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9일 오전, KAIST 캠퍼스 연못가에는 이른 시간부터 조심스런 움직임이 이어졌다. 격리 보호소에서 한 달간 지내던 오리 가족과 새끼 거위 두 마리를 다시 연못에 방사하는 날이었다. 작은 이동장이 열리자, 어린 새끼들은 주변을 살피며 천천히 물가로 나섰고, 그 뒤를 따라 어미 오리가 발을 디뎠다.
< KAIST 시설팀 조경담당자가 오리가족과 거위 새끼를 방사를 하고 있다. >
지난해 여름 구조된 이 오리는 한때 무리에 섞이지 못한 외톨이였지만, 이제는 새끼 오리와 새끼 거위를 함께 품은 가족의 중심이 되어 돌아왔다. 방사 장면을 지켜본 학생과 교직원들은 10개월 동안 이어진 이들의 여정을 떠올리며 조용한 환영을 보냈다.
이야기의 시작은 2024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KAIST 연못가에서 어미 없이 뒤뚱거리며 걷던 아기 오리 두 마리가 KAIST 학생의 제보로 발견됐다. 보송보송한 솜털과 납작한 주둥이, 사람을 겁내지 않는 태도로 보아 누군가가 유기한 것으로 추정됐다. ‘거위 아빠’로 잘 알려진 생명과학과 허원도 교수와 KAIST 시설팀은 즉시 구조에 나섰고, 두 마리는 약 한 달간의 보호를 거쳐 연못에 방사되었다.
< 오리 가족을 방사한 6월 9일, 초대 ‘거위아빠’ 이광형 KAIST 총장(왼쪽)과 2대 ‘거위아빠’ 허원도 교수(오른쪽)이 함께 이들의 독립을 지켜봤다. >
처음에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적응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기존의 거위 무리와 어울리지는 못했고, 독립적으로 생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마리는 자취를 감췄고, 남은 한 마리는 겨울 연못가에서 부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 생태계에 대한 인위적 개입을 최소화해 온 KAIST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예외가 적용되었다. 허 교수와 시설팀의 보호 속에서 오리는 한 달 만에 건강을 되찾았다.
이듬해 봄, 회복한 오리는 산란을 시작했다. 허 교수는 특별한 개입 없이 먹이 조절을 통해 산란과 포란을 지원했다. 그리고 5월 5일 어린이날 아침, 오리가 품은 알들이 부화했다. 구조 당시에는 무리에 섞이지 못했던 외로운 오리가, 이제는 한 생명을 품은 어미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열흘 뒤인 5월 15일, KAIST 연못에서는 또 다른 생명이 태어났다. 거위 무리에서 새끼 거위 네 마리가 부화한 것이다. 이렇게 많은 생명들의 탄생 속에서 오리 연못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 연못가에서 구조된 아이거위와 무리에서 외면당한 이들을 품어준 오리가족. 연약했던 아기오리가 10개월 만에 다른 외톨이를 품어줄 만큼 성장했다. >
그런데 불과 며칠 후 어미는 보이지 않았고, 물에 뜨지 못하는 새끼 거위들이 연못가에서 떨고 있었다. 이 모습을 목격한 서울대 학생 변다현 씨의 제보로 다시 구조가 이뤄졌고, 목숨을 검진 새끼 거위 두 마리는 오리 가족과 함께 보호소에 머물게 되었다.
서로 다른 종의 동거는 처음엔 어색했지만, 서서히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오리 어미는 새끼 거위들을 밀어내지 않았고, 새끼 오리와 새끼 거위는 함께 먹이를 먹고 잠들며 새로운 가족으로 묶여갔다. 한 달간의 합사 이후, 이들은 함께 연못에 방사되었고, 기존 거위 무리는 새끼 거위와 오리 가족 모두를 받아들였다.
< 오리 가족의 한가로운 한때. 아기거위들은 자연스럽게 어미오리를 따라나섰다. >
이 작은 가족이 연못으로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열 달. 유기에서 구조, 부상과 회복, 산란과 부화, 그리고 낙오된 새끼들을 함께 돌본 한 달의 동거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사연을 지닌 생명들이 한 무리가 되어 연못으로 복귀하기까지의 여정은 단순한 성장 이상이었다. 오리 가족의 10개월은 작은 위기들과 선택의 순간들을 거치며 만들어진 기록이자, KAIST 캠퍼스의 작은 기적이다.
< KAIST 연못의 터줏대감인 거위 무리는 방사된 오리와 아기거위를 자연스럽게 무리에 받아들였다. >
그 동안 어린이날 오리새끼 탄생과 스승의 날 거위 새끼 부화로 KAIST 오리 연못에는 따스한 행복이 감돌았다. 그러나 불과 며칠 후, 천적의 공격 탓인지 연못에 또 다시 위기가 닥쳤다. 추위에 떨고 있는 새끼 거위 두 마리가 발견된 것이다. 다행히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인턴 변다현 학생의 발 빠른 구조 덕분에 새끼들은 무사히 구조되었다. 하지만 깃털에 기름을 발라 줄 어미가 없었던 탓에 새끼들은 스스로 물에 뜨거나 헤엄칠 수 없었다. 변다현 학생은 새끼들에게 어미의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거위 무리에 합류시키려 했으나, 성체 거위들은 헤엄을 치지 못하는 새끼 거위들을 외면하였다. 결국 학생은 임시보호를 이어가며 새끼들을 정성껏 돌봤고, 이후 KAIST 생명과학과 허원도 교수에게 새끼 거위를 인계했다. 현재는 허원도 교수와 KAIST 시설팀이 협력하여 새끼 거위가 성장할 때까지 격리장에서 보호하고 있다. 그렇게 격리장에 있던 오리 가족과 함
2025-05-30스승의 날, KAIST 캠퍼스에 뜻깊은 생명의 기적이 찾아왔습니다. 오리 연못가에서 거위 한 쌍이 두 마리의 새끼를 낳았습니다. 노란 솜털을 뒤덮은 새끼 거위들은 연못가를 종종거리며 탐험을 시작했고, 곁에서는 이모 거위들이 든든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살피는 모습, 물가의 돌 위에서 깡충대는 발걸음, 물속을 유영하며 뒤따르는 아기들의 행렬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저절로 녹입니다. 스승의 날에 태어난 이 특별한 새 생명은 마치 ‘보살핌’과 ‘성장’이라는 날의 의미를 상징하는 듯합니다. 생명의 경이로움이 깃든 이 장면은 KAIST 구성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기쁨을 선사하며, 연구와 배움의 공간인 캠퍼스에 자연의 감동을 더했습니다. 이 귀여운 가족은 벌써부터 연못의 주인처럼 여유로운 모습으로 주변을 누비고 있습니다. 봄빛 가득한 연못가에 생명의 기쁨이 더해지며, KAIST 캠퍼스에는 따뜻한 미소가 번지고
2025-05-21최근까지도 다양한 웨어러블 시스템을 위한 섬유의 기능화를 위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그중에서, 나노구조체의 전사 기술은 섬유의 굴곡진 형상과 낮은 표면 접착력으로 인해 웨어러블 시스템을 위한 기능성 섬유 제조에 있어서는 한계를 마주했다. 공동연구팀은 신축성이 우수한 마이크로 스케일의 전기방사 섬유를 개발하여 웨어러블 헬스케어 응용에 접목돼, 땀의 미세한 포도당 수치 진단이 가능하고 다양한 기능성 의복의 고안 및 웨어러블 시스템 영역을 확장하게 할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박인규 교수와 한국기계연구원(KIMM) 정준호 박사 공동연구팀이 `전기방사 섬유 상 금속 및 금속산화물 기반 나노구조체 전사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일상 속 웨어러블 헬스케어 응용을 위해 기반 고분자의 열적 거동 특성(열 변형 특성) 및 산소 플라즈마 처리를 통한 표면 특성을 고려해, 신축성이 우수한 마이크로 스케일의 전기방사 섬유 위 금속/금속산화물 나노구조체의
2024-06-13암은 세계적으로 큰 건강 문제로 인식되고 있으며, 암 치료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기술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암치료의 중요한 방법 중 하나인 방사선 치료는 암 조직을 효과적으로 파괴하거나 성장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나 방사선이 실제로 우리의 세포에 유발하는 돌연변이의 종류와 양에 대한 이해는 아직 미흡한 상태였다. 한국의 의과학자들이 이러한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 연구팀이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손태건 박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방사선종양학과 김경수, 장지현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로 방사선이 인간 및 생쥐의 정상 세포에서 만들어내는 DNA 돌연변이의 특성을 명확히 규명해 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방사선 연구 분야에서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방사선을 조사하여 세포에 돌연변이를 유도한 후, 방사선이 만들어낸 돌연변이를 유전체 서열분석 기술을 통해 규명하는 방식으
2024-02-15우리 대학 인공위성연구소(소장 한재흥)에서 개발한 차세대소형위성2호가 지난 5월 25일 18시 24분에 발사된 누리호에서 안전하게 분리되어 목표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하였으며, 같은날 19시 58분 대전 KAIST 지상국과 최초 교신에 성공했다. 차세대소형위성2호의 최초 비콘 신호는 누리호 발사 후 약 40분 만인 25일 저녁 7시 4분경 항공우주연구원의 남극 세종기지 안테나를 통해 수신할 예정이었으며, 실제로는 7시 7분에 수신이 확인되었다. 위성 발사 후 약 94분 만인 25일 저녁 7시 58분경 대전 KAIST 지상국과 최초 교신에 성공했다. 이후, 남극 세종기지에서 비콘 신호를 2차례 더 확인했고, 스웨덴 보덴 지상국과 대전 KAIST 지상국에서 8차례 교신을 수행하면서 차세대소형위성2호의 통신시스템과 자세제어시스템, 전력시스템, 탑재 컴퓨터 등의 기능을 점검했다. 특히, 국내 우주핵심기술 연구개발 성과물로 차세대소형위성2호의 자세제어시스템에 처음 적용된 반작용휠과
2023-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