때, 타우는 아밀로이드 베타를 더 잘 결합하게 된다. 즉 타우의 성질이 아밀로이드 베타와의 결합력·응집 경로·독성 조절 능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임을 입증했다.
KBSI 이영호 박사는 “이번 연구는 난치성 신경퇴행성 질환인 치매의 발병 및 진행에 관한 새로운 분자 메커니즘을 규명했으며 특히, 분자 간 상호작용과 단백질 응집을 중심으로 한 다학제적 융합연구는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사이의 질환 간 상호작용은 물론, 치매, 당뇨병, 암 등 여러 질환 사이의 상호 연관성을 밝히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우리 대학 임미희 교수는 “타우 단백질이 단순히 병리 생성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미세소관 결합 반복 구조를 통해 아밀로이드 베타의 응집과 독성을 적극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분자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병리적 이해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했다”라며,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뿐만 아니라 다양한 단백질 응집 기반 신경 퇴행성 뇌질환에서 치료 표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새로운 분자 모티프를 발굴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화학과 김민근 박사가 제1 저자로 국제 저명 학술지인 `네이처 케미컬 바이올로지(Nature Chemical Biology, Impact factor: 13.7, 화학 분야 상위 3.8%)'에 8월 22일 게재됐다.
※논문명: Interactions with tau’s microtubule-binding repeats modulate amyloid-β aggregation and toxicity
※DOI: 10.1038/s41589-025-01987-0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리더연구 및 중견연구),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세종과학펠로우십과 KBSI와 KIST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임미희 교수, 제24회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학술진흥상 수상
우리 대학 화학과 교수이자 금속신경단백질화학연구단(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의 단장인 임미희 교수가 제24회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학술진흥상을 수상했다고 17일 알렸다. 임 교수는 7월 16일 서울 잠실에 위치한 소피텔 앰버서더 서울에서 개최된 학술진흥상을 수상하였으며, 수상 기념 강연을 진행했다.
이 상은 로레알코리아가 국내 여성과학계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2002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과 함께 매년 국내 우수 여성과학자에게 학술진흥상(1인), 펠로십(4인)를 선정하여 시상해 오고 있다.
임미희 교수는 190여편 이상의 저널 논문과 18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의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원인을 분자 수준에서 연구하며, 알츠하이머 유발인자의 독성을 촉진하는 세포 내 단백질 발굴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임 교수는 2008년 시작으로 현재 18년 동안 미국 University of Michigan (Ann Arbor, USA), UNIST를 거쳐 현재 KAIST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알츠하이머병(치매)의 발병 원인을 분자 수준에서 연구하여, 금속, 단백질, 신경전달물질 및 활성 산소종으로 이루어진 생체 네트워크와 치매 병리와의 연관성 규명 연구를 발표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으며, 알츠하이머병의 다중 위험인자들의 연결요소를 확인하여 그 반응성 억제 및 독성을 제거하고 인지능력을 향상시키는 연구를 발표, 이를 통해 신개념 치매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 다양한 분야에서 자문 활동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프랑스 화학자인 Eugène Schueller가 창시한 로레알 파리를 본사 둔 로레알코리아는 한국 여성과학계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2002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과 함께 매년 국내 우수 여성과학자를 선정 및 시상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총 105명(중복 수상자 포함)의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우수 여성인력의 과학기술계 진출을 독려하고 전도유명한 젊은 여성 과학자들을 지원하는 등 여성과학계 발전을 위해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임 교수는 2019년도에 생무기화학분야 국제적 대표 상인 Early Career Award와 2020년 James Hoeschele Award을 수상하였으며, 2021년에는 에쓰-오일 차세대과학자상과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인상, 2023년에는 아시아 최고의 여성과학자에게 수여하는 RIGAKU-ACCC Award 수상, 2024년에는 한성과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임미희 교수는 “생무기화학자로서 알츠하이머병(치매)의 발병 원인을 분자 수준에서 연구하여, 금속, 단백질, 신경전달물질 및 활성 산소종으로 이루어진 생체 네트워크와 치매 병리와의 연관성 규명 연구하고, 알츠하이머병의 다중 위험인자들의 연결요소를 확인하여 그 반응성 억제 및 독성을 제거하고 인지능력을 향상시키는 연구를 지속하여, 신개념 치매 치료제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알츠하이머 발병 과정을 관찰하다
퇴행성 질환을 유발하는 아밀로이드 섬유 단백질의 초기 불안정한 움직임과 같은 생명 현상을 분자 수준에서 실시간 관찰이 가능한 기술이 개발되었다. 이를 통해 알츠하이머나 파킨슨 병과 같은 퇴행성 질환의 발병 과정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육종민 교수 연구팀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연구팀과 함께 그래핀을 이용해 알츠하이머 질병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아밀로이드 섬유 단백질의 실시간 거동을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단분자 관찰 기술(single-molecule technique)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단분자 관찰 기술은 단일 분자 수준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기법을 말한다. 생체 과정에서 수반되는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 접힘, 조립 과정 등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기술이다. 현재까지 단분자 관찰 기술로는 특정 분자를 식별하기 위한 형광 현미경을 이용해 관찰하거나, 단백질을 급속 냉동시켜 움직임을 고정해 분자 구조를 해석하는 초저온 전자현미경 기법이 활용 돼왔다.
하지만, 자연 그대로의 단백질을 특별한 전처리 없이 분자 단위에서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은 여전히 부재한 상황이었다.
최근 이에 대한 대안으로 물질을 얼리지 않고 상온 상태에서 관찰하는 액상 전자현미경 기술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기술은 얇은 투과막을 이용해 액체를 감싸 전자현미경 내에서 물질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두꺼운 투과 막에 의한 분해능 저하와 전자빔에 의한 단백질 변성은 해결해야 하는 숙제였다.
육종민 교수 연구팀은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그래핀을 이용해 막에 의한 분해능 저하와 전자빔에 의한 단백질 변성 문제를 해결하며, 단백질의 거동을 실시간 관찰할 수 있는 단분자 그래핀 액상 셀 전자현미경 기술을 개발했다. [그림 1]
이번 연구에서 투과 막으로 이용한 그래핀은 원자 단위의 두께를 가지고 있어 분자 수준 관찰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전자빔에 의한 단백질의 산화를 방지하는 산화 방지 역할을 해 기존 대비 40배 가량 변성을 억제해 단백질의 거동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게 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전자현미경 기술을 활용해, 알츠하이머 질병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섬유의 초기 성장 과정에서 발현되는 분자 불안정성을 세계 최초로 관찰했다. [그림 2]
이 전자현미경 기술은 온전한 단백질의 다양한 거동들을 분자 수준에서 관찰을 가능하게 하므로,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성 단백질의 감염 과정, 퇴행성 질환을 일으키는 아밀로이드성 단백질의 섬유화/응집 거동 등과 같이 단백질의 상호작용에 의한 생명 현상을 이해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육 교수는 "현미경 기술의 발전은 생명과학 및 공학 기술 발전의 토대가 되는 것으로, 분자 단위의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면 단백질들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조절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질환의 신약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ˮ 라고 말했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졸업생 박정재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지난 11월 온라인으로 발표됐다. (논문명 : Single-Molecule Graphene Liquid Cell Electron Microscopy for Instability of Intermediate Amyloid Fibrils).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MIST) (NRF-2022R1A2C2008929)과 나노 및 소재 기술개발사업(MIST)(NRF-2021M3H4A6A02050365)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하는 센서단백질 디자인하다
고정된 3차원 구조가 없는 상태로 존재하는 비정형 단백질((Intrinsically disordered protein)은 알츠하이머,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계 질환부터 암, 심혈관계 질환, 대사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들을 신속하게 검출하고 분석할 수 있다면 조기 진단을 통해 질병의 진행을 막고 환자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병리기전을 밝히고 나아가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김학성 교수 연구팀이 이러한 비정형 단백질을 간단하게 검출할 수 있는 센서 단백질을 디자인하는 데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단백질은 특정한 3차원 구조를 가지며 생체 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데 실제 인간 단백질 중 44%는 상황에 따라 구조가 변화는 비정형 단백질로 고정된 구조를 갖는 일반 단백질보다 더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비정형 단백질은 고정된 구조가 없어서 이들 단백질의 분석과 기능 연구가 매우 어려웠다.
연구팀은 비정형 단백질이 단백질 2차 구조인 베타 스트랜드(β-strand)를 형성하는 특정 아미노산 서열을 갖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이러한 특정 서열과 상보적으로 결합할 경우에만 신호를 방출하는 새로운 형태의 센서 단백질 디자인 방법을 정립하였다.
연구팀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녹색 형광 단백질(Green Fluorescent Protein, GFP)의 베타 스트랜드 하나를 제거한 후, 비정형 단백질의 특정 서열이 결합하면 형광 단백질 발색단(chromophore)의 파장 스펙트럼이 변화하는 센서 단백질을 컴퓨터 및 방향적 진화 방법을 이용하여 성공적으로 개발하였다. (그림 1)
연구팀은 대표적 비정형 단백질의 하나로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세포 내 베타-아밀로이드(β-amyloid)를 검출할 수 있는 센서 단백질을 개발하여 실시간으로 세포막과의 상호작용을 추적하고 영상화할 수 있었다. 기존에는 비정형 단백질을 분석하기 위해 복잡한 여러 단계의 전처리 과정이 필요하였고 이로 인해 비정형 단백질 자체가 크게 변형되어 실제 비정형 단백질의 분석과 기능 연구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센서 단백질은 단순히 비정형 단백질과 섞어줌으로써 매우 간편하고 빠르게 비정형 단백질을 검출할 수 있어서 향후 비정형 단백질 분석 및 관련 질병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생명과학과 유태근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하고 이진수 박사 (허원도 교수 연구실)와 윤정민 박사(송지준 교수 연구실)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잭스 골드 (JACS Au)'에 지난 10월 26일 자 3권 11호에 출판됐으며,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그림 2) (논문명 : Engineering of a Fluorescent Protein for a Sensing of an Intrinsically Disordered Protein through Transition in the Chromophore State)
제1 저자인 유태근 박사는 “고정된 구조가 없는 비정형 단백질은 일반적 단백질에 비해 센서 단백질의 디자인과 개발이 매우 어려운 표적이었다”라며 “이번 연구가 비정형 단백질의 분석과 관련 병리기전의 연구에 새로운 방법과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알츠하이머병 유발하는 독성 단백질 발굴
알츠하이머병은 가장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기억력 감퇴와 인지능력 저하를 유발한다.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발병 원인이 명확히 밝혀진 바 없고, 이에 따라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 또한 굉장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 대학 화학과 임미희 교수(금속신경단백질연구단 단장) 연구팀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바이오융합연구부 이영호 박사 연구팀, 우리 대학 화학과 백무현 교수 연구팀, 의과학대학원 한진주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희귀난치질환연구센터 이다용 박사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유발인자의 독성을 촉진하는 세포 내 단백질을 발굴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새로운 병리적 네트워크를 제시했다고 20일 밝혔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뇌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병리적 현상은 노인성 반점 축적이다. 노인성 반점의 주된 구성분은 아밀로이드-베타 펩타이드로인 응집체로 세포 내 물질들과 결합해 세포 손상을 유발한다. 따라서, 이들 응집체와 세포 사멸 간의 상관관계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아밀로이드-베타와 세포 사멸 유발 인자들 간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에 관해서는 아직 많은 부분이 밝혀진 바 없다.
최근 미국 FDA에서 승인한 알츠하이머병 신약은 노인성 반점을 나타내는 아밀로이드-베타 펩타이드의 응집체의 세포 손상을 주요 타깃으로 하여 개발됐다. 하지만, 제한된 사용 여부(특히, 부작용)로 그 신약 개발의 방향 전환 및 개선이 필요함을 연구자들은 절실히 느끼고 있다.
임미희 교수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에서 과발현되며 원인 미상의 신경세포 사멸을 유발하는 ‘아밀로이드 전구체 C 말단 절단체’ 단백질이 아밀로이드-베타 및 금속-아밀로이드-베타 복합체와 결합해 응집을 촉진하고 독성 촉진제 역할을 함을 세계 최초로 증명하는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아밀로이드 전구체 C 말단 절단체 자체 또는 아밀로이드-베타과 결합한 복합체가 새로운 알츠하이머병의 새로운 바이오마커로 작용할 수 있고, 또한 그들이 새로운 신약개발 타깃이 될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임미희 교수 연구팀의 남은주 박사(KAIST 화학과 박사 졸업, 現 브리검 여성 병원 및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원)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세포 내 단백질 미세주입 기술을 통해 세포 안에서 아밀로이드 전구체 C 말단 절단체가 아밀로이드-베타 응집 촉진에 미치는 역할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더 나아가, 뉴런 세포 및 설치류의 뇌에서 아밀로이드-베타와 관련된 세포 사멸, 뉴런 손상, 염증반응이 아밀로이드 전구체 C 말단 절단체에 의해 더욱 증가하는 현상을 최초로 확인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임미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병에서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생체 내 아밀로이드-베타 응집 및 독성 촉진제 발굴에 큰 의의가 있다”고 말하며, “이 연구 성과는 새로운 바이오마커 및 치료타깃을 제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저명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Impact factor: 15.1)'에 11월 10일 자 게재됐다. (논문명: APP-C31: An Intracellular Promoter of Both Metal-Free and Metal-Bound Amyloid-β40 Aggregation and Toxicity in Alzheimer’s Disease) Adv. Sci. 2023, 2307182 (https://doi.org/10.1002/advs.202307182)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특히, 리더연구), KBSI,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IBS 및 KAIST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6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생명과학과 김찬혁 교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6월 수상자로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김찬혁 교수를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김 교수는 환자 면역체계를 이용한 새로운 방식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해 퇴행성 뇌 질환 치료 실마리를 마련한 공로를 인정받았다.치매의 가장 큰 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은 뇌 안에서 비정상적으로 발생한 베타아밀로이드 펩타이드가 이상 축적되는 현상과 타우 단백질의 엉킴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항체 치료제가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지만, 항체 특성상 뇌 안에 염증반응 부작용을 일으켜 인지기능 회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김 교수팀은 몸속 세포가 사멸하고 생성하는 과정에서 죽은 세포를 제거하는 포식작용을 활용하는 새 치료제를 개발했다.
포식작용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Gas6'을 변형시켜, 이 단백질이 세포 대신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도록 한 것이다.
이 방식으로 치료제로 개발한 재조합 단백질(anti-Abeta-Gas6)은 염증반응 없이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했으며 뇌 신경세포 사멸 부작용도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재조합 단백질은 알츠하이머 질병 생쥐 모델에서도 염증반응 없이 뇌 속에 축적된 베타 아밀로이드 양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손상된 인지능력과 기억력도 항체치료제 투여 때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연구 결과는 지난해 8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실렸다.
김 교수는 "환자 면역체계를 조절해 질병을 치료하는 면역치료는 지난 10년간 항암 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치료 분야로 자리매김했으며, 앞으로 10년은 그 원리가 퇴행성 뇌질환 치료에 확대 적용돼 돌파구를 제시할 것으로 확신한다"이라며 "이번 연구가 그런 흐름에 보탬이 돼 고통받는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심각한 염증 부작용 없앤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김찬혁, 정원석 교수 공동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단백질 치료제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세포 포식작용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응용한 `Gas6 융합단백질'을 제작하고 이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단백질 응집체)를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치료제를 개발했다. 기존의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 기반 치료제가 불확실한 치료 효과와 더불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이 보고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근본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치료제를 연구팀은 제작한 것이다. 또한 해당 접근법은 향후 다양한 퇴행성 뇌 질환 및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폭넓게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생명과학과 박사과정 정현철, 이세영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 (Nature Medicine)' 8월 4일 字 온라인 출판됐다. (논문명 : Anti-inflammatory clearance of amyloid beta by a chimeric Gas6 fusion protein).
알츠하이머병은 기억상실과 인지장애를 동반하는 노인성 치매의 대표적 원인이다. 최근 국내 언론에 잘못 알려진 바와는 달리,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쌓이는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체 (비정상적으로 39~43개의 아미노산으로 잘려진 아밀로이드 조각들의 응집체)에 의한 시냅스 손상과 세포 독성으로 발병한다는 것이 학계 및 의료계의 정설이다. 이러한 정설에 의구심이 일었던 것은 아직까지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가 성공적으로 개발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최근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 기반 치료제인 아두헬름이 사상 처음으로 알츠하이머병의 근원 치료제로써 2021년 6월 미국에서 FDA 승인이 이뤄졌으나, 치료 효과 및 부작용에 관한 논란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아두헬름과 같은 항체 기반의 치료제를 처방받은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가장 큰 부작용은 뇌 부종 (ARIA-E) 및 뇌 미세혈관출혈 (ARIA-H)이다. 이러한 부작용은 뇌 염증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데, 이는 항체 기반 치료제들이 면역세포에서 발현되는 Fc 수용체를 통해 필연적으로 염증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 Fc 수용체는 다른 한편으로는 면역세포가 항체에 의한 포식작용을 통해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체를 제거하는데 필수적인 기능을 한다. 따라서 심각한 염증 부작용을 근본적으로 예방하면서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오랜 딜레마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기존 항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전의 단백질 치료제를 디자인함으로써 해결했다. 우리 몸에는 끊임없이 죽어 나가는 세포들을 제거하기 위한 특수한 포식작용 경로가 존재하는데, 연구팀은 이에 관여하는 Gas6라는 단백질을 인위적으로 조작해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하는 융합단백질을 제작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이 융합단백질(anti-Abeta-Gas6)이 뇌 안에서 선택적으로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함과 동시에 염증반응을 오히려 억제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또한 알츠하이머 질병 쥐 모델을 통해 연구팀이 개발한 융합단백질이 미세아교세포와 별아교세포를 동시에 활용해 뇌 속에 축적된 베타 아밀로이드의 양을 현저하게 줄이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기존의 항체 치료제가 미세아교세포를 통해서만 베타 아밀로이드를 줄일 수 있는 것에 비해 뚜렷한 이점으로 보인다. 동시에 연구팀은 Gas6 융합단백질이 항체 치료제에 의해서 더 악화되는 미세아교세포에 의한 과도한 시냅스 제거 현상을 획기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을 밝혔다. 더 나아가, Gas6 융합단백질을 주입한 알츠하이머 질병 쥐 모델에서는 손상된 인지능력 및 기억력이 항체 치료제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회복되는 결과도 확인했다.
추가로 기존의 항체 기반 치료제를 처방받은 알츠하이머 환자에게서 나타났던 부작용인 뇌 미세혈관 출혈도, Gas6 융합단백질을 주입한 알츠하이머 질병 쥐 모델에서는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을 연구팀은 증명했다.
따라서 연구팀이 개발한 융합단백질은 새로운 형태의 작용기전을 적용한 최초의 알츠하이머 질병 치료제이며, 이러한 형태의 치료제는 다양한 퇴행성 뇌 질환 및 자가 면역질환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많은 항체 기반 치료제가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는 뇌 조직 및 혈관에 쌓이는 베타 아밀로이드가 올바른 방식으로 청소되지 않았기 때문ˮ이라며 "Gas6 융합단백질을 통해서는 베타 아밀로이드가 염증반응 없이 청소되기 때문에 부작용이 낮을 뿐만 아니라 높은 인지기능의 향상도 기대할 수 있을 것ˮ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Gas6 융합단백질 치료기술을 기반으로 2021년 8월에 일리미스테라퓨틱스(Illimis Therapeutics, 대표이사: 박상훈)를 설립했고, 향후 이를 통해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하는 알츠하이머 치료제(GAIA-Abeta, ILM01) 개발뿐 아니라, 표적을 타우 등으로 치환하는 치료제도 개발하여 다양한 확장 및 임상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글로벌 특이점 사업(프렙과제) 및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 (KDRC, 단장: 묵인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신경전달물질 소마토스타틴의 알츠하이머 독성 개선효과 발견
우리 대학 화학과 임미희 교수 연구팀, 생명과학과 이승희 교수 연구팀, 화학과 박기영 교수 연구팀이 단백질 기반 신경전달물질인 소마토스타틴(성장 억제 호르몬)이 알츠하이머 발병 메커니즘에서 독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역할을 발굴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 저명 학술지인 `네이처 케미스트리(Nature Chemistry, Impact factor: 24.427, 화학 분야 상위 3.9%)'에 7월 게재됐다. (논문명: Conformational and functional changes of the native neuropeptide somatostatin occur in the presence of copper and amyloid-β)
전 세계적으로 치매 인구는 5,000만 명에 육박하고, 그중 알츠하이머병은 가장 흔한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언어 구사 능력과 기억력 등 전반적인 사고 능력 손상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여겨진다. 장노년 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기대 수명 연장에 따라 치료제 개발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나, 현재까지 그 발병 원인조차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실상이다.
아밀로이드 가설에 따르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침적은 신경세포의 사멸을 일으킨다.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는 섬유화를 거쳐 노인성 플라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특히 알츠하이머 환자의 플라크에서 고농도의 전이 금속이 검출된다. 이는 금속 이온과 아밀로이드 베타 간의 긴밀한 상호작용 가능성을 시사한다. 금속 이온은 아밀로이드 베타와 상호작용해 단백질의 섬유화를 촉진하며, 특히 산화환원 활성 전이 금속인 구리의 경우에는 활성 산소를 다량 생성해 세포 소기관에 심각한 산화 스트레스를 일으킬 수 있다.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전이 금속은 시냅스(신경세포 접합부)에서 신경전달물질과 밀접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으나, 아직 이러한 병적 요인들이 신경전달물질의 구조 및 신호 전달 기능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는 자세히 연구된 바 없다.
연구팀은 구리, 아밀로이드 베타, 금속-아밀로이드 베타 복합체에 의해 단백질 기반 신경전달물질인 소마토스타틴이 자가 응집되는 동시에 세포 신호 전달과 같은 본연의 기능을 잃는 대신, 금속-아밀로이드 베타의 응집과 독성을 조절한다는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화학과 한지연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구리와 소마토스타틴의 배위 구조 후보군을 분자적 수준에서 밝혀 응집 메커니즘을 제안하고, 소마토스타틴이 아밀로이드 베타의 응집 경로에 미치는 영향을 금속의 유무에 따라 규명했다. 더 나아가 실제 신경모세포종에서 소마토스타틴의 수용체 결합, 세포막 상호 작용, 세포 독성 변화를 최초로 입증하여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임미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 질환의 발병 기전 내 신경전달물질의 새로운 역할을 규명한 데에 큰 의의가 있다”고 말하며, “이 연구 성과는 노화에 의한 신경퇴행성 질환의 병적 네트워크를 규명하는 데에 실마리를 제공하고, 향후 바이오마커 및 치료제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과 KAIST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저주파 자기장 반응성 나노입자 개발해 알츠하이머 원인물질 분해 성공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박찬범 교수 연구팀이 저주파 자기장 반응성 나노입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알츠하이머질환을 유발하는 베타-아밀로이드 펩타이드(아미노산 화합물) 응집체를 자기장으로 분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소재공학과 장진형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5월 13일 字에 게재됐다. (논문명: Magnetoelectric dissociation of Alzheimer's β-amyloid aggregates)
자기 전기(Magnetoelectric) 소재는 자성과 전기성이 결합한 물성을 가지며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 소자, 트랜스듀서(Transducer) 등 다양한 전자기기를 구성하는 핵심 물질이다. 그러나 자기 전기 소재는 원자 내 전자의 회전과 궤도 운동을 방해하는 양성자의 정전기적 상호작용(스핀-오빗 상호작용)으로 인해 성능 향상에 한계를 지닌다.
연구팀은 자기 전기 소재의 일종이며, 반도체 및 배터리 분야에 주로 쓰이는 코발트 페라이트(Cobalt ferrite)와 비스무스 페라이트(Bismuth ferrite)를 코어쉘(Core-shell) 구조로 접합시킴으로써 이종(Heterogeneous) 자기 전기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서로 다른 자기 전기 소재의 균일한 접합을 통해 이들의 경계면에서 저주파 자기장에 반응하는 자기-압전효과(Magneto-piezoelectric effect)를 일으킬 수 있었다.
특히, 나노입자가 저주파 자기장에 반응해 전하 운반체를 생성할 때 열을 방출하지 않는 현상에 연구팀은 주목했다. 자기장은 뇌 조직을 손상 없이 투과할 수 있으며 자기공명영상(MRI, Magnetic Resonance Imaging) 등에서 활용돼 의료적 안전성이 이미 검증된 바가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입자에 저주파 자기장을 쏘았을 때 베타-아밀로이드 펩타이드(Beta-amyloid peptide)를 산화시킴으로써 그 응집체의 결합력을 약화시켜 분해했고, 신경독성도 중화시킬 수 있음을 연구팀은 관찰했다.
아밀로이드 응집체는 알츠하이머병 등 다양한 퇴행성 신경질환들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며, 규칙적인 수소 결합을 통해 매우 안정적인 단백질 이차구조(Secondary structure)를 가져 분해가 어렵다고 알려져 왔다.
박찬범 교수는 "저주파 자기장 반응성 나노소재는 독성이 낮으며 자기장과 반응해 아밀로이드 응집체를 효율적으로 분해할 수 있기에 의료분야로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ˮ면서, "이를 검증하기 위해 향후 알츠하이머 형질변환 마우스 등을 이용한 동물실험 등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ˮ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