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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오지 못하는 세포의 비밀 풀었다
한번 암세포처럼 비정상적인 상태로 굳어진 세포를 다시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있을까? 우리 대학 연구진이 세포를 한번 바뀐 상태에 붙잡아 두는 ‘잠금장치’를 찾아냈다. 이 잠금장치를 풀어 세포의 운명을 되돌릴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 것이다.
우리 대학은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세포 내 분자 네트워크에서 한번 일어난 상태 변화를 되돌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핵심 회로를 규명하고, 이를 제어해 세포를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원천 제어 기술 ‘루트(ROOT)’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우리 몸의 세포는 외부 자극에 반응해 성질과 기능을 변화시킨다. 그런데 자극이 사라져도 변화된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가 있다. 이를 ‘비가역성(Irreversibility)’이라고 한다.
이를 스위치에 비유하면, 외부 자극이 손을 떼면 원래 위치로 돌아오는 일반 스위치와 달리 한번 켜지면 손을 떼도 계속 켜져 있는 것과 같다. 세포 안에서도 처음 변화를 일으킨 자극이 사라졌는데도 특정 분자들이 서로를 계속 활성화하면서 바뀐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비가역성은 세포가 특정 기능을 가진 세포로 분화하는 것처럼 정상적인 생명현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반면 암세포가 주변 조직으로 쉽게 이동하고 침투할 수 있는 성질을 갖게 되는 상피-간엽 전이(EMT)처럼 질병의 진행을 촉진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세포 안에 이러한 상태 변화를 유지시키는 회로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점이다. 특히 어떤 분자가 다른 분자를 활성화하고, 그 분자가 다시 처음 분자를 활성화하는 ‘양성 되먹임 회로(Positive feedback loop)’가 수천 개 이상 존재한다.
이는 마이크 두 개를 서로 가까이 댔을 때 작은 소리가 서로 증폭되면서 계속 커지는 것과 비슷하다. 처음에는 외부 자극으로 시작된 변화라도 세포 내부의 분자들이 서로를 계속 활성화하면 자극이 사라진 뒤에도 변화된 상태가 유지될 수 있다.
그동안에는 이처럼 수많은 회로 가운데 어떤 회로가 실제로 세포를 ‘돌아올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지 가려내는 것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루트(ROOT, Revelation Of the Original circuit of irreversible Transition)’기술을 개발했다.
루트는 세포 안의 분자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를 컴퓨터 논리 모델로 구현하고, 외부 자극이 들어왔다가 사라지는 전 과정을 모사한다. 이를 통해 수많은 회로 가운데 세포를 변화된 상태에 계속 붙잡아 두는 핵심 회로들의 집합인 ‘비가역성 커널(Irreversibility kernel)’을 찾아낸다.
쉽게 말하면 복잡하게 얽힌 수천 개의 전선 가운데 문을 실제로 잠그고 있는 전선만 골라내는 것과 같다. 연구팀은 세포가 왜 원래 상태로 돌아오지 않는지 그 원인이 되는 일종의 ‘분자적 잠금장치’를 찾아낸 것이다.
연구팀은 잠금장치를 발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를 이용해 세포 상태를 되돌리는 두 가지 제어 방법도 제시했다.
첫 번째 ‘리셋 제어(Resetting control)’는 세포의 비가역적인 성질 자체는 그대로 두면서 현재의 세포만 변화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방법이다. 잠금장치는 그대로 두되, 잠긴 문을 열어 다시 출발점으로 돌려놓는 것과 비슷하다.
두 번째 ‘역전 제어(Reversing control)’는 비가역성을 만드는 원인 자체를 제거해 세포가 서로 다른 상태 사이를 보다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문을 한번 닫으면 자동으로 잠기게 만드는 잠금장치 자체를 해제해, 이후에는 문을 다시 열고 닫을 수 있게 만드는 것과 같다.
연구팀은 개발한 기술을 B세포 분화와 폐암의 상피-간엽 전이, 단일세포 전사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장세포(Enterocyte) 및 베타세포 분화 등 다양한 생물학적 모델에 적용했다.
그 결과 기존 연구에서 알려진 세포의 상태와 분화를 결정하는 주요 인자들과 일치하는 원인 회로를 정확하게 찾아냈다. 또한 실제 실험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한 분자 네트워크에서도 세포 상태를 효과적으로 되돌릴 수 있는 제어 방법을 제시해 기술의 폭넓은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의 중요한 의미는 ‘세포를 어떻게 되돌릴 것인가’를 넘어 ‘세포는 왜 스스로 돌아오지 못하는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에 답했다는 데 있다. 지금까지가 잠긴 문을 열 방법을 찾는 연구였다면, 이번에는 수많은 장치 가운데 실제로 문을 잠그는 핵심 잠금장치가 무엇인지 찾아낸 셈이다.
향후에는 암이나 노화 등에서 비정상적인 상태로 고착된 세포를 제거하는 기존 접근에서 나아가, 세포를 비정상적인 상태에 붙잡아 두는 핵심 회로를 찾아 이를 제어함으로써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리는 새로운 치료전략을 설계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기대된다.
조광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번 변하면 되돌아가지 않는 세포의 원인 회로를 찾아내고, 이를 제어해 세포를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 핵심”이라며 “향후 암과 노화 등에서 비정상적으로 굳어진 세포 상태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새로운 치료전략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김종완 박사와 장성훈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이종훈 박사와 코빈 호퍼(Corbin Hopper) 박사과정 학생이 공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온라인판 8월 18일 자에 게재됐다.
※ 논문명: The structural origin of irreversible transitions in biological networks, DOI: 10.1073/pnas.2600800123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과 기초연구실 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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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 USA 2026서 첫 단독관 운영...바이오 딥테크 기업 선보여
우리 대학은 오는 6월 22일(월)부터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산업 컨벤션 행사인 ‘BIO International Convention 2026(이하 BIO USA 2026)’에 참가해 ‘KAIST 전시관’을 처음으로 운영하고 바이오 딥테크 기술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에 알린다고 19일 밝혔다.
지난해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BIO USA 2025에 참가해 대학 보유 바이오 혁신기술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대학 보유 유망 바이오 기술과 교원창업기업의 혁신 기술을 대거 소개할 예정이다. 특히 KAIST는 BIO USA 참가 이래 처음으로 대학 단독 전시관인 ‘KAIST 전시관’을 운영하며, 우리 대학의 우수한 바이오 원천기술과 사업화 성과를 글로벌 시장에 직접 선보인다.
최근 글로벌 바이오 투자 환경이 선별 투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KAIST 교원창업기업들의 기술 사업화가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 대학은 이번 전시관 운영을 통해 대학이 보유한 원천기술과 교원창업기업의 혁신 기술을 글로벌 제약사와 투자자들에게 적극 알리고, 실질적인 사업화 및 파트너십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KAIST 전시관에는 KAIST 교원이 창업한 바이오·딥테크 분야 유망 기업 5개사가 참여한다. 이들은 신약개발 초기 단계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비용과 기간을 혁신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AI 플랫폼, 시스템생물학 기반 분석 기술, 차세대 RNA 플랫폼 등 차세대 바이오 산업을 이끌 핵심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참가 기업은 ▲나노이지스(대표 임성갑) ▲토르 테라퓨틱스(대표 송민호) ▲히츠(대표 김우연) ▲바이오리버트(대표 조광현) ▲라이보텍(대표 김윤기) 등 총 5개사다.
나노이지스는 세계 최초 가시아메바 멸균 코팅 기술을 기반으로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인 콘택트렌즈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가시아메바는 심각한 각막염을 유발할 수 있는 미생물로, 나노이지스는 이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독자적인 코팅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토르 테라퓨틱스는 암 악액질 환자의 생존율 향상을 목표로 GFRAL 표적 세계 최초 계열(First-in-Class) 항체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악액질은 암 환자에게 나타나는 심각한 체중 감소와 근육 손실 증상으로, 토르 테라퓨틱스는 이를 유발하는 신호전달 경로를 차단하는 혁신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히츠는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하이퍼랩(HyperLab)’을 통해 가상탐색부터 후보물질 최적화까지 신약개발 전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연구자가 실험실에서 수행하던 신약 후보물질 탐색 과정을 인공지능으로 자동화해 개발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바이오리버트는 시스템생물학과 인공지능을 결합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약 타깃과 바이오마커를 탐색하는 기술을 선보인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인체의 질병 상태를 컴퓨터상에 구현한 가상 모델로, 신약 개발 과정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라이보텍은 선형 메신저 리보핵산(linear mRNA), 원형 리보핵산(circular RNA), 자기증폭 리보핵산(self-amplifying RNA, saRNA)을 아우르는 차세대 RNA 백신·치료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RNA는 체내에서 특정 단백질을 만들도록 지시하는 유전정보 전달 물질로, 라이보텍은 기존 mRNA 기술을 넘어 효능과 지속성을 높인 차세대 RNA 기술을 기반으로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우리 대학의 5개 창업기업은 행사 기간 동안 KAIST 전시관을 거점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파트너링 활동에 나선다. 특히 일부 기업은 머크(Merck), 일라이 릴리(Eli Lilly),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 등 글로벌 빅파마를 비롯해 해외 주요 벤처캐피탈(VC)과의 1:1 비즈니스 미팅을 사전에 확정하며 실질적인 협력 성과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건재 KAIST 기술가치창출원장은 “BIO USA는 글로벌 제약사와 투자기관, 연구기관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 최대 바이오 비즈니스 행사”라며 “올해 처음 운영하는 KAIST 전시관과 KAIST NIGHT를 통해 KAIST의 우수한 플랫폼 기반 바이오 기술과 교원창업 성과를 세계 시장에 알리고, 실질적인 기술사업화와 글로벌 파트너십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은 전시회 기간 중인 6월 22일(월)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와 협력 기반 마련을 위한 ‘KAIST NIGHT’ 행사도 현지에서 개최한다. KAIST NIGHT는 글로벌 제약사, 투자기관, 연구자 및 산업계 관계자들을 초청해 KAIST의 우수 기술과 교원창업기업을 소개하고 후속 협력 및 사업화 논의를 촉진하기 위한 네트워킹 행사다.
이번 행사에는 KASBP(재미한인제약인협회), KDDF(국가신약개발재단), KSEA(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오송바이오진흥재단 등 국내외 바이오·제약 분야 주요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KAIST는 이를 통해 글로벌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참가 기업들의 성공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우리 대학은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며 연구성과의 기술사업화와 교원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번 BIO USA 2026 참가를 통해 대학의 우수 연구성과가 글로벌 기술사업화와 투자 유치, 공동연구 등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우리 대학은 현재 35개의 바이오 분야 교원창업기업을 배출했으며, 최근 3년간 24건의 바이오 기술이전계약(총 계약금액: 33억)을 성사시키는 등 연구성과의 사업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 세계적 수준의 기술사업화 성과로는 이정호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가 창업한 소바젠은 최근 이탈리아 안젤리니 파마와 총 5억 5,0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바이오 연구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202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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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및환경공학과 최신형 박사, 2026 미국화학회 CAS Future Leader 선정
우리 대학 건설및환경공학과 최신형 박사(지도교수: 명재욱)가 화학 분야 세계 최대 학술단체인 미국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 ACS) 산하 CAS(Chemical Abstracts Service)가 선정하는 2026 CAS Future Leader에 선정되었다.
CAS Future Leaders는 화학 및 관련 융합 연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박사과정생과 박사후연구원을 대상으로, 차세대 과학 리더로서의 잠재력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는 국제 프로그램이다. 선발된 연구자들에게는 오는 8월 미국 오하이오 콜롬버스에서 열리는 글로벌 네트워킹과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화학회에서 연구 성과를 발표할 기회가 제공된다.
올해 선정된 연구자들은 화학정보학, 합성생물학, 소재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전 세계 지원자 가운데 최종 31명이 선발됐다. 이 가운데 한국 기관 소속 연구자는 우리 대학 최신형 박사가 유일하다.
최신형 박사는 유엔환경계획(UNEP) 인턴, 수처리 기업 ㈜부강테크, 그리고 우리 대학 건설및환경공학과 석사 및 박사과정을 거치며 환경 분야에서 연구 실적을 쌓아왔다. 전 세계적인 환경 현안으로 부상한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설계와 환경 내 분해 거동 연구을 연구해왔으며, 환경 공학, 고분자학, 미생물학, 생물정보학을 융합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대표 연구성과로는 ▲미세플라스틱 발생을 줄일 수 있는 해양 생분해성 종이 코팅제 개발 ▲세계 최초 완전 생분해형 전자활성 필름 개발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매립지 환경에서의 분해 특성 규명 등이 있다. 이러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2024년 대전광역시 환경상,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하였고, 2025년 미국화학회 환경화학분과 대학원생 우수상을 받았다. 올해 하반기에는 스위스 연방 수생과학기술연구소(Eawag)에 박사후연구원으로 수용성 고분자의 생분해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최 박사는 “연구자로서 주도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신 명재욱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지속가능한 사회 구현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보도자료: https://en.yna.co.kr/view/RPR20260319009600353
https://cen.acs.org/acs-news/CAS-announces-2026-Future-Leaders/104/web/2026/03
2026.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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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안전선 이미 넘었다”...탄소 배출 한계 두 배 초과
지구는 무한하지 않다. 일정 수준을 넘는 오염은 기후와 생태계를 위협한다. 과학자들은 이를 막기 위해 ‘플래니터리 바운더리(Planetary Boundaries)’라는 지구 안전선을 제시해 왔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기후변화와 질소 오염을 같은 기준으로 다시 계산한 결과, 현재 탄소 배출은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두 배 이상 넘은 상태로 나타났다.
우리 대학은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전해원 교수가 미국 에너지부 산하 태평양북서부국립연구소(PNNL)의 폴 울프람(Paul Wolfram) 박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 한계를 기존의 ‘탄소 총량(저량, stock)’ 기준에서 질소·인 오염과 같은 ‘연간 배출량(유량, flow)’ 기준으로 재산정했다고 6일 밝혔다.
그동안 기후변화는 대기 중에 얼마나 CO₂가 쌓였는지(저량)를 기준으로 평가해 왔다. 반면 질소·인 오염은 1년에 얼마나 배출되는지(유량)를 기준으로 계산했다. 서로 다른 잣대를 사용하다 보니 어떤 문제가 더 심각한지 공정하게 비교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탄소 역시 질소와 동일한 ‘연간 배출량’ 기준으로 다시 계산했다.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C 이내로 제한하는 조건에 맞춰 분석한 결과,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연간 CO₂ 배출 한계는 약 ‘4~17기가톤(Gt CO₂/년)’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 인류의 연간 배출량은 약 ‘37기가톤(Gt CO₂/년)’에 달한다. 이는 지구의 안전 작동 범위를 두 배 이상 초과한 수준이다.
전해원 교수는 “탄소 배출을 질소 오염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면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훨씬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며 “이번 연구는 서로 다른 환경 문제를 동일한 기준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 정책 우선순위를 보다 명확히 정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탄소와 질소·인 오염을 함께 고려한 통합적 전략 수립의 필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며 “전 세계적인 탈탄소화 노력을 한층 더 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전해원 교수와 폴 울프람(Paul Wolfram) 박사가 공동 교신으로 총괄하였으며, 미국 PNNL 연구원 하싼 니아지(Hassan Niazi)와 페이지 카일(Page Kyle) 등이 공동연구에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서스테인어빌리티(Nature Sustainability)’에 2월 16일 자 게재되었다.
※ 논문명: Ensuring consistency between biogeochemical planetary boundaries, DOI: https://doi.org/10.1038/s41893-026-01770-6
이 연구는 AI기반 기후-인간 상호영향 차세대 통합평가모델 개발(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한편, 전 교수는 3월 5일 자 사이언스(Science) 기고문 ‘지구 기후의 안정화를 위한 36가지 방법’에서 지난 20년간의 기후테크 발전을 재조명했다. 인류가 필요한 기술을 상당 부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충분히 빠르게 적용하지 못해 기후위기가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탈탄소화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기고문: Thirty-six solutions to stabilize Earth’s climate, 기고문 링크: https://doi.org/10.1126/science.aed5212
2026.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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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6서 ‘KAIST관’으로 K-테크 경쟁력 선보여
우리 대학은 2026년 1월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Venetian Expo) 유레카 파크(Eureka Park)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6)에 참가해, 약 111㎡ 규모의 단독 부스 ‘KAIST관’을 운영하며 KAIST의 혁신 기술을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선보인다고 2일 밝혔다.
이번 CES 2026 KAIST관에는 총 12개 창업기업이 참여하며, 이 가운데 8개 기업이 AI 기술을 핵심 기반으로 한 기업으로 구성돼 KAIST의 인공지능 연구 역량과 기술사업화 성과를 집중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참여 기업들은 AI를 중심으로 로보틱스, 바이오, 하드웨어 디바이스, 콘텐츠 테크 등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솔루션을 공개한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기업 중 하나는 교원창업 기업 ‘㈜하이퍼그램’이다. 하이퍼그램은 세계 최초로 압축식 초분광 영상 기술을 상용화한 ‘HG VNIR Pro’를 선보인다. 이 제품은 산업용 정밀 하드웨어와 AI 분석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엔드-투-엔드(End-to-End) 솔루션으로, 인간의 눈으로는 식별할 수 없는 미세한 화학적 특성을 실시간으로 검출할 수 있다. 전시 기간 동안에는 초고속 초분광 머신비전 카메라를 활용한 실시간 분석 데모를 통해 고정밀 AI 영상 분석 기술을 직접 선보일 계획이다.
CES 2026 혁신상(Innovation Award)을 수상한 ‘모스(MOSS)’는 일반인과 인디 뮤지션이 자본 부담 없이 고품질 음악을 제작할 수 있는 AI 기반 올인원(All-in-One) 모바일 음악 제작 플랫폼을 전시한다. 관람객은 모스 앱과 전용 하드웨어 ‘MOSS Pocket Studio’를 연동해 직접 음악을 제작해보는 AI 체험존을 통해 기술의 직관성과 혁신성을 경험할 수 있다.
‘배럴아이’는 AI 기반 정량 초음파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장기 내부 미세조직 변화를 고해상도로 탐지하는 의료 AI 진단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CES 2026에서는 스마트미러 기반 셀프 초음파 촬영을 통한 3D 볼륨 재구성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다.
배럴아이는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헬스케어 선도기업으로부터 약 140억 원(미화 1,000만 달러) 규모의 전략적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으며, KAIST 창업원장이자 배럴아이 대표인 배현민 교수를 중심으로 기술 공동개발과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AI, 바이오, 하드웨어 디바이스 등 각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KAIST 창업기업들이 참여해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을 다진다.
이번 KAIST관은 개방형 동선과 대형 LED 연출로 주목도를 높이고, 기업별 독립 공간을 통해 심층 기술 소개와 투자 상담이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이건재 기술가치창출원장은 “CES 2026을 통해 KAIST 창업기업의 AI 혁신 기술을 글로벌 무대에 각인시키고, 해외 진출의 실질적인 교두보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02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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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욱 교수, 한국인 최초 ‘40세 미만 차세대 환경공학 리더’ 선정
우리 대학은 건설및환경공학과 명재욱 교수가 미국 환경공학 및 과학 아카데미(AAEES, American Academy of Environmental Engineers and Scientists)가 주관하는 ‘40세 미만 차세대 환경공학 리더(40 Under 40 Recognition Program)’의 한국인 최초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12일 밝혔다.
이 상은 AAEES가 매년 혁신적인 연구성과와 사회적 기여, 교육적 리더십을 갖춘 차세대 환경공학 연구자를 선정해 수여하는 상으로, 명 교수는 프로그램 출범 이후 처음으로 선정된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수상 의미가 더욱 크다. 시상식은 2026년 4월 워싱턴 D.C.에서 열릴 예정이다.
AAEES는 공인 환경전문가 인증(PEE) 제도 운영과 정책 자문, 국제 학술 교류 등을 통해 글로벌 환경공학 분야를 선도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전문기관으로, 이번 수상은 국내 환경공학 및 지속가능성 연구의 국제적 위상을 크게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플라스틱 쓰레기 증가와 온실가스 배출이 심화되는 가운데 기존 기술만으로는 이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명재욱 교수는 메탄(CH₄)과 이산화탄소(CO₂) 등 온실가스를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하며 학계와 산업계의 큰 주목을 받아왔다.
그의 연구는 환경미생물학과 재료과학을 융합해 온실가스를 고부가가치 바이오소재로 전환하는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명 교수 연구팀은 온실가스를 소재로 바꾸는 미생물 대사 제어 기술과 플라스틱의 합성·분해 효율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촉진 공정, 그리고 산업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파일럿 공정 설계 및 엔지니어링 기술을 확보해 온실가스 감축과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지속가능 순환기술 모델을 구축했다.
또한 연구팀은 이러한 기반기술을 확장해 해양에서 자연스럽게 분해되는 생분해성 코팅 소재, 생체적합성을 갖춘 바이오 기반 전자 소재, 산업용 3D 프린팅 필라멘트 등 다양한 응용 제품을 개발하며 기초 연구에서 응용·산업화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 혁신을 실현했다.
이 같은 성과는 플라스틱 다운사이클링 문제와 온실가스 활용 기술의 경제성 한계를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지속가능 기술 대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명 교수는 인재 양성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가 지도한 학생들은 미국화학회(ACS) 환경화학 우수 대학원생상, 대통령과학장학금, 머크 이노베이션 컵 프라이즈, 대한민국 인재상 등 국내외 주요 상을 수상하며 차세대 환경·지속가능성 연구자로 성장하고 있다.
또한 산업체와의 기술 협력, 특허, 공공기관 자문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연구 성과를 사회 및 산업 생태계로 확장하며 지속가능 기술사업화의 선도 연구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AAEES 선정위원회는 “명재욱 교수는 기술적 탁월성과 사회적 책임, 교육 리더십을 고루 갖춘 연구자이자 환경공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혁신자”라고 평가했다.
명 교수는 “이 수상은 함께 연구하고 도전해 온 학생들과 KAIST의 협력적 연구 문화가 있었기에 가능한 성과”라며,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기술로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밝히는 데 기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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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인간 집단행동 예측! 세계 최고 학회에서 1위.. 23년 만의 쾌거
우리 대학은 김재철AI대학원 신기정 교수 연구팀이 개인의 나이, 역할 등 특성이 집단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복잡한 사회 집단행동을 예측하는 획기적인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기술로 미국전기전자학회(IEEE) 주관 세계적 데이터마이닝 학술대회 'IEEE ICDM'에서 최우수 논문상(Best Paper Award)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는 전 세계 785편 중 단 1편에게만 주어지는 최고 권위의 상으로, 한국 대학 연구팀으로서는 23년 만의 수상으로 KAIST가 다시 한 번 세계 연구 무대에서 기술 리더십을 입증했다.
오늘날 온라인 커뮤니티·연구 협업·단체 채팅 등 다수가 동시에 참여하는 집단 상호작용은 사회 곳곳에서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집단 행동이 어떤 구조로 형성되고, 개인의 특성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동시에 정밀하게 설명해 내는 기술은 부족했다.
신기정 교수 연구팀은 이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개인 특성과 집단 구조를 실제처럼 맞물리게 재현하는 AI 모델 ‘NoAH(Node Attribute-based Hypergraph Generator)’를 개발했다.
NoAH는 사람들의 특징이 모이면 어떤 그룹 행동이 만들어지는지를 설명하고 흉내내는 인공지능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어떤 관심사를 갖고 있는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의 정보들이 실제로 어떻게 모여서 그룹 행동을 만들어 내는지를 분석해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
그래서 NoAH는 사람의 성향과 관계를 동시에 반영해 ‘현실 같은 집단 행동’을 만들어 내는 AI로, 전자상거래에서의 구매 조합, 온라인 토론의 확산 과정, 연구자들의 논문 공저 네트워크 등 다양한 실제 집단 행동을 기존 모델보다 훨씬 더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기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집단의 구조뿐 아니라 개인의 특성까지 함께 고려해, 복잡한 상호작용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AI 패러다임을 열었다”며 “온라인 커뮤니티, 메신저, 소셜 네트워크 분석 등이 한층 정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신기정 교수와 KAIST 김재철AI대학원 소속 전재완·윤석범 석사과정, 최민영·이건 박사과정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수행하였으며, IEEE ICDM에서 11월 18일 자 발표하였다.
※논문명: Attributed Hypergraph Generation with Realistic Interplay Between Structure and Attributes
논문원본: https://arxiv.org/abs/2509.21838
한편, 신 교수 연구팀은 이번 수상 논문을 포함해 올해 IEEE ICDM에서 총 네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또한 2023년에도 같은 학술대회에서 상위 4등인 Best Student Paper Runner-up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성과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지원을 받은 AI 연구거점 프로젝트, 인공지능 대학원 지원(KAIST), 인공지능 에이전트 협업기반 신경망 변이 및 지능 강화 기술 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았다.
2025.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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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xCC 재패한 KAIST 교수·동문, 우승상금 중 1.5억 원 모교에 기부
우리 대학은 전산학부 한형석 동문(박사 졸업)과 윤인수 동문(학사 졸업, 현 전기및전자공학부 부교수)이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주관한 세계 최대 AI 보안 기술 경진대회 ‘AI 사이버 챌린지(AIxCC)’에서 최종 우승한 ‘팀 애틀란타’의 우승상금 중 1억 5천만 원을 모교 KAIST에 기부했다고 23일 밝혔다.
AIxCC 결선은 올해 8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됐으며, 삼성리서치와 KAIST·포스텍·조지아공대 연구진으로 구성된 ‘팀 애틀란타’가 최종 1위를 차지했다. AIxCC는 총상금 2,950만 달러(약 410억 원)가 걸린 세계 최대 규모의 AI 보안 경진대회로, 지난 2년 동안 전 세계 보안 기업과 연구팀이 AI 기반 보안 기술을 겨루며 최고의 기술력을 선보여 왔다.
이번 대회에는 총 91개 팀이 등록했고, 이 중 31개 팀이 예선에 참가했으며 7개 팀이 본선에 진출했다. ‘팀 애틀란타’는 400만 달러(약 58억)의 1위 상금을 획득했으며, 2·3위 팀의 점수를 합친 것에 필적하는 압도적 성적으로 승리를 확정했다. 또한 ‘가장 많은 취약점을 탐지한 팀’, ‘최고 점수 획득 팀’ 등 주요 타이틀을 동시에 석권하며 기술적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한형석 동문은 KAIST 전산학부에서 2017년 학사, 2023년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조지아공대 박사후연구원을 거쳐 현재 Samsung Research America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대회에서 취약점 자동 탐지 시스템 개발과 전체 시스템 통합·인프라 구축을 이끄는 팀 리더 역할을 맡아 큰 기여를 했다.
윤인수 동문은 KAIST 전산학과에서 2015년 학사, 조지아공대에서 2020년 박사학위를 받은 뒤, 2021년부터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패치 개발팀 리더를 맡아 시스템 완성도를 높이는 데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두 연구자는 우승 상금 중 1억 5천만 원을 전산학부와 전기및전자공학부에 기부하기로 했으며, 전산학부는 이를 장학기금으로, 전기및전자공학부는 학생 교육 및 연구 지원에 사용해 기부 취지를 반영할 예정이다.
한형석 동문은 “AI가 스스로 취약점을 찾아내고 패치까지 완성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오랜 꿈이자 보안 분야의 중요한 이정표이다. KAIST 동문들과 함께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어 기쁘며, 모교가 세계적인 기술 발전에 계속해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윤인수 교수는 “Team Atlanta 팀원 모두에게 정말 고맙다. 특히 전체 팀 리더이자 지도교수이신 김태수 교수님, 함께 고생한 연구실 학생들, 그리고 이번 뜻깊은 기부에 동참한 한형석 박사에게 특별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KAIST 동문들이 세계적인 기술 경쟁의 무대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모교 발전을 위해 귀중한 기부까지 실천해 준 데 깊이 감사드린다. 이번 성과는 KAIST의 교육·연구 역량을 보여주는 동시에, 우리나라 AI·보안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뜻깊은 사례다. KAIST는 앞으로도 첨단 AI·보안 기술을 선도하며 인류와 사회에 기여하는 창의적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KAIST 동문 기부 확산을 위해 KAIST 발전재단은 팀카이스트(https://giving.kaist.ac.kr/ko/sub01/sub0103_1.php) 캠페인을 운영하며 동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20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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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B2가 금속을 만나 환경·건강 지키는 인공효소로 재탄생
우리가 먹는 비타민 B2(리보플라빈)는 음식이 몸속에서 에너지로 바뀌도록 돕는 중요한 보조효소 역할을 한다. 한국 연구진이 이 리보플라빈(플라빈)에 금속을 결합해, 전자를 전달하는 리보플라빈의 기능에 금속의 반응 조절 능력을 더한 새로운 인공 효소를 만드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이 기술은 자연 효소보다 더 정밀하고 안정적으로 작동해, 에너지 생산과 환경 정화, 신약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우리 대학 화학과 백윤정 교수 연구팀이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권성연 박사와 공동연구를 통해, 플라빈이 금속 이온과 결합할 수 있는 새로운 분자 시스템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그동안 플라빈은 질소와 산소가 복잡하게 얽힌 고리 구조를 가져 금속이 선택적으로 결합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어,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금속과 결합한 플라빈’을 구현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플라빈 내에서 금속이 결합할 수 있는 자리를 분자 수준에서 설계하고, 금속을 붙잡는 리간드(ligand) 구조를 정밀하게 배치하는 금속화학적 접근법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금속 주변의 전자적·공간적 상호작용을 정교하게 제어함으로써, 플라빈-금속 결합체의 안정적 합성에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플라빈이 지닌 고유한 특성과 금속의 반응성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 결합시킨 최초의 사례로, 화학 반응을 미세하게 조절하는‘금속 기반 인공 효소’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
백윤정 교수는 “자연에서 발견되는 플라빈의 한계를 넘어 생체 분자를 금속화학의 새로운 구성 요소로 확장했다”며 “이번 연구는 생체 분자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촉매와 에너지 전환 소재 설계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KAIST 화학과 니투 싱(Neetu Singh) 박사와 임하늘 석박사통합과정이 공동 제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성과는 미국화학회(ACS)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무기화학지(Inorganic Chemistry)에 11월 5일 자 게재되었으며, 창의성과 완성도를 인정받아 표지 논문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ACS가 발행하는 90여 종의 저널 전체에서 하루 한편의 대표 논문을 선정하는 ACS Editors’Choice에 선정되어, 연구의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 논문명: Tautomerizable Flavin Ligands for Constructing Primary and Secondary Coordination Spheres, DOI: 10.1021/acs.inorgchem.5c03941
※ 저자 정보: Neetu Singh (KAIST, 공동 제1 저자), 임하늘 (KAIST, 공동 제1 저자), 권성연 (IBS, 제2 저자), 김동욱 (IBS, 제3 저자) 및 백윤정 (KAIST, 교신저자) 포함 총 5 명
해당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개인기초연구사업의‘우수신진연구’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소재부품개발사업’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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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A 조절로 노화 속도 제어..장수 유도 비밀 밝혀
노화가 진행되면 세포 내 DNA 및 단백질 품질이 저하되며, 이는 다양한 퇴행성 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RNA 수준에서 노화와의 연관성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였다. 한국 연구진이 RNA 품질 관리에 관여하며 비정상적인 mRNA의 제거에 필수적인 리보솜 품질 관리 인자인 ‘PELOTA(펠로타) 단백질’이 노화를 늦추고 장수를 유도하는 핵심 조절자임을 밝혀냈다. 이 연구는 향후 인간 노화와 퇴행성 뇌 질환에 대한 치료 전략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팀(RNA 매개 건강 장수 연구센터)이 연세대(총장 윤동섭) 서진수 교수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 김영식) 산하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원장 권석윤) 이광표 박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리보솜 품질 관리에 중요한 ‘PELOTA*’단백질이 노화의 속도를 조절함을 발견했다고 18일 밝혔다.
*PELOTA: mRNA가 리보솜에서 단백질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러를 감지하고 해결해 세포의 번역 항상성의 유지에 핵심 기능을 수행
그동안 RNA, 특히 mRNA는 단백질 합성을 위한 중간 산물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DNA에 비해 불안정하고 수명이 짧아 정량적 분석이나 장기적 추적 연구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RNA 자체의 생리적·기능적 역할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연구팀은 먼저 수명이 짧아 노화 연구에 널리 사용되는 예쁜꼬마선충을 활용해, 리보솜 품질 관리 인자 PELOTA가 장수에 필수적임을 발견했다. 특히, 정상 선충에서 PELOTA를 과발현했을 때는 수명이 연장돼, 비정상적인 mRNA의 제거에 중요한 리보솜 기반 품질 관리가 장수 유도에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또한, 리보솜 품질 관리 시스템은 노화와 생체 내 에너지 대사 조절에 중요한 세포가 영양 상태나 성장 신호를 감지해 성장, 단백질 합성, 자가포식 등을 조절하는 경로인 ‘mTOR 신호 전달계’와 세포가 불필요하거나 손상된 성분을 스스로 분해하고 재활용하는 과정으로, 세포의 청소와 재활용 시스템인 ‘자가포식(autophagy) 경로’를 함께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PELOTA가 결핍되면 mTOR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고 자가포식 기능이 억제되어 노화가 촉진되는 반면, PELOTA를 활성화하면 mTOR 억제 및 자가포식 유도를 통해 세포 항상성을 유지하며 수명을 연장할 수 있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발견이 생쥐와 인간에게도 보존돼 있으며, PELOTA의 결손이 근육 노화 및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따라서 이는 이번 PELOTA와 리보솜 기반 품질 관리에 관한 연구가 인간 노화와 퇴행성 뇌 질환에 대한 치료 전략 수립에도 이바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는 “지금까지 DNA 및 단백질 수준에서의 품질 관리와 노화의 연관성은 잘 알려져 있었지만, RNA 수준의 품질 관리 시스템이 수명 조절에 기능적으로 관여한다는 분자적 증거는 매우 드물었다”라며, “이번 연구는 비정상적인 RNA 제거가 노화 조절 네트워크의 핵심축 중 하나임을 보여주는 강력한 근거를 제시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생명과학과 이종선 박사, 김은지 박사와 KRIBB 이보라 박사, 연세대학교 이혜인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해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PNAS’에 지난 8월 4일 날짜로 게재됐다.
※논문명: Pelota-mediated ribosome-associated quality control counteracts aging and age-associated pathologies across species
※DOI: https://doi.org/10.1073/pnas.2505217122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과제의 지원을 받았다.
202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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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벌레 공생 곰팡이 없어도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만든다고?
‘허포트리콘’은 뇌 속 염증을 억제하고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작용이 뛰어난 물질로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 물질은 콩벌레와 공생하는 곰팡이에서만 극미량 얻을 수 있는데, 우리 연구진이 이 희귀 천연물을 화학 합성* 하는데 성공해, 차세대 신경퇴행성 질환 약물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화학 합성: 화학 반응을 이용하여 원하는 물질을 만드는 과정
우리 대학 화학과 한순규 교수 연구팀이 콩벌레와 공생하는 곰팡이에서 발견된 천연 항신경염증 물질 ‘허포트리콘(herpotrichone) A,B,C’를 세계 최초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허포트리콘 천연물은 콩벌레의 공생균인 ‘허포트리시아(Herpotrichia) sp. SF09’에서만 극미량으로 얻을 수 있는 물질로, 다섯 개의 고리 구조(6각형 4개와 3각형 1개)인 6/6/6/6/3의 다중고리 구조를 가진 물질이다.
흥미롭게도 이 물질은 뇌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항신경염증 효과가 매우 우수하며, 최근에는 철분 매개 세포 사멸(ferroptosis)을 억제해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작용기전까지 확인돼, 뇌 질환 치료용 약물로써의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한 교수 연구팀은 곰팡이에서 이 물질이 만들어지는 방식을 예상하여, 허포트리콘의 복잡한 구조를 연구실에서 화학적으로 만드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때 핵심이 된 것은 ‘딜스-알더(Diels–Alder) 반응’이라는 화학 반응이다. 이 반응은 마치 두 개의 퍼즐 조각이 맞물려 하나의 고리를 만들듯, 탄소 기반 파트너끼리 새로운 결합을 만들어 육각고리 구조를 형성하게 해주는 반응이다.
또한, 연구팀은 ‘수소결합’이라는 분자 사이의 약한 끌어당김 현상에 주목했다. 이 수소결합을 섬세하게 설계하고 조절함으로써, 반응이 원하는 방향과 위치에서만 일어나도록 정교하게 유도해서 허포트리콘을 만들 수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에 핵심수소 결합 없이는 목표 천연물이 거의 안 만들어지거나 엉뚱한 부산물만 생겼던 문제를 해결하고, 복잡한 구조의 허포트리콘 A, B, C를 모두 정확하게 합성할 수 있었다.
특히, 허포트리콘을 만들기 위한 핵심 재료인 ‘델리트파이론(delitpyrone) C’와 ‘에폭시퀴놀 단량체(epoxyquinol monomer)’라는 분자들이 어떤 구조를 가질 때 핵심 수소결합이 가능한지 정밀하게 분석했다.
이렇게 유도된 수소결합 덕분에 반응 분자들이 정확한 위치로 다가가고 이상적인 전이상태를 거쳐 허포트리콘 C가 합성 가능했다. 이 반응 원리를 허포트리콘 A와 B에도 적용해 성공적으로 이들 천연물을 합성할 수 있었다.
연구실에서 행해진 핵심 딜스-알더 반응 과정에서 자연계에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분자 구조들도 함께 만들어졌고, 이 중 일부는 우수한 약리 활성을 갖는 신규 천연물일 가능성이 높아 합성을 통해서 천연물을 예측한다는 측면에서 본 연구의 의미가 배가된다.
실제로 한 교수 연구팀은 2019년에 허포트리콘 A와 B를 발견하고 이들의 구조를 밝힌 중국 연구진의 논문을 바탕으로, 이들 천연물의 합성 연구를 진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원치 않던 특정 부산물이 계속적으로 얻어졌다.
그런데 2024년 같은 중국 연구진에 의해 허포트리콘 C라는 신규 천연물의 발견이 논문으로 보고됐는데, 이것은 한 교수 연구팀이 이전에 얻었던 부산물과 일치하는 물질이었다. 이는 한 교수팀이 자연계에 존재하는 천연물을 실험실에서 이미 합성하고 있었던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화학과 한순규 교수는 “이번 성과는 퇴행성 신경질환 관련해 약리 활성을 갖는 자연계 희귀 천연물을 최초로 합성하고, 복잡 천연물의 생체모방 합성 원리를 체계적으로 제시한 연구”라며, “앞으로 천연물 기반 항신경염증 치료제 개발과 해당 천연물군의 생합성 연구에도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성과는 화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이유진 학생이 제1 저자로 화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중 하나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JACS)에 7월 16일 字 게재됐다.
※논문명: Total Synthesis of (+)-Herpotrichones A–C
※DOI: 10.1021/jacs.5c05061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 중견연구자지원사업, KAIST UP 프로젝트, KAIST 그랜드챌린지(Grand Challenge) 30 프로젝트, 및 KAIST 초세대협업연구실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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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내성 없앤다! 당뇨병 등 난치성 질환 치료도 기대
암 치료의 큰 걸림돌 중 하나는 항암제에 대한 암세포의 내성이다. 기존에는 내성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표적을 찾는 방식이 주를 이뤘지만, 오히려 더 강한 내성을 유도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우리 연구진이 내성 암세포를 다시 약물에 반응하게 만들 수 있는 핵심 유전자를 자동으로 예측하는 컴퓨터 기반 방법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다양한 암 치료뿐 아니라 당뇨병 등 난치성 대사 질환에도 활용될 수 있어 주목된다.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김현욱 교수와 김유식 교수 연구팀이 인체 대사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컴퓨터 모델인 대사 네트워크 모델을 활용해, 항암제에 내성을 가진 유방암 세포를 약물에 민감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약물 표적을 예측하는 컴퓨터 기반 방법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진은 암세포의 대사 변형이 약물 내성 형성에 관여하는 주요한 특징으로 주목하고, 항암제 내성 유방암 세포의 대사를 조절해 약물 반응성을 높일 유전자 표적을 예측하는 대사 네트워크 모델 기반 방법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먼저 독소루비신(doxorubicin)과 파클리탁셀(paclitaxel)에 각각 내성을 지닌 MCF7 유방암 세포주에서 얻은 단백체 데이터를 통합해 세포별 대사 네트워크 모델을 구축했다. 이어 모든 대사 유전자에 대해서 유전자 낙아웃(결실) 시뮬레이션*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분석했다.
*유전자 낙아웃 시뮬레이션: 특정 유전자를 가상으로 제거한 상태에서 생물학적 네트워크의 변화를 계산적으로 예측하는 방법
그 결과, 특정 유전자의 단백질을 억제하면, 항암제에 잘 듣지 않던 내성 암세포가 다시 항암제에 반응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독소루비신 내성 세포에서는 GOT1 유전자를, 파클리탁셀 내성 세포에서는 GPI 유전자를 선별했으며, 두 약물 공통으로는 SLC1A5 유전자를 표적으로 선별했다.
예측하여 선별한 유전자를 실제로 억제해 본 결과, 내성 암세포가 항암제에 다시 반응하게 됨을 실험적으로 검증했다.
나아가 같은 항암제에 내성을 갖는 다른 종류의 유방암 세포에서도 같은 유전자를 억제했을 때 항암제에 다시 민감해지는 효과가 일관되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유식 교수는 “세포 대사는 감염병, 퇴행성 질환 등 다양한 난치성 질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번에 개발된 대사 조절 스위치 예측 기술은 약물 내성 유방암 치료를 넘어, 치료제가 없는 다양한 대사 질환에도 적용될 수 있는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를 총괄한 김현욱 교수는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만과 최소한의 실험 데이터만으로 내성 암세포를 다시 약물에 반응하게 만들 수 있는 핵심 유전자를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 방법론은 다양한 암종과 대사 관련 난치성 질환의 새로운 치료 표적 발굴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임진아 박사과정생과 정해덕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생명과학·물리·공학·사회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최고 수준 연구를 다루는 다학제 국제 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6월 25일 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 논문명 : Genome-scale knockout simulation and clustering analysis of drug-resistant breast cancer cells reveal drug sensitization targets
※ 저자 정보 : 임진아(한국과학기술원, 공동 제1 저자), 정해덕(한국과학기술원, 공동 제1 저자), 유한석(서울대학교병원, 교신저자), 김유식(한국과학기술원, 교신저자), 김현욱(한국과학기술원, 교신저자) 포함 총 10명
※ DOI: https://doi.org/10.1073/pnas.2425384122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및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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