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흔들림없는 초고주파 신호 만든다...6G·우주 탐사 활용 기대
6G 통신이나 자율주행 레이더, 우주 관측 기술에는 매우 정확한 신호가 필요하다. 하지만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신호가 흔들려 오차가 커지는 문제가 있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빛을 이용해 이러한 신호의 흔들림을 크게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김정원 교수 연구팀이 물리학과 이한석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마이크로콤(Micro-comb)’이라 불리는 광학 칩 기술을 이용해 초저잡음·초고안정 밀리미터파(millimeter-wave, 30~300 GHz) 대역 신호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밀리미터파는 넓은 대역폭을 활용할 수 있어 6G 통신과 정밀 센싱(sensing·정밀 감지), 차세대 레이더 기술의 핵심 주파수 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전자식 신호원은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잡음(noise·원하지 않는 신호 흔들림)이 증가하고 장시간 안정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마이크로콤은 밀리미터(mm) 크기, 즉 손톱보다 작은 광학 소자 안에서 매우 정밀한 빛의 주기를 만들어내는 장치로, ‘빛으로 만든 초정밀 자’에 비유된다. 이번 연구는 기존 전자식 고주파 신호원의 한계를 광학(빛) 기술로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안정적인 광학 기준 신호를 활용해 마이크로콤의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고주파 영역에서도 매우 낮은 잡음을 유지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첫 번째 연구에서 마이크로콤의 고질적인 문제인 ‘장기적 주파수 흔들림’을 해결했다. 마이크로콤은 소형화와 저전력 구동이 가능해 차세대 신호원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주변 온도 등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매우 정밀한 광학 기준 신호를 마이크로콤과 일치시키는 ‘동기화(synchronization·두 신호의 주기를 정확히 맞추는 기술)’ 기술을 적용했다.
그 결과 장시간 동안 10-18 수준의 초고안정 주파수 성능을 확보했으며, 22 GHz 대역에서 100 Hz 오프셋(offset·기준 주파수에서 떨어진 거리) 기준 –125 dBc/Hz 수준의 낮은 위상잡음(phase noise·신호의 미세한 흔들림)을 기록했다. 이는 마이크로콤 기반 신호원 가운데 낮은 오프셋 주파수 영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이며, 오랜 시간 동안 거의 흔들리지 않는 매우 안정적인 고주파 신호를 만들어낸 것이다.
특히 10-18 수준의 주파수 안정도는 장시간에 걸쳐 주파수 변동이 극히 작은 초고정밀 성능을 의미한다. 또한 22 GHz 대역에서 100 Hz 오프셋 기준 –125 dBc/Hz의 낮은 위상잡음은 신호의 미세한 흔들림을 효과적으로 억제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성능은 높은 주파수 안정성과 정밀도가 요구되는 6G 통신, 정밀 레이더, 차세대 항공·우주 전자시스템 등에 활용될 수 있는 수준이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이러한 초저잡음 특성을 유지하면서 신호를 밀리미터파 대역으로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일반적으로 주파수를 높이면 신호의 흔들림도 커지지만, 연구팀은 ‘완전 솔리톤* 결정(Perfect Soliton Crystal)’이라는 특수한 물리 상태를 이용해 이를 극복했다.
*솔리톤: 형태가 무너지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되는 특수한 파동
즉, 일반적으로는 신호의 주파수를 높일수록 신호가 불안정해지고 잡음도 커진다. 하지만 연구팀은 빛의 펄스 형태 파동을 매우 규칙적으로 정렬시키는 ‘완전 솔리톤 결정’ 상태를 활용해 더 빠른 고주파 신호에서도 흔들림을 거의 없애는 데 성공했다. 이는 고속으로 회전하는 장치일수록 진동과 불안정성이 커지기 쉬운 상황에서도,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연구팀은 보조 레이저를 이용해 광학 칩 내부의 광 펄스(light pulse·짧고 강한 빛 신호)를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하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솔리톤 상태를 구현했다.
연구팀은 신호의 반복 속도를 2배, 3배로 증가시키면서도 매우 낮은 잡음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44 GHz 및 66 GHz 대역에서도 3 펨토초(fs, femtosecond·1,000조 분의 3초) 수준의 극도로 높은 시간 정밀도를 구현했다.
이는 초고속으로 움직이는 신호의 타이밍 오차를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줄였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수많은 신호가 초당 수십억 번 오가는 상황에서도 서로 충돌하거나 어긋나지 않도록 매우 정확하게 맞출 수 있어, 6G 통신이나 정밀 레이더 같은 기술의 성능과 신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초소형 광학 칩 기반 신호원이 실험실 수준을 넘어 실제 고성능 시스템으로 확장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초고속 통신의 데이터 전송 신뢰성을 높이고, 자율주행 및 국방 분야 레이더의 거리·속도 측정 정밀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천문·우주 계측 분야에서는 장거리 신호 간 정밀 동기화를 가능하게 해 블랙홀 관측과 같은 초고해상도 우주 관측 기술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원 KA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마이크로콤 기반 신호원의 성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이를 고주파 대역까지 확장한 데 의의가 있다”며 “현재는 100 GHz 이상의 영역은 물론, 300 GHz 이상의 서브밀리미터파(sub-millimeter-wave·밀리미터파보다 더 짧은 파장을 갖는 초고주파 대역으로 미래 6G·7G 통신, 초고해상도 이미징, 정밀 우주 관측 등에 활용될 차세대 핵심 주파수 영역)까지 확장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안창민 박사와 김정원 교수가 주저자로 참여했으며, 이한석 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성과는 광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Laser & Photonics Reviews 지(3월 19일)와 Optica 지(4월 8일)에 각각 게재되었다.
※논문명1: Optical-to-microcomb stability transfer for ultrastable timing and microwave/millimeter-wave generation, DOI:10.1002/lpor.71135
※논문명2: Preserving ultralow timing jitter in microcombs with repetition-rate multiplication via perfect soliton crystal formation, DOI:10.1364/OPTICA.581054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및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광학 칩과 광섬유로 초안정 마이크로파 발생 기술 개발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김정원 교수와 물리학과 이한석 교수 공동연구팀이 광학 칩과 광섬유를 이용해 손바닥만 한 작은 장치로부터 2조분의 1(5×10-13) 수준의 주파수 안정도를 가지는 초안정 마이크로파를 발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의 마이크로파 발생 기술들보다 월등하게 우수한 위상잡음과 주파수 안정도의 마이크로파를 핸드폰 크기 면적의 작은 장치로부터 생성할 수 있어, 향후 5G/6G 통신, 전파망원경을 이용한 천체 관측, 군용 레이더, 휴대용 양자 센서 및 초고속 신호 분석 기술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획기적인 성능 향상이 가능하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권도현 박사(現 한국표준과학연구원)와 나노과학기술대학원 정동인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공동연구팀의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월 19일 字에 게재됐다. (논문명: Ultrastable microwave and soliton-pulse generation from fibre-photonic-stabilized microcombs)
최근 초소형 마이크로공진기(microresonator)를 이용해 광 펄스를 생성하는 마이크로콤(micro-comb)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다. 마이크로콤은 광 펄스가 나오는 속도를 수십 기가헤르츠(GHz, 1초에 10억 번 진동)에서 테라헤르츠(THz, 1초에 1조 번 진동)까지 높일 수 있어 고주파 마이크로파(microwave)나 밀리미터파(millimeter-wave) 생성이 쉽고 시스템의 소형화가 가능해 다양한 정보통신기술 시스템의 대역폭 향상과 성능 개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이크로콤은 이론적으로 펨토초(femtosecond, 10-15초=1,000조분의 1초) 수준의 펄스 간 시간 오차를 가지지만, 소형 소자의 특성상 주변 환경에 의해 쉽게 변해 장시간 그 성능을 유지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이크로콤을 기계적으로 안정한 장치에 주파수 잠금해 안정도를 향상할 수 있으나, 지금까지는 이러한 안정화 장치가 매우 복잡하고 진동에 민감하며 부피가 커서 초소형 마이크로콤이 가지는 장점을 살릴 수 없고 실험실 밖 응용에 활용할 수 없었던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섬유를 이용해 마이크로콤의 주파수를 안정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1km 길이의 광섬유는 열 기계적(thermomechanical) 잡음 한계에 의한 이론적인 길이 안정도가 1,000조분의 1 수준으로 매우 우수하면서도, 부피가 작고 매우 가벼우면서 가격도 저렴한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광섬유 기반의 안정화 장치를 108 mm × 73 mm × 54 mm 크기로 구현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생성된 22-기가헤르츠(GHz) 마이크로파의 시간 오차를 상용 고성능 신호 발생기보다 6배 이상 향상된 10펨토초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으며, 주파수 안정도는 2조분의 1(5×10-13) 수준까지 낮출 수 있었다.
이 기술은 매우 우수한 위상잡음과 주파수 안정도의 마이크로파와 광 펄스를 동시에 생성할 수 있어, 다양한 최첨단 과학기술 분야들에서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서 전파망원경 기반의 초장기선 간섭계(very long baseline interferometer, VLBI)의 경우 보다 높은 주파수와 낮은 잡음을 가지는 마이크로파와 광 펄스를 사용하면 측정 분해능과 관측 정밀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어 기존에는 관측할 수 없었던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과 같은 새로운 천체 현상들을 탐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김정원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초안정 기술을 통신, 레이더, 데이터 변환기와 전파망원경 등 다양한 분야들에 적용하기 위한 후속 연구들을 진행 중ˮ이라고 밝혔으며, 물리학과 이한석 교수는 "향후 성능을 더욱 끌어올리고자, 실리콘 칩 상에 구현된 핵심 소자인 마이크로공진기의 광학적 특성을 개선하는 연구를 수행 중ˮ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양자센서핵심원천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