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메뉴 바로가기

연구

수학과 실험을 결합하여 생체시계의 역설 규명​
조회수 : 3040 등록일 : 2022-02-16 작성자 : 홍보실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

<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 >

수학과 실험을 결합한 융합연구를 통해 생체시계가 안정적 리듬을 유지하면서도 환경변화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원리가 밝혀졌다. 우리 대학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가 이끄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수리 및 계산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과 우리 대학 수리과학과 연구팀, 그리고 아주대 의과대학 뇌과학과 김은영 교수 연구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초파리 뇌의 생체시계 뉴런들의 생체시계 작동원리를 분석했다.

생체시계(Circadian clock)는 생명체가 24시간 주기에 맞춰 살아갈 수 있도록 행동과 생리 작용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생체시계는 밤 9시경이 되면 뇌에서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를 유발해 일정 시간이 되면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우리 운동 능력이나 학습 능력에 이르는 거의 모든 생리 작용에 관여한다. 따라서, 평소에는 일정한 시간을 안정적으로 몸에 제시하면서, 동시에 계절 변화에 따른 낮밤의 길이 변화나 해외여행으로 인한 시차 등 환경변화가 생겼을 때는 새로운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해서 변화한 시간을 몸에 제시해주어야 한다. 이러한 안정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유지하는 생체시계의 역설적인 성질의 원리는 지금까지 알려져 있지 않았다.

초파리 생체시계 뉴런들의 경우, 마스터 뉴런(master neuron)이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빛 정보를 취합하여 시간 정보를 슬레이브 뉴런(slave neuron)에 전달하면, 이에 맞춰 슬레이브 뉴런이 일주기 행동을 조절하는 계층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역할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뉴런의 생체시계는 동일한 원리로 작동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201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마이클 영, 제프리 홀 그리고 마이클 로스바쉬 교수는 PER 단백질이 매일 일정한 시간에 세포핵 안으로 들어가 PER 유전자의 전사를 일정 시간에 스스로 억제하는 음성피드백 루프를 통해 24시간 주기의 리듬을 만드는 것이 생체시계의 핵심 원리임을 밝혔다.

연구진은 초파리에서 CLK에 변이가 생겼을 때 마스터 뉴런과 슬레이브 뉴런에서 서로 다른 PER변화 양상이 나타나는 것에 착안하여 마스터 뉴런과 슬레이브 뉴런이 만들어내는 PER 단백질의 변화 양상을 1000여 개 수리 모델을 개발하여 분석한 결과, 마스터 뉴런의 PER이 슬레이브 뉴런의 PER에 비해 빠르게 합성되었다 분해되고 있음을 예측하였다. 이러한 마스터 뉴런의 독특한 성질 덕분에, 평소에 강한 PER 리듬을 생성해서 안정적인 시계 역할을 하다가 외부 환경에 변화가 일어났을 때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음 역시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하였다. 이러한 마스터 뉴런에 관한 수리모델링 예측은 초파리 생체 실험을 통해서도 검증되었다.

그림 1. 수리모델을 통한 마스터 뉴런과 슬레이브 뉴런의 차이 분석

< 그림 1. 수리모델을 통한 마스터 뉴런과 슬레이브 뉴런의 차이 분석 - 정상 초파리 (CLK-WT) 와 변이 초파리 (CLK-Δ)의 마스터 뉴런과 슬레이브 뉴런에서 PER 단백질의 시계열 데이터를 (좌) 수리 모델을 통해 분석하여 마스터 뉴런이 슬레이브 뉴런에 비해서 PER의 합성과 분해 속도가 훨씬 빠름을 예측하였다 (우) >

김재경 교수는 모든 세포의 생체시계는 당연히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될 것이란 오래된 믿음이 수학을 이용한 분석 덕분에 틀렸음을 알게 되었다수학과 실험을 융합한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하였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김은영 교수는 마스터 뉴런 생체시계의 독특한 성질 덕분에 생체시계가 안정성과 유연성이라는 역설적인 성질을 모두 가질 수 있었다모든 세포의 생체시계가 천편일률적으로 작동하는 대신 자신의 역할에 맞게 다른 작동 방식을 취한다는 점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생체시계가 안정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유지하지 못하면 다양한 환경에서 일정한 수면패턴을 유지할 수 없고,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가 발생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의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법을 찾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민, 권미리, 조은주 박사가 공동 제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215일 오후 5(한국시간) 자연과학 분야의 저명 국제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PNAS, IF 11.205)에 게재됐다.

* 논문명Systematic modeling-driven experiments identify distinct molecular clockworks underlying hierarchically organized pacemaker neurons

그림 2. 마스터 뉴런은 리듬의 안정성과 유연성을 모두 가질 수 있다

< 그림 2. 마스터 뉴런은 리듬의 안정성과 유연성을 모두 가질 수 있다 - 마스터 뉴런은 평소에 동기화된 강한 리듬을 유지하다가 외부 환경 변화(시차)가 일어났을 때, 비동기화 되면서 리듬을 약하게 만들어 유연하게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음을 수리 모델을 통해 예측하였다 (좌). 이러한 모델 예측 결과는 초파리 생체 실험을 통해서도 검증되었다 (우) >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