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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인공지능이 편곡한 비발디의 사계는?
18세기 이탈리아의 작곡가 비발디는 협주곡 <사계>를 통해 계절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했다. 그렇다면 심각한 기후변화를 겪고 난 미래의 <사계>는 어떤 음악으로 표현될까?
2050년 대전의 기후 예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발디의 사계를 재창작한 제693회 문화행사 <사계 2050-대전> 공연이 22일 저녁 우리 대학 대전 본원 대강당에서 열린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연세대 기악과 교수)이 프로젝트 예술감독과 솔리스트를 맡아 40인조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사계 2050>은 글로벌 디지털 디자인 기업 ‘아카(AKQA)’가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시작한 글로벌 프로젝트다. 2021년부터 지금까지 서울을 포함한 6개 대륙 14개 도시에서 공연됐다.
이날 공연은 앞선 무대들과는 다르게 KAIST의 기술력으로 새롭게 구성한 곡이 연주된다. 문화기술대학원 석사과정 방하연·김용현(지도교수 남주한)이 각각 데이터 기반 음악 작·편곡, 알고리즘 개발 및 인공지능 기술 활용을 맡았다. 박사과정 남궁민상(지도교수 박주용)은 미래 기후변화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고 외부에서 초빙한 작곡가 장지현도 프로젝트를 도왔다.
이들은 IPCC*가 제공하는 시나리오 중에서 현재 추세대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에 대전의 위도와 경도를 입력해 데이터를 구성했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된 유엔 산하의 협의체
그 결과, 2050년의 대전은 1년 중 44.2%에 해당하는 161.5일 동안 여름이 이어지는 것으로 예측됐다. 일 최고기온은 현재 37.1℃에서 39.5℃로 높아지고 폭염일수도 28.9일에서 47.5일로 증가하는 특징들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비발디의 <사계>에는 계절마다 소네트(짧은 정형시)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인공지능에 기후변화 예측값을 입력했다. 이를 학습한 챗GPT-4는 강렬한 더위와 맹렬한 폭풍을 묘사했던 비발디의 '여름' 소네트를 '무자비한 여름 태양 아래, 대전의 시민과 나무들 모두 시든다; 나무들은 갈라지고 있다', '그의 지친 몸은 생물다양성의 붕괴로 강화된 벌레와 말벌 떼로 고통받고, 번개와 요란한 천둥으로 두려워 휴식을 찾지 못한다'라고 바꿔놓았다.
연구팀은 숫자로 이루어진 기후변화 데이터를 입력하면 이를 새로운 악보로 변환해 주는 알고리즘을 직접 개발해 편곡에 적용했으며, 챗GPT-4가 재해석한 소네트의 정서도 음악적 효과를 가중하는 데 활용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재창작된 <사계 2050-대전>은 전반적으로 어둡고 불규칙하며 혼란스러운 분위기의 곡으로 완성됐다. 생물다양성이 감소해 '봄'의 새소리로 표현된 부분이 대폭 줄어들었다. 기후변화로 길어진 '여름'은 원곡보다 길이를 늘여 훨씬 느린 호흡으로 진행된다. 동시에 극심해진 이상기후로 변덕스러워지는 날씨를 강조하기 위해 몰아치는 폭풍우를 그려낸 악장을 훨씬 강렬하게 표현했다.
'가을'에는 텍스트를 음악으로 바꿔주는 메타社의 인공지능 모델 '뮤직젠'의 해석을 적용했다. '뮤직젠'은 화음과 조성이 없어 불안하고 소음처럼 들리는 무조성 기법으로 2050년 가을의 음악을 생성해, 이를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음원에 덧입혔다.
'겨울'은 2023년에 비해 11일 짧아지는 결과를 반영해 기존 곡에서 쉬어가는 부분들을 생략해 길이를 줄였고, 옥타브를 빠르고 급격하게 넘나드는 편곡으로 삼한사온보다 잦은 빈도로 반복되는 극심한 추위를 묘사했다.
프로젝트를 총괄한 방하연 학생은 "인간과 인공지능 간의 상호 작용을 통해 창조된 음악 작품은 예술가와 첨단 기술의 공존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기술 개발을 맡은 김용현 학생은 "연구를 이어간다면, 인간의 개입을 최소한 상태에서도 높은 수준의 음악 작곡이 가능한 과학기술과 예술의 혁신적인 융합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2일 공연은 KAIST가 새롭게 창작한 <사계>와 함께 비발디의 원곡도 함께 연주돼 음악을 통해 전해지는 기후변화를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는 자리로 꾸며진다. 또한, 공연 당일 오후 2시에는 <사계 2050, 지구를 위한 과학기술과 음악의 시너지>를 주제로 창작 의도와 과정을 설명하는 워크숍이 진행되며, 7시에는 연구진이 직접 나와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 프리뷰를 진행한다.
<사계 2050-대전>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우리 대학 홈페이지에서 22일 14시까지 사전 예매할 수 있다. 18시 30분부터는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티켓을 배부받을 수 있다. 한편, 이날 무대는 문화기술대학원(원장 이성희)이 그동안 쌓아온 예술적 경험과 기술적 성취를 융복합해 과학·예술계와 협업하며 우리나라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만든 QlE(Quite Interesting Experience, 책임교수 이원재) 프로그램과 KAIST 문화행사, 뮤직앤아트컴퍼니의 협업으로 추진됐다.
202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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넙죽이의 신세계 대모험 展 개최
우리 대학이 '넙죽이의 신세계 대모험' 展을 7월 한 달간 대전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7층 대전 홍보관에서 개최한다.
KAIST 미술관(관장 석현정)은 이번 전시를 위해 우리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지난 5월부터 약 3주간 전시회에 참여할 팬아트를 공모했다. 사진을 제외한 모든 종류의 시각 예술 장르로 공모를 진행한 결과 개인·동아리·단체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된 참가자들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20점을 최종 선발해 꿈돌이와 함께 현재 전시되고 있다.
'넙죽이'는 2014년 만들어진 우리 대학의 캐릭터다. UI 하단의 그래픽 모티프를 활용해 푸른색 타원형 얼굴에 무표정한 눈이 드러나는 형태로 디자인됐다. 공개 당시에는 ‘여론의 수렴 없이 발표된 캐릭터’라는 비난을 받는 등 학내의 분분한 여론으로 홈페이지에서 삭제되기도 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학교 안팎의 누리꾼들이 원안을 활용한 다양한 디자인을 창작하며 화제를 모아 다시금 관심을 받게 됐으며, 이 과정에서 '넙죽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기관이나 단체를 대표하는 대부분의 캐릭터는 관리자 주도로 생산 및 활용되는 반면, 우리 대학의 넙죽이는 캐릭터를 소비하는 학생들이 직접 2차 창작물을 생산하고 스토리텔링까지 성공해 활용하는 드문 사례다.
이번 콜라보 전시는 KAIST 미술관이 추진하는 '과학-예술 융·복합 창작스튜디오' 교육사업 중 하나다. 교내 학생 및 연구자들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후원하고 미술관이 그 아이디어의 발생지가 될 수 있도록 구성원의 창의적인 협동작업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실험적인 아이디어를 창조력 있는 표현으로 발전시키는 동시에 작품을 관찰·토론·연구하는 교류 기회를 확대할 방침이다.
석현정 KAIST 미술관장은 "앞으로도 재학생들이 예술적인 경험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미술관이 문화를 소비하고 창조하는 곳이자 외부의 문화를 접하고 비교할 수 있는 곳으로 머리를 식히거나 가볍게 둘러보며 감각의 즐거움을 경험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넙죽이와 함께 전시된 꿈돌이는 93 대전엑스포의 공식 마스코트로 첨단 과학기술의 미래상을 표현하는 캐릭터이자 대전의 상징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 대학 양현승 전산학부 명예교수가 개발한 지능형 이동로봇 CAIR-2는 엑스포 기간에 행사용으로 개량되어 꿈돌이와 꿈순이 캐릭터를 덧입고 방문객을 맞이하기도 했다. 이달 말일까지 열리는 '넙죽이의 신세계 대모험' 展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넙죽이를 활용한 다양한 판매 상품도 만나볼 수 있다.
▶ 참여 작가모니카 알부자(Monica Albuja, 건설및환경공학과), 김아령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김연수 (산업디자인학과), 김희진 (산업디자인학과), 박지윤 (생명과학과), 배준형 (문화기술대학원), 설예은 (생명과학과), 손소휘 (기계공학과), 송은영 (경영공학과), 신오륜 (산업디자인학과), 안치영 (문화기술대학원), 양재혁 (전기및전자공학부), 우원정 (전산학부), 이민준 (새내기과정학부), 이서영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정태승 (전기및전자공학부), 주현주 (전기및전자공학부), 황현조 (전기및전자공학부), 및 익명 작가 다수
▶ '넙죽이의 신세계 대모험' 展 유튜브 콘텐츠: https://youtu.be/Xdlz6jP33IM
2023.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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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영재교육연구원, 영재키움 프로젝트 전국 4대 권역 확대 시행
우리 대학 과학영재교육연구원이 전국 소외계층 우수 학생을 대상으로 시행해 온 '영재키움 프로젝트'를 전국 4개 권역으로 확대해 시행한다.'영재키움 프로젝트'는 우수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사회·경제적 이유로 교육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는 소외계층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영재교육 기회와 멘토링을 통한 맞춤형 교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2018년부터 교육부(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이주호)가 주최하고 우리 대학 과학영재교육연구원이 프로그램의 기획과 운영을 맡아왔으며, 지난 5년간 총 2,693명의 학생, 2,693명의 교사가 1:1로 매칭되어 참여했다. 올해부터는 영재교육의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서울·강원권, 인천·경기권, 충청·전라권, 경상권 등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확대 시행한다. 공모를 통해 서울·강원권 서울대학교(책임: 이선영 교육학과 교수), 인천·경기권 인천대학교(책임: 한기순 창의인재개발학과 교수), 충청·전라권 대전대학교(책임: 박성옥 아동상담학과 교수), 경상권 부산대학교(책임: 김정섭 교육학과 교수)가 4개 권역 운영지원대학으로 선정되었으며, 각 대학은 지역 특색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할 예정이다.우리 대학은 4개 권역으로 확대되는 '영재키움 프로젝트'의 주관을 맡는다. 교육부, 시도교육청 및 4개 권역 운영지원대학과 소통하며 사업을 주도하고 자문위원회·대표 멘토 교사회를 운영해 성과 관리 및 세부 사업 추진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또한, 우리 대학은 현재 과기부와 함께 운영 중인 소외계층 과학영재 통합지원 플랫폼을 향후 '영재키움 프로젝트'와 연계해 보다 체계적인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각 권역에서는 소외계층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 능력, 자아존중감 회복 등에 중점을 두고 현직교사와의 일대일 멘토링, 찾아가는 영재교육 프로그램, 방학 중 소프트웨어(SW)·인공지능(AI) 창의융합캠프 등을 운영하게 된다. 현직교사와의 멘토링은 잠재력과 역량은 있으나 관심과 지원이 부족했던 소외계층 영재교육 대상자에게 학생 1명당 교사 1인의 맞춤형 멘토링을 실시해 자신감과 자아존중감 등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찾아가는 영재교육 프로그램은 담당 멘토교사가 학생의 관심과 교육적 요구에 맞게 프로그램을 구성해 실시하는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교육이다.
우리 대학 재학생들을 영재키움 프로젝트의 온라인 멘토로 위촉해 참여학생들의 학습을 지원한다. 권역별 운영지원대학은 방학 중에 소프트웨어(SW)·인공지능(AI) 창의융합캠프를 열어 참여학생들의 잠재된 소질과 능력이 최대한 발현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연구기관 및 우수기업 방문,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진로멘토링 등을 통해 풍부한 문화 체험의 기회도 제공할 계획이다. '영재키움 프로젝트' 지원대상은 현재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중 관련 법령 및 시·도별 기준 등에 따른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올해는 전국 72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류지영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 영재정책센터장은 "KAIST가 지난 5년간 운영해온 영재키움 프로젝트는 사회배려대상자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하며 꿈을 키워가는 기회가 되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올해부터 4개 권역으로 확대해 각 운영지원대학과 협력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만큼 참여학생들에게 더 편리한 접근성과 세심한 관리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202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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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중 초빙석학교수 초대전시 빛의 전언(傳言) 개최
우리 대학이 스테인드글라스의 세계적 거장이자 산업디자인학과 초빙석학교수로 재직 중인 김인중(金寅中, 1940~) 신부(베드로·도미니코 수도회)의 초대 전시 '빛의 전언(傳言)을 서울 경영대서 개최 중이다. 지난 16일(목) 시작된 이번 전시는 다양한 사회구성원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있는 캠퍼스를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는 ‘캠퍼스 갤러리’ 추진 계획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KAIST 경영대학과 미술관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김인중 교수가 신부이자 예술가로 활동해온 60여 년의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우리 대학 초빙석학교수로 재직하며 제작한 작품을 포함해 회화, LED 조명작업, 도자기 등 6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하고 형상을 떠난 자유로움과 원초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깊이를 관람객들에게 전달한다. 김인중 교수는 서울대 미술대학 회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뒤 1969년 스위스 프리부르(Fribourg)대학으로 떠나 도미니코 수도회에 입회해 사제가 되었다. 1973년 파리 쟈크 마쏠(Jacques Massol) 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연 이후 유럽과 미국, 일본 등에서 꾸준히 전시회를 열었고, ‘빛의 화가’라는 칭호를 얻으며 유럽 화단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유럽의 대표적인 스테인드글라스 작가로 꼽히는 김 교수의 작품은 프랑스의 샤르트르 대성당을 비롯해, 독일·이탈리아·스위스·한국 등 세계 38개 나라에 설치되어 있다. 프랑스 정부가 주는 문화예술 훈장인 ‘오피셰’(2010)를 받아, 한국인으로는 처음 '아카데미 프랑스 가톨릭' 회원(2016)에 추대됐으며, 프랑스 중부의 소도시인 앙베르(Ambert)의 옛 재판소 자리에는 '김인중 미술관'(2019)이 들어섰다.
이번 전시를 공동주최한 석현정 KAIST 미술관장은 "KAIST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세계적 수준의 예술품을 감상하는 기회를 구성원에게 제공하고 캠퍼스라는 일상의 공간을 전시장으로 활용해 관람객들에게 직접 다가가려는 예술·문화적 시도"라고 전했다.
이어, 윤여선 KAIST 경영대학장은 "세계적인 거장으로 인정받는 독창성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작가의 삶과 예술을 KAIST 경영대학 특별전을 통해 소개하고, 일상의 삶을 통해 빛을 나누고자 하는 작가의 메시지가 우리 시대에 전하는 바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김인중 초대전시 빛의 전언은 서울 동대문구 소재 KAIST 경영대학 미술전시관에서 올해 12월 29일(금)까지 열린다.
2023.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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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심박스 탐지 원천 기술 개발
보이스피싱에 심박스가 악용될 경우 해외에서 온 인터넷전화가 한국 내의 번호로 인식되는 발신 번호 조작에 활용될 수 있다.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용대 교수 연구팀이 이동통신사가 보이스피싱에 사용되는 심박스를 식별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휴대전화 등 모든 단말기는 이동통신망에 접속할 때 지원 가능한 기능을 이동통신망에 전달한다. 김용대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기능 중 1,000여 개를 이용해 이동통신 단말 기종을 구분하는 방법을 제안했고 100여 개의 이동통신 단말들의 기종을 분류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또한, 이 기술을 보이스피싱에 사용되는 심박스에 적용했을 때 일반 휴대전화와 심박스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현재 이동통신사들은 단말기 구분 및 단말 기종의 식별을 위해 모든 단말에 부여된 고유한 15자리 숫자인 단말기고유식별번호(이하 IMEI: International Mobile Equipment Identity)를 사용한다. IMEI는 이동통신망에서 단말 기종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되는 8자리 숫자인 TAC(Type Allocation Code, 타입 할당 코드)를 포함한다.
이번 기술의 특징은 일반적인 단말뿐 아니라 악의적인 목적을 가진 다른 기종의 TAC로 변조한 단말들도 이동통신망에서 그 기종을 식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은 현재 보이스피싱에 악용되고 있는 심박스들을 탐지하기에 유용하다. 심박스들은 IMEI 변조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이동통신사가 심박스를 휴대전화로 오분류하도록 만들 수 있는데, 기존과 같이 TAC만을 이용해서는 이러한 심박스들을 탐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기술에서는 단말 기종 식별을 위해 TAC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그러므로 심박스가 이를 변조해 이동통신망에 접속하더라도 효과적으로 식별할 수 있다.
휴대전화와 심박스는 개발 과정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퀄컴, 삼성 같은 이동통신 칩 개발사는 매년 새로운 기능을 갖는 최신 사양의 칩셋을 제작하고, 이는 최신 휴대전화 제작에 사용된다. 반면 심박스의 경우 전화 기능을 위주로 한 장비이기 때문에, 비교적 저사양의 칩셋을 사용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휴대전화 제조사들은 심박스 제조사들과 달리 칩셋에 존재하는 다양한 기능들을 단말기에 구현한다. 이러한 개발 과정의 차이는 곧 휴대전화와 심박스가 지원하는 기능들의 차이로 이어진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에서는 이러한 단말들의 기능 정보들을 기기별 고유정보로 이용해 단말 기종을 분류했다. 그 시험 결과, 100여 종의 휴대전화 모델들이 잘 구분되는 것을 확인했고, 나아가 휴대전화와 심박스 또한 명확히 구분되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이번 기술이 이동통신사에 적용되더라도 심박스 탐지에 충분히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및전자공학부 오범석, 안준호 연구원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하고 배상욱, 손민철, 이용화 연구원과 우리 대학 강민석 교수가 함께 참여한 이번 연구는 보안 최우수학회 중 하나인 `NDSS(Network and Distributed System Security)' 심포지움 2023에 채택됐다. (논문명 : Preventing SIM Box Fraud Using Device Model Fingerprinting)
한편 김용대 교수 연구팀은 2012년부터 현재까지 이동통신 보안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2015년에는 상용 VoLTE 서비스의 10가지 구현 취약점들을 발견해 미국 컴퓨터 침해 사고 대응반(CERT)에 제보했고, 2019년에는 LTE 이동통신 취약점 자동분석 시스템을 개발, 51개의 새로운 취약점을 발견해 통신사 및 제조사들에 해당 문제들을 보고했다. 2022년에는 43개의 휴대전화 이동통신 칩에서 26개의 보안 취약점을 찾아 휴대전화 제조사들에게 보고했다.
공동 제1 저자인 오범석 연구원은 "100여 개의 이동통신 단말들을 이용해 휴대전화와 심박스가 잘 구분되는 것을 확인한 상태다ˮ며, "실제 보이스피싱 기술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이동통신사와의 협력을 통해 상용 데이터를 활용한 검증과 기술 고도화가 필요하다ˮ 라고 말했다.
김용대 교수는 "합법적으로 심박스를 사용하는 사업 또한 존재하며 이동통신사에서 심박스를 탐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중 불법적으로 이용되는 심박스를 골라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이 기술을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심박스 등록제가 필요한데 보이스피싱 목적이 아닌 합법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심박스들은 사업 목적에 대해 등록을 하면 되고 그렇지 않은 심박스는 미등록 심박스이므로 적발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경찰청 국가개발연구사업 <네트워크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및 추적 기술 개발>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정형 및 비교 분석을 통한 자동화된 이동통신 프로토콜 보안성 진단 기술> 사업 그리고 융합보안대학원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아울러, 현재 연구팀은 실제 고객의 피해 방지로 이어질 수 있도록 SK Telecom과 협업 중에 있다.
2023.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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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대전광역시 혁신 디지털 의과학원 구축 MOU 체결
우리 대학이 17일 오후 2시 대전 KAIST 본원 제1 회의실에서 '혁신 디지털 의과학원' 구축 및 운영에 관한 업무 협약식을 개최했다.혁신 디지털 의과학원'은 첨단 의과학 연구 수행 및 혁신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마련되는 공간이다. 문지캠퍼스에 연면적 10,000㎡(약 3천 평),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로 건축될 예정이며, 국고, 대전시 및 우리 대학 자체 예산 등 총 42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디지털 의료·바이오 공동 활용 장비(Core Facility) 기반 오픈랩 ▴인공지능(AI) 정밀의료 플랫폼 센터 ▴데이터 기반 융복합 헬스케어 연구개발 센터 등의 첨단 의과학 연구센터와 연구 장비를 구축하고, 리서치 펠로우를 위한 독립적인 연구 공간 및 공용 실험실 등이 들어선다. 또한, ▴창업 공동 컨설팅센터 ▴비즈니스 지원센터 ▴창업자 공유 라운지를 조성해 대전 지역 바이오 기업 및 KAIST 동문 기업 등에 제공할 계획이다. 우리 대학은 현재 대전 본원에 있는 의과학대학원을 문지캠퍼스로 이전하고 의과학동물실험동을 구축해 2026년까지 전임직 교수를 50명까지 확대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여기에 이번 MOU를 바탕으로 '혁신 디지털 의과학원'을 함께 조성해 첨단 의과학 연구를 수행하고 바이오 의료 분야에서 혁신적인 창업을 이끌어내 문지캠퍼스를 바이오 메디컬 캠퍼스로 성장시키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대전시는 혁신 디지털 의과학원 건축사업비 보조를 위한 예산, 건축 관련 인허가, 사전절차 이행 등을 지원하고 건립 이후 운영을 위한 사업발굴 등으로 우리 대학과 협력할 예정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글로벌 일류도시로 도약하려면 고도의 기술과 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라며, "우리 시는 KAIST와 함께 의과학원 구축사업과 인력양성사업을 통해 글로벌 일류경제도시로 나가겠다"라고 말했다.이광형 KAIST 총장은 "'혁신 디지털 의과학원'에서 양성할 융합형 의사과학자 및 의과학자들은 암과 만성질환 치료를 위한 바이오 신약,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 정밀 의료 솔루션 등을 개발하는 주역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교육과 연구뿐만 아니라 바이오 벤처와의 연계, 기업 연구소와의 공동 연구로 기초-임상-산업화의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 대전시가 세계적 바이오 클러스터로 도약하는 일에 힘을 보태겠다"라고 밝혔다.
202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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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아이디랩, ‘디지털 대전환 컨퍼런스 부산 2022’ 주최
우리 대학 오토아이디랩(센터장 김대영)이 13일부터 이틀간 부산 벡스코에서 '디지털 대전환 컨퍼런스 부산 2022'를 주최한다.
부산광역시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우리나라 주요 산업인 조선, 항만, 해운, 물류, 수산, 스마트시티 등의 분야가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준비해야 할 전략을 논의하고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틀간 ▴디지털트윈과 메타버스 ▴국제표준과 디지털전환 ▴해양과 물류산업 ▴K-주소와 혁신성장산업 ▴스마트시티 ▴스마트 수산 등 6개의 세션과 4개의 기조 강연이 진행되며, 24명의 전문가가 참여해 각 분야의 기술동향, 글로벌 시장 및 국제표준 등의 현황을 공유한다.
첫째 날에는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와 하정우 네이버AI랩 연구소장이 기조 연사로 나서 각각 '메타버스 시대 바꿔야 할 3가지', '산업계에서의 AI 연구(AI Research in Industry)'를 주제로 강연한다.
이튿날에는 안병민 열린비즈랩 대표의 '디지털이 빚어내는 고객경험 혁신, 서비타이제이션'과 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의 '자율주행산업과 모빌리티' 기조 강연이 이어진다.
또한, 산업계·학계의 소통을 지원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혁신 성장산업 창출을 도모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행사 첫날인 13일, 블록체인 전문기업인 데이터젠·테크체인랩스·오스리움·와이와이소프트와 스마트 제조업체인 인타운이 오토아이디랩과 산학협력(MOU) 체결을 진행한다.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은 "디지털 전환은 이 시대의 숙명이자 미래를 선도하기 위한 핵심 가치이며, '그린스마트도시 부산', '디지털혁신도시 부산' 구현을 위한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라며, "KAIST 오토아이디랩은 '디지털 전환 국제표준기구(GS1)'의 국제 공동연구소로서 항만․물류 중심도시 부산과 협력을 통한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며, 이번 컨퍼런스를 통하여 그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조직위원장인 김대영 KAIST 전산학부 교수는 "디지털에 의한 변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격변기 속에서 우리 기업들은 국제표준 기술을 이용한 혁신융합 생태계를 구축해 초격차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를 위한 정보 교류와 토론의 장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가 지자체·산업계·학계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토아이디랩은 비영리 민간 국제표준기구인 GS1(본부 벨기에 브뤼셀)과 협업하는 국제 공동연구소다. KAIST 오토아이디랩을 포함해 미국 MIT, 영국 케임브리지대,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일본 게이오대, 중국 푸단대 등 6개 대학이 운영하고 있다. KAIST는 지난 3월 부산광역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지역 기업에 국제 기술표준을 보급하기 위한 산학협력의 일환으로 ‘KAIST 오토아이디랩 부산 혁신연구소’를 이달 설립할 예정이다.
'디지털 대전환 컨퍼런스 부산 2022' 참가 신청 및 자세한 정보는 행사 홈페이지(https://dxcbusan2022.oliot.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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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부정이용방지 기술개발 다부처 사업추진협의회 개최
우리 대학이 지난 2일 대전 본원에서 <22년 1차 휴대전화 부정이용방지 기술개발 다부처 사업추진협의회(이하, 협의회)>를 개최했다.
협의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IITP), 경찰청이 협력해 올해부터 24년까지 3년간 추진하는 '휴대전화 부정이용방지 기술개발 사업'의 공동 추진 방안 등을 모색하는 자리로 반기별로 운영되고 있다.
'휴대전화 부정이용방지 기술개발'은 보이스피싱의 예방-추적-수사지원 등 전 단계에 걸쳐 종합적인 기술대응을 제공해 안심 사회를 구현하고자 기획된 사업이다. 이를 통해 개발된 ICT 핵심기술은 보이스피싱 예방 및 수사 지원을 위한 시연 및 실증을 거친 뒤 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다.
올해는 3개의 과제가 신규로 추진되며, 이 중 2개를 우리 대학 연구진이 맡는다. 전기및전자공학부 이성주 교수와 김용대 교수가 각각 '휴대폰 단말에서의 보이스피싱 탐지 예방 기술 개발'과 '네트워크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및 추적 기술 개발' 연구를 수행한다. 또한, 경찰대학 장광호 경정이 '보이스피싱 정보 수집 가공 및 빅데이터 기반 수사지원시스템 개발'을 담당한다.
이성주 교수가 수행하는 '휴대폰 단말에서의 보이스피싱 탐지 예방 기술 개발' 과제는 휴대폰에 탑재하는 솔루션을 골자로 한다. 대화 내용을 자동으로 분석해 사용자에게 효과적인 경고를 보내고, 악성앱을 탐지해 보이스피싱 범죄를 예방하는 것이 목표다.
김용대 교수의 '네트워크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및 추적 기술 개발' 과제는 보이스피싱 예방 및 현장 수사를 지원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목표다. 보이스피싱에 사용되는 장비가 이동통신망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유선인터넷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위협 정보 분석, 보이스피싱에 사용되는 장비의 물리적 위치 추적 등이 세부 연구 내용이다.
장광호 경찰대학 경정의 '보이스피싱 정보 수집 가공 및 빅데이터 기반 수사지원시스템 개발' 과제는 경찰이 수집한 보이스피싱 범죄 수사 빅데이터 기반으로 범죄 정보를 분석해 수사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연구다. 또한, 관계 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음성·텍스트 데이터 분석도 수행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상엽 연구부총장이 축사를 통해 "온라인 사기 행위의 피해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수 있도록 예방하고, 범죄 수사를 지원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범죄자 검거에 도움을 주시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2022.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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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KS한국고용정보 및 대전광역시컨택센터협회 업무협약(MOU) 체결
우리 대학 전산학부 이의진 교수 연구팀은 KS한국고용정보 및 대전광역시컨택센터협회와 ‘감정노동자를 위한 휴먼 디지털 트윈 연구’와 관련한 상호 교류·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7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콜센터 상담원 및 민원처리 직원 등의 감정노동자는 직무수행을 위한 감정 표현의 자제로 스트레스가 높다 보니 다른 직종에 비해 정신질환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산업안전보건원의 자료에 따르면 화난 고객을 자주 응대하는 감정노동자는 우울감과 수면장애를 겪을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각각 무려 2.8배와 3.8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안전보건법이 2018년도에 도입되어 감정노동자의 정신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드러났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부재하였다. 이의진 교수 연구팀은 감정노동 스트레스에 대한 가상환경 시뮬레이션을 제공하는 휴먼 디지털 트윈 기술 개발하여 개인 맞춤형 정신건강 위험 관리 솔루션을 실증하는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세 기관은 ▲ 인공지능 기반 감정노동자 지원 서비스 개발 및 고도화를 위한 연구개발 협력 ▲ 정신건강 관리 솔루션 개발을 위한 현장 니즈 조사 지원 ▲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을 위한 연구 데이터셋 수집 ▲ 개인 맞춤형 정신건강 관리 솔루션 실증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KS한국고용정보(대표 손영득, 유재중)는 금융 및 공공 컨택센터 아웃소싱을 지원하는 대규모 전문 인적자원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컨택센터 SW 및 상담 솔루션을 연구·개발해왔다. 대전광역시 컨택센터협회(협회장 박남구)는 대전지역 전문상담사 인력 양성 및 인권 보호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의진 교수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현장 중심의 기술개발을 위한 초석이 마련되었다”라며 “상담현장의 데이터 수집을 통해 높은 예측력의 정신건강 AI 모델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재중 대표는 “KAIST와 상담사의 정신건강 관리를 지원하는 디지털 솔루션 연구 및 실증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AI기반 미래 컨택센터 SW 기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또한, 대전광역시컨택센터협회 박남구 협회장은 “감정노동자의 정신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AI기술로 상담사들의 자긍심 고취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동만 공과대학장과 류석영 전산학부장을 비롯해 이의진, 이성주, 홍화정, 이탁연 교수 등이 참석했다. KS한국고용정보 유재중 대표와 김현정 상무가 참석했고 대전컨택센터 박남구 협회장과 HR교육컨설팅 이정민 대표가 자리를 함께했다.
2022.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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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찰전기의 발생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
우리 대학 물리학과 김용현 교수 연구팀이 수천 년 동안 해결되지 않은 난제 중의 난제로 알려진 마찰전기 발생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김 교수 연구팀은 두 물질을 마찰시킬 때 경계면에서 발생하는 열에 의해 전하가 이동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제1 원리 전자구조 계산'과 `열전달 방정식'을 풀어 마찰전기의 미시적 작동원리를 찾아냈고, 기존에 알려진 실험적 사실을 정성적으로 기술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정량적으로도 이동 전하량을 설명해 낼 수 있었다. 기존에는 정량적으로 마찰전기를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은 없었다.
마찰전기에 대한 새로운 이론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에너지 수확 기술 중의 하나인 마찰전기 나노 발전기(triboelectric nanogenerator, TENG) 효율의 혁신적 증대에 이바지할 것이며, 여러 실생활 및 반도체 산업에서 원하지 않는 문제를 일으키거나 터치스크린처럼 긍정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정전기의 미시적 제어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리학과 신의철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하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여호기 박사가 공동연구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1년여의 동료심사를 거쳐 미국물리학회 오픈엑세스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리서치 (Physical Review Research)' 5월 4권 2호에 지난 17일 출판됐다. (논문명 : Derivation of a governing rule in triboelectric charging and series from thermoelectricity).
마찰전기는 2,600년 전 인류가 처음 `전기'를 인식하게 된 계기로 알려질 만큼 인류와 함께한 역사가 굉장히 오래된 현상이다. 최근에는 에너지 수확 기술 중 하나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의 감염을 막기 위한 마스크 그리고 공기 정화 기술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실생활에서도 번개나 정전기 등으로 매우 친숙한 자연현상이지만 지금까지 마찰전기의 발생을 정량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양자역학 이론이나 나노기술 이론은 없었다.
김용현 교수와 여호기 박사는 2014년 열전 영상 측정 기술을 개발하며 두 물질 간의 계면에 급격한 온도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계면에 마찰에 의한 열이 발생하면 열전효과에 의해 전하가 이동할 수 있고, 마찰전기의 원리를 규명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당시 2~3명의 박사과정 학생이 달려들어도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고, 7년여 만인 지금 대부분 난관을 해결하고 마침내 마찰전기의 비밀을 인류 최초로 맛볼 수 있었다.
연구팀은 마찰전기의 전하 이동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마찰전기 팩터(triboelectric factor)' 공식을 유도했으며 이를 이용해서 세계 최초의 이론 마찰 대전열을 구성했다. 마찰전기 팩터는 제벡 계수(단위 온도차에서 유도되는 전압), 밀도, 비열, 열전도도 등 물질 특성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마찰전기로 발생시킬 수 있는 전압강하의 크기를 예측하는 `마찰전기 파워(triboelectric power)'라는 물리량 K도 연구팀이 최초로 제안했다.
마찰 대전열은 중학교 2학년 교과서에서 다루는 내용이었지만 2015년 개정 교육과정 교과서에서는 더이상 다루고 있지 않다. 기존의 경험적 방법으로 결정되는 마찰 대전열이 연구자마다 다른 결과를 보고하고 있어 부정확하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연구팀이 미시적, 양자역학적으로 정의된 마찰전기 팩터를 이용해 정량적인 대전열을 최초로 구성했기 때문에 다시 교과서에 마찰 대전열이 실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김용현 교수는 "미시세계에서의 열전현상을 양자역학적으로 연구하고 있었기 때문에 인류의 난제인 마찰전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행운이 따랐고, 오랫동안 포기하지 않고 매달려 준 학생들과 동료들에게 감사하다ˮ 라며 "마찰전기에 대한 미시적 이해를 통해, 보다 고효율 마찰전기 나노 발전기를 물질 수준에서 설계할 수 있게 됐으며, 실생활이나 산업에서 정전기를 제어하는 데 널리 이용되기를 바란다ˮ 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자율운영 중점연구소 지원사업, SRC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그리고 KAIST의 최장 30년까지 지원하는 그랜드 챌린지 30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고, 관련 기술은 국내 특허출원이 완료됐다.
2022.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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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바이오헬스 산업전환을 위한 글로컬 공동연구 보고서 출간
우리 대학 한국4차산업혁명정책센터는 대전시 바이오헬스 산업전환을 위한 공동연구 보고서 『대전시 바이오헬스 산업 전환 분석 연구 보고서: AI/빅데이터를 중심으로』를 발간했다고 8일 밝혔다. 본 보고서는 대전과학산업진흥원과 유럽연합집행위원회 합동연구센터(European Commission Joint Research Centre, 이하 EC JRC)가 참여해 공동으로 연구한 산출물이다.
KAIST 한국4차산업혁명정책센터(이하 KPC4IR, 센터장 김소영)와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이하 DISTEP, 원장 고영주)은 지난 2021년 5월 17일 실질적 공동연구 수행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해당 연구는 업무협약 체결 이후 양 기관이 주축이 되어 대전시 바이오헬스 산업의 현황 데이터 및 선행연구를 분석하고, 산·학·연·병 주요 이해관계자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했다. 또한 지역혁신 연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EC JRC에서 개발한 산업전환(POINT Review) 방법론 적용과 그에 따른 자문 및 검토를 통해 글로컬(glocal) 연구를 진행했다.
☞ 산업전환(POINT Review) 방법론: EC JRC이 개발한 분석방법론으로 POINT(Projecting Opportunities for INdustrial Transitions) Review라 불린다. 개별국가 및 지역이 산업 전환을 위한 과제 및 기회를 도출할 때 활용하며, 크게 총 4단계(혁신·전환이 필요한 산업 세부 분야 선정 → 산업 현황 분석 → 혁신·전환의 목표 설정 → 목표달성을 위한 도전과제 도출 및 정책 제언)로 구성되어 있다. 해당 방법론을 활용해 그리스(재생에너지, 배터리, 농업 분야의 전환), 불가리아(ICT 및 메카트로닉스의 디지털화 전환) 등 유럽국가의 산업혁신을 연구한 보고서가 출간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KAIST에서 대전시 출연기관인 지역 자치 기관과의 신규 연구 협력뿐만 아니라 글로벌 연구기관인 유럽의 EC JRC와 함께 연계하여 이룩한 최초의 `글로컬(glocal)' 정책 연구로서 큰 의의가 있다. KAIST는 이광형 총장 취임 이후 국가 차원의 연구뿐만 아니라 지역의 발전과 개발을 위한 연구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번 연구 또한 해당 취지를 담은 연구로 지역 사회에 이바지하며 대전시 바이오헬스 산업 고유의 특징과 현황, 현장의 필요를 구체적으로 담아냈다.
지난 2월 8일 양측 기관은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예종철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정흥채 박사, 바이오헬스케어협회 맹필재 회장, 대전시 미래산업과 권경민 과장, EC JRC의 드미트리오스 폰티카키스(Dimitrios Pontikakis), 마리나 랑가(Marina Ranga), 마크 보든(Mark Boden) 박사를 연사 및 토론자로 초청해 <대전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바이오헬스 포럼>을 유튜브로 중계했다. 해당 행사에서는 공동연구의 성과를 발표하고 지역의 바이오산업 전환을 위한 전략 방안을 함께 논의한 바 있다.
보고서는 우리 대학 한국4차산업혁명센터 홈페이지(https://kpc4ir.kaist.ac.kr/) 및 대전과학산업진흥원 홈페이지(https://www.distep.re.kr/)에 게시되어 있으며, 영문 보고서 또한 4월 중 발간할 예정이다.
김소영 한국4차산업혁명정책센터장은 보고서의 발간을 축하하며 "본 보고서는 국내 과학산업혁신 정책 연구 중 글로벌과 로컬을 잇는 최초의 글로컬 정책 연구로 의의가 있으며 무엇보다 대전시 바이오헬스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청사진 구축에 기여하는 핵심적 정책 제안이 담겨있다ˮ라고 강조했다.
고영주 DISTEP 원장은 "대전시에서 지역의 바이오산업을 육성해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정책과 지원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대전 바이오창업원 설립도 추진하고 있는데 이번 보고서의 주요 정책내용이 많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ˮ고 말했다.
한편, KPC4IR은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이하 WEF)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양해각서(MOU) 및 KAIST와의 실행 협약에 근거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WEF를 비롯한 유럽 및 아시아 지역 기관과 공동으로 블록체인, 인공지능, 정밀 의료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 모니터링과 관련 정책을 분석·개발하고 있다.
DISTEP은 지역혁신과 과학기술 기반 신산업 육성을 위해 설립된 기획 전문 대전시 출연기관이다. 과학산업 육성 및 지역혁신 기획, 융합혁신생태계 조성, 지역 R&D 투자 효과성 제고 등 3대 임무를 바탕으로 지역혁신의 새로운 모델 제시를 추진하고 있다.
EC JRC는 유럽연합(EU)의 법안 및 결정사항 이행, 각종 조약 업무를 관리하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의 과학·지식 서비스 연구 조직이다. EU 27개국을 대표해 독립적인 과학적 조언과 EU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전문적인 조언을 제공하며, 전 세계 200여개 연구기관, 대학, 국제기구 등과 관련 연구 및 정책 개발 협약이 체결되어 있다.
2022.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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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억, 김영진, 최민기, 심흥선 교수 2021 과기대전 한국공학상, 젊은과학자상,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
우리 대학 교수진이 22일(수) 개최된 '2021 과학기술대전'에서 한국과학·공학상과 젊은과학자상을 각각 수상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 한국연구재단이 공동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정부출연연구기관·대학·기업 등 연구기관 및 과학문화 단체 등 130여개 기관이 참여해 주요 연구개발 성과와 과학 문화 콘텐츠를 선보인다. 22일(수) 오전 개막식에는 김부겸 국무총리가 2021 한국과학·공학상, 2021 젊은과학자상 등 우수과학자 포상을 진행했다.
올해 한국과학·공학상 수상자로는 우리 대학 △산업및시스템공학과 이태억 교수와 서울대 이태우 교수, 고등과학원 김인강 교수, 포항공대 김윤호 교수가 선정됐다. 이 중 한국공학상을 수상한 이태억 교수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에 쓰이는 클러스터 방식 공정 장비를 최적화하고 스케줄링할 수 있는 제어 이론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는 실제 공장에 적용돼 품질 개선 및 생산성 향상에 기여했다.
또한, 40세 미만 과학기술인에게 수여되는 '젊은과학자상'에는 우리 대학 △김영진 극초단 초정밀 광기술연구단장, △생명화학공학과 최민기 교수 외 숙명여대 이현구 교수, 한양대 류두열 교수 등 총 4명이 받았다.
이 밖에도 이날 시상식에는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연구개발자를 매월 한명씩 선정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하반기 수상자 6명에 대한 시상도 함께 했다. 올해 7월 우리 대학 △물리학과 심흥선 교수가 선정된 바 있다.
한국과학·공학상은 대통령상으로 각 수상자에게 연구 장려금 7,000만원이 수여되며, 젊은과학자상 역시 대통령상으로 각 수상자에게 연구 장려금 5000만원이 수여된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1,000만원의 상금과 과기정통부 장관 명의의 상장이 수여된다.
202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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