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성 명예교수, 2023 효소공학상 수상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김학성 명예교수가 2023년 효소 공학상(Enzyme Engineering Award)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24일 밝혔다. 본 상은 효소공학(Enzyme Engineering)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회 상으로 2년마다 개최되는 국제 효소공학 학회(Enzyme Engineering Conference)에서 수여된다. 시상식은 오는 10월 1일부터 6일까지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제27차 학회에서 수상 강연과 함께 진행된다.
효소(Enzyme)는 반응 특이성과 효율이 매우 높은 단백질의 일종으로 생체 내에서 생명 현상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예를 들면 유전자 복제, 신호전달, 대사, 단백질 합성 등 다양한 과정에 필수적으로 작용한다. 산업적으로 효소는 의약품 및 정밀/범용 화학제품 생산에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환경오염과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고자 효소 기반 공정 개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자연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종류의 효소는 생체 내 반응에 적합하도록 진화되었기 때문에 이를 실제 산업적으로 사용하는 데 많은 제약이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생명공학, 화학기업, 대학과 연구소에서 응용 목적에 맞는 효소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김학성 교수는 지난 30여 년 동안 구조 기반 설계, 방향적 진화 및 컴퓨터 기반 설계를 통해 목적에 맞는 기능을 갖는 효소를 효율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김 교수팀이 개발한 기반 기술은 산업용 효소, 단백질 신약, 합성 생물학, 바이오 화학, 생유기 합성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는 원천 기반 기술이다.
김 교수는 일련의 연구를 세계 최고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를 비롯한 ‘네이쳐 케미컬 바이올로지(Nature Chemical Biology)’,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등의 저명 학술지에 발표하였고 60편의 특허를 등록하는 등 국제적으로 괄목할 업적을 이뤘다. 또한, 효소를 이용한 정밀화학 및 의약품 생산 기술을 산업체에 기술 이전 하여 관련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김학성 교수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관련분야의 최고 권위 국제 학회상인 ‘효소 공학상(Enzyme Engineering Award)’ 수상자로 선정됐다.
상을 수상한 김학성 교수는 “연구실 실적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권위 있는 상을 받게 되어 매우 영광이고, 연구실 졸업생들과 재정적 지원을 해주신 기관에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효소의 산업적 응용을 확대시키는데 노력을 할 것이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2023.08.24
조회수 2202
-
자연계 효소처럼 작동하는 신개념 산업용 촉매 개발
우리 대학 연구진이 생체 내 단백질 *촉매인 *효소를 모방해 공급자 또는 개발자가 원하는 화학반응만 선택적으로 유도하되 안정성도 갖춘 기존에 없는 새로운 개념의 산업용 촉매 개발에 성공했다.
☞ 촉매(catalyst): 자신은 변하지 않으면서 물질 간의 화학반응이 잘 일어나도록 돕는 물질. 표면에 흡착된 반응물을 생성물로 빠르게 전환해주는 역할을 한다.
☞ 효소(enzyme): 생체 내의 화학반응을 매개하는 단백질 촉매. 반응물을 전환할 수 있는 금속 촉매 활성점(active site)이 부드러운 유기 고분자인 단백질로 둘러싸인 형태를 지니고 있는데, 단백질의 구조에 따라 오직 원하는 반응물만이 활성점에 접근해 생성물로 전환될 수 있다.
생명화학공학과 최민기, 화학과 김형준 교수 공동연구팀은 실생활에 흔히 쓰이는 플라스틱, 비닐 등의 재료인 화학 원료를 만들 때, 자연계 효소와 동일한 원리로 반응물을 선택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고성능 산업용 촉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화학반응 경로 중 목표하는 반응물을 원하는 생성물로 선택적으로 전환해줄 수 있는 촉매를 디자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촉매 중 가장 효율이 좋은 촉매는 자연계 및 우리 몸 등에 존재하는 '효소'다.
이와 달리 석유화학 산업에서 이용되는 촉매들은 알루미나·실리카·제올라이트와 같이 딱딱한 무기물 표면 위에 금속을 퍼뜨려 노출한 구조로 구성돼 있다. 이런 형태의 촉매에서는 금속 표면에 모든 반응물이 흡착되기 쉬워 특정 반응물만을 선택적으로 생성물로 전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산업용 촉매 설계에서 무기 소재를 사용하는 이유는 이들이 열화학적 안정성이 뛰어나 다양한 반응 조건에서도 촉매가 안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민기·김형준 교수 공동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단백질과 같이 부드럽고 유동성이 있으면서도 매우 높은 열화학적 안정성을 지닌 `폴리페닐렌설파이드(polyphenylene sulfide, PPS)'라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물질을 이용해서 고분자 막이 금속촉매 활성점을 감싼 형태의 신개념 촉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PPS는 내열성과 내화학성이 매우 뛰어나 자동차나 항공우주 산업 등에서 많이 사용되는 상용 고분자다.
연구팀은 이 새로운 촉매를 이용해 석유화학의 에틸렌 생산 공정 중 매우 중요한 아세틸렌 수소화 반응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나라 석유화학 산업의 원료는 90% 이상이 *나프타인데, 나프타분해시설(Naphtha Cracking Center, NCC)에서 이를 분해해 에틸렌 및 기타 기초유분들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에틸렌은 주변에 흔한 플라스틱, 비닐, 접착제, 페인트까지 일상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데 이용하는 기본 핵심 화학 원료다.
☞ 나프타(naphtha): 원유를 증류할 때, 35~220℃의 끓는점 범위에서 유출되는 탄화수소의 혼합체이다. 중질 가솔린이라고도 부른다.
나프타를 분해할 때 생산되는 에틸렌에는 미량의 아세틸렌이 불순물로 함께 포함돼 있다. 아세틸렌은 추후 에틸렌을 이용해 화학제품을 만드는 데 매우 치명적이므로 미량의 아세틸렌을 수소화 반응으로 제거해 주는 공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런데 이 공정은 99% 이상 에틸렌은 건들지 않으면서도, 1% 미만의 아세틸렌만 선택적으로 전환해야 하는 난제가 존재해왔다.
공동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촉매를 이 공정에 적용한 결과 1% 미만의 아세틸렌은 금속 입자를 둘러싸고 있는 고분자막을 투과해 쉽게 전환되는 대신 99% 이상의 에틸렌은 고분자막에 가로막혀 촉매 반응이 진행되지 않아서 기존 팔라듐(Pd) 촉매와 비교할 때 선택도는 2 배 이상, 안정성은 10배 이상 증진된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이송현, 화학과 신승재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7월 8일 字 온라인판에 게재됐다(논문명: Dynamic Metal-Polymer Interaction for the Design of Chemoselective and Long-Lived Hydrogenation Catalysts).
최민기 교수는 "자연계의 효소를 모방해 원하는 반응물만 선택적으로 전환할 수 있으면서도 매우 우수한 안정성을 갖는 촉매 설계 방법은 세계적으로 보고된 바가 없던 새로운 개념"이라면서 "향후 높은 선택도가 있어야 하는 다양한 화학반응에 폭넓게 응용 및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과 LG화학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2020.07.31
조회수 34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