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의 벽 넘었다… 친환경 초소형 반도체 밝기 18배 향상
TV, 스마트폰, 조명처럼 빛을 내는 반도체는 우리 일상 곳곳에 쓰이고 있다. 하지만 친환경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기술적 장벽이 많다. 특히 머리카락 굵기(약 10만 나노미터)보다 수만 배 작은 크기의 나노 반도체는 이론적으로는 밝은 빛을 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빛이 거의 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이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표면 제어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조힘찬 교수 연구팀이 차세대 친환경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는 나노 반도체 입자인 인듐 포스파이드(InP)* 매직 사이즈 나노결정(Magic-Sized Clusters, MSC)의 표면을 원자 수준에서 제어하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인듐 포스파이드(InP): 인듐(In)과 인(P)으로 만든 화합물 반도체 물질로 카드뮴 같은 환경 유해 물질을 쓰지 않은 친환경 반도체 소재
연구팀이 주목한 소재는 ‘매직 사이즈 나노결정’이라 불리는 수십 개의 원자로 이루어진 초소형 반도체 입자다. 이 물질은 모든 입자가 똑같은 크기와 구조를 가져 이론적으로는 매우 선명한 빛을 낼 수 있다. 하지만 크기가 1~2나노미터에 불과해, 겉면에 생기는 미세한 결함 때문에 빛이 대부분 사라지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실제로 지금까지는 빛의 효율이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기존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한 화학 물질인 불산(HF)으로 표면을 깎아내는 방법이 쓰였지만, 너무 강한 반응 탓에 반도체 자체가 망가지는 경우가 많았다.
조힘찬 교수 연구팀은 접근 방식을 바꿨다. 반도체를 한 번에 깎아내는 대신, 화학 반응이 아주 조금씩 일어나도록 정밀하게 조절하는 에칭 전략을 고안했다. 이를 통해 반도체의 형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빛을 방해하던 표면의 문제 부분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결함 제거 과정에서 생성된 불소와 반응 용액 내 아연 성분은 염화아연 형태로 결합해, 노출된 나노결정 표면을 안정적으로 감싸게 되었다.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연구팀은 기존 1% 미만이던 반도체의 빛 효율을 18.1%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현재까지 보고된 인듐 포스파이드 기반 초소형 나노 반도체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로, 기존보다 18배 이상 밝아진 것이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제어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초소형 반도체의 표면을 원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다룰 수 있음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당 기술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는 물론, 양자 통신, 적외선 센서 등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로의 활용이 기대된다.
조힘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더 밝은 반도체를 만든 것이 아니라, 원하는 성능을 얻기 위해 원자 수준에서 표면을 다루는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신소재공학과 주창현 박사과정과 연성범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하였으며, 조힘찬 교수와 스페인 바스크 소재·응용 및 나노구조 연구센터 (BCMaterials) 이반 인판테 (Ivan Infante)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하였다. 해당 연구는 화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중 하나인 미국화학회지 (JACS,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12월 16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 논문명 : Overcoming the Luminescence Efficiency Limitations of InP Magic-Sized Clusters, DOI: 10.1021/jacs.5c13963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 양자정보과학 인적기반 조성사업, 그리고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 지원하는 신진연구자 인프라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반도체 성능 망치는 ‘숨은 결함’ 1,000배 더 찾아낸다
메모리와 태양전지 등은 모두 반도체로 만들어지며, 반도체 내부에는 전기 흐름을 방해하는 보이지 않는 결함이 숨어 있을 수 있다. 공동연구진이 이러한 ‘숨은 결함(전자 트랩)’을 기존보다 약 1,000배 더 민감하게 찾아낼 수 있는 새로운 분석 방법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반도체 성능과 수명을 높이고, 불량 원인을 정확히 찾아 개발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신병하 교수와 IBM T. J. Watson 연구소의 오키 구나완(Oki Gunawan) 박사 공동 연구팀이 반도체 내부에서 전기를 방해하는 결함(전자 트랩)과 전자의 이동 특성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측정 기법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반도체 안에는 전자를 먼저 붙잡아 이동을 막는 전자 트랩이 존재할 수 있다. 전자가 여기에 걸리면 전기가 원활히 흐르지 못해 누설 전류가 생기거나 성능이 저하된다. 따라서 반도체 성능을 정확히 평가하려면 전자 트랩이 얼마나 많고, 전자를 얼마나 강하게 붙잡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오래전부터 반도체 분석에 사용돼 온 Hall 측정에 주목했다. Hall 측정은 전기와 자기장을 이용해 전자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여기에 빛을 비추고 온도를 바꿔가며 측정하는 방식을 더해, 기존 방법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정보를 얻는 데 성공했다.
빛을 약하게 비추면 새로 생긴 전자들이 먼저 전자 트랩에 붙잡힌다. 반대로 빛의 세기를 점점 높이면 트랩이 채워지고, 이후 생성된 전자들은 자유롭게 이동하기 시작한다. 연구팀은 이 변화 과정을 분석해 전자 트랩의 양과 특성을 정밀하게 계산할 수 있었다.
이 방법의 가장 큰 장점은 한 번의 측정으로 여러 정보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전자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 얼마나 오래 살아남는지, 얼마나 멀리 이동하는지 뿐아니라, 전자의 이동을 방해하는 트랩의 특성까지 함께 파악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법을 먼저 실리콘 반도체에 적용해 정확성을 검증한 뒤,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로 주목 받는 페로브스카이트에 적용했다. 그 결과, 기존 방법으로는 검출하기 어려웠던 아주 적은 양의 전자 트랩까지 정밀하게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기술보다 약 1,000배 더 민감한 측정 능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신병하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반도체 안에서 전기의 흐름과 이를 방해하는 요인을 하나의 측정으로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며, “메모리 반도체와 태양전지 등 다양한 반도체 소자의 성능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 김채연 학생이 제 1저자로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1월 1일 자로 게재됐다.
※논문명: Electronic trap detection with carrier-resolved photo-Hall effect
DOI: https://doi.org/10.1126/sciadv.adz0460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비싼 금속 없이 전고체 배터리 성능 한계 돌파
배터리는 스마트폰과 전기차 등 현대 사회의 필수 기술이지만, 화재·폭발 위험과 높은 비용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를 해결할 대안으로 전고체 배터리가 주목받아 왔지만, 안전성·성능·가격을 동시에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았다. 한국 연구진이 비싼 금속을 추가하지 않고도 구조 설계만으로 전고체 배터리 성능을 단번에 수 배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우리 대학은 소재공학과 서동화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학교(총장 유홍림) 정성균 교수, 연세대학교(총장 윤동섭) 정윤석 교수, 동국대학교(총장 윤재웅) 남경완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저비용 원료를 사용하면서도 폭발과 화재 위험이 낮고 성능이 우수한 전고체 배터리 핵심 소재 설계 방법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일반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안에서 리튬 이온이 이동하는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전고체 배터리는 더 안전하지만, 고체 안에서 리튬 이온이 빠르게 이동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값비싼 금속을 쓰거나 복잡한 제조 공정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전고체 전해질 내부에 리튬 이온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기 위해 산소(O²⁻)와 황(S²⁻)과 같은 ‘이가 음이온’에 주목했다. 이가 음이온은 전해질 내부 구조의 기본 틀에 들어가 결정 구조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저렴한 지르코늄(Zr) 기반 할라이드 전고체 전해질에 이가 음이온을 도입해 내부 구조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설계 원리는 ‘프레임워크 조절 메커니즘’으로, 전해질 내부에서 리튬 이온이 이동하는 통로를 넓히고 이동 과정에서 마주치는 장벽을 낮추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리튬 이온 주변의 결합 환경과 결정 구조를 조절해, 이온이 더 빠르고 쉽게 이동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구조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초고해상도 X-선 산란 분석, 상관거리함수(PDF) 분석, X선 흡수분광(XAS), 컴퓨터 기반 전자 구조 및 확산 모델링(DFT) 등 다양한 정밀 분석 기법을 활용해 원자 수준에서의 변화를 규명했다.
그 결과, 산소나 황을 도입한 전해질에서는 리튬 이온의 이동 성능이 기존 지르코늄 기반 전해질보다 2~4배 이상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값싼 재료를 사용하고도 실제 전고체 배터리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의 성능을 구현했음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산소(O²⁻)를 도입한 전해질의 상온 이온전도도는 약 1.78 mS/cm, 황(S²⁻)을 도입한 전해질은 약 1.01 mS/cm로 측정됐다. 이온전도도는 전해질 안에서 리튬 이온이 얼마나 빠르고 원활하게 이동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클수록 배터리 성능이 우수함을 뜻하며, 1 mS/cm 이상이면 상온에서 실제 배터리에 적용하기에 충분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서동화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값싼 원료로도 전고체 배터리의 비용과 성능 문제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며, “산업적 활용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제1저자인 김재승 연구원은 이번 연구가 전고체 배터리 소재 개발에서 ‘어떤 소재를 쓸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 연구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김재승 연구원과 동국대학교 한다슬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2025년 11월 27일 자로 게재됐다.
※논문명: Divalent anion-driven framework regulation in Zr-based halide solid electrolytes for all-solid-state batteries, DOI: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5-65702-2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 한국연구재단, 국가슈퍼컴퓨팅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뿌리면 1초 후 지혈....軍 전투원 생존성 높인다
전쟁에서 부상으로 인해 목숨을 잃게 되는 원인은 과다출혈이다. 육군 소령이 참여한 우리 대학 연구진이 이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뿌리기만 하면 1초 후에 출혈을 멈추는 차세대 파우더 지혈제를 개발하며, 전투원 생존성의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 기술을 선보인 것이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스티브 박 교수와 생명과학과 전상용 교수 공동연구팀이 상처 부위에 뿌리기만 하면 약 1초 이내에 강력한 하이드로겔 장벽을 형성하는 파우더형 지혈제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기술은 육군 소령 연구진이 직접 참여해 실제 전투 환경을 고려한 실전형 기술로 완성도를 높였다. 높은 사용성과 저장성으로 전투, 재난현장 등 극한 조건에서도 즉각 경화되는 특성을 구현해, 응급처치가 즉시 가능하다.
그동안 의료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패치형 지혈제는 평면 구조로 인해 깊고 복잡한 상처에는 적용이 어렵고, 온도와 습도에 민감해 보관과 운용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깊고 큰 불규칙 상처에도 자유롭게 적용할 수 있는 파우더 형태의 차세대 지혈제를 개발했다. 하나의 파우더만으로 다양한 상처 유형에 대응할 수 있는 범용성을 확보한 것이다.
기존 파우더 지혈제는 혈액을 물리적으로 흡수하여 장벽을 형성하는 방식이어서 지혈 능력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혈액 속 이온 반응에 주목했다.
이번에 개발한 ‘AGCL 파우더’는 알지네이트·겔란검(칼슘과 반응해 초고속 겔화·물리적 밀봉), 키토산(혈액 성분과 결합해 화학적·생물학적 지혈 강화) 등 생체적합 천연 소재를 결합한 구조로, 혈액 속에 칼슘 등 양이온과 반응해 1초 만에 겔 상태로 변하여 상처를 즉각 밀봉한다.
또한 파우더 내부에 3차원 구조를 형성해 자체 무게의 7배 이상(725%)에 달하는 혈액을 흡수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고압·과다출혈 상황에서도 혈류를 빠르게 차단하며, 손으로 강하게 눌러도 버틸 수 있는 압력 수준인 ‘40kPa’이상의 높은 접착력으로 상용 지혈제보다 훨씬 뛰어난 밀폐 성능을 보였다.
AGCL 파우더는 모두 자연 유래 물질로 구성돼, 혈액과 접촉해도 안전한 용혈률 3% 미만, 세포 생존율 99% 이상, 항균 효과 99.9%를 나타냈다. 동물실험에서도 빠른 상처 회복과 혈관·콜라겐 재생 촉진 등 우수한 조직 재생 효과가 확인됐다.
외과적 간 손상 수술 실험에서는 출혈량과 지혈 시간이 상용 지혈제 대비 크게 감소했으며, 수술 2주 후 간 기능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 전신 독성 평가에서도 이상 소견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이 지혈제는 실온·고습 환경에서도 2년간 성능이 유지돼, 군 작전 현장이나 재난 지역 등 열악한 환경에서도 즉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다.
이번 연구는 국방 목적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첨단 신소재 기술이지만, 재난 현장, 개발도상국, 의료 취약 지역 등 응급의료 전반으로의 활용 가능성도 매우 크다.
전투현장에서의 응급처치부터 체내 수술 지혈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국방과학기술이 민간으로 확장된 대표적 스핀오프 사례*로 평가된다.
*스핀오프(Spin-off) 사례: 국방과학기술을 민간 영역에서 활용하기 위하여 확장, 이전하는 것. 예시로는 컴퓨터, GPS, 전자레인지 등이 있다.
본 연구는 2025 KAIST Q-Day 총장상과 2024 KAIST–KNDU 국방 학술대회 국방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과학적 혁신성과 국방 활용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연구에 참여한 박규순 KAIST 박사과정생(육군 소령)은 “현대전의 핵심은 인명 손실 최소화”라며, “군인을 한 명이라도 더 살리겠다는 사명감으로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기술이 국방과 민간 의료 현장에서 생명을 살리는 기술로 쓰이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KAIST 박규순 박사과정, 손영주 석박통합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하고 스티브 박 교수, 전상용 교수가 지도한 이번 연구는 화학/재료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IF 19.0)' 에 2025년 10월 28일 자로 온라인 출판됐다.
※논문명: An Ionic Gelation Powder for Ultrafast Hemostasis and Accelerated Wound Healing, DOI: 10.1002/adfm.202523910
한편,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문어 다리처럼 감싸는 3D 마이크로 LED로 췌장암만 정밀 타격
진단이 어렵고 치료가 까다로워 ‘암 중의 암’으로 불리는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10%대에 불과한 대표적 난치암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연구진이 췌장을 감싸 빛으로 암세포를 제거하는 새로운 초소형 LED 장치를 개발해 췌장암 치료에 성공했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이건재 교수 연구팀이 UNIST 권태혁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췌장 전체를 둘러싸며 빛을 직접 전달하는 ‘3차원 마이크로 LED’ 장치 개발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췌장암은 2기부터 종양 주변에 단단한 방어막(종양 미세환경)이 생겨 수술이 어렵고, 항암제·면역세포도 침투하기 힘들어 치료 성공률이 극히 낮다.
최근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광역동치료(Photodynamic Therapy)가 주목되고 있다. 암세포에만 붙는 약물(광감각제)에 빛을 쏘아 암 조직을 파괴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기존 레이저로는 췌장처럼 깊은 장기까지 빛을 전달하기 어려웠고, 강한 빛은 정상 조직을 손상시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문어 다리처럼 자유롭게 휘어지고 췌장 표면에 밀착되는 3차원 마이크로 LED 장치를 고안했다. 이 장치는 췌장 모양에 맞춰 스스로 감싸며 약한 빛을 오래·고르게 전달해 정상 조직은 보호하고 암세포만 정밀하게 제거한다.
실제 살아있는 쥐에 적용한 결과, 3일 만에 종양 섬유조직이 64% 감소했고, 손상됐던 췌장 조직이 정상 구조로 회복되는 효과가 확인됐다.
UNIST 권태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광치료의 ‘깊은 조직 전달’ 한계를 뛰어넘었다”며 “난치암을 대상으로 한 면역 기반 치료 전략 확장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이건재 교수는 “췌장암 치료의 가장 큰 장벽인 종양 미세환경을 직접 제거하는 새로운 광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연구팀은 본 기술의 완성도는 확인하였고 AI 기반으로 췌장암 종양 상태를 실시간 분석해 맞춤형 치료가 가능한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임상 적용을 위한 파트너를 찾아 상용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메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12월 10일 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되었다.
※ 논문명: Deeply Implantable, Shape-Morphing, 3D MicroLEDs for Pancreatic Cancer Therapy
DOI: https://doi.org/10.1002/adma.202411494
저자정보: 김민서 석-박사 통합과정(공동1저자, KAIST), 이재희 박사(공동1저자, KAIST), 이채규 박사 (공동1저자, UNIST), 권태혁 교수 (교신저자, UNIST), 이건재 교수(교신저자, KAIST)
이번 연구는 글로벌 생체융합 인터페이싱 소재 센터(선도연구센터)와 국립암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나노 물방울 기술'로 초미세먼지 99.9% 제거하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나노 물방울이 먼지를 붙잡는 기술’과 ‘스스로 물을 끌어올리는 나노 스펀지 구조’를 결합해, 필터 없이도 나노 물방울로 먼지를 제거하고 스스로 물을 공급하며 오랫동안 조용하고 안전하게 작동하는 새로운 물 기반 공기청정기 기술을 개발해 화제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와 기계공학과 이승섭 교수 공동연구팀이 필터 없이 초미세먼지를 빠르게 제거하고, 오존이 발생하지 않으며 초저전력으로 구동되는 새로운 물 정전 분무 기반 공기정화 장치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장치가 기존 공기청정기의 한계를 넘어 필터 교체가 필요 없고 오존도 발생하지 않으면서, 머리카락 굵기의 약 1/200에 불과한 PM0.3(지름 0.3㎛) 이하 크기의 극초미세먼지까지 단시간에 제거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장시간 사용해도 성능 저하가 없는 높은 안정성과 내구성도 동시에 입증했다.
이 장치는 이승섭 교수의 ‘오존 없는 물 정전분무(electrospray)’ 기술과 김일두 교수의 ‘고흡습 나노섬유(hygroscopic nanofiber)’ 기술을 결합해 탄생했다.
장치 내부에는 고전압 전극, 물을 스스로 끌어올리는 나노섬유 흡수체, 모세관 현상으로 물을 이동시키는 폴리머 미세채널이 포함되어 있다. 이 구조 덕분에 펌프 없이도 물이 자동으로 공급되는 자기펌핑(self-pumped) 구조가 구현되며, 장시간 안정적인 물 정전분무가 가능하다.
연구팀이 0.1 m³실험 챔버에서 시험한 결과, 이 장치는 PM0.3~PM10 범위의 다양한 입자를 20분 내 99.9% 제거했다. 특히 기존 필터식 공기청정기로 제거가 어려운 PM0.3 극초미세먼지도 5분 내 97% 제거하는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30회 연속 테스트와 50시간 연속 구동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했으며, 전력소모는 스마트폰 충전기보다도 적은 수준의 전력인 약 1.3W로 기존 헤파(HEPA,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 미세먼지를 매우 잘 걸러주는 고성능 공기필터) 기반 공기청정기의 약 1/20 수준에 불과했다.
또한 필터가 없어 공기 흐름의 압력손실이 없고 소음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이번 기술은 오존이 전혀 발생하지 않으면서도 고효율 정화 성능을 유지해, 차세대 친환경 공기정화 플랫폼으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필터 교체 비용 제거, 초저전력 구동, 장시간 안정성 확보 등의 장점을 통해 실내 환경뿐 아니라 차량용·클린룸·휴대형·웨어러블 공기정화 모듈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이 기대된다.
이 기술은 이승섭 교수의 연구실 창업기업인 ㈜A2US를 통해 사업화가 진행 중이다.
㈜A2US는 CES 2025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2026년 휴대용 공기청정기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제품은 나노 물방울만으로 미세먼지 제거뿐 아니라 냄새 제거 및 병원균 살균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이번 연구는 채지환 박사과정(KAIST 기계공학과), 조유장 박사(KAIST 신소재공학과)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이승섭 교수(기계공학과)와 김일두 교수(신소재공학과)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및 나노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와일리(Wiley)사의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AFM)에 논문으로 11월 14일 자 게재되었다.
※ 논문명: Self-pumped Hygroscopic Nanofiber Emitter for Ozone-free Water Electrospray-based Air Purification, DOI: 10.1002/adfm.202523456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KAIST-MIT 미래 에너지 선도연구센터 (AI-로보틱스 기반 에너지 소재 혁신)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나노 물방울 측정 성공..수소·반도체·배터리 연구에 새 돌파구
수소 생산 촉매에서는 물방울이 표면에서 잘 떨어져야 기포가 막히지 않고 수소를 더 빠르게 만들 수 있다. 반도체 제조에서도 물이나 액체가 표면에 얼마나 고르게 퍼지는지, 또는 얼마나 빨리 마르는지가 공정 품질을 좌우한다. 하지만 이런 물이나 액체가 표면 위에서 어떻게 퍼지고 움직이는지(‘젖음성’)를 나노 크기에서 직접 관찰하는 것은 지금까지 기술적으로 거의 불가능해 연구자들은 대부분 추측에 의존해야 했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학교 임종우 교수팀과 공동으로, 원자간력 현미경(AFM)을 이용해 나노 크기의 물방울을 실시간으로 직접 관찰하고 물방울의 모양을 기반으로 접촉각을 계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로 나노 물방울의 실제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물방울이 표면에 얼마나 잘 붙고 떨어지는지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수소 생산 촉매, 연료전지, 배터리, 반도체 공정처럼 액체의 움직임이 성능을 결정하는 여러 첨단 기술에 즉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젖음성 분석 기술은 나노 크기에서의 정밀 측정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존 방식처럼 수 밀리미터 크기의 큰 물방울을 사용하면 표면의 물이 잘 스며드는 친수성, 물이 잘 안 퍼지는 소수성을 알 수 있었지만, 나노 스케일에서는 물방울이 너무 작아 그 형태를 직접 관찰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공기 중 수증기가 얼지 않는 온도로 표면을 부드럽게 냉각해 자연스럽게 나노 물방울이 맺히도록 유도했고, AFM의 비접촉 모드로 이를 관찰해 물방울의 원래 형태를 그대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나노 물방울은 민감해 탐침이 닿기만 해도 변형되기 때문에 정밀한 제어가 필수적이다.
또한 연구팀은 이 기술을 강유전 물질 리튬탄탈레이트(LiTaO₃)에 적용한 결과, 물질의 전기적 방향(분극)에 따라 나노 물방울의 접촉각이 달라지는 차이를 처음으로 확인했다. 큰 물방울에서는 보이지 않던 이 차이는, 나노 물방울이 표면의 전기적 상태에 매우 민감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이어 이 기술을 수소 생산을 돕는 수전해 촉매(NiFeLDH)에도 적용해 단일 나노 물방울을 관찰했다. 이 결과는 촉매 표면에서 물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며, 특히 기포가 얼마나 잘 떨어지는지와 같은 촉매 성능 분석에도 활용될 수 있다.
홍승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원자간력 현미경으로 나노 크기의 물방울을 직접 시각화하고 접촉각까지 측정할 수 있음을 보여준 중요한 사례”라며 “그동안 볼 수 없던 나노 세계의 물방울 동작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되면서, 차세대 에너지·전자 소재 개발을 위한 핵심 분석 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정의창 박사과정 연구원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미국화학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 ACS)에서 발간하는 신소재·화학공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ACS 응용소재 및 인터페이스(ACS 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s)’에 10월 17일 자로 출판됐다.
※ 논문 제목: Nanoscale Visualization and Contact Angle Analysis of Water Droplets on Ferroelectric Materials,
DOI: https://doi.org/10.1021/acsami.5c14404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세상에 없던 최소형 완전 무선 뇌 임플란트 구현하다
인간의 뇌에는 약 1,000억 개의 뇌세포가 존재하며, 이들이 주고받는 화학·전기 신호는 대부분의 정신 기능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신호를 정밀하게 읽어내기 위한 뉴럴 임플란트 기술은 신경퇴행성 질환 연구와 치료에 필수적이다. 우리 대학과 국제 연구진이 뉴럴 임플란트는 단순한 소형화·경량화를 넘어, 기존에 가능하리라 예상만 되었던 완전 무선 초소형 임플란트를 실제로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겸직교수이자 난양공대(NTU) 전자과 소속인 이선우 교수 연구팀이 미국 코넬대 알로이샤 모나(Alyosha Molnar) 교수팀과 공동으로, 소금 결정보다도 작은 100 마이크로미터(µm) 이하 초소형 무선 뉴럴 임플란트 ‘MOTE(Micro-Scale Opto-Electronic Tetherless Electrode)’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임플란트를 실험용 생쥐의 뇌에 이식해 1년간 안정적으로 뇌파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뇌 속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전기 신호들이 끊임없이 오가며 우리의 기억, 판단, 감정 등 다양한 정신 활동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신호를 인체 외부에서 연결선 없이 직접 측정하는 기술은 뇌 연구와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질환 치료의 핵심으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기존 임플란트는 두꺼운 유선 구조로 인해 뇌 속에서 움직이며 염증을 유발하고 시간이 지나면 신호 품질이 저하되며 크기와 발열 문제로 장기 사용에 제약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반도체 공정(CMOS)을 기반으로 초소형 회로를 제작하고, 자체 개발한 초미세 마이크로 LED(µLED)를 결합해 장치를 극도로 소형화했다. 또한 생체 환경에서도 오래 버틸 수 있도록 특수 표면 코팅을 적용해 내구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그 결과 개발된 MOTE는 두께 100 µm 이하, 부피 1 나노리터 이하로 머리카락보다 얇고 소금 알갱이보다 작은 크기로, 현재까지 보고된 무선 뉴럴 임플란트 중 세계적으로 가장 작은 수준이다.
MOTE의 또 다른 특징은 배터리가 필요 없는 완전 무선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이 장치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을 받아 전력을 생성하고 뇌파를 감지한 뒤 그 정보를 펄스 위치 변조(PPM) 방식으로 빛 신호에 실어 다시 외부로 전송하는 구조다.
이 방식은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발열 위험을 최소화하며 배터리 교체가 필요 없어 장기간 사용이 가능하게 만든다.
연구팀은 초소형 MOTE를 생쥐 뇌에 이식해 1년간 장기 실험을 수행했다. 그 결과, 장기간 정상적으로 뇌파를 측정했고 임플란트 주변에서 염증 반응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으며 장치 성능 저하도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초소형 무선 임플란트가 생체 내부에서 장기적으로 정상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음을 최초로 명확히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이선우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뉴럴 임플란트는 단순한 소형화·경량화를 넘어, 기존에 가능하리라 예상만 되었던 완전 무선 초소형 임플란트를 실제로 구현한 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며, “이를 통해 무선 뉴럴 임플란트 개발과 사용의 과정에서 제기돼 온 알려진 문제(known unknowns) 뿐 아니라, 실제 개발 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나는 미지의 문제(unknown unknowns)까지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술은 앞으로 뇌과학 연구뿐 아니라 신경계 질환 모니터링, 장기 기록 기반의 치료 기술 개발까지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 (Nature Electronics) 11월 3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 논문명: A subnanolitre tetherless optoelectronic microsystem for chronic neural recording in awake mice, DOI: https://doi.org/10.1038/s41928-025-01484-1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 보건원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 싱가폴 난양 공대, 싱가폴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싱가폴 교육부 그리고 the ASPIRE League Partnership Seed Fund 2024 의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특수 공정들은 미국의 National Nanotechnology Coordinated Infrastructure (NNCI)의 일원인 Cornell NanoScale Facility와 난양공대의 Nanyang NanoFabrication Centre에서 이루어졌다.
신소재 공학 연구의 새로운 언어가 된‘AI’를 말하다
AI가 스스로 새로운 소재의 구조와 성질을 상상하고 예측하는 시대가 열렸다. 이제 AI는 연구자의 ‘두 번째 두뇌’처럼 아이디어 발굴부터 실험 검증까지 연구 전 과정을 함께 수행한다. 우리 대학과 국제 공동 연구진은 AI가 자율 연구실(Self-driving Lab) 개념을 구현하고, 로봇이 촉매 합성 실험을 수행하는 ‘AI 기반 촉매 탐색 플랫폼’을 통해 신소재 연구의 전 주기 활용 전략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미국 드렉셀대학교, 노스웨스턴대학교, 시카고대학교, 테네시대학교와 공동연구를 통해 인공지능(AI)·머신러닝(ML)·딥러닝(DL) 기술이 신소재공학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리뷰 논문을 국제 학술지 ACS Nano(영향력지수 IF=18.7)에 8월 5일자로 게재했다고 26일 밝혔다.
홍승범 교수 연구팀은 소재 연구를 ‘발견–개발–최적화’의 세 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에서 AI가 수행하는 역할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소재 발견 단계에서는 AI가 새로운 구조를 설계하고 물질의 성질을 예측해, 수많은 후보 중 가장 유망한 물질을 신속히 찾아낸다.
개발 단계에서는 실험 데이터를 분석하고 자율 실험 시스템(Self-driving Lab)을 통해 AI가 실험 과정을 자동으로 조정함으로써 연구 기간을 단축한다.
최적화 단계에서는 AI가 시행착오를 거치며 스스로 최적의 조건을 학습하는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과, 적은 실험으로 가장 우수한 결과를 찾아내는 ‘베이지안 최적화(Bayesian Optimization)’ 기술을 활용해 설계와 공정 조건을 자동으로 조정하고 성능을 높인다.
즉, AI는 수많은 재료 중에서 ‘가장 가능성 있는 후보’를 먼저 골라주고, 실험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이며, 마지막에는 스스로 실험 조건을 조정해 성능이 가장 좋은 조합을 찾아내는 ‘똑똑한 조수’ 역할을 한다.
논문은 또한 생성형 AI, 그래프 신경망(GNN), 트랜스포머 모델 등 첨단 기술이 AI를 단순한 계산 도구가 아닌 ‘생각하는 연구자’로 변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AI는 물리와 화학의 법칙을 스스로 학습해 새로운 소재를 상상하고 예측하며, 연구자의 ‘두 번째 두뇌’처럼 아이디어 제안부터 검증까지 함께 수행한다.
그러나 연구진은 AI가 제시하는 결과가 항상 정답은 아니며, 데이터 품질 불균형, 예측 결과 해석의 어려움, 이질적 데이터 통합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AI가 물리학적 원리를 스스로 이해하고, 연구자가 그 과정을 투명하게 검증할 수 있는 기술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문에서는 또한 연구자가 직접 실험 장비를 조작하지 않아도 AI가 실험 계획을 세우고 결과를 분석해, 다음 실험 방향까지 제안하는 ‘자율 실험실(Self-driving Lab)’과 AI가 촉매 합성 실험을 자동으로 설계·최적화하고 로봇이 수행하는‘AI 기반 촉매 탐색 플랫폼’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뤘다.
특히 AI가 촉매 합성과 최적화 과정을 자동으로 수행해 연구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이는 사례를 소개하며, 이러한 접근이 배터리 및 에너지 소재 개발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홍승범 교수는 “이번 리뷰는 인공지능이 단순한 도구를 넘어 신소재공학 연구의 새로운 언어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KAIST 연구진이 제시한 로드맵은 향후 배터리·반도체·에너지 소재 등 국가 핵심 산업 분야 연구자들에게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신소재공학과 베네딕투스 마디카(Benediktus Madika) 박사과정, 아디티 사하(Aditi Saha) 박사과정, 강채율 석사과정, 바초리그 바얀톡톡(Batzorig Buyantogtokh) 박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또한 미국 드렉셀대학교 조슈아 아가르(Joshua Agar) 교수, 노스웨스턴대학교 크리스 울버튼(Chris Wolverton) 교수, 피터 부어히스(Peter Voorhees) 교수, 시카고대학교 피터 리틀우드(Peter Littlewood) 교수, 테네시대학교 세르게이 칼리닌(Sergei Kalinin) 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논문명: Artificial Intelligence for Materials Discovery, Development, and Optimization, DOI: 10.1021/acsnano.5c04200
이 성과는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RS-2023-00247245)
빛 0.02초로 3,000 ℃구현...수소 생산 효율 6배 높혔다
요즘 수소 같은 청정에너지를 더 효율적이고 저렴하게 만들기 위해, 적은 전력으로 성능이 뛰어난 촉매 재료를 빠르게 합성하는 기술이 중요한 연구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빛을 단 0.02초 비추어 3,000 ℃의 초고온을 구현하고 수소 생산 촉매를 효율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이 덕분에 에너지는 1/1,000만 쓰고도, 수소 생산 효율은 최대 6배 높아졌다. 이번 성과는 미래 청정에너지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길 핵심 돌파구로 평가된다.
우리 대학은 10월 20일,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과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성율 교수 연구팀이 강력한 빛을 짧게 쬐어주는 것만으로 고성능 나노 신소재를 합성하는 ‘직접접촉 광열처리(Direct-contact photothermal annealing)’ 합성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빛을 아주 짧게(0.02초) 비추는 것만으로 순간적으로 3,000 ℃의 초고온을 만들어내는 촉매 합성 기술을 개발했다. 이 빛의 열로, 단단하고 잘 반응하지 않는 ‘나노다이아몬드(nanodiamond)’를 전기가 잘 통하고 촉매로 쓰기 좋은 고성능 탄소 소재인 ‘탄소 나노어니언(Carbon Nanoonion)’이라는 새로운 소재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기존 열선 가열 기반의 열처리 공정보다 에너지 소비를 1/1,000 수준으로 줄이면서, 공정 속도는 수백 배 이상 단축했다.
더 놀라운 점은, 이 과정에서 전환된 탄소 나노어니언 표면에 금속 원자를 하나하나 달라붙게 만들어 촉매 기능까지 동시에 구현했다는 것이다. 즉 ‘빛 비추기’로 구조를 바꾸고 그 재료에 기능까지 부여하는 일석이조의 촉매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탄소 나노어니언은 탄소 원자가 양파처럼 여러 겹으로 쌓인 초미세 구형태의 소재로, 전기 전도도와 내화학성이 뛰어나 촉매를 지지하는데 적합하다.
하지만 기존에는 탄소 나노어니언을 합성한 뒤 다시 촉매를 부착하는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했고, 열선으로 가열하는 기존 열처리 방식은 에너지 소모가 크고 시간이 오래 걸려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빛 에너지를 열로 전환하는 ‘광열효과(Photothermal effect)’를 이용했다. 탄소 나노어니언의 전구체인 ‘나노다이아몬드’에 빛을 잘 흡수하는 검은색 ‘카본블랙’을 섞은 뒤, 제논 램프로 강한 빛을 터뜨리는 방식을 고안했다.
그 결과 단 0.02초 만에 나노다이아몬드가 탄소 나노어니언으로 전환된다.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에서도 이 과정이 물리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 나아가, 이 플랫폼은 탄소 나노어니언 합성과 단일원자 촉매 부착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백금과 같은 금속 전구체를 함께 넣으면 금속들이 원자 단위로 분해되는 ‘단일원자 촉매’로 갓 생성된 탄소 나노어니언 표면에 즉시 달라붙는다.
이후 빠른 냉각 과정에서 원자들이 뭉치지 않아, 소재 합성과 촉매 기능화가 완벽히 통합된 단일 공정으로 완성된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백금(Pt), 코발트(Co), 니켈(Ni) 등 8종의 고밀도 단일원자 촉매를 성공적으로 합성했다.
이번에 제작된 ‘백금 단일원자 촉매–탄소 나노어니언’은 기존보다 6배 효율적으로 수소를 만들어내면서도 훨씬 적은 양의 고가 금속으로도 높은 효율을 낼 수 있음을 입증한 결과다.
김일두 교수는 “강한 빛을 0.02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조사해 3,000 ℃까지 상승시키는 직접접촉 광열처리 기술을 최초로 구현했다”며 “기존 열처리 대비 에너지 소비를 1,000배 이상 줄인 초고속 합성–단일원자 촉매 기능화 통합 공정은 수소 에너지, 가스 센서, 환경 촉매 등 다양한 응용 분야의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전도경 박사과정(KAIST 신소재공학과), 신하민 박사(KAIST 신소재, 현 ETH Zurich 박사후연구원), 차준회 박사(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현 SK hynix 연구원)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최성율 교수(전기및전자공학부)와 김일두 교수(신소재공학과)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나노 및 화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미국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 ACS) 발간 『ACS Nano』 9월호 속표지(Supplementary Cover) 논문으로 게재되었다.
※ 논문명: Photothermal Annealing-Enabled Millisecond Synthesis of Carbon Nanoonions and Simultaneous Single-Atom Functionalization, DOI: 10.1021/acsnano.5c11229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 R&D 기반구축사업,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나노종합기술원 반도체–이차전지 인터페이싱 플랫폼 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뇌처럼 스스로 기억하고 반응하는 반도체 뉴런 개발
사람의 뇌는 단순히 신호를 주고받는 연결(시냅스)만 조절하는 게 아니라, 개별 신경세포가 ‘상황에 맞게 스스로 예민해지거나 둔해지는’ 적응 능력인 ‘내재적 가소성’을 통해 정보를 처리한다. 하지만 기존 인공지능 반도체는 이런 뇌의 유연함을 흉내 내기 어려웠다. KAIST 연구진이 이번에 이 능력까지 구현한 차세대 초저전력 반도체 기술을 개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신소재공학과 김경민 교수 연구팀이 뉴런이 과거 활동을 기억해 스스로 반응 특성을 조절하는 ‘내재적 가소성(intrinsic plasticity)’을 모방한 ‘주파수 스위칭(Frequency Switching) 뉴리스터(Neuristor)’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내재적 가소성’은 같은 소리를 여러 번 들으면 점점 덜 놀라거나, 반복된 훈련을 통해 특정 자극에 더 빨리 반응하게 되는 것과 같은 뇌의 적응 능력을 뜻한다. ‘주파수 스위칭 뉴리스터’는 마치 사람이 자극에 점점 익숙해져 덜 놀라거나, 반대로 반복된 훈련으로 점점 더 민감해지는 것처럼, 신호의 빈도를 스스로 조절하는 인공 뉴런 소자다.
연구팀은 순간적으로 반응했다가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휘발성 모트 멤리스터’와, 입력 신호의 흔적을 오랫동안 기억하는 ‘비휘발성 멤리스터’를 결합해, 뉴런이 신호를 얼마나 자주 내보낼지(발화 주파수)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소자를 구현했다.
이 소자는 뉴런 스파이크 신호와 멤리스터 저항 변화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자동으로 반응을 조절한다. 쉽게 말해, 반복해서 들은 소리에 덜 놀라거나, 특정 자극에 점점 더 예민해지는 뇌의 반응을 반도체 소자 하나로 흉내 낸 것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희소 신경망(Sparse Neural Network)’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그 결과, 뉴런 자체의 기억 기능을 통해 기존 신경망보다 27.7% 낮은 에너지 소모로 동일한 성능을 구현했다.
또 일부 뉴런이 손상되더라도 내재적 가소성을 통해 네트워크가 스스로 재구성되어 성능을 회복하는 뛰어난 복원력도 입증했다. 쉽게 말하면, 이 기술을 적용한 인공지능은 전기를 덜 쓰면서도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고, 일부 회로가 고장 나도 스스로 보완해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셈이다.
연구를 주도한 김경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의 핵심 기능인 내재적 가소성을 단일 반도체 소자로 구현해 인공지능 하드웨어의 에너지 효율과 안정성을 한 차원 높인 성과”라며, “스스로 상태를 기억하고 손상에도 적응·복구할 수 있는 이번 기술은 엣지 컴퓨팅, 자율주행 등 장시간 안정성이 요구되는 시스템의 핵심 소자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신소재공학과 박우준 박사(현 독일 율리히 연구소), 송한찬(현 ETRI)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세계적 권위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IF 26.8)에 8월 18일자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Frequency Switching Neuristor for Realizing Intrinsic Plasticity and Enabling Robust Neuromorphic Computing, DOI: 10.1002/adma.202502255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차세대 메모리의 비밀을 풀다
차세대 메모리와 뉴로모픽 컴퓨팅 소자로 주목받는 ‘산화물 기반 저항 메모리(Resistive Random Access Memory, ReRAM)’는 빠른 속도와 데이터 보존 능력, 단순한 구조 덕분에 기존 메모리를 대체할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연구진이 이 메모리 작동 원리를 밝혀내 앞으로 고성능·고신뢰성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핵심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신소재공학과 박상희 교수 연구팀과 협업해, 차세대 반도체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 산화물 기반 메모리의 작동 원리를 세계 최초로 정밀하게 밝혀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여러 종류의 현미경*을 하나로 결합한 ‘다중모드 주사 탐침 현미경(Multi-modal SPM)’을 활용해, 산화물 박막 내부에 전자가 흐르는 통로와 산소 이온의 움직임, 그리고 표면 전위(재료표면에 전하의 분포) 변화를 동시에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메모리에 정보를 기록하고 지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전류 변화와 산소 결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상관관계를 규명했다.
*여러 종류 현미경: 전류 흐름을 보는 전도성 원자간력 현미경(Conductive atomic force microscopy, C-AFM), 산소 이온 움직임을 보는 전기화학적 변형률 현미경(Electrochemical strain microscopy, ESM), 전위 변화를 보는 켈빈 탐침 힘 현미경(Kelvin probe force microscopy, KPFM)
이 특별한 장비로 연구팀은 이산화티타늄(TiO2) 박막에 전기 신호를 주어, 메모리에 정보를 기록하고 지우는 과정을 직접 구현해서 전류가 달라지는 이유가 산소 결함 분포의 변화 때문임을 나노 수준에서 직접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산소 결함이 많아지면 전자의 이동 통로가 넓어져 전류가 잘 흐르고, 반대로 흩어지면 전류가 차단되는 등, 전류의 흐름이 산소 결함의 양과 위치에 따라 달라짐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산화물 내의 산소 결함 분포가 메모리의 켜짐(on)/꺼짐(off) 상태를 결정한다는 점을 정밀하게 시각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단일 지점의 분포에 국한되지 않고, 수 마이크로미터(µm2) 크기의 넓은 영역에서 전기 신호를 인가한 뒤, 변화된 전류 흐름, 산소 이온의 움직임, 표면 전위 분포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메모리의 저항이 바뀌는 과정이 단순히 산소 결함 때문만이 아니라 전자들의 움직임(전자적 거동)과도 긴밀히 얽혀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특히 연구진은 메모리를 ‘지우는 과정(소거 과정)’에서 산소 이온이 주입되면, 메모리가 안정적으로 꺼진 상태(고저항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곧 메모리 소자의 신뢰성을 높이는 핵심 원리으로 향후 안정적인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주도한 홍승범 교수는 “다중모드 현미경을 통해 산소 결함, 이온, 전자의 공간적 상관관계를 직접 관찰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며 “향후 이러한 분석 기법이 다양한 금속 산화물 기반 차세대 반도체 소자의 연구와 개발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신소재공학과 공채원 박사과정 연구원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미국화학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 ACS)에서 발간하는 신소재·화학공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ACS 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s’에 7월 20일 자로 출판됐다.
※ 논문 제목: Spatially Correlated Oxygen Vacancies, Electrons and Conducting Paths in TiO2 Thin Films
※ DOI: https://pubs.acs.org/doi/full/10.1021/acsami.5c10123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