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에는 ‘찰싹’ 물은 ‘쫙’ 퍼지는…다기능 바이오소재 개발
상처에는 빠르게 달라붙어 피를 멎게 하고, 유리나 플라스틱에 코팅하면 물방울이 맺히지 않고 닿자마자 쫙 퍼지게 하는 바이오소재가 개발됐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천연물질인 키토산과 바이오매스 원료를 이용해 ‘접착’과 물이 표면에 빠르게 퍼지는 ‘초친수성’ 기능을 하나의 소재에 구현했다. 공기 중 산소를 이용해 상온에서 30분 만에 만들 수 있어 지혈제부터 의료기기·바이오센서, 기능성 표면처리까지 다양한 활용이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화학과 이해신 교수 연구팀이 갑각류 껍데기에서 얻는 천연 고분자 물질인 키토산(chitosan, CHI)과 식물 등 생물자원에서 얻을 수 있는 바이오매스 기반 원료인 1,2,4-벤젠트리올(1,2,4-benzenetriol, BTO)을 이용해 접착과 초친수성 표면처리 기능을 동시에 갖는 폴리페놀 바이오접착 소재 ‘CHI-B’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폴리페놀(polyphenol)은 식물 등에 널리 존재하는 물질로 다양한 물질의 표면과 상호작용해 잘 달라붙는 특성을 갖는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의료·바이오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접착 소재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CHI-B의 특징은 하나의 소재로 강한 접착성과 물이 잘 퍼지는 표면 특성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상처에서는 빠르게 달라붙어 출혈 부위를 막고, 유리나 플라스틱 등에 코팅하면 물이 닿는 즉시 넓게 퍼지는 ‘초친수성(superhydrophilic)’ 표면을 만든다.
초친수성은 물방울이 표면에 동그랗게 맺히지 않고 닿자마자 넓고 얇게 퍼져 표면을 적시는 성질이다. 연구팀은 CHI-B를 유리뿐 아니라 테플론으로 잘 알려진 불소계 고분자 소재인 PTFE, 음료병 등에 널리 쓰이는 플라스틱인 PET, 포장재 등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인 PS, 광촉매와 기능성 코팅 등에 활용되는 이산화티타늄(TiO₂) 등 성질이 서로 다른 다양한 소재에 균일하게 코팅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극미량인 10 ppm(100만 분의 10 수준)의 요소(urea)를 함께 사용하면 CHI-B 코팅 표면을 초친수성으로 만들 수 있었다. 요소는 우리 몸에서도 만들어지는 질소화합물로, 이번 연구에서는 매우 적은 양만으로 코팅 표면에서 물이 빠르게 퍼지는 특성을 구현하는 데 사용됐다.
코팅의 안정성도 확인했다. CHI-B로 처리한 표면은 한 달 이상 세척한 뒤에도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며, 1년이 지난 코팅에서도 물이 잘 퍼지는 우수한 젖음 특성을 보였다. 이는 다양한 소재의 표면 성질을 바꾸는 기능성 코팅이나 바이오센서·의료기기 등의 표면처리 소재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CHI-B의 강한 접착력을 이용해 의료용 지혈 소재로서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세포 독성 평가에서 CHI-B는 높은 생체적합성, 즉 생체 조직이나 세포와 접촉했을 때 유해한 영향을 적게 나타내는 특성을 보였다. 생쥐의 간 출혈 부위에 CHI-B 스펀지를 적용한 결과 출혈량이 대조군보다 크게 감소했다. CHI-B가 출혈 부위에 빠르게 달라붙어 상처를 물리적으로 막으면서 지혈을 도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또 다른 강점은 제조 과정을 크게 단순화했다는 점이다.
기존 키토산 기반 바이오접착제를 만들 때는 키토산과 다른 물질을 화학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EDC/NHS와 같은 별도의 화학 결합제가 주로 사용됐다. 이 방식은 고가의 시약뿐 아니라 반응 후 남은 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여러 단계의 정제와 긴 투석 과정이 필요해 생산 규모를 확대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BTO가 공기 중 산소와 만나 자연스럽게 산화되는 성질에 주목했다. 산화된 BTO는 다른 물질과 쉽게 결합할 수 있는 ‘파라-퀴논(para-quinone)’이라는 반응성이 높은 구조로 바뀌고, 키토산에 있는 ‘아민기(amine group, –NH₂)’와 빠르게 반응한다. 아민기는 질소와 수소를 포함한 화학 구조로, 이번 반응에서는 두 물질이 결합하는 연결 부위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하면 공기 중 산소가 BTO를 키토산과 쉽게 결합할 수 있는 상태로 바꿔줘, 기존 화학 결합제의 역할을 대신하도록 한 것이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별도의 화학 결합제나 가열 과정 없이 상온에서 30분 이내에 CHI-B를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실험실 환경에서 수십 리터 규모까지 생산 규모를 확대해 대량생산 가능성도 확인했다.
CHI-B는 물에 잘 녹는 특성도 보였다. 일반적인 키토산은 물에 잘 녹지 않아 활용에 제약이 있지만, 물을 얼린 뒤 수분을 제거하는 동결건조 방식으로 만든 CHI-B 스펀지는 물에 닿은 뒤 약 15초 만에 완전히 녹았다. 산성 환경뿐 아니라 우리 몸과 비슷한 중성 환경에서도 높은 용해도를 유지했다.
이번 연구는 천연·바이오매스 기반 소재 하나로 접착과 초친수성 표면처리라는 서로 다른 기능을 구현하면서, 실제 산업 적용을 고려한 간단한 제조법과 생산 확장 가능성까지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향후 출혈 부위에 사용하는 지혈 소재를 비롯해 바이오센서·의료기기, 물의 젖음 특성을 조절해야 하는 다양한 기능성 표면처리 소재 등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해신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하나의 바이오소재로 강한 접착성과 물이 빠르게 퍼지는 초친수성 표면 특성을 함께 구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제조 과정도 단순하고 생산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까지 확인한 만큼 지혈 소재부터 의료기기·바이오센서, 기능성 표면처리까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AIST 화학과 석박통합과정 김은우 학생이 제1저자로, 이해신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머티리얼스 호라이즌스(Materials Horizons)’에 게재됐으며, 지난 4월 30일 온라인 공개됐다.
※ 논문명: Sustainable and scalable polyphenolic bioadhesives for hemostasis and surface functionalization, DOI: 10.1039/D6MH00249H
※ 관련 시연 동영상: https://drive.google.com/drive/folders/1toEwNZhy9gBDuo_9mKHWaDU4wtsdlQwJ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교원창업기업인 폴리페놀팩토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신약 설계해줘”... 소버린 바이오 AI 'K-Fold' 공개
“이 단백질에 잘 결합하는 신약 후보를 설계해줘.”
연구자가 AI에게 이렇게 요청하면 AI가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하고, 어떤 물질이 잘 결합할지 분석해 유망한 신약 후보를 설계한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단백질 구조 예측을 수행하는 바이오 AI 모델 ‘K-Fold(케이폴드)’를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AI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의 주관기관으로 ‘팀 KAIST’를 구성하고, 차세대 바이오 AI 모델 ‘K-Fold’를 공개했다고 28일 밝혔다.
‘팀 KAIST’는 화학과 김우연 교수가 연구를 총괄하고, 김우연 교수 그룹과 김재철AI대학원 황성주·안성수 교수 그룹 연구원들이 AI 모델 개발을, 생명과학과 오병하·김호민·이규리 교수가 단백질 데이터 구축과 검증을 담당한다. KAIST 교원창업기업 히츠(HITS)는 K-Fold를 연구자가 실제 활용할 수 있도록 웹 기반 AI 연구 플랫폼 ‘하이퍼랩(HyperLab)’과 연계해 서비스로 구현했다. K-Fold의 성과 확산과 산업계 활용 촉진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바이오협회가 맡는다.
K-Fold의 가장 큰 특징은 신약 개발에 필요한 단백질과 약물의 ‘결합’을 AI로 예측한다는 것이다.
신약을 개발하려면 먼저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이 어떤 모양인지 파악하고, 수많은 물질 가운데 어떤 것이 그 단백질에 잘 붙어 원하는 작용을 하는지 찾아야 한다. K-Fold는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것은 물론 약물 후보가 단백질의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결합할지까지 미리 계산해 유망한 후보를 빠르게 찾도록 돕는다.
단백질 하나의 구조만 예측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단백질과 단백질, 단백질과 약물 후보 물질, DNA·RNA 등 여러 생체분자가 서로 만났을 때 어떤 구조를 만드는지까지 예측할 수 있다.
성능도 세계적인 수준이다. 지난 3월 과제 단계평가에서 K-Fold의 분자 복합체 구조 예측 정확도는 구글 딥마인드의 AlphaFold3(알파폴드3)에 근접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연구팀이 8월 자체 수행한 성능평가에서는 일부 평가 항목에서 기존 글로벌 모델보다 높은 성능도 확인했다.
특히 암을 비롯한 여러 질환의 주요 신약 표적인 G-단백질 연결 수용체(GPCR)와 인산화효소(Kinase),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직접 제거하는 새로운 신약 기술인 표적단백질분해(TPD) 분야에서 약물이 표적 단백질에 어떻게 결합하고 작용하는지를 예측하는 데 높은 성능을 보였다.
구조 예측 속도도 크게 높였다.
기존 단백질 구조 예측 AI는 구조를 계산하기 전에 비슷한 단백질의 서열 정보를 대량으로 찾아 비교하는 복잡한 사전 작업이 필요했다. K-Fold는 이러한 과정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방식을 적용해 사전 계산 단계를 없애고, 기존 모델 대비 구조 예측 속도를 최대 25배 높였다.
이는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신약 후보를 살펴볼 수 있다는 의미다. 구조 예측에 필요한 시간과 컴퓨팅 자원을 줄이면서 수많은 후보 가운데 가능성이 높은 물질을 빠르게 골라내 연구자가 실제 실험할 대상을 좁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배충식 KAIST 총장은 “AI 시대의 국가 경쟁력은 핵심 기술을 우리 스스로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는 ‘소버린 AI’ 역량에 달려 있다”며 “K-Fold는 국내 독자 AI 기술을 바이오와 결합해 세계 수준의 기술에 도전하고, 실제 신약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연결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KAIST는 앞으로도 AI 원천기술과 과학기술의 융합을 통해 대한민국의 AI 기술 주권과 미래 경쟁력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K-Fold를 개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연구자가 웹에서 대화하듯 사용할 수 있는 AI 연구 서비스로 구현했다.
KAIST 교원창업기업 히츠의 멀티에이전트 플랫폼 ‘하이퍼랩(HyperLab)’에 K-Fold를 탑재해 별도의 고성능 컴퓨터를 직접 구축하거나 복잡한 AI 프로그램을 다루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연구자가 “이 단백질에 강하게 결합하는 항체를 설계해줘”라고 요청하면 AI가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결합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설계한 뒤 계산을 통해 결과를 평가하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지원한다. “이 암 표적 단백질에 적합한 펩타이드 후보를 찾아줘”라고 요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쉽게 말해 연구자가 직접 여러 프로그램을 옮겨 다니며 구조를 계산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대신, AI에게 연구 목표를 말하면 필요한 분석과 설계를 차례로 수행하도록 한 것이다.
하이퍼랩은 이를 위해 구조 예측과 약물 설계, 유전체·단백질 등 생명과학 데이터 분석에 활용할 수 있는 120여 개의 계산 도구와 160여 개의 전문 기능을 갖췄다. 또한 100여 개의 전문 데이터베이스와 대규모 지식그래프를 연결해 필요한 연구 정보를 찾아 분석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 질문을 이해하고 필요한 도구를 선택해 구조를 예측하고, 결과를 분석한 뒤 다시 설계를 개선하는 일련의 과정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연구자를 돕는 ‘AI 공동연구자(Co-Scientist)’를 지향한다.
바이오 AI는 신약 개발의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핵심 기술로 떠오르면서 미국·영국·중국의 글로벌 빅테크와 주요 연구기관들이 치열한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K-Fold 개발은 바이오 AI 핵심 기술을 해외 모델에만 의존하지 않고 국내 기술로 확보해 실제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소버린 바이오 AI’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성과는 지난 6월 23일 열린 ‘2026 한국생체분자과학연합학술대회’에서 김우연 교수가 ‘에이전틱 AI 기반 생성형 신약 설계(Generative Drug Design Powered by Agentic AI)’를 주제로 한 기조강연을 통해 처음 공개했다.
김우연 KAIST 화학과 교수는 “K-Fold는 기존 모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AI 구조를 적용해 기존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개발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 AI를 연구자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과학 AI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팀 KAIST’ 컨소시엄은 K-Fold를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며, 하이퍼랩은 국내외 연구자를 대상으로 베타 서비스를 제공한 뒤 올해 안에 단계적으로 상용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K-Fold의 산업 현장 확산을 위한 교육도 본격화됐다. 8월 27일 한국바이오협회 온라인 교육에는 85명이 참여했으며, 9월 1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진행하는 온·오프라인 교육에는 현재 118명이 신청했다. 교육에서는 제약·바이오 기업 실무자를 대상으로 K-Fold 활용법과 신약 설계 적용 사례를 소개해 소버린 바이오 AI의 산업 현장 도입을 지원한다.
※ 관련 사이트: HyperLab Co-Scientist: https://hyperlab.ai/features-co-scientist
K Fold-하이퍼랩 3.0 소개영상: https://drive.google.com/file/d/1MxhZr-C3pQdIVn1EP44hQICj8G70is3_/view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차세대 바이오 파운데이션 모델 K-Fold 개발’ 과제(PJT-25-100009) 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석유 대신 미생물이 만드는 화학공장 시대 앞당긴다
석유 대신 미생물이 화학제품을 만드는 '바이오제조' 시대가 한 걸음 가까워졌다. 우리 대 연구진이 바이오제조 상용화를 가로막는 핵심 난제를 분석하고, AI를 활용한 산업화 전략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바이오제조 상용화의 핵심 병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산업화 전략과 미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고 14일 밝혔다.
현재 플라스틱과 섬유, 의약품 원료 등 대부분의 화학제품은 석유에서 생산된다. 하지만 탄소배출과 환경오염 문제가 커지면서 미생물을 이용해 화학물질을 만드는 바이오제조(Biomanufacturing)가 차세대 제조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실험실에서 개발한 기술을 실제 공장에서 경제성 있게 대량 생산하는 것은 여전히 큰 과제로 남아 있다.
바이오제조의 핵심 기술인 시스템대사공학(Systems Metabolic Engineering)은 미생물의 대사 경로를 설계·최적화해 원하는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미생물 세포공장(Cell Factory)'을 만드는 기술이다. 하지만 연구실에서는 높은 생산성을 보인 기술도 산업 현장에서는 생산성이 떨어지고 생산비가 증가하거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상용화에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실과 산업 현장 사이의 간극(죽음의 계곡, Death Valley)'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바이오 기반 화학원료인 숙신산(Succinic acid)과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PHA)를 분석했다.
숙신산은 친환경 플라스틱과 다양한 화학소재를 만드는 핵심 원료다. 연구팀은 숙신산이 기존 석유화학 제품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생산량뿐 아니라 원료 가격, 발효 공정, 분리·정제 비용, 시장 규모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의약품과 화장품, 식품 소재 등 고부가가치 시장부터 단계적으로 진입하는 전략이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PHA는 미생물이 세포 안에 축적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사용 후 자연에서 분해되는 친환경 소재다. 하지만 생산비와 회수 비용이 높아 아직은 기존 플라스틱과 가격 경쟁력이 낮다. 연구팀은 생산 공정을 단순화하고 의료용과 식품 포장재 등 고부가가치 분야부터 적용한 뒤 범용 시장으로 확대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AI가 바이오제조 산업화의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AI는 효소와 미생물 설계는 물론 생산 공정을 가상으로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경제성과 환경성을 동시에 분석하는 기술 등을 통해 바이오제조 전 과정을 최적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개발 기간과 생산 비용을 줄이고 상용화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연구팀은 기술경제성 평가(TEA, Techno-Economic Analysis)와 전과정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를 연구가 끝난 뒤 수행하는 평가가 아니라 연구 초기부터 기술 설계의 기준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원료 수급과 국제 정세 변화에 대비한 공급망 회복탄력성도 바이오제조의 새로운 설계 기준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새로운 생산기술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바이오제조 산업화의 성공 조건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원료 확보부터 미생물 설계, 발효, 분리·정제, 시장 진입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산업화 로드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바이오 기반 화학산업의 상용화를 앞당기고, 장기적으로는 석유 중심의 화학산업을 친환경 바이오경제로 전환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바이오제조의 상용화는 어느 한 공정만 잘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원료-균주-발효-정제-시장으로 이어지는 전 주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가능하다"며 "시스템대사공학과 AI의 융합은 이러한 병목을 해결하고 바이오제조 시대를 앞당기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지연 박사과정과 유혜은 박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논문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5월 30일 게재됐다.
※ 논문명 : Beyond petrochemicals: challenges and opportunities in industrial-scale biomanufacturing DOI: 10.1038/s41467-026-73835-1
※ 저자 정보 : 김지연(KAIST, 공동 제1 저자), 유혜은(KAIST, 공동 제1 저자), 김민호(KAIST), 이상엽(KAIST, 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한국연구재단의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사업(과제번호: 2022M3J5A1056117)’ 및 ‘바이오제조 산업 선도를 위한 첨단 합성생물학 원천기술 개발사업(과제번호: RS-2024-00399424)’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세계 로봇 석학들 KAIST로..네이처 첫 자율 로보틱스 컨퍼런스 개최
인공지능(AI)이 디지털 혁신을 이끌었다면, 자율 로보틱스는 그 혁신을 현실 세계로 확장하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자율 로봇의 미래를 조망하는 세계적 학술행사가 우리 대학에서 열린다.
우리 대학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와 공동으로 오는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 대전 본원에서 ‘2026 네이처 컨퍼런스: 자율 로보틱스(2026 Nature Conference: Autonomous Robotics)’를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네이처가 로보틱스를 단독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네이처는 프린스턴대, 칭화대 등 세계 유수 연구기관과 함께 인공지능, 바이오, 에너지 등을 주제로 50여 차례 학술행사를 개최해 왔다.
우리 대학은 국내 최초의 로봇 팔 ‘카이젬(KAISEM)’과 초기 지능형 서비스 로봇 ‘아미(AMI)’, 대한민국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징인 ‘휴보(HUBO)’를 개발하며 국내 로봇공학 발전을 선도해 왔다. 이번 컨퍼런스는 이러한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세계 연구자들이 자율 로보틱스의 미래를 논의하는 글로벌 협력의 장으로 마련됐다.
컨퍼런스에는 세계적 로봇공학 석학들이 대거 참여한다. 사람의 팔과 같은 유연한 동작을 구현하는 협동로봇 ‘프랑카 에미카 판다(Franka Emika Panda)’ 개발자인 사미 하다딘(Sami Haddadin) 모하메드 빈 자예드 인공지능대학교 부총장과 국내 컴퓨터 비전 및 로봇 지능 연구를 선도해 온 권인소 KIST 피지컬AI연구단장(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이 기조강연을 맡는다.
또한 로봇 학습 및 제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오드 빌라드(Aude Billard)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EPFL) 교수와 웨어러블 로보틱스 분야의 석학인 스티븐 H. 콜린스(Steven H. Collins)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도 기조연사로 참여한다.
행사 기간에는 최신 로봇 기술 전시와 시연, 세계적 연구자 및 네이처 편집진과의 학술 교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특히 우리 대학은 공경철 교수의 외골격 로봇 ‘워크온수트(WalkON Suit)’, 박해원 교수의 사족보행 로봇 ‘하운드(Hound)’, 심현철 교수의 인간형 조종사 로봇 ‘파이봇(PIBOT)’, 명현 교수의 시각 기반 사족보행 기술 ‘드림워크(DreamWaQ)’ 등 세계적 연구 성과를 잇달아 선보이며 대한민국 자율 로보틱스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김정 KAIST 기계항공공학부장은 “이번 컨퍼런스는 세계 최고 연구자들이 모여 자율 로보틱스의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라며 “KAIST가 축적해 온 혁신 기술과 연구 역량을 세계에 선보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협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장은 “로봇 지능과 자율 운용 기술은 미래 산업과 사회를 바꿀 핵심 기술”이라며 “이번 컨퍼런스가 글로벌 연구 협력을 확대하고 자율 로보틱스 혁신을 앞당기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AI의 다음 무대는 물리적 세계이며, 자율 로보틱스는 그 변화를 이끌 핵심 기술”이라며 “KAIST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세계적 연구자들과 함께 미래 로봇 기술의 방향을 제시하고 글로벌 혁신 생태계 구축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영어로 진행되며 자율 로보틱스 분야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조기 등록은 7월 31일까지, 일반 등록은 10월 6일까지 가능하다.
※관련 홈페이지:https://natureconferences.streamgo.live/autonomous-robotics/lobby
BIO USA 2026서 첫 단독관 운영...바이오 딥테크 기업 선보여
우리 대학은 오는 6월 22일(월)부터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산업 컨벤션 행사인 ‘BIO International Convention 2026(이하 BIO USA 2026)’에 참가해 ‘KAIST 전시관’을 처음으로 운영하고 바이오 딥테크 기술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에 알린다고 19일 밝혔다.
지난해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BIO USA 2025에 참가해 대학 보유 바이오 혁신기술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대학 보유 유망 바이오 기술과 교원창업기업의 혁신 기술을 대거 소개할 예정이다. 특히 KAIST는 BIO USA 참가 이래 처음으로 대학 단독 전시관인 ‘KAIST 전시관’을 운영하며, 우리 대학의 우수한 바이오 원천기술과 사업화 성과를 글로벌 시장에 직접 선보인다.
최근 글로벌 바이오 투자 환경이 선별 투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KAIST 교원창업기업들의 기술 사업화가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 대학은 이번 전시관 운영을 통해 대학이 보유한 원천기술과 교원창업기업의 혁신 기술을 글로벌 제약사와 투자자들에게 적극 알리고, 실질적인 사업화 및 파트너십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KAIST 전시관에는 KAIST 교원이 창업한 바이오·딥테크 분야 유망 기업 5개사가 참여한다. 이들은 신약개발 초기 단계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비용과 기간을 혁신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AI 플랫폼, 시스템생물학 기반 분석 기술, 차세대 RNA 플랫폼 등 차세대 바이오 산업을 이끌 핵심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참가 기업은 ▲나노이지스(대표 임성갑) ▲토르 테라퓨틱스(대표 송민호) ▲히츠(대표 김우연) ▲바이오리버트(대표 조광현) ▲라이보텍(대표 김윤기) 등 총 5개사다.
나노이지스는 세계 최초 가시아메바 멸균 코팅 기술을 기반으로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인 콘택트렌즈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가시아메바는 심각한 각막염을 유발할 수 있는 미생물로, 나노이지스는 이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독자적인 코팅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토르 테라퓨틱스는 암 악액질 환자의 생존율 향상을 목표로 GFRAL 표적 세계 최초 계열(First-in-Class) 항체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악액질은 암 환자에게 나타나는 심각한 체중 감소와 근육 손실 증상으로, 토르 테라퓨틱스는 이를 유발하는 신호전달 경로를 차단하는 혁신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히츠는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하이퍼랩(HyperLab)’을 통해 가상탐색부터 후보물질 최적화까지 신약개발 전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연구자가 실험실에서 수행하던 신약 후보물질 탐색 과정을 인공지능으로 자동화해 개발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바이오리버트는 시스템생물학과 인공지능을 결합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약 타깃과 바이오마커를 탐색하는 기술을 선보인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인체의 질병 상태를 컴퓨터상에 구현한 가상 모델로, 신약 개발 과정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라이보텍은 선형 메신저 리보핵산(linear mRNA), 원형 리보핵산(circular RNA), 자기증폭 리보핵산(self-amplifying RNA, saRNA)을 아우르는 차세대 RNA 백신·치료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RNA는 체내에서 특정 단백질을 만들도록 지시하는 유전정보 전달 물질로, 라이보텍은 기존 mRNA 기술을 넘어 효능과 지속성을 높인 차세대 RNA 기술을 기반으로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우리 대학의 5개 창업기업은 행사 기간 동안 KAIST 전시관을 거점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파트너링 활동에 나선다. 특히 일부 기업은 머크(Merck), 일라이 릴리(Eli Lilly),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 등 글로벌 빅파마를 비롯해 해외 주요 벤처캐피탈(VC)과의 1:1 비즈니스 미팅을 사전에 확정하며 실질적인 협력 성과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건재 KAIST 기술가치창출원장은 “BIO USA는 글로벌 제약사와 투자기관, 연구기관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 최대 바이오 비즈니스 행사”라며 “올해 처음 운영하는 KAIST 전시관과 KAIST NIGHT를 통해 KAIST의 우수한 플랫폼 기반 바이오 기술과 교원창업 성과를 세계 시장에 알리고, 실질적인 기술사업화와 글로벌 파트너십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은 전시회 기간 중인 6월 22일(월)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와 협력 기반 마련을 위한 ‘KAIST NIGHT’ 행사도 현지에서 개최한다. KAIST NIGHT는 글로벌 제약사, 투자기관, 연구자 및 산업계 관계자들을 초청해 KAIST의 우수 기술과 교원창업기업을 소개하고 후속 협력 및 사업화 논의를 촉진하기 위한 네트워킹 행사다.
이번 행사에는 KASBP(재미한인제약인협회), KDDF(국가신약개발재단), KSEA(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오송바이오진흥재단 등 국내외 바이오·제약 분야 주요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KAIST는 이를 통해 글로벌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참가 기업들의 성공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우리 대학은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며 연구성과의 기술사업화와 교원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번 BIO USA 2026 참가를 통해 대학의 우수 연구성과가 글로벌 기술사업화와 투자 유치, 공동연구 등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우리 대학은 현재 35개의 바이오 분야 교원창업기업을 배출했으며, 최근 3년간 24건의 바이오 기술이전계약(총 계약금액: 33억)을 성사시키는 등 연구성과의 사업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 세계적 수준의 기술사업화 성과로는 이정호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가 창업한 소바젠은 최근 이탈리아 안젤리니 파마와 총 5억 5,0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바이오 연구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KAIST-포모사 바이오 연구센터 공식 개소 … 포모사그룹 왕뤠이위 회장단 방한
인공지능(AI)과 첨단 바이오 기술을 결합해 신약개발의 난제로 꼽히던 비임상 단계의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극복하고, 동물을 대체해 인체 반응을 정확히 예측하는 차세대 의료 혁신 플랫폼 구축이 본격화된다.
우리 대학은 6월 16일 KAIST 메타융합관에서 세계적인 기업 대만 포모사(Formosa)그룹과 공동으로 ‘KAIST-포모사 바이오 연구센터’ 개소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연구 사업에 착수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센터는 지난해 체결한 KAIST-포모사 바이오메디컬 협력 협약의 후속 사업으로, ‘The FORM-K’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포모사그룹은 향후 5년간 약 170억 원 규모의 연구비를 지원하며, 양 기관은 이를 바탕으로 오가노이드 기반 차세대 동물대체시험법(NAMS, New Approach Methodologies) 플랫폼 개발과 글로벌 사업화를 추진한다. NAMS는 인간 세포와 조직, 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차세대 신약개발 평가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날 개소식에는 포모사그룹 왕뤠이위(Wang Rui-Yu, Sandy Wang) 회장과 주요 임직원을 비롯해 장경대학교(Chang Gung University), 장경기념병원(Chang Gung Memorial Hospital) 교수진이 참석해 연구센터 출범을 축하하고 향후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양 기관은 인류 건강 증진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첨단 바이오메디컬 분야의 협력 체계를 더욱 공고히 했다.
연구센터의 핵심 목표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죽음의 계곡(Death Valley)’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현재 신약 후보물질은 동물실험 단계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여도 실제 인간 임상시험에서는 약 90%가량 실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인간과 동물 간 생물학적 차이에서 비롯되는 한계 때문이다.
연구센터는 환자 유래 세포를 활용해 제작한 3차원 인체 장기 유사체인 ‘오가노이드’를 기반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 FDA와 유럽 규제기관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동물대체시험법(NAMS)을 적극 개발해 인간의 생체 반응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는 신약개발 플랫폼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희귀 난치성 질환에 대한 신약개발의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협력의 가장 큰 강점은 대만 최대 의료기관인 장경기념병원이 보유한 방대한 환자 조직 및 임상 데이터와 KAIST의 세계적 수준의 오가노이드, 인공지능(AI), 광학 기술이 결합된다는 점이다.
장경기념병원은 1만 2천 병상 규모의 의료 인프라를 기반으로 축적된 대규모 환자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구센터는 이를 활용해 질환별 오가노이드 모델을 구축하고 AI 기반 분석을 통해 질병 기전을 규명하고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할 예정이다.
또한 연구센터는 오가노이드와 AI를 활용한 차세대 바이오 연구개발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신약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고 관련 기술의 사업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바이오 협력 생태계를 강화하고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대수 KAIST 뇌인지학과 교수는 “KAIST-포모사 바이오 연구센터는 세계적 수준의 임상 데이터와 첨단 바이오 기술이 결합하는 새로운 국제 공동연구 모델”이라며 “동물실험 의존도를 낮추고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와 신약개발을 앞당기는 글로벌 연구 거점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왕뤠이위 포모사그룹 회장은 “직접 KAIST를 방문해 KAIST-포모사 바이오 연구센터의 개소를 함께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협력의 기반을 마련하고 연구센터 설립을 위해 각별한 관심과 리더십을 보여주신 이광형 총장님과 KAIST 연구진, 구성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이번 연구센터가 미래 바이오 혁신을 함께 이끌어가는 상징적 협력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포모사그룹은 연구 성과가 실제 환자 치료와 산업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며, KAIST와 함께 글로벌 바이오메디컬 혁신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이번 연구센터 개소는 KAIST 바이오 기술의 글로벌 확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바쁜 일정에도 직접 KAIST를 방문해 연구센터 개소를 함께해 주신 왕뤠이위 회장님과 포모사그룹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이번 협력을 통해 KAIST의 첨단 바이오 기술과 포모사그룹 및 장경기념병원의 풍부한 임상 역량이 결합함으로써 미래 바이오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포모사그룹은 석유화학, 바이오, 반도체 소재,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세계적 기업이다. 장경기념병원은 대만 최대 규모 의료기관 중 하나로, 풍부한 임상 데이터와 연구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바이오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KAIST-한화솔루션, 석유 유래 나프타 대체할 ‘친환경 바이오 플랫폼’ 구축
우리 대학은 KAIST-한화솔루션 미래기술연구소가 한화솔루션과 손잡고 폐자원을 활용해 플라스틱과 섬유용 친환경 원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 기술을 확보했다고 19일 밝혔다.
최근 석유화학 산업의 필수 원료인 나프타의 가격 급등과 공급 불안으로 대체 원료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성과는 자원 공급 안정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확보한 미래형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이 기술은 바이오디젤 생산 공정에서 버려지는 부산물인 ‘글리세롤’을 원료로 삼는다. 버려지는 폐자원을 고부가가치 소재로 전환하기 위해 플라스틱과 화장품의 핵심 소재인 ‘1,3-프로판디올(1,3-PDO)’을 생산하는 고효율 미생물을 개발하고 발효 공정을 최적화했다.
이번 연구는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 연구팀은 실험실 규모를 넘어 대형 공장 설비 적용에 앞서 시험 생산이 되는 300L 규모의 파일럿 공정에서도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연구실의 성과가 실제 공장에서도 똑같이 재현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으로 기술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또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미생물의 대사 과정을 사전에 설계하는 ‘디지털 설계 기술’과 항생제 없이도 안정적으로 원료를 뽑아내는 ‘무항생제 공정’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생산 비용은 낮추고 환경 규제 리스크를 줄이며 친환경 가치를 극대화했다.
이번 성과는 2015년 11월 첫 발을 뗀 양측의 협력이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흔들림 없이 이어져 온 값진 결실이다. 이는 KAIST의 독보적인 학술적 역량과 한화솔루션의 탄탄한 사업화 역량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일궈낸 산학 협력의 대표적 성공 모델로 평가받는다. 또한 본 연구는 KAIST와 한화솔루션 연구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수행됐다.
이번 친환경 바이오 플랫폼 연구를 통해 총 6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13편의 논문을 게재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케미컬 엔지니어링(Nature Chemical Engineering) 5월 12일 자에 게재됐으며, 5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되었다. 표지논문은 해당 호를 대표하는 연구 성과에만 선정되는 만큼, 이번 연구의 학문적 중요성과 파급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논문명: High-titer, antibiotic-free, pilot-scale production of 1,3-propanediol by engineered Corynebacterium, DOI: 10.1038/s44286-026-00389-w
※ 저자: 조재성(KAIST, 제1저자), 신디 프리시리아 수르야 프라보워 박사(Cindy Pricilia Surya Prabowo)(KAIST, 제1저자), 한태희 박사(KAIST), 문천우(KAIST), 고유성(KAIST), 조창희 박사(한화솔루션), 김제웅(KAIST), 김원준 박사(한화솔루션), 방현배 박사(한화솔루션), 이재은(KAIST), 기민정(KAIST), 장남진 박사(한화솔루션), 이상엽(KAIST, 교신저자)
한화솔루션 김정대 연구소장은 “이번 연구는 바이오 기반 원료를 활용해 기존 석유화학 공정을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지속가능한 화학소재 생산과 산업 적용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AIST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생물 기반의 화학물질 생산이 실험실을 넘어 실제 산업 규모로 충분히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이다”라며, “앞으로 다양한 화학소재를 더욱 친환경적으로 생산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2나노 반도체보다 작은 DNA ‘분자 컴퓨터’ 구현...바이오 컴퓨팅 응용 기대
지금까지 분자 수준의 DNA 회로는 암 관련 물질의 존재 여부를 판단하는 등 간단한 기능에 활용됐지만, 한 번 반응하면 다시 사용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넘어, 머리카락보다 수만 배 작은 DNA로 계산과 기억을 동시에 수행하는 ‘2나노 반도체보다 작은 초미세 분자 컴퓨터’를 구현했다. 향후 질병 진단 등 바이오·의료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컴퓨팅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공학생물학대학원 최영재 교수 연구팀이 DNA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 트랜지스터(Bio-transistor·신호를 받아 계산을 수행하는 반도체 핵심 소자의 바이오 버전)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계산과 정보 저장을 동시에 수행하는 새로운 분자 회로를 구현했다고 22일 밝혔다.
최근 반도체 공정이 2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수준에 도달하면서 초미세화 기술이 물리적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학계에서는 기존 실리콘 기반 기술을 넘어, 분자 수준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새로운 컴퓨팅 방식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DNA는 특정 염기끼리만 짝을 이루는 성질(상보적 염기 결합, complementary base pairing)을 이용해 원하는 반응만 정확하게 일어나도록 설계할 수 있으며, 염기 간 간격이 0.34나노미터에 불과해 차세대 초고집적 정보 처리 소재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기존 DNA 기반 회로는 반응이 한 번 일어나면 소모되는 ‘일회성’ 특성으로 인해 연속적인 정보 처리나 복잡한 계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입력 신호에 따라 DNA 분자가 서로 결합하거나 분리되면서 배열이 바뀌고, 그 상태가 유지되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변화된 분자 상태 자체가 정보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며, 이후 연산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 즉, 별도의 초기화 과정 없이도 실시간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리셋 없는(reset-free·초기화 없이 이전 상태를 유지하는)’ 회로를 구현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반도체의 핵심 소자인 트랜지스터(Transistor·전기 신호를 제어하고 증폭하는 소자)의 기능을 DNA 수준에서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순한 화학 반응을 넘어, 분자가 스스로 정보를 처리하고 기억하는 ‘지능형 바이오 시스템’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최영재 교수는“이번 연구는 DNA를 활용한 ‘분자 컴퓨터’ 구현 가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린 사례”라며 “바이오 컴퓨팅과 의료 기술 분야 전반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공학생물학대학원 임성순 교수, 김태훈 연구원, 정상은 연구원, 김시온 연구원과 GIST 김우진 석박사통합과정생, 심준호 석사과정생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으며, 최영재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았다.
KAIST 공학생물학대학원 임성순 교수, 김태훈 연구원, 정상은 연구원, 김시온 연구원, GIST 김우진 석박통합과정생, 심준호 석사과정생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으며, 최영재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Science Advances)’에 2026년 4월 1일에 게재됐다.
※ 논문명: Reset-free DNA logic circuits for real-time input processing and memory. DOI: 10.1126/sciadv.aeb1699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사업, 교육부 지원 기초연구사업과 KAIST Quantum+X 융합 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상엽 특훈교수, 세계적 생명공학 저널 공동편집장 선임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연구부총장)가 세계적 권위의 생명공학 리뷰 저널 Current Opinion in Biotechnology(커런트 오피니언 인 바이오테크놀로지)의 공동편집장(Co-Editor-in-Chief, 공동편집장)으로 선임됐다고 24일 밝혔다. 임기는 2026년 3월부터 2028년 12월까지이고 상호 합의에 의해 연임될 수 있다.
이번 선임은 생명공학 분야에서 축적해 온 학문적 성과와 글로벌 연구 리더십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로, 세계 주요 학술지의 편집을 총괄하는 핵심 역할을 맡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Current Opinion in Biotechnology(커런트 오피니언 인 바이오테크놀로지)는 글로벌 학술출판사 엘세비어(Elsevier, 네덜란드)가 발행하는 대표적인 리뷰 저널로, 1990년 창간 이후 생명공학 전 분야의 최신 연구 동향을 선도적으로 조망해 왔다. 특히 초청 기반(review-by-invitation, 초청 총설) 방식의 논문만을 게재하는 것이 특징으로,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최근 3~5년간의 연구 흐름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제시한다.
이 저널은 대사공학, 합성생물학, 산업 생명공학, 바이오에너지 등 이교수의 최고 전문분야 뿐 아니라 의약 바이오, 분석 바이오, 환경 바이오기술 등 폭넓은 분야를 다루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반 바이오 연구, 지속가능 바이오제조, 마이크로바이옴 등 미래 핵심 기술도 조명하고 있다. 생명공학 및 응용미생물 분야에서 상위권(Q1, 상위 25%)에 속하는 영향력 높은 학술지로, 글로벌 연구자들이 최신 연구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가장 먼저 참고하는 저널 중 하나로 꼽힌다.
공동편집장(Co-Editor-in-Chief, 공동편집장)은 저널의 학문적 방향을 설정하고, 주요 리뷰 주제를 기획하며, 세계적인 연구자들을 각 주제의 초청 편집자나 저자로 초청하는 등 학술지의 수준과 영향력을 좌우하는 핵심 역할을 맡는다. 특히 초청 기반 리뷰 저널에서는 편집장의 학문적 통찰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저널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이상엽 교수는 시스템 대사공학 분야를 개척한 세계적 석학으로, 미생물을 활용한 화학물질·연료·소재 생산 기술 개발을 선도해 왔다. 산업적 적용까지 이어지는 연구 성과를 다수 창출하며, 생명공학의 학문적 발전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바이오경제 구현에도 기여해 왔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 공동편집장 선임은 생명공학 분야의 최신 연구 흐름을 조망하고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서 수락하였다며 “글로벌 연구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학문적 발전은 물론, 지속가능한 바이오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선임을 계기로 이상엽 교수는 글로벌 생명공학 연구의 흐름을 조망하고 미래 연구 방향을 제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바이오 연구의 국제적 위상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상엽 교수는 대사공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Metabolic Engineering(메타볼릭 엔지니어링)의 공동편집장이기도 하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이상엽 교수의 공동편집장 선임은 KAIST의 세계적 연구 경쟁력과 학문적 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앞으로도 KAIST는 글로벌 연구를 선도하며 미래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주연구원, ‘KAIST 스페이스 바이오 워크숍’ 개최
우리 대학 우주연구원은 오는 27일(금) KAIST 본원 양분순빌딩에서 ‘KAIST Space Bio Workshop’을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워크숍은 우주 생명과학 및 우주 제조(In-Space Service & Manufacturing) 분야의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구축과 공동연구 기반 마련을 위해 기획됐다.
이번 행사는 ‘우주 내 바이오 실험(In-Space Bio Experiment)’를 주제로, 미세중력 환경에서의 세포·소동물·인간 대상 연구부터 우주 바이오 제조까지 폭넓은 연구 영역을 다룬다. 특히 KAIST가 주도하는 우주 생명과학 및 공학 연구 방향을 공유하고, 향후 우주 실험 플랫폼 구축을 위한 핵심 기술과 운영 조건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워크숍에는 미국, 일본 등 해외 주요 기관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우주 환경에서의 생명과학 연구와 산업화 가능성에 대해 심도 있는 발표를 진행한다.
행사는 한재흥 KAIST 우주연구원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해외 연사들의 기조강연(Keynote)과 국내 연구진의 플래시 토크로 구성된다. 스테파니 컨트리먼(Stefanie Countryman,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볼더 캠퍼스), 무라타니 마사후미(Masafumi Muratani, 일본 쓰쿠바대학교), 토비아스 니더비저(Tobias Niederwieser,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볼더 캠퍼스), 그리고 와카타 고이치(Koichi Wakata CTO, 미국 액시엄 스페이스 / 前 JAXA,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우주비행사) 등이 참여해 미세중력 기반 실험, 우주 바이오 제조, 상업 우주비행 환경에서의 인간 건강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이어지는 플래시 토크에서는 윤학순(스페이스린텍 대표), 박지호(KAIST 교수), 김현우(KAIST 교수), 정기훈(KAIST 교수), 박성홍(KAIST 교수) 등이 참여해 저궤도(LEO) 기반 우주 제약 산업, 미세중력을 활용한 약물 전달 기술, 근골격계 변화 및 신경계 진단 기술 등 실제 응용 가능성이 높은 연구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특히 KAIST 우주연구원과 글로벌 민간 우주기업 Axiom Space(액시엄 스페이스) 간의 업무협약(MOU) 체결식이 예정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아시아 최초의 우주 생명과학 협력 네트워크 구축과 함께 향후 공동 연구 및 상업화 협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우주 바이오 실험 플랫폼의 요구조건 도출’을 주제로 한 패널 토론에서는 기조강연 연사들과 발표자들이 함께 참여해, 우주 환경에서의 실험 수행을 위한 환경·장비·운영 조건 등 핵심 요소를 중심으로 심층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우주 생명과학은 미래 우주 탐사와 인류의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이끌 핵심 분야”라며 “KAIST는 글로벌 연구기관 및 산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우주 바이오 연구와 기술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재흥 KAIST 우주연구원장은 “이번 워크숍은 우주 생명과학 분야에서 KAIST가 보유한 연구 역량을 국제적으로 확장하고, 글로벌 협력 기반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우주 환경을 활용한 혁신적 연구와 산업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AIST 우주연구원은 이번 워크숍을 통해 우주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산학연 협력 기반을 확대하는 한편, 우주 바이오 산업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워크숍은 우주 생명과학 분야에 관심 있는 연구자, 학생 및 일반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해당 링크(https://forms.gle/qHMewJoqZ56RMfix8)에서 사전등록을 신청할 수 있다. 또한, 온라인으로 생중계될 예정이며, 유튜브 (https://youtube.com/live/2vjz2ekwjYE)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독성가스 전기로 제어해 치료도구로 전환...황화수소 ‘두 얼굴’
‘달걀 썩는 냄새’로 알려진 독성 가스가 치료 도구로 바뀌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황화수소를 전기 신호로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며, 부작용 없이 원하는 부위만 치료하는 정밀 의료 시대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박지민 교수 연구팀이 황화수소의 생성과 전달을 원하는 시간과 위치에서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전기화학 기반 ‘황화수소 전달 바이오전자(Bioelectronic)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흔히 ‘달걀 썩는 냄새’로 불리는 황화수소(H2S)는 그간 악취와 독성을 지닌 위험 물질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세포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단백질 기능을 조절하는 ‘생체 신호 전달자’로서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황화수소는 단백질의 구조를 미세하게 변화시켜 기능을 조절하는 ‘화학적 스위치’로 작용할 수 있지만, 치료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농도 조절이 까다롭고 특정 부위에만 정밀하게 전달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전기 스위치처럼 황화수소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자연계 박테리아의 순환 시스템에서 착안해, 생체에 무해한 원료인 티오황산염(Thiosulfate, S2O32-)에 전기를 가해 황화수소를 생성하는 방식을 설계했다. 이는 기존의 화학적 투여 방식보다 안전성과 제어 정밀성이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다양한 금속 전극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은(Ag) 전극’이 가장 효율적인 소재임을 확인했다. 이는 은(Ag) 전극이 다른 금속에 비해 황화수소 생성 반응을 선택적으로 촉진하고, 전자 전달 효율이 높아 생성량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 전압의 세기와 자극 시간만으로 황화수소의 방출량과 속도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환자의 상태나 치료 부위에 맞춰 최적의 시점에 전달이 가능하다.
실제로 연구팀이 인간 유래 세포(HEK293T)에 적용한 결과, 전기 신호를 통해 세포 내부에서 통증과 자극을 감지하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이온 채널(TRPA1)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활성산소 증가 등으로 손상된 상태(산화 스트레스)에 놓인 세포에 적용했을 때, 황화수소가 세포의 균형을 회복시키며 치유 효과를 나타냈다. 세포 독성은 거의 관찰되지 않아, 인체 적용 가능성에 대한 안전성도 확인했다.
박지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독성 물질로만 여겨졌던 황화수소를 전기 신호로 정밀하게 제어해 생체 시스템을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로 전환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경계 및 심혈관계 질환 치료를 위한 정밀 의료기기뿐 아니라, 실시간 건강 관리를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KAIST 임리안 석사, 이창호 박사과정, 이재웅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김지한 교수가 공저자로, 박지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해당 논문은 국제적 권위의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3월 19일 자로 게재되었다.
※ 논문명: Bioelectronic Synthesis of Hydrogen Sulfide Enables Spatiotemporal Regulation of Protein Modification and Cellular Redox, DOI: https://doi.org/10.1126/sciadv.aeb3401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신진연구지원사업과 글로벌매칭형사업에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의사과학자·의사공학자 키운다...‘혁신 디지털 의과학원’착공
AI·바이오헬스 산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은 의학과 과학기술을 동시에 이해하는 융합형 인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글로벌 주요 대학들이 의과대학 설립과 융합 교육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우리 대학이 대한민국 바이오헬스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인프라 구축에 본격 착수했다.
우리 대학은 의과학대학원이 대한민국 바이오헬스 산업의 미래를 이끌 핵심 인프라인 ‘혁신 디지털 의과학원’의 착공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건립에 들어갔다고 19일 밝혔다.
KAIST 문지캠퍼스에 건립되는 혁신 디지털 의과학원은 ‘의료 AI·제약·바이오헬스 강국 실현’이라는 국가적 발전 방향을 뒷받침하기 위한 핵심 인재 양성과 혁신 창업 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정부와 대전시, KAIST가 협력해 총사업비 422.32억 원을 투입해 연면적 약 1만㎡(3,025평) 규모로 조성되며 2027년 11월 준공 예정이다.
우리 대학은 이번 의과학원 건립을 통해 현재 연간 20명 내외 수준인 의사과학자 양성 규모를 국가 수요의 약 50%에 해당하는 연 50~70명 수준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의학·임상 경험은 물론 과학기술과 AI 역량을 겸비한 융합형 인재가 혁신 신약, 백신, 의료기기 개발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주기적 지원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같은 인재 양성 전략은 글로벌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최근 홍콩과기대의 의과대학 신규 설립 승인(2025년 11월), 일본 도쿄공업대와 도쿄의치학대학(TMDU)의 통합(2024년 10월), 싱가포르 난양공대의 의과대학 설립·운영 사례 등 과학·공학과 의학의 융합 모델이 글로벌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미래 바이오헬스 산업을 주도할 의사과학자·의사공학자 양성의 전략적 중요성을 보여준다.
반면 국내에서는 의대 졸업생 가운데 의사과학자·의사공학자로 진출하는 비율이 1% 미만에 그치며, 인력 부족에 따른 미래 바이오헬스 경쟁력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혁신 디지털 의과학원에는 AI 정밀의료 플랫폼 연구센터, 데이터 기반 융복합 헬스케어 R&D 센터, 첨단 바이오메디컬 데이터 분석센터, 디지털 의료바이오 공용 실험실(Open Lab), 오픈 네트워킹 홀 및 세미나실 등 첨단 연구·지원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최상층인 6층에는 대전 바이오의료 벤처클러스터가 조성된다. 이는 미국 보스턴의 ‘랩센트럴(LabCentral)’과 같이 고가의 연구 장비를 KAIST 연구자뿐 아니라 대덕특구 정부출연연구소 연구자와 바이오의료 스타트업이 공동 활용하고, 연구 성과와 기술을 공유하며 자유롭게 협력할 수 있는 개방형 혁신 공간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혁신 디지털 의과학원은 단순한 교육·연구 시설을 넘어, 대전 바이오 클러스터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는 혁신 허브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근에는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펩트론 등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이 밀집해 있으며, 대전시가 추진 중인 ‘원촌동 첨단바이오메디컬 혁신지구’와도 인접해 산·학·연·병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우리 대학은 이를 통해 병원의 임상 수요와 대학의 기초 연구를 연결하는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를 활성화하고, 의료 AI와 디지털 데이터 기반 기술 개발을 촉진해 소바젠, 이노크라스 등 의사과학자 창업 성공 사례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계획이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KAIST 혁신 디지털 의과학원은 이공계 인재를 의사과학자와 의사공학자로 성장시키는 미래 AI 디지털 헬스 산업의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며, “산·학·연·병 협력 기반의 중개연구와 창업을 통해, 국가 바이오헬스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인류 건강 증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