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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배 정밀한 3D 뇌 모사 플랫폼 구현 성공
기존의 3차원(3D) 신경세포 배양 기술은 뇌의 복잡한 다층 구조를 정밀하게 구현하기 어렵고, 구조와 기능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이 부족해 뇌 연구에 제약이 있었다. 우리 연구진이 뇌처럼 층을 이루는 신경세포 구조를 3D 프린팅 기술로 구현하고, 그 안에서 신경세포의 활동까지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 개발에 성공했다.
우리 대학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제균·남윤기 교수 공동연구팀이 뇌 조직과 유사한 기계적 특성을 가진 저점도 천연 하이드로겔을 이용해 고해상도 3D 다층 신경세포 네트워크를 제작하고, 구조적·기능적 연결성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기존 바이오프린팅 기술은 구조적 안정성을 위해 고점도 바이오잉크를 사용하지만, 이는 신경세포의 증식과 신경돌기 성장을 제한하고, 반대로 신경세포 친화적인 저점도 하이드로겔은 정밀한 패턴 형성이 어려워 구조적 안정성과 생물학적 기능 사이의 근본적인 상충 관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묽은 젤로도 정밀한 뇌 구조를 만들고, 층마다 정확히 정렬하며, 신경세포의 활동까지 동시에 관찰할 수 있는 3대 핵심기술을 결합해 정교하고 안정적인 뇌 모사 플랫폼을 완성했다.
3대 핵심기술은 ▲ 묽은 젤(하이드로겔)이 흐르지 않도록 스테인리스 철망(마이크로메시) 위에 딱 붙게 만들어 주는‘모세관 고정 효과’ 기술로 기존보다 6배 더 정밀하게 (해상도 500μm 이하) 뇌 구조를 재현했고 ▲ 프린팅된 층들이 삐뚤어지지 않고 정확히 쌓이도록 맞춰주는 원통형 설계인 ‘3D 프린팅 정렬기’로 다층 구조체의 정밀한 조립과 미세 전극 칩과의 안정적 결합을 보장하였고 ▲ 아래쪽은 전기신호를 측정하고, 위쪽은 빛(칼슘 이미징)으로 동시에 세포 활동을 관찰하는 ‘이중 모드 분석 시스템’기술로 층간 연결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여러 방식으로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뇌와 유사한 탄성 특성을 지닌 피브린 하이드로겔을 이용해 3층으로 구성된 미니 뇌 구조를 3D 프린팅으로 구현하고, 그 안에서 실제 신경세포들이 신호를 주고받는 과정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위층과 아래층에는 대뇌 신경세포를 배치하고, 가운데층은 비어 있지만, 신경세포들이 가운데를 뚫고 지나가며 연결되도록 설계했다. 아래층에는 미세 센서(전극칩)를 달아 전기신호를 측정하고, 위층은 빛(칼슘 이미징)으로 세포 활동을 관찰한 결과, 전기 자극을 줬을 때 위아래층 신경세포가 동시에 반응했고, 신경 연결을 차단하는 약물(시냅스 차단제)을 넣었더니 반응이 줄어들어 신경세포들이 진짜로 연결돼서 신호를 주고받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제균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 조직의 복잡한 다층 구조와 기능을 동시에 재현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의 공동개발 성과”임을 강조하며, “기존 기술로 14일 이상은 신호 측정이 불가했던 것에 비해 27일 이상 안정적인 미세 전극 칩 인터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구조-기능 관계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어, 향후 신경질환 모델링, 뇌 기능 연구, 신경독성 평가 및 신경 보호 약물 스크리닝 등 다양한 뇌 연구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및뇌공학과 김수지 박사와 윤동조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에 2025년 6월 11일 자로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Hybrid biofabrication of multilayered 3D neuronal networks with structural and functional interlayer connectivity
※DOI: https://doi.org/10.1016/j.bios.2025.117688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글로벌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중견연구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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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포도당을 구별한다..비만·당뇨 치료의 단서 찾아
‘우리의 뇌는 어떻게 장내에서 흡수된 다양한 영양소 중 포도당을 구별해낼까?’ 우리 대학 연구진은 이 질문에서 출발해, 뇌가 단순히 총열량(칼로리)을 감지하는 수준을 넘어 특정 영양소, 특히 포도당을 선택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향후 식욕 조절 및 대사성 질환 치료 전략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서성배 교수 연구팀이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영균 교수팀, 생명과학과 이승희 교수팀, 뉴욕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배고픔 상태에서 포도당이 결핍된 동물이 장내의 포도당을 선택적으로 인식하고 선호하도록 유도하는 장-뇌 회로의 존재를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생물은 당, 단백질, 지방 등 다양한 영양소로부터 에너지를 얻는다. 기존 연구들은 장내 총열량 정보가 시상하부의 배고픔 뉴런(hunger neurons)을 억제함으로써 식욕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혀왔으나, 특정 포도당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장-뇌 회로와 이에 반응하는 특정 뇌세포의 존재는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뇌의 기능에 필수적인 포도당을 감지하고 필요한 영양소에 대한 섭취 행동을 조절하는 ‘장-뇌 회로’를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또한, 이 회로는 뇌의 ‘스트레스 반응 세포(CRF 뉴런*)’가 배고픔이나 외부 자극뿐만 아니라, 소장에 직접 유입된 특정 열량 영양소에 대해서도 초 단위로 반응하며, 특히 ‘포도당(D-glucose)’에 선택적으로 반응한다는 점을 처음으로 입증했다.
*CRF 뉴런: 우리 몸이 심리적·물리적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핵심 생리 시스템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ypothalamus-Pituitary-Adrenal Axis, HPA axis)이다. 이 축의 중심에는 시상하부에서 CRF(부신피질호르몬 방출인자)를 분비하는 뉴런이 있으며, 이들은 다양한 스트레스 자극에 반응해 코르티솔 분비를 유도하고, 생리 및 대사 균형을 유지하는 신경 내분비 조절의 중추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실시간 뇌 속을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는 광유전학 기반 신경 활성 조절 및 회로 추적 기법을 활용해서, 포도당(D-글루코스, L-글루코스,) 아미노산, 지방 등 다양한 영양소의 쥐의 소장 내 직접 주입하고 관찰했다.
그 결과, 뇌 시상하부의 ‘시상하부 시상핵(PVN)* 부위’에 있는 CRF 뉴런 중 D-글루코스(glucose) 포도당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하며, 다른 당류나 단백질·지방류에는 반응하지 않거나 반대 방향의 반응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뇌가 장내 영양소가 유입 시 반응에 대해 단일 뇌세포 수준에서 어떤 방향성을 유도한다는 것을 처음 확인한 것을 의미한다.
* 시상하부 시상핵(paraventricular nucleus, PVN): 뇌의 시상하부(hypothalamus) 안에 있는 매우 중요한 신경핵(뉴런 무리)으로, 신체 항상성(몸의 균형 유지)을 조절하는 핵심 구조
또한, 연구팀은 소장의 포도당 감지 신호가 ‘척수신경’을 거쳐 뇌의 특정 부위(등쪽 외측 팔곁핵,parabrachial nucleus, PBNdl)을 통해 PVN의 CRF 뉴런으로 전달되는 특징적인 회로를 밝혀냈다. 반면, 아미노산이나 지방 등 기타 영양소는 미주신경(vagus nerve)이란 다른 통로로 뇌에 전달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광유전학적 억제 실험에서도, 공복 상태의 생쥐에서 CRF 뉴런을 억제하면 동물은 더 이상 포도당을 선호하지 않게 됐으며, 이 회로가 영양소 선택에 있어 포도당 특이적 선호를 유도하는 데 필수적임이 드러났다.
이 연구는 서 교수가 뉴욕대(NYU) 재직 시절 초파리를 모델로, 장내 포도당(글루코스) 및 당을 선택적으로 감지하는 ‘DH44 뉴런’을 발견했던 점을 착안해, 포유류에서도 시상하부 뉴런이 포도당 특이적 반응에 있어 기능적 유사성을 보일 것이라는 가설에서 시작되었다.
이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서 교수 연구팀 김진은 박사(KAIST 박사 졸, 現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연수연구원)가 학위과정 중 생쥐 실험을 통해 배고픈 쥐는 장에 주입된 다양한 영양소 중 열량을 지닌 포도당을 선호하며, CRF 뉴런이 빠르고 특이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같은 팀 정원교 연구원(KAIST 학사 졸, 現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박사과정)과 함께 실험과 모델링을 통해 CRF 뉴런의 중요성을 규명했고, 김신혜 박사는 협업을 통해 장-뇌 회로 중 특정 척추 신경세포가 장의 정보를 뇌로 전달 한다는 놀라운 발견을 입증했다.
김진은 박사와 김신혜 박사는 “이 연구는 ‘우리의 뇌는 어떻게 장내에서 흡수된 다양한 영양소 중 포도당을 구별해내는가?’라는 단순하지만, 본질적인 질문에서 시작됐고, 이번 연구에서 장-뇌 연결 회로의 핵심 축인 척수신경의 역할을 규명하고 장내 특정 영양소를 감지한 후 이를 뇌에 전달하는 척수 기반 신경 회로가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 조절과 항상성 유지에 핵심적일 것이라는 것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서성배 교수는 “이번 연구는 포도당에 특화된 장-뇌 신호 경로를 규명함으로써, 비만·당뇨병 등 대사 질환의 새로운 치료 표적을 제시할 수 있다”며 “향후 아미노산, 지방 등 다른 필수 영양소를 감지하는 유사 회로의 존재와 그 상호작용 메커니즘을 밝히는 연구로 확장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 대학 김진은 박사, 김신혜 박사, 정원교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의 결과는 국제 학술지 ‘뉴런(Neuron)’에 2025년 6월 20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Encoding the glucose identity by discrete hypothalamic neurons via the gut-brain axis
※DOI: https://doi.org/10.1016/j.neuron.2025.05.024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한국연구재단 리더과제, 포스코 청암재단 사이언스 펠로십, 아산재단 의생명과학 장학사업, 기초과학연구원, KAIST KAIX 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202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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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미생물로 난치성 뇌종양 면역치료 효과 높인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인 T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제거하도록 유도하는 첨단 치료법인 ‘면역항암제’는 가장 치명적인 뇌종양 ‘교모세포종(Glioblastoma)’에는 거의 반응하지 않고, 치료에 대한 저항성이 높아 단독 치료로는 효과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우리 연구진이 장내 미생물과 그 대사산물을 활용해 뇌종양의 면역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향후 미생물을 기반으로 한 면역치료 보완제 개발에 대한 가능성도 보여줬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이흥규 교수 연구팀이 장내 미생물 생태계 변화에 주목해 교모세포종 면역치료의 효율을 크게 높이는 방법을 발굴하고 이를 입증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은 교모세포종이 진행되면서 장내에서 중요한 아미노산인 ‘트립토판(tryptophan)’의 농도가 급격히 줄어들고, 이로 인해 장내 미생물 생태계가 변화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리고 트립토판을 보충해 미생물 다양성을 회복시키면, 특정 유익한 균주가 면역세포 중 하나인 CD8 T세포를 활성화하고 종양 조직으로 다시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생쥐 교모세포종 모델을 통해, 트립토판을 보충하면 암을 공격하는 T세포(특히 CD8 T세포)의 반응이 향상되고, 이들이 림프절과 뇌 등 종양이 있는 부위로 더 많이 이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장내에 존재하는 유익한 공생균인 ‘던카니엘라 두보시(Duncaniella dubosii)’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도 밝혀냈다. 해당 균주는 T세포가 몸 안에서 효과적으로 재분포하도록 도와줬고, 면역항암제(anti-PD-1)와 함께 사용할 때 생존율이 유의미하게 향상됐다.
또한, 장내 미생물이 전혀 없는 무균 생쥐에게 위 공생균을 단독으로 투입해도 교모세포종에 대한 생존율이 높아졌으며, 이는 이 균주가 트립토판을 활용해 장내 환경을 조절하고,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대사산물이 CD8 T세포의 암세포 공격 능력을 강화하기 때문임이 입증됐다.
이흥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면역관문억제제가 효과를 보이지 않았던 난치성 뇌종양에서도, 장내 미생물을 활용한 병용 전략을 통해 치료 반응을 유의하게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성과”라고 설명했다.
우리 대학 김현철 박사(現, 생명과학연구소 박사후연구원)가 제1 저자로 참여했고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셀 리포츠(Cell Reports)’에 지난 6월 26 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Gut microbiota dysbiosis induced by brain tumor modulates the efficacy of immunotherapy, https://doi.org/10.1016/j.celrep.2025.115825)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개인기초연구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202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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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 음식의 뇌종양 악화 유발 원인 세계 최초 밝혀
짠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식습관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KAIST 연구진은 짠 음식이 뇌종양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왜 나빠지는지", "무엇이 그 과정을 유도하는지", "어떤 유전자가, 어떤 단백질이 작용하는지"까지 분자적 인과관계를 입증해 주목받고 있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이흥규 교수 연구팀이 고염식이 장내 미생물 구성을 변화시키고, 이로 인해 증식이 증대된 미생물에 의해 분비되는 대사물질인‘프로피오네이트(propionate)‘가 장내에 과도하게 축적되어 뇌종양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뇌종양 마우스 모델을 이용한 실험에서 이 같은 사실을 입증했다. 마우스에게 4주간 짠 사료를 섭취하게 한 뒤 종양세포를 주입하자 일반식이 그룹에 비해 생존율이 크게 낮아지고 종양 크기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항생제로 장내 미생물을 제거하거나, 무균 마우스에 분변(고염사료 섭취한 사람의 대변에 해당되는 마우스 분변 샘플) 미생물을 이식하는 실험에서도 유사한 뇌종양 악화 반응이 관찰되었다. 이는 장내 미생물 변화가 뇌종양 악화의 핵심 요인임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특히,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 중 박테로이드 불가투스(Bacteroides vulgatus)라는 균이 고염식이에 따라 증가하고, 이 균이 프로피오네이트(propionate)라는 효소(Pccb)의 발현을 높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결과, 장내에서 프로피오네이트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했으며, 이 물질은 뇌종양 세포에서 산소가 충분한데도 마치 부족한 것처럼 ‘저산소유도인자-1알파(HIF-1α)’를 활성화시켰다. 이는 다시 ‘형질전환성장인자-베타(TGF-β)’를 증가시켜 제1형 콜라겐(COL1A1)을 과하게 만들게 하여 종양 세포가 더 쉽게 퍼지고 악성도를 높이게 하였다.
이러한 분자적 기전은 실제 뇌종양 중 가장 악성도가 높은 교모세포종(Glioblastoma) 환자의 암세포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임상 적용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마우스와 인간 종양세포에서 공통적으로 발현된 관련 유전자들로 인해 환자의 생존율이 낮아짐을 보여주었다.
이흥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짠 음식 섭취가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그 결과 생성된 대사산물이 뇌종양을 악화시킬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분자 수준에서 규명한 것”이라며, “향후 뇌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식이 조절 연구와 장내 미생물 기반 치료 전략 개발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 제1 저자로는 KAIST 김채원 박사(현.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부속 보스턴 어린이병원 박사후연구원)와 김현진 박사(KAIST 생명과학연구소 박사후연구원)가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생의학 분야 권위 학술지인 저널 어브 익스페리멘탈 메디슨(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에 5월 22일 자에 게재됐다.
논문 : Gut dysbiosis from high-salt diet promotes glioma via propionate-mediated TGF-β activation https://doi.org/10.1084/jem.20241135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개인기초연구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202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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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규 교수팀, 한국 최초 신렛(Synlett) 최우수논문상 수상
우리 대학 화학과 한순규 교수 연구팀이 독일의 유서 깊은 학술 출판사 티메(Thieme)가 수여하는 2024 신렛(Synlett) 최우수 논문상(Synlett Best Paper Award 2024)을 수상했다고 30일 밝혔다. 티메는 매해 유기화학 분야 SCI 저널인 신렛에 출판된 논문 중 최우수 논문 1편을 선정해 최우수 논문상을 수여해왔다.
한순규 교수 연구팀은 지난 10여 년간 천연물 합성 연구에 집중하며 다양한 생리활성을 가지는 이차대사물의 효율적이고 독창적인 합성법을 개발했다. 특히 광대싸리나무에서 유래하는 초복잡 세큐리네가 천연물 합성분야에서는 세계적인 선도그룹으로 괄목할 만한 연구성과를 성취했다.
수상 논문에서 한순규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자연에서 극소량만 얻을 수 있는 희귀한 천연물인 4α-하이드록시알로세큐리닌과 세큐린진 F를 시중에 쉽게 구할 수 있는 시작 물질로부터 인공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세큐리네가 천연물은 뇌의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키는 신경가소성을 유도해 알츠하이머, 우울증, 파킨슨병 같은 뇌 질환 치료제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한 교수 연구팀은 식물에서의 추출을 통해서는 극히 소량만 확보할 수 있는 해당 천연물을 효율적으로 합성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신렛(Synlett) 편집장 데바브라타 마이티 교수(Debabrata Maiti, 봄베이 인도공대, IIT Bombay)는 ”이 논문은 뇌질환 치료 후보물질로 주목받는 천연물인 4α-하이드록시알로세큐리닌과 시큐리닌 F의 세계 최초 인공적으로 합성한 연구로 그 중요성을 높이 평가해 ‘최우수 논문’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는 천연 세큐리네가 화합물이 향후 어떤 생체 표적과 작용하는지를 규명하는데 기여하거나, 차세대 정밀 치료제 개발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순규 교수는 “본 상의 이전 수상자인 세계 유기합성화학 분야의 슈퍼스타인 필 바란(Phil Baran, 2019)이나 일본 나고야 대학 나노카본 및 분자기반 재료화학분야의 개척자 이타미 켄이치로(Kenichiro Itami, 2016) 등은 현재 유기화학 학계를 이끌고 있는 세계적인 석학이다”라며, “본 수상이 매우 영광이며 앞으로 더욱 막중한 학자적 책임감을 가지고 인류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수상 논문은 연구수행 시점 기준으로 제1 저자 박상빈 석박사통합과정 대학원생과 제2, 3 저자 김도영, 양우일 학부생이 함께 진행하였고 신렛(Synlett)에 2023년 6월 23일에 게재됐다.
※ 논문명: Total Synthesis of 4α-Hydroxyallosecurinine and Securingine F, Securinega Alkaloids with a C4-Hydroxyl Handle for Biofunctional Derivatizations
※ DOI: 10.1055/a-2047-9680
신렛 최우수 논문상 수상자에게는 3,000유로의 상금이 주어지며, 한순규 교수는 6월 12일 티메 사의 화학세미나인 티메 케미나(Thieme Cheminar)를 통해 온라인으로 수상 기념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2025.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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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공포기억 조절 뇌 회로 최초 규명-트라우마 치료 새 전기
자연재해, 사고, 폭력 등 위협적인 상황은 뇌에 공포 기억을 남긴다. 하지만, 과도하거나 왜곡된 공포 기억 형성은 PTSD, 불안장애, 우울증 등 심각한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신체적 고통을 직접 경험했을때의 공포와, 심리적 불안으로 겪은 고통의 기억은 뇌에서 어떻게 구분되며 조절될까? KAIST 연구진은 신체적 고통 없이 심리적 불안과 공포에 의한 공포 기억 형성에 특화된 뇌 회로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으며, 이 회로를 타켓으로 한 맞춤형 트라우마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한진희 교수 연구팀은 생쥐 모델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감각적 고통 없이 심리적 위협만으로 유도되는 공포 기억의 형성을 조절하는 핵심 뇌 회로인 pIC-PBN회로*를 규명했다.
*pIC–PBN 회로: 후측 대뇌섬엽(pIC, posterior insular cortex)에서 외측 팔곁핵(PBN, parabrachial nucleus)으로 이어지는 하향 신경 경로로, 심리적 고통 정보를 전달하는 전용 회로임을 새롭게 밝혀냄
기존에는 뇌의 외측 팔곁핵(PBN)이 척수에서 통각 정보를 전달받는 통각 상행 경로의 일부로만 알려져 있었으나, 연구팀은 비통각적 위협 자극에 의해서도 PBN이 공포학습에 필수적으로 기능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정서적 고통’과 ‘신체적 고통’이 서로 다른 뇌 신경회로에 의해 처리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실험적으로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정서적 고통을 전달하는 데 특화된 신경 회로(pIC-PBN)를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신경과학 분야에서 큰 학술적 의의를 지닌다.
이번 연구의 제 1저자인 한준호 박사는 연구의 출발점을 이렇게 설명한다.
“저희 강아지 ‘레고’는 오토바이를 무서워한다. 실제로 부딪치진 않았지만 오토바이가 빠르게 다가온 경험 이후로 오토바이 소리만 들어도 겁을 먹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사고를 실제로 겪지 않더라도, 사고가 날 뻔한 경험이나 자극적인 미디어 노출만으로도 공포 기억이 생기고, 결국 PTSD로 이어질 수 있다.”
이어 “지금까지 공포 기억에 관한 연구는 신체적 고통에 기반한 실험에 의존해 왔으나, 실제 인간의 공포 기억은 신체적 고통보다는 심리적 위협에 의해 형성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심리적 위협을 처리하는 뇌 회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심리적 위협을 처리하는 뇌 회로를 알아보기 위하여 전기 자극이 아닌 시각적 위협 자극을 사용하는 새로운 공포 조건화 실험 모델을 개발했다.
생쥐는 포식자가 위에서 빠르게 접근하는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공포 반응을 보이는데,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천장 화면에 빠르게 커지는 그림자를 제시함으로써 생쥐가 포식자에게 공격당하는 듯한 위협을 경험하게 하였다. 이 실험을 통해, 통각 없이도 심리적 위협만으로 공포 기억이 형성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 새로운 행동 실험 모델과 함께, 연구팀은 신경세포의 활성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화학유전학 및 광유전학 기법을 활용하여, 외측 팔곁핵(PBN)이 시각적 위협만으로도 공포 기억이 형성된다는 사실을 규명하였고 나아가 연구팀은 PBN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상위 뇌 영역을 분석했다. 이에 따라, 부정적 정서와 고통 처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후측 대뇌섬엽(pIC)이 PBN과 직접 연결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특히 시각적 위협 자극 이후, pIC에서 PBN으로 신호를 보내는 뉴런들이 활성화되며, 이 신호가 PBN 뉴런의 활성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연구 결과, pIC–PBN 회로를 인위적으로 억제하면 시각적 위협에 따른 공포 기억 형성이 현저히 감소하지만, 선천적인 공포 반응이나 통각 기반의 공포 학습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도 규명했다. 반대로 이 회로를 인위적으로 활성화하는 것만으로도 공포 기억이 유도되어, pIC–PBN 회로가 심리적 위협 정보를 처리하고 학습을 유도하는 핵심 경로임이 드러났다.
한진희 교수는“이번 연구는 PTSD,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 정서적 고통을 주 증상으로 하는 정신질환의 발병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명과학과 한준호 박사 (제 1저자), 서보인 박사과정(제 2저자)이 수행한 논문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2025년 5월 9일 자 온라인 게재되었다.
※ 논문명 : Han, J., Suh, B., & Han, J. H. (2025). A top-down insular cortex circuit crucial for non-nociceptive fear learning. Science Advances (https://doi.org/10.1101/2024.10.14.618356)
※ 저자 정보 : Junho Han(KAIST, 제1저자), Boin Suh(KAIST, 제2저자), and Jin-Hee Han(KAIST, 교신저자)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과 뇌기능규명조절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202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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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을 편집하다” 염증 RNA 편집 효소 세계 최초 발견
파킨슨병(PD)은 알파시누클린(α-synuclein) 단백질이 뇌세포 내에서 비정상적으로 응집되어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퇴행성 신경질환이다. KAIST 연구진은 파킨슨병의 핵심 병리 중 하나인 신경염증 조절에 있어 RNA 편집(RNA editing)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우리 대학 뇌인지과학과 최민이 교수 연구팀이 영국 UCL 국립신경전문병원 연구소 및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뇌를 보호하고자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교세포(astrocyte)에 대해 RNA 편집 효소인 에이다원(ADAR1)이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내고 파킨슨병의 병리 진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최민이 교수 연구팀은 뇌 면역세포의 염증반응을 알아보고자 파킨슨 환자에게서 유래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뇌의 신경세포를 돕는 교세포와 신경세포로 구성된 세포 모델을 만들고, 파킨슨병의 원인이 된다고 알려진 알파시뉴클레인(α-synuclein) 응집체를 처리한 뒤, 뇌 면역세포의 염증 반응이 어떻게 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알파시뉴클레인 응집체 초기 병리형태인 알파시뉴클레인 단량체(oligomer)가 교세포 내 세포가 위험을 감지하는 센서처럼 작동하는 통로(Toll-like receptor) 경로 및 바이러스나 병원균과 싸우는 면역 신호 네트워크인 인터페론 반응 경로를 활성화하였다. 이 과정에서 RNA 편집 효소인 에이다원이 발현하면서 기능과 구조 등 단백질 성질이 바뀌는 아이소폼으로 변형되는것을 확인했다.
특히, 바이러스 감염시 면역 반응을 조절하기 위해 기능을 발휘하던 에이다원이 수행하는 RNA의 편집 활동이 ‘A(아데노신)’를 ‘I(이노신)’으로 바꾸는, 일종의 유전자 명령 수정 작업인 ‘A-to-I RNA 편집’이 일어난다. 이는 RNA 편집 활동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 염증을 일으키는 유전자들에 비정상적으로 집중되어 있다는 걸 발견했다. 이 현상은 환자 유래 줄기세포 분화 신경세포에서뿐만 아니라 실제 파킨슨병 환자 뇌의 부검 조직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되었다.
이는 RNA 편집의 이상 조절이 교세포의 만성 염증 반응을 유도하고, 결과적으로 신경세포 독성과 병리 진행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직접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신경 면역 세포인 교세포 내 RNA 편집 조절이 신경염증 반응의 핵심 기전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밝혔다는 데 의의가 크다. 특히 에이다원이 파킨슨병 치료의 새로운 타깃 유전자로 작용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한, 환자 맞춤형 유도 줄기세포 기반의 정밀의학적 뇌 질환 모델을 통해 실제 환자의 병리 특성을 반영한 점도 주목된다.
최민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백질 응집으로 인한 염증 반응의 조절자가 RNA 편집이라는 새로운 층위에서 작동함을 입증한 것으로, 기존의 파킨슨병 치료 접근과는 전혀 다른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RNA 편집 기술은 신경염증 치료제 개발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는 최민이 교수가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사이언스 어드밴스드(Science Advances)에 4월 11일 자로 게재되었다.
※ 논문 제목: Astrocytic RNA editing regulates the host immune response to alpha-synuclein, Science Advances Vol11,Issue15 DOI:10.1126/sciadv.adp8504
※ 주저자: Karishma D’Sa(UCL, 제1저자), Minee L. Choi(KAIST, 제1저자), Mina Ryten(UCL, 교신저자), Sonia Gandhi(크릭 연구소, 캠브리지 대학, 교신저자)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뇌과학선도융합, 우수신진연구사업과 KAIST의 대교 인지 향상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202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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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카이럴자성 양자점 개발- 빛 구동 AI용 소자 구현
기존 양자점(quantum dots)에는 카이랄 방향성, 광학적 또는 자기적 특성을 복합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기술이었다. KAIST 연구진이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 최초로 광학적 카이랄성과 자성의 융합 특성을 동시에 갖춘 ‘카이럴 자성 양자점’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하여 사람의 뇌처럼 정보를 보고, 판단하고, 저장하며 초기화할 수 있는 기능을 단일 소자에 집약해, 고성능 AI 하드웨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염지현 교수 연구팀이 빛에 의해 비대칭 반응하는 카이랄성과 자성을 동시에 갖는 특수 나노입자인 양자점(CFQD)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저전력 인간 뇌 구조와 작동 방식을 모방한 인공지능 뉴로모픽 소자(ChiropS)까지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신소재공학과 염지현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카이랄 양자점을 활용한 광 시냅스 트랜지스터는 편광 구분, 멀티 파장 인식, 전기 소거 등 다양한 기능을 단일 소자에 집약한 고속·고지능·저전력 AI 시스템 구현의 핵심 기술로 향후 광 암호화, 보안 통신, 양자 정보처리에도 활용될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카이랄 자성 양자점은 은황화물(Ag2S) 기반의 무기 나노입자에 카이랄 유기물인 L-또는 D-시스테인을 도입해 합성한 것으로 빛의 편광 방향(원형 편광)에 따라 서로 다르게 반응하는 특성을 지닌다. 특히, 405, 488, 532 nm 등 가시광 전 영역에서 각각의 편광(LCP, RCP)에 따라 상이한 반응을 보여, 다채널 인식이 가능한 신경 시냅스 소자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물을 기반으로하여 친환경적으로 합성하고 그 안정성이 높다는 것에 상업적으로 큰 차별점이 있다.
연구팀은 실리콘 위에 카이랄 자성 양자점을 활용한 은황화물층과 유기 반도체 펜타신을 적층한 시냅스 트랜지스터 구조를 제작했다. 해당 소자는 빛을 가하면 장기기억 특성(LTP)을 보이고 전기 펄스를 인가하면 초기화 되는 전기 소거 기능도 구현하여 뇌처럼 학습하고 적응할 수 있는 기능을 빛을 이용해서 인공적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또한, 반복하여 아주 짧은 시간동안 광 펄스(레이저 빛)을 비추게 되면 점진적으로 전류가 누적되며 단계적으로 증가하는 멀티 레벨 상태를 형성하였고, 이는 뇌처럼 인공지능이 학습하게 하는 시냅스 가중치 조절이 되고 다중 학습도 가능함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2×3 소자 어레이를 제작해 서로 다른 편광과 파장의 빛을 각각 비추었을때, 각 소자의 응답 전류가 뚜렷이 구분되는 것을 확인했다. 6개의 채널을 통해 총 9개의 정보를 병렬로 감지하고 처리할 수 있어, 기존 대비 최소 9배 이상의 정보량 처리가 가능함을 밝혔다.
더 나아가, 이 소자는 빛(광)을 일정하게 받아도 복잡한 판단을 해주는 스마트 센서처럼 반응을 했다. 예를 들어, 이는 잡음(노이즈)을 걸러내고 신호를 증폭할 수 있는 기능을 소자 자체에 내장하고 있는 것처럼 자동 필터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손글씨(MNIST) 데이터에 잡음과 같은 가우시안 노이즈를 추가하고 소자에 통과시킬 경우, 고주파 잡음이 줄고 핵심 정보만 살아남는 효과가 확인되었다. 이를 통해 기존 컴퓨팅 기술 대비 최대 30% 적은 전력으로 구동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광학적 카이랄성과 자기적 스핀 특성을 하나의 나노소재에 융합함으로써, 기존에 구현되지 않았던 편광 구분 기능과 장기 기억 성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단일 소자에 감지(보기), 처리(판단), 기억(저장), 초기화(지우기) 기능 기능이 통합되어 있어 향후 고성능 인공지능 하드웨어를 더 작고 효율적으로 만들 가능성도 높다고 평가된다.
염지현 교수는“기존 양자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광학적 카이랄성과 자기적 스핀 특성을 융합한 새로운 개념의 양자점을 설계했다”며 “단일 소자가 다중 편광과 다중 파장을 처리할 수 있고, 전기 신호로 초기화할 수 있는 기능까지 통합한 만큼 저전력·고정밀 AI 시스템 구현을 위한 혁신적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립부경대학교 나노융합공학전공 권준영 교수(전. KAIST 박사후연구원)와 KAIST 신소재공학과 김경민 교수 연구팀의 전재범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해당 논문은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어스(Advanced Materials)에 4월 7일자 온라인 게재되었다.
※ 논문명 : Chiroferromagnetic Quantum Dots for Chiroptical Synapse
※ DOI : https://doi.org/10.1002/adma.202415366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지원사업과 삼성전자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2025.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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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모세포종 암의 씨앗‘전암 세포’첫 규명·정조준했다
교모세포종(Glioblastoma)은 가장 공격적이고 예후가 나쁜 대표적 악성 뇌종양으로, 광범위한 뇌 절제술을 포함한 표준 치료 후에도 1년 이내 대부분 재발하며 생존률이 매우 낮은 치명적인 질환이다. KAIST 연구진이 교모세포종에 암세포로 발전하는 가능성을 가진 전암세포가 있다는 것을 최초로 밝혔다.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교모세포종의 진화와 재발 및 치료 저항성의 근원이 되는 ‘전암세포(Precancerous cell)’를 규명했다.
이정호 교수 연구팀은 2018년 교모세포종이 뇌 깊은 곳에 있는 돌연변이 줄기세포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내며 ‘네이쳐(Nature)’지에 게재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암의 씨앗과 같은 ‘전암 세포’가 어디서 유래하는지, 즉, 돌연변이 기원 세포가 어떻게 분화되는지를 규명하였고 이 전암 세포가 종양 내 세부 유형의 암세포들을 만들어 암이 재발하는 중심축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혔다.
특히, 교모세포종 같은 악성 뇌종양에서는 암세포들이 매우 다양한 형태로 공존하고, 각각이 치료에 다르게 반응하는데, 이를 ‘종양 내 이질성’(intratumoral heterogeneity)이라고 한다. 이 이질성은 교모세포종 치료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데, 이번 연구는 종양 내 이질성 현상을 일으키는 뿌리가 전암세포 때문이라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낸 것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교모세포종의 전암세포를 표적으로 삼아 암 진화와 재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의 기초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존의 암 세포 자체를 겨냥한 치료에서 벗어나 악성 뇌종양의 근원인 전암 세포를 선제적으로 제거함으로써 암의 진화와 재발을 막는 정밀 맞춤형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바탕으로, 교원창업기업 소바젠(주) (대표이사 박철원)은 암 진화와 재발을 억제하는 교모세포종 RNA 치료제 혁신 신약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여성 의사 과학자이자 논문의 단독 제1 저자인 KAIST 의과학대학원 김현정 박사(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전암세포는 종양을 더욱 복잡하고 공격적인 형태로 진화시키는 ‘암 이질성의 씨앗’과 같은 존재이다”라며, “이 전암세포를 이해하고 표적화하는 것이 교모세포종을 근본적으로 극복할 열쇠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논문은 암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캔서 디스커버리(Cancer Discovery, IF=30.6)’지에 4월 16일 字로 게재됐다.
※ 논문명: Precancerous cells initiate glioblastoma evolution and contribute to intratumoral heterogeneity DOI: https://doi.org/10.1158/2159-8290.CD-24-0234
※ 저자정보: 김현정(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제1 저자), 이정호(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소바젠, 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서경배과학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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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처럼 생각·반응하는 반도체 나왔다
뉴랜지스터(Neuransistor)는 ‘뉴런(Neuron) + 트랜지스터(Transistor)’의 합성어로 뇌의 뉴런 특성을 구현하는 트랜지스터라는 의미로 만들어진 새로운 용어이다. 이는 뇌 속 신경세포(뉴런)의 흥분과 억제 반응을 모방하여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정보를 스스로 처리하고 학습할 수 있는 차세대 인공지능 하드웨어의 핵심 반도체 소자다. KAIST 연구진이 뉴랜지스터의 개념을 제시하고 최초로 뉴랜지스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김경민 교수 연구팀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정보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액체 상태 기계(Liquid State Machine, 이하 LSM)*의 하드웨어 구현을 가능케 하는 뉴랜지스터 소자 개발에 성공했다.
* 액체상태 기계(LSM): 생물학적 신경망의 동적 특성을 모사해,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입력 데이터를 처리하는 스파이킹 뉴럴 네트워크 모델
현재의 컴퓨터는 동영상과 같이 시간 흐름에 따라 변하는 데이터인 시계열 데이터를 분석하는데 복잡한 알고리즘을 사용하며, 이는 매우 많은 시간과 전력 소모를 필요로 했다.
김경민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며 뇌 속 뉴런처럼 흥분하거나 억제되는 반응을 전기 신호만으로 동시에 구현하여 시계열 데이터의 정보 처리에 특화된 단일 반도체 소자를 새롭게 설계했다.
해당 소자는 산화 티타늄(TiO2)과 산화 알루미늄(Al2O3)이라는 두 산화물층을 쌓아 만든 구조로, 두 층이 맞닿는 계면에서는 전자가 자유롭게 빠르게 이동하는 이차원 전자가스(2DEG)** 층이 형성된다. 그리고, 이 층의 양 끝에는 흥분성 및 억제성 신호에 모두 반응하는 뉴런형 소자가 연결되어 있다.
**2DEG(Two-Dimensional Electron Gas): 계면에서 전도성이 우수한 전자 층이 형성되는 현상으로, 높은 이동도와 빠른 응답속도를 제공함
이러한 독특한 구조 덕분에 뉴랜지스터는 게이트 전압의 극성에 따라 소스와 드레인 간에 흥분성(EPSP) 또는 억제성(IPSP) 반응을 선택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이 소자는 또한 기존 LSM 구현에서 필수적이었던 복잡한 입력 신호 전처리 과정(마스킹)도 간단히 해결했다. 기존에는 '마스킹' 기능 구현이 매우 복잡했으나, 뉴랜지스터는 소스 전극에 가해지는 전압을 조절함으로써 간단하게 마스킹 기능을 구현하고, 시계열 입력 신호를 다차원의 출력 정보로 정확하게 변환하였다. 또한, 높은 내구성과 소자 간의 균일성도 확보해 실용성도 역시 뛰어났다.
연구팀은 뉴랜지스터를 기반으로 복잡한 시계열 데이터를 처리하는 ‘두뇌형 정보처리 시스템’인 LSM을 구현하였다. 실험 결과, 뉴랜지스터를 활용하는 경우 기존의 방식보다 10배 이상 낮은 오차율과 높은 예측 정확도를 기록했고, 학습 속도도 더 빨라졌다.
김경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간 뇌의 신호 처리 방식과 유사한 구조를 실제 반도체 소자로 구현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이 기술은 향후 뇌신경 모사형 AI, 예측 시스템, 혼돈 신호 제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신소재공학과 정운형 박사, 김근영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재료 분야 세계적 권위의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IF: 27.4)’에 2025년 4월 8일 字 게재됐다.
(논문명: A Neuransistor with Excitatory and Inhibitory Neuronal Behaviors for Liquid State Machine, DOI: 10.1002/adma.202419122)
한편, 이번 연구는 나노종합기술원,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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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펀드’, HFSP 2025, 윤영규·신우정 교수 선정
생명과학 분야의 ‘노벨상 펀드’로 불리며, 지금까지 31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휴먼 프론티어 사이언스 프로그램(HFSP)’에서 우리 대학 연구진이 2025년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수상은 KAIST의 학제 간 융합연구와 혁신적 연구 역량이 다시 한 번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윤영규 교수와 바이오및뇌공학과 신우정 교수가 2025년 휴먼 프론티어 사이언스 프로그램(HFSP) 상을 받게 됐다고 1일 밝혔다. 두 교수는 올해 첫 선정자를 배출한 액셀러레이터 트랙에 선정되어 향후 2년간 약 10만 달러를 지원받게 된다.
휴먼 프론티어 사이언스 프로그램(HFSP)은 생명과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연구 지원 프로그램으로, 독창적인 학제 간 융합 국제공동연구를 수행할 역량이 있는 연구자를 선별, 새로운 접근법으로 생명 기전을 밝히는 연구를 지원하자는 취지로 1997년 G7 국과 유럽연합의 주도로 설립됐다. 대한민국은 2004년부터 이사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전기및전자공학부 윤영규 교수는 광학적 뇌 기능 영상 촬영 및 분석을 주제로 다수의 국제적 협력연구와 선도연구를 수행해 인정받았으며, ‘조류 신경계 확산광단층촬영 데이터 분석’연구를 주제로 미국 텍사스오스틴 대학교 보테로 교수, 미국 워싱턴 대학교 컬버 교수, 독일 보훔 루르 대학교 군투르쿤 교수와 한 팀을 구성하여 환경적, 진화적 요인이 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연구할 예정이다.
윤 교수는 “뇌과학 기술을 연구하는 전자공학자로서 우수한 생명과학 연구자들에게 주어지는 HFSP 상을 받게 되어 영광이고 뇌과학 기술의 발전에 반드시 기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바이오및뇌공학과 신우정 교수는 ‘신경생리학에서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면역계, 감각신경계의 상호작용 연구’를 주제로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시모네 드 지오바니 교수, 미국 예일 대학교 롱 판 교수, 이스라엘 와이즈만 과학 연구소의 이란 일리납 교수와 한 팀을 구성해 피부 마이크로바이옴-면역-신경계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대해 피부 환경을 모사하는 사람 ‘피부모사칩’을 활용해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순수과학과 공학의 절묘한 만남을 구현해 보고 싶고, 공학적 접근법을 이용해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을 세계적인 과학자들과 함께 연구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를 얻어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휴먼 프론티어 사이언스 프로그램(HFSP)은 1989년 설립 이래로 73개국, 8,500명 이상의 연구자를 지원했으며, 우리나라는 2025년 지원 대상자를 포함해 총 83명이 지원을 받았다.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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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범 교수,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부편집장 임명
우리 대학 뇌인지과학과 백세범 교수가 세계적 권위의 과학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Science Advances)의 신경과학 (Neuroscience) 분과 부편집장(Associate Editor)으로 임명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계산 신경과학 기반의 뇌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연구자인 백세범 교수의 탁월한 학문적 영향력과 학술적 소통 역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성과다.
백세범 교수는 신경과학의 난제 중 하나였던 시각피질 뇌 지도 발생의 원리*를 세계 최초로 밝힌 이래, 지난 10여 년간의 연구를 통해 독창적인 이론 연구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시각피질 뇌 지도 발생의 원리: 포유류의 시각피질에서는 서로 다른 시각 정보(예: 색상, 방향 등)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신경세포들이 일정한 패턴을 이루며 배치되어 있는데 이를 기능성 뇌 지도(functional map)라고 함. 이 연구에서는 수학적 모델에 기반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하여 망막에 있는 신경세포들이 매우 단순한 물리적 상호작용에 따라 스스로 규칙적인 배열을 형성할 수 있으며 이렇게 형성된 구조가 시각피질에 투영되면서 다양한 기능성 뇌 지도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설명하였음.
사이언스 어드밴시스는 미국 과학 진흥 협회(AAAS)가 발행하는 사이언스(Science) 저널의 온라인 자매지로, 과학 전 분야에 걸친 영향력 있는 연구를 다룬다. 2024년 기준 게재 승인 비율(acceptance rate)이 8.2%에 불과할 정도로 높은 수준의 연구 결과를 요구하며, 엄격한 검토 과정을 거친다.
백 교수는 신경과학 분과에서 연구 논문의 심사와 편집 업무에 참여하며, 전 세계 연구자들에게 중요한 과학적 발견을 전파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백 교수는 국내 1세대 계산신경과학자로서 이론적 모델 기반의 뇌 연구를 통해 신경과학의 다양한 현상들을 체계적으로 연계하여 설명하는 계산신경과학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최근에는 뇌신경망과 인공신경망의 비교에 기반한 인지 지능 발생 이론 연구들을 진행하며, 인간과 동물의 지능, 그리고 인공지능을 하나의 큰 틀에서 이해하려는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백 교수는 그동안 스프링거-네이쳐(Springer-Nature)와 프론티어스(Frontiers) 그룹에서 발행하는 신경과학 저널들의 부편집장 및 편집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2021년에는 KAIST 특이점 교수(Singularity Professor)에 임명되었으며, 2024년부터는 한국계산뇌과학회(CBrain) 회장직을 맡아 학회를 이끌고 있다.
백세범 교수는 “KAIST 교수진으로서 권위 있는 학술지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게 되어 매우 기쁘며, 앞으로 뇌신경과학 분야의 다양한 연구 결과들의 심사 및 출판 과정을 진행하면서, 전 세계 연구자들과 교류를 통해 뇌신경과학 연구의 발전과 방향 설정에 기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202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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