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 식품 ‘산업화 시대’ 연다…차세대 단백질 시장 성장 전략 제안
'미생물 식품을 만들 수 있느냐'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누가 먼저 산업으로 만들 수 있느냐'의 시대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미생물 식품 산업의 성공 조건을 제조·시장·규제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차세대 단백질 산업의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과 교원창업기업 (주)실리코바이오(SilicoBio) 공동 연구진이 미생물 식품 산업의 성공 조건을 제조·시장·규제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산업화 전략과 로드맵을 제시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새로운 미생물이나 생산기술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연구실의 원천기술을 실제 산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핵심 과제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제조 준비성(Manufacturing Readiness, 연구실 기술을 산업 규모에서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보하는 것)과 시장 진입 전략, 규제 대응을 아우르는 통합적 관점을 제시함으로써 미생물 식품을 차세대 단백질 산업을 넘어 미래 바이오제조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향을 제안했다. 이는 향후 국가 바이오제조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지속가능 식품 산업 육성에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미생물 식품 산업의 경쟁력이 연구실 수준의 생산성 경쟁에서 제조 준비성(Manufacturing Readiness)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료의 안정적 수급과 품질 관리, 비모델 미생물(Non-model Microorganism, 산업적 활용 가능성은 높지만 연구 기반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미생물)의 제어와 안전성 확보, 후공정(Downstream Processing, 발효 후 원하는 성분을 분리·정제·농축·건조하는 공정) 비용 절감, 부산물 재활용에 대한 규제 적합성 등이 실제 상용화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특히 앞으로의 경쟁력이 단일 기술의 우수성보다 통합 제조 플랫폼(Integrated Manufacturing Platform, 균주 개발부터 대량 발효, 정제, 품질관리, 제품화까지 하나의 체계로 운영하는 생산 시스템) 구축 능력에서 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미생물 식품이라도 어떤 원료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전처리 비용과 품질 변동성이 달라지고, 어떤 균주와 발효 공정을 적용하는지에 따라 생산 원가와 에너지 사용량, 제품 품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향후 산업 경쟁력이 개별 기술이 아니라 이러한 요소를 통합적으로 최적화하는 제조 플랫폼을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측면에서도 연구진은 미생물 식품 산업의 성공 조건을 제시했다. 소비자 조사와 산업 사례를 종합한 결과, 미생물 식품의 확산은 단순한 친환경성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는 맛과 식감, 친숙성, 안전성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식품 제조기업은 실제 제품에 적용 가능한 기능성을, 기업과 투자자는 허가 절차의 예측 가능성과 시장 진입 속도를 더욱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미생물 식품 시장은 기술 경쟁을 넘어 제품화 역량과 규제 대응 능력까지 함께 평가받는 산업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또한 미생물 식품을 단순한 대체 단백질 산업으로 보지 않았다. 정밀발효(Precision Fermentation, 미생물을 이용해 특정 단백질이나 기능성 물질을 선택적으로 생산하는 기술) 기반의 기능성 식품 원료와 고부가가치 바이오소재, 나아가 순환형 바이오제조(Circular Biomanufacturing, 부산물과 재생 가능한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바이오 제품을 생산하는 지속가능한 제조 시스템)를 구현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미생물 식품이 미래 먹거리를 넘어 글로벌 식품·소재·바이오 제조 산업을 연결하는 새로운 생산 체계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산업화 전략은 공동 연구에 참여한 실리코바이오의 사업화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실리코바이오는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제조 준비성 확보 전략을 바탕으로 미생물 기반 단백질과 기능성 식품 원료를 실제 산업 규모 발효와 스케일업(Scale-up, 실험실 규모 생산을 산업 규모 생산으로 확대하는 과정), 제품화까지 연결하는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상엽 KAIST 특훈교수는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과 바이오제조(Biomanufacturing)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미생물 식품은 미래 식량을 넘어 국가 바이오제조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원천기술보다 이를 실제 생산과 시장으로 연결하는 산업화 생태계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가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코바이오 관계자는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산업화 전략을 실제 생산과 사업화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 라며 “미생물 기반 차세대 식품과 기능성 바이오소재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겠다” 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생명화학공학과 정석영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실리코바이오 연구진이 공동 연구자로 참여하여, 국제학술지 '원 어스(One Earth)'(Impact Factor 15.3, JCR 상위 2.07%)에 7월 17일 게재되었다.
※논문명 : Microbial foods as scalable platforms toward a circular protein economy for sustainable nutrition, DOI:
※저자 : 이상엽(KAIST, 교신저자), 정석영(KAIST, 제1저자), 최솔(실리코바이오, 제2저자), 김준우(실리코바이오·인하대, 제3저자) 외 2명
실리코바이오는 합성생물학의 세계적 석학인 KAIST 이상엽 특훈교수가 2025년 6월 설립한 교원창업기업으로, 연구실 수준의 시스템대사공학 성과를 실제 산업화 단계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KAIST 연구진의 원천기술에 CJ BIO 출신 인력의 산업화 경험이 더해져, 균주 설계뿐 아니라 산업 규모 발효와 스케일업, 소재 정제와 제품화, 파일럿 생산과 공정 검증까지 함께 검토할 수 있는 팀 구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를 바탕으로 실리코바이오는 차세대 단백질 제품에서 출발해 기능성 원료, 나아가 신약·신물질 후보로 이어지는 단계적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석유대체 친환경 화학기술개발사업의 ‘바이오화학산업 선도를 위한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과제,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이 지원하는 딥사이언스 창업 활성화 지원사업의 ‘합성생물학 기반 산업용 세포공장 플랫폼 고도화 및 고부가가치 기능성 바이오소재 사업화’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세포성장 신호 켜지는 ‘스위치’ 찾았다...차세대 항암 표적 제시
세포에도 ‘성장 스위치’가 있다. 우리 몸의 세포는 아미노산 등 영양분이 충분할 때 이 스위치를 켜 성장한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정상세포와 암세포에서 영양 신호가 이 성장 스위치를 켜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암세포의 비정상적인 성장 신호를 차단하는 차세대 항암 치료법 개발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화학과 박희성·강진영 교수 연구팀이 연세대학교(총장 윤동섭) 김성훈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세포가 영양 상태를 감지해 성장 신호를 활성화하는 핵심 원리를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우리 몸의 세포는 주변에 아미노산(단백질을 만드는 기본 재료)과 같은 영양분이 충분한지 끊임없이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성장과 단백질 합성, 에너지 사용을 조절한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세포의 ‘성장 스위치' 역할을 하는 단백질 복합체 mTORC1(mammalian Target of Rapamycin Complex 1)이다.
mTORC1은 영양분과 에너지가 충분할 때 세포의 성장과 단백질 합성, 대사를 촉진한다. 그러나 mTORC1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세포가 필요 이상으로 성장하고 증식할 수 있으며, 실제로 여러 암에서 이러한 비정상적인 활성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mTORC1은 오랫동안 항암제 개발의 주요 표적으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세포가 외부의 영양 신호를 어떻게 감지하고, 이를 mTORC1 활성화로 연결하는지는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먼저 단백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여러 효소가 모여 있는 복합체인 MSC(다중 아미노아실-tRNA 합성효소 복합체, Multi-tRNA Synthetase Complex)에 주목했다. 그동안 MSC는 단백질 합성을 돕는 역할만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세포 안의 영양 상태를 감지해 성장 신호를 전달하는 핵심 허브 역할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핵심은 MSC 안에 있는 LARS1이라는 단백질이었다. LARS1은 류신이라는 아미노산을 인식하는 효소로, 세포에 영양분이 충분하다는 신호를 받으면‘인산화'라는 변화를 겪는다. 인산화는 단백질에 작은 화학 표지가 붙어 기능이나 결합 상태가 달라지는 과정이다.
이를 비유하면, MSC는 여러 단백질이 모여 대기하는‘관제센터'이고, LARS1은 성장 스위치를 켜기 위해 밖으로 나가는 ‘신호 전달 요원'과 같다. 세포에 영양분이 충분해지면 LARS1에 인산화라는 ‘출동 신호'가 전달되고, 이를 받은 LARS1은 함께 붙어 있던 IARS1(아이소류신을 인식하는 단백질 합성 효소)과 분리돼 MSC 밖으로 이동한다. 이후 세포의 성장 스위치인 mTORC1을 활성화한다.
즉, 영양분이 부족할 때는 LARS1이 MSC 안에 묶여 있어 성장 신호가 켜지지 않지만, 영양분이 충분해지면 LARS1이 MSC에서 빠져나와 mTORC1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극저온 전자현미경(Cryo-EM)을 사용했다. 극저온 전자현미경은 단백질을 매우 낮은 온도에서 얼린 뒤 입체 구조를 정밀하게 관찰하는 장비다. 이를 통해 LARS1과 IARS1이 어떻게 결합해 있는지를 원자 수준에 가깝게 분석했다.
그 결과, 평소에는 LARS1과 IARS1이 단단히 결합해 있지만, 영양 신호를 받아 LARS1이 인산화되면 두 단백질의 결합이 느슨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LARS1이 MSC에서 분리돼 mTORC1을 활성화하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LARS1이 인산화된 상태와 비슷하게 만든 변이 단백질도 제작했다. 그 결과 mTORC1의 활성이 크게 증가했다. 이를 통해 LARS1의 인산화가 영양 신호를 세포 성장 신호로 바꾸는 핵심‘분자 스위치'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세포가 아미노산 같은 영양분을 감지한 뒤 성장 스위치를 켜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혔다는 데 있다. 특히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MSC가 영양 신호를 받으면 구성 단백질인 LARS1을 방출하고, 이 단백질이 세포의 성장 신호를 활성화하는 원리를 규명했다.
현재 일부 항암제는 세포의 성장 스위치인 mTORC1을 직접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mTORC1은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 세포의 성장과 대사에도 필요해, 직접 억제할 경우 정상 세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LARS1을 인산화시키는 효소와 그 조절 과정을 추가로 밝혀내면, mTORC1 자체를 직접 막는 대신 성장 신호가 시작되는 앞단을 보다 정밀하게 차단하는 새로운 항암 치료 전략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진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영양 신호가 세포의 성장 신호로 전환되는 과정을 구조적으로 확인했다”며 "앞으로 암세포에서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성장 신호를 보다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치료 전략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희성 교수는 "세포가 영양 상태를 감지해 성장 신호를 활성화하는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한 연구”라며 "MSC를 통해 성장 신호를 조절하는 새로운 분자 스위치를 밝혀냄으로써 차세대 항암제 개발을 위한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KAIST 화학과 김유진 박사가 제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 (Nature Communications)’에 6월 11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Cryo-EM structure of the LARS1:IARS1 complex reveals a nutrient-response switch controlling mTORC1 signaling, https://doi.org/10.1038/s41467-026-74085-x
한편, 이번 연구는 중견연구지원사업, 미래의료혁신대응기술개발사업(과기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백혈병 항암제 ‘두 얼굴의 단백질’ 규명..내성 극복 실마리
항암제가 암세포를 죽이는 진짜 이유가 밝혀졌다. 한국연구진은 표적항암제가 단순히 암 단백질을 막는 것이 아니라, 세포 내부의 ‘단백질 공장’을 멈춰 세우고 스스로 죽게 만든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 ‘자멸 과정’을 더 강하게 유도하면 약이 잘 듣지 않던 암세포도 다시 죽일 수 있어, 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두 얼굴의 단백질’이 약물 내성 환자 치료의 돌파구로 주목된다.
우리 대학은 생명과학과 임정훈 교수,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원장 송현)혈액암센터 김동욱 교수, UNIST(총장 박종래) 김홍태 교수 공동연구팀이 만성골수성백혈병 항암제의 반응을 조절하는 새로운 분자 기전을 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조혈모세포에 유전적 이상이 생겨 ‘BCR::ABL1’이라는 비정상 단백질이 만들어지면서 발생한다. 이 단백질은 세포에 지속적인 성장 신호를 보내 암세포를 계속 증식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억제하는 표적항암제가 현재 표준 치료로 사용되고 있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약물 내성이 발생하거나 치료 반응이 낮은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항암제가 세포 내 단백질 생산 과정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다. 그 결과, 항암제가 투입되면 단백질을 만드는 리보솜(Ribosome)의 흐름이 꼬이면서 서로 부딪히는 ‘리보솜 충돌’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세포 내부에 강한 스트레스가 유발되고, 결국 암세포가 스스로 죽음에 이르게 된다.
특히, 연구팀은 리보솜 충돌을 감지하는 핵심 센서로 ZAK 단백질을 지목했고 ZAK 단백질이 상황에 따라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평소에는 AKT 신호*와 결합해 암세포가 잘 자라도록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하지만, 표적 항암제 치료가 시작되면 리보솜 충돌을 감시해 암세포 사멸을 이끄는 감시자로 돌변한다. 똑같은 단백질이 암의 진행 과정과 치료 과정에서 정반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입증한 것이다.
*세포의 생존, 성장, 증식, 대사 및 이동을 조절하는 핵심 세포 내 신호 전달 경로
연구팀은 실제 백혈병 환자 유래 암세포를 분석해 이 기전을 검증했다. 리보솜 충돌을 증가시키는 약물을 함께 사용할 경우 항암 효과가 크게 향상됐으며, 반대로 ZAK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항암제 반응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이번 연구에 따르면 내성환자들은 ZAK 기능 저하 또는 리보솜 스트레스 반응 부족으로 예측된다. 이는 환자별 ZAK 활성 상태를 기반으로 치료 반응을 예측하고, 맞춤형 병용 치료 전략을 설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에서 리보솜 스트레스 신호 경로의 중요성을 제시한 성과로, 향후 표적항암제의 효과를 높이고 새로운 병용 치료 전략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약물 내성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전망이다.
임정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포가 비정상적인 단백질 합성을 감지하고 이를 죽음의 신호로 전환하는 과정이 치료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제1 저자인 박주민 박사는 “리보솜 충돌이 암세포 사멸을 결정하는 핵심 스위치임을 확인한 만큼, 다양한 암종으로 연구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KAIST 박주민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혈액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중 하나인 ‘루케미아(Leukemia)’에 3월 30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 BCR::ABL1 tyrosine kinase inhibitors induce ribosome collisions to activate ZAK-dependent ribotoxic stress and apoptosis in chronic myeloid leukemia, DOI: https://doi.org/10.1038/s41375-026-02916-3
한편, 이번 연구는 서경배과학재단,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기초연구실지원사업, KAIST 정착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노코어 연구단, 노벨화학상 데이비드 베이커와 ‘AI 단백질 설계’ 성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노코어(InnoCORE) 사업을 통해 구축된 연구 협력 기반 아래, KAIST 이노코어 연구진이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도출했다. 우리 대학은 2024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David Baker 교수(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학교)의 방문을 계기로, 공동연구를 통해 AI로 원하는 화합물을 정확히 인식하는 단백질 설계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과학과 이규리 교수가 AI-CRED 혁신신약 이노코어(InnoCORE) 연구단에 참여 중인 연구진으로서, David Baker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특정 화합물을 선택적으로 인식하는 인공 단백질을 AI로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AI를 활용해 특정 화합물을 인식하는 단백질을 처음부터 설계(de novo)하고, 이를 실제로 작동하는 바이오 센서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자연 단백질을 탐색하거나 일부 기능을 수정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 연구는 AI 기반 설계를 통해 원하는 기능을 갖는 단백질을 ‘맞춤 제작’하고 실험적으로 검증까지 완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연구진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cortisol)을 선택적으로 인식하는 단백질을 설계하고, 이를 기반으로 AI가 설계한 바이오 센서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단백질 설계에 그치지 않고 실제 측정 가능한 센서 기술로 확장한 것으로, 단백질 설계 분야의 오랜 난제였던 저분자 화합물 인식 문제를 해결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향후 질병 진단, 신약 개발, 환경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혈액 속 바이오마커를 정밀하게 감지해 질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으며, 특정 분자를 선택적으로 인식하는 단백질 설계를 통해 표적 치료제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한 환경 오염 물질을 감지하는 센서 개발로 공기와 수질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맞춤형 바이오 센서 기술 구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화합물을 인식하는 신규 단백질(de novo protein) 설계는 원자 단위의 정밀한 계산이 필요해 오랜 기간 단백질 설계 분야의 난제로 꼽혀왔다. 연구진은 단백질-리간드 상호작용을 정밀하게 반영하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결합 단백질 설계에 성공했다.
그 결과, 대사물질과 저분자 약물을 포함한 6종의 화합물 각각에 대해 인공 결합 단백질을 설계하고, 실험을 통해 기능을 검증했다. 특히 코티솔과 결합하는 신규 단백질을 기반으로 화학 유도 이합체(chemical-induced dimer)를 설계해 코티솔 바이오 센서를 개발했다. 해당 설계 기술은 미국에서 임시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이규리 교수는 “이번 연구는 AI를 활용해 특정 화합물을 정밀하게 인식하는 단백질을 설계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것”이라며 “앞으로 질병 진단, 신약 개발, 환경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단백질 설계 기술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과학과 이규리 교수가 제1저자로, David Baker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2026년 3월 28일 국제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논문명: Small-molecule binding and sensing with a designed protein family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6-70953-8
이규리 교수는 2025년 2월 KAIST에 부임한 신임 교수로, 단백질 디자인 연구실을 이끌고 있다. 원자 단위의 정밀한 단백질 복합체 설계 분야에서 세계적인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AI 기반 단백질 설계, 인공 효소 설계, RNA 인식 단백질 개발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InnoCORE 사업의 AI-CRED 혁신신약 연구단 소속 멘토 교수로 참여해 효소 및 펩타이드 신약 설계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교수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David Baker 교수 연구실(미국 워싱턴대학교, Howard Hughes Medical Institute)에서 박사후연구원 및 Staff Scientist로 연구를 수행했다. David Baker 교수는 단백질 구조 예측과 설계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202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AI-CRED 혁신신약 연구단 멘토 교수인 이도헌 처장은 “이번 성과는 이노코어 연구진과 글로벌 석학 간 협력을 통해 도출된 의미 있는 결과”라며, “앞으로도 이노코어 사업을 통해 유치한 박사후연구원들과의 적극적인 연구 협업을 기반으로 연구 역량을 더욱 강화해 AI 신약 개발과 바이오 분야에서 지속적인 혁신 성과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KAIST는 David Baker 교수의 방한을 계기로, 4월 9일(목) 오후 4시 KI 빌딩 퓨전홀에서 Hannele Ruohola-Baker 교수(한넬레 루오홀라-베이커, 미국 워싱턴대학교)와 함께 ‘Advances in AI-powered protein design and biomedical science(인공지능 기반 단백질 설계 및 생의학 연구의 최신 동향)’를 주제로 강연을 개최할 예정이다. 본 행사는 KAIST 해외 석학 초빙 교수 지원 사업, KAI-X, InnoCORE AI-CRED 혁신신약단, 그리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해외우수연구기관협력허브구축 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된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노벨 화학상 수상자 David Baker 교수와의 협력을 통해 AI 기반 단백질 설계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했다”며 “이번 연구는 KAIST가 세계적인 연구기관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혁신 연구를 선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한편, KAIST 이노코어(InnoCORE) 연구단은 국내·외 최상위 박사후연구원이 첨단 집단연구 환경에서 AI 융합기술 개발에 매진하도록 지원함으로써 글로벌 공동연구를 촉진하고, AI 기반 과학기술 혁신을 가속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KAIST는 주관기관으로서 ▲초거대언어모델 혁신 연구단 ▲AI 기반 지능형 설계–제조 통합 연구단 ▲AI-CRED 혁신신약 연구단 ▲AI-Transformed Aerospace 연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노화 유발 RNA 노폐물 제거했더니‘수명 연장’ 확인
우리 몸의 세포는 DNA에 저장된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RNA를 만들고, RNA는 단백질을 만드는 설계도 역할을 한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나이가 들수록 세포에 쌓이는‘원형 RNA(circular RNA)’를 제거해 노화를 늦추고 수명을 늘리는 새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는 노화의 원리를 밝히고 관련 질환 치료 전략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시했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 연구팀(RNA 매개 건강 장수 연구센터)은 김윤기 교수·이광록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원형 RNA를 분해하는 효소인 RNASEK(알엔에이즈케이) 단백질이 노화를 늦추고 수명을 늘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18일 밝혔다.
그동안 원형 RNA는 안정성이 높아 분해되지 않고 나이가 들수록 세포에 축적되는 ‘노화의 지표’ 정도로만 알려져 있었지만, 이러한 RNA를 제거하는 분자적 기전과 노화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원형 RNA의 축적이 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이를 조절하는 세포 내 관리 시스템이 존재하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먼저 수명이 짧아 노화 연구에 널리 사용되는 예쁜꼬마선충(C. elegans)을 활용한 실험에서 RNA 분해 효소인 RNASEK 단백질이 장수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노화가 진행되면서 RNASEK의 양이 감소하고, 그 결과 원형 RNA가 세포 안에 비정상적으로 많이 축적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반대로 RNASEK의 양을 인위적으로 늘리면(과발현) 수명이 연장되고 건강한 상태로 더 오래 생존했다. 이는 세포 내 원형 RNA를 적절히 제거하는 과정이 장수와 건강 유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또한 RNASEK가 원형 RNA가 서로 뭉쳐 독성을 만드는 현상을 막아 준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RNASEK 결핍 시 원형 RNA가 많이 쌓이면 세포 안에 ‘스트레스 과립(stress granule)’이라는 덩어리가 비정상적으로 형성되는데, 이는 세포 기능을 떨어뜨리고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
RNASEK는 샤페론 단백질 HSP90(단백질이 잘못 접히거나 서로 뭉치지 않도록 돕는 단백질)과 함께 작용해 이러한 스트레스 과립의 형성을 억제하고 세포가 정상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예쁜꼬마선충 뿐 아니라 생쥐와 인간 세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포유류에서도 RNASEK는 원형 RNA를 직접 분해하는 기능을 갖고 있으며, 인간 세포와 생쥐 모델에서 RNASEK가 결핍되면 조기 노화 현상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RNA 수준의 노화 조절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RNASEK를 이용해 원형 RNA를 조절하는 연구가 향후 인간 노화와 퇴행성 질환 치료 전략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KAIST 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는 “지금까지 원형 RNA는 안정성이 높아 나이가 들수록 축적되는 노화의 지표 정도로만 여겨져 왔다”라며 “이번 연구는 노화에 따라 축적되는 원형 RNA가 실제로 노화를 유도하며, 이를 제거하는 RNASEK가 노화를 늦추고 건강한 장수를 유도하는 핵심 조절자임을 증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생명과학과 김시은 박사, 함석진 박사, 부성호 박사, 이동훈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세계적 과학 학술지 Molecular Cell에 2월 24일 자로 게재됐다.
※논문명: Ribonuclease κ promotes longevity by preventing age-associated accumulation of circular RNA in stress granules, DOI: 10.1016/j.molcel.2026.01.031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알파폴드 한계’ 넘었다…약물 작동까지 예측한다
우리 몸의 단백질은 스위치처럼 작동한다. 약물이 단백질에 결합하면 결합 부위 구조가 변하고, 그 변화가 단백질 전체로 전달돼 기능이 켜지거나 꺼진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3는 약물-단백질 결합 여부와 결합 부위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데 성공했지만, 약물이 결합한 뒤 단백질 내부에서 어떻게 신호를 전달하고 단백질 전체 구조를 바꿔서 실제로 단백질의 기능을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지까지는 예측하지 못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약물이 ‘붙는지’가 아니라 ‘실제로 작동하는지’까지 예측하는 AI를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바이오및뇌공학과 이관수 교수 연구팀이 대표적인 신약 표적인 G-단백질 결합 수용체(GPCR)에 대해, 후보 물질이 단순히 결합하는지를 넘어 실제로 단백질을 활성화하는지까지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 ‘GPCRact(지피씨알액트)’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GPCR(G-Protein Coupled Receptor)은 세포 표면에 있는‘신호 수신기’역할을 한다. 호르몬이나 신경전달물질, 약물이 세포 밖에서 신호를 보내면 이를 받아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문(게이트) 역할을 한다. 인체에는 약 800여 종의 GPCR이 존재하며, 현재 시판 약물의 약 30~40%가 이를 표적으로 한다. 심장 박동, 혈압 조절, 통증 감지, 면역 반응, 감정 조절 등 다양한 생리 기능에 관여하는 핵심 단백질이다.
하지만 약물이 GPCR에 결합했다고 해서 항상 원하는 기능이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결합 이후 단백질 내부에서 일어나는 구조 변화와 신호 전달 과정이 실제 작용 여부를 결정한다. 이를 ‘알로스테릭 신호 전파’라고 한다.
연구팀은 약물 작용 과정을 ① 약물-표적 결합 단계 ② 단백질 내부 신호 전파 단계로 나누어 AI가 단계적으로 학습하도록 설계했다.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원자 수준 그래프로 표현하고, 중요한 신호 전파 경로를 학습할 수 있도록‘어텐션 메커니즘’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AI가 약물 결합 신호와 함께 단백질 내부 신호 전파 경로를 파악하여 단백질의 활성을 예측하도록 했다.
그 결과, 기존 모델이 어려워했던 복잡한 구조의 단백질에서도 약물 활성 예측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이번 모델은 단순히 ‘활성’ 또는 ‘비활성’결과만 제시하지 않는다. 예측의 근거가 되는 단백질 내부 핵심 신호 경로를 제시해, 이른바 ‘블랙박스 AI’의 한계를 극복했다.
이는 연구자가 결과를 해석하고 검증할 수 있게 해 신약 개발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진전이다. 앞으로 GPCR을 표적으로 하는 다양한 질병에서, 약물의 결합 여부뿐 아니라 실제 활성 여부까지 예측하는 정밀 신약 개발 AI 플랫폼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관수 교수는 “알로스테릭 구조 변화는 약물이 단백질의 한 부분에 결합했을 때 그 영향이 내부로 전달돼 다른 부위의 기능까지 바뀌는 현상”이라며 “이 작동 원리를 딥러닝에 반영한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다양한 단백질로 확장하고, 세포와 인체 반응까지 예측하는 기술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손효진 박사과정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논문은 생물정보학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인 `브리핑스 인 바이오인포매틱스(Briefings in Bioinformatics, JCR 상위 2.2%)'에 1월 15일자 게재됐다.
※ 논문명 : GPCRact: a hierarchical framework for predicting ligand-induced GPCR activity via allosteric communication modeling, DOI: https://doi.org/10.1093/bib/bbaf719
※ 저자 정보 : 손효진 (KAIST, 제1 저자), 이관수 (KAIST, 교신저자)
이 연구는 개인기초연구(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RS-2025-24533057)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AI로 오랜 난제인 유전자 기능 규명 전략 제시
“유전자는 알지만 기능은 모른다”는 미생물 연구의 오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연구진이 인공지능(AI) 기반 미생물 유전자 기능 발견의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최신 연구 전략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UCSD 생명공학과 버나드 폴슨(Bernhard Palsson) 교수와 함께 AI를 활용해 미생물 유전자 기능 발견을 획기적으로 가속할 수 있는 최신 연구 접근법을 체계적으로 정리·분석한 리뷰논문을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2000년대 초 전장 유전체 해독 기술이 본격화되며 생명체의 유전자 구성을 완전히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도 미생물 유전체 내 상당수 유전자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유전자 결실 실험, 발현량 조절, 시험관 내 활성 측정 등 다양한 실험이 시도돼 왔지만 ▲ 대규모 실험의 한계 ▲ 복잡한 생물학적 상호작용 ▲ 실험실 결과와 실제 생체 내 반응 간 불일치 등으로 인해 유전자 기능 규명에는 여전히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돼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산생물학과 실험생물학을 결합한 AI 기반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논문에서는 기존의 서열 유사성 분석 기법부터 최신 심층학습 기반 AI 모델에 이르기까지, 유전자 기능 발견을 촉진해 온 다양한 전산생물학적 접근법을 종합적으로 정리했다.
특히 AlphaFold(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단백질 구조 예측 AI), RoseTTAFold(미국 워싱턴대에서 개발한 또 다른 고성능 단백질 구조 예측 AI)와 같은 단백질 3차원 구조 예측 기술은 단순한 기능 추정을 넘어, 유전자 기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더 나아가 생성형 인공지능은 원하는 기능을 가진 단백질을 설계하는 단계로까지 연구를 확장하고 있다.
연구팀은 전사인자(유전자를 켜고 끄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단백질)와 효소(생체 내 화학 반응을 촉진하는 단백질)를 중심으로, 유전자 서열 정보, 단백질 구조 예측, 다양한 메타유전체 분석을 결합한 다양한 응용 사례와 향후 연구 방향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기능 발견의 편향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AI가 실험을 안내하는 ‘능동적 학습(Active Learning)’ 기반 연구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능동적 학습은 AI 모델이 불확실성이 높은 예측을 스스로 선별해 실험을 제안하고, 그 결과를 다시 학습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연구자는 중요한 유전자 기능부터 효율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자동화된 실험 플랫폼과 바이오파운드리 등 공유 연구 인프라와의 긴밀한 통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실험적으로 검증되지 못한 ‘실패 데이터’ 역시 향후 연구를 위한 중요한 학습 자산으로 공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동저자인 김기배 KAIST 박사는 “딥러닝 기반 예측 성능은 크게 향상됐지만, 예측 결과의 근거를 생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해석 가능한 인공지능 모델 개발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유전자 기능 발견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연구자의 지휘하에 AI가 안내하는 체계적 실험 프레임워크와 자동화 연구 인프라의 결합이 핵심”이라며, “예측과 검증이 반복적으로 연결되는 연구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논문은 네이처(Nature) 誌가 발행하는 생명공학 분야 권위 저널인 `네이처 마이크로볼로지(Nature Microbiology)'에 01월 07일 자 게재됐다.
※ 논문명: Approaches for accelerating microbial gene function discovery using artificial intelligence, DOI: 10.1038/s41564-025-02214-1
※ 저자 정보 : Bernhard O. Palsson (UCSD, 제1 저자), 이상엽(KAIST 제2 저자, 교신저자), 김기배(KAIST, 제3 저자) 포함 총 3명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석유대체 친환경 화학기술개발사업의 ‘바이오화학산업 선도를 위한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과제의 지원, 그리고 합성생물학핵심기술개발 사업의 ‘바이오제조 산업 선도를 위한 첨단 합성생물학 원천기술 개발’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콧속에 뿌렸더니 호흡기 바이러스 잡았다
독감이나 코로나19처럼 종류가 다양하고 변이가 빠른 호흡기 바이러스는 백신만으로 완벽히 막기 어렵다. 우리 대학 연구팀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인터페론-람다 치료제가 지녔던 ‘열에 약하고 코 점막에서 금방 사라지는’ 한계를 AI 기술로 극복한 비강(콧속) 투여형 항바이러스 플랫폼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과학과 김호민 교수, 정현정 교수, 의과학대학원 오지은 교수 공동 연구팀이 AI로 인터페론-람다 단백질을 안정적으로 재설계하고, 이를 비강 점막에 잘 확산하고, 오래 머물게 하는 전달 기술과 결합해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를 범용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고 15일 밝혔다.
인터페론-람다(IFN-λ)는 우리 몸이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스스로 만드는 선천면역 단백질로, 감기·독감·코로나19와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 차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를 치료제로 만들어 비강에 투여할 경우 열·분해효소·점액·섬모운동에 취약해 실제 효능이 제한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AI 단백질 설계 기술을 이용해 인터페론-람다의 구조적 약점을 정밀하게 보완했다.
먼저, 단백질의 헐거운 루프(loop) 구조로 흔들리던 부분을 단단한 스프링처럼 고정되는 나선형(helix) 구조로 바꿔 안정성을 크게 높였다.
또한 단백질끼리 서로 달라붙어 덩어리(뭉침)가 생기는 문제를 막기 위해 표면을 물과 잘 섞이도록 설계하는‘표면 엔지니어링’을 적용했고, 단백질 표면의 당사슬(glycan) 구조를 추가하는‘글라이코엔지니어링(glycoengineering)’을 도입해 단백질을 한층 튼튼하고 안정하게 재설계했다.
그 결과 새롭게 제작된 인터페론-람다는 50℃에서 2주를 버틸 만큼 안정성이 대폭 향상되었으며, 끈적한 비강 점막에서도 빠르게 확산 되는 특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여기에 단백질을 ‘나노리포좀(nanoliposome)’이라는 미세 캡슐에 담아 보호하고, 그 표면을 ‘저분자 키토산(chitosan)’으로 코팅해 코 점막에 오래 붙어 있도록 점막 부착력(mucoadhesion)을 크게 강화했다.
이 전달 플랫폼을 인플루엔자 감염 동물 모델에 적용한 결과, 콧속 바이러스가 85% 이상 감소하는 강력한 억제 효과가 확인됐다.
이 기술은 간단히 코에 뿌리는 것만으로 바이러스 감염을 초기에 차단할 수 있는 점막 면역 플랫폼으로, 계절성 독감은 물론 예기치 못한 신·변종 바이러스에도 신속히 대응할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기대된다.
김호민 교수는 “AI 기반 단백질 설계와 점막 전달기술로 기존 인터페론-람다 치료제의 안정성과 체류 시간 한계를 동시에 극복했다”며 “고온에서도 안정적이고 점막에 오래 머무르는 이번 플랫폼은 엄격한 냉장 유통시스템(콜드체인)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도 활용 가능한 혁신 기술로, 다양한 치료제·백신 개발로의 확장성이 크다. 또한 AI 단백질 설계부터 약물 전달 최적화, 감염 모델을 통한 면역 평가까지 다학제 융합 연구가 만들어낸 의미 있는 성과”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이노코어(InnoCORE) AI-혁신신약연구단 윤정원 박사, 생명과학과 양승주 박사, 의과학대학원 권재혁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 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저명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11월 20일)'와‘바이오머터리얼즈 리서치(Biomaterials Research, 11월 21일)’에 연달아 게재됐다.
※ 논문명 : Computational Design and Glycoengineering of Interferon-Lambda for Nasal Prophylaxis against Respiratory Viruses, Advanced Science, DOI: 10.1002/advs.202506764
※ 논문명 : Intranasal Nanoliposomes Delivering Interferon Lambda with Enhanced Mucosal Retention as an Antiviral, Biomaterials Research, DOI: 10.34133/bmr.0287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이노코어 프로그램(InnoCORE, AI-혁신신약연구단), 한국연구재단(NRF)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한국 보건 산업진흥원(KHIDI)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 KAIST 대규모 융합연구소 운영사업,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mRNA 치료제 부작용 억제..뇌졸증·암 면역치료 적용 기대
코로나19 백신으로 널리 알려진 mRNA는 사실 ‘치료제’가 아니라, 우리 몸에 바이러스 단백질의 설계도를 전달해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게 하는 기술이다. 최근에는 암·유전병 치료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지만, mRNA 치료제는 투여 직후 단백질이 한꺼번에 과도하게 생성되는 특성 때문에 폐색전증·뇌졸중·혈전증·자가면역질환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었다. 이를 조절할 기술이 꾸준히 필요했지만, 마땅한 해결책은 없었다.
우리 대학은 화학과 전용웅 교수 연구팀이 mRNA가 단백질을 만드는 시작 시점과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다고 1일 밝혔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환자의 상태에 맞게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 더 안전한 치료가 가능해진다.
이번 기술은 mRNA 치료제의 부작용을 근본적으로 줄여줄 뿐 아니라, 뇌졸중·암·면역질환 같은 정밀한 단백질 조절이 필요한 치료 분야까지 응용될 수 있어 차세대 mRNA 치료제 개발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단백질이 만들어지려면, 세포 속 ‘단백질 제조 기계(리보솜·번역 인자)’가 mRNA 설계도에 달라붙어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조금만 늦추면 단백질이 갑자기 몰려 만들어지는 문제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래서 복잡한 기술 대신, 일부러 살짝 손상된 DNA 조각을 mRNA와 붙이는 간단한 방법을 개발했다. 이 DNA 조각이 작은 ‘방패’처럼 작용해 단백질 제조 기계가 mRNA에 바로 달라붙지 못하도록 하면서 단백질 생성 시작 속도를 부드럽게 늦추는 방식이다.
여기서 사용된 손상 DNA는 체내에서 자연스럽게 재활용되는 안전한 생체 물질이며 비용도 매우 저렴하다. 주사 직전 mRNA와 섞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실제 의료 현장에서 쓰기에도 적합하다.
시간이 지나면 우리 몸에 원래 존재하는 ‘수리 효소’가 손상된 DNA를 자연스럽게 복구하며, 이 과정에서 mRNA와 붙어 있던 구조가 풀려 단백질 생성 속도는 정상 모드로 부드럽게 전환된다. 그 결과 단백질이 한꺼번에 폭발적으로 만들어지는 기존의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연구팀은 손상 DNA의 길이와 손상 정도를 조절해 단백질 생성이 언제, 얼마나 천천히 시작될지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여러 종류의 mRNA를 한 번에 넣더라도 각 단백질이 원하는 순서로 차례대로 생성되도록 만들 수 있어, 복잡한 치료를 위해 여러 차례 나누어 주사하던 기존 방식도 혁신할 수 있다.
이 기술은 KAIST가 선정한 ‘미래 유망 원천기술’ 중 하나로 ‘2025 KAIST Techfair 기술 이전 설명회’에서도 소개됐다.
전용웅 교수는 “생물학적 현상도 결국 화학이기 때문에, 화학적 접근으로 단백질 생성 과정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었다.”며 “이번 기술은 mRNA 치료제의 안전성을 높일 뿐 아니라, 암·유전병 등 다양한 질환에 맞춘 정밀 치료로 확장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화학과 최지훈 (3년차), 정태웅 (1년차)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중 하나인 '앙게반테 케미 (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지난 11월 6일 게재되었다.
※ 논문명 : Harnessing Deaminated DNA to Modulate mRNA Translation for Controlled and Sequential Protein Expression, 저자 정보 : 최지훈 (KAIST, 공동 제1 저자), 정태웅 (KAIST, 공동 제1 저자) 및 전용웅 (KAIST, 교신저자) 포함 총 10 명, DOI : 10.1002/anie.202516389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 우수신진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원자 하나 바꿔 ‘분자 접는 법’ 찾았다 ! AI 신약 개발 앞당긴다
신약이 효과를 내려면 약물이 몸속 단백질의 특정 부위에 정확히 결합해야 한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단백질을 이루는 기본 단위인 펩타이드 분자의 접힘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로 원자 하나의 변환이 분자의 형태를 바꾸는 ‘설계 스위치’처럼 작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AI 기반 맞춤형 신약 설계의 핵심 플랫폼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 대학은 이노코어 AI-CRED 혁신신약 연구단(단장 이희승 석좌교수)이 출범 후 첫 연구성과로, 단백질 분자 구조인 펩타이드의 아주 작은 변화인 ‘티오아마이드(thioamide) 변환’을 통해 분자의 접힘 방식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원리를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티오아마이드 변환(thioamide substitution): 펩타이드는 원래 C(=O)–NH(탄소–산소–질소로 이루어진 결합)인데 여기서 산소(O) 대신 황(S) 으로 바꾼 것이 바로 ‘티오아마이드(thioamide)’임. 즉, O → S로 바꾸는 과정을 티오아마이드 변환이라 부름
□ 분자의 ‘접힘(folding)’을 제어하는 기술, 정밀 신약 설계의 새 패러다임
단백질이나 펩타이드 같은 생체분자는 스스로 접히며 입체적인 구조를 만들어야 기능을 수행한다. 이러한 ‘분자의 접힘(folding) 방식’은 생명 현상을 결정짓는 핵심 원리이자, 맞춤형 신약 설계의 출발점으로 꼽힌다.
특히, 분자가 고리 형태를 이루는 ‘매크로사이클(macrocycle)’은 모양이 안정적이어서 단백질 표면에 정확히 결합할 수 있어 차세대 정밀 신약의 주요 구조로 주목받고 있다.
□ 원자 한 개로 바뀌는 구조 — 티오아마이드(Thioamide) 혁신
연구팀은 펩타이드 결합 내 산소 원자(O)를 황 원자(S)로 치환하는 티오아마이드(thioamide) 변환 기술을 통해, 분자가 스스로 접히는 방식을 원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이 미세한 변환은 수소결합의 길이와 방향을 바꾸어 기존에 없던 곡선형 및 원뿔형 나선 구조와 대칭성이 높은 매크로사이클을 만들어냈다. 즉, 복잡한 분자 접힘을 ‘원자 한 개 수준의 설계’로 정밀하게 조절한 최초의 사례다.
□ 용해도·가역성·확장성까지 — AI 기반 신약 플랫폼 기술로 발전
이번 연구를 통해 펩타이드가 용매에 더 잘 녹고, 분자 구조를 자유롭게 바꾸거나 되돌릴 수 있으며, 더 크고 복잡한 구조까지 합성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약물의 성능을 높이고, 설계의 자유도 또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티오아마이드 변환 기술을 적용한 결과, 황을 포함한 펩타이드의 용해도가 크게 향상되어 세계 최장(32-mer, 약 4 kDa) β-펩타이드를 용액상에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은 이온을 이용한 온화한 반응으로 황을 다시 산소로 바꾸는 ‘가역적 분자 편집 기술’을 확립해, 설계 단계에서 분자 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 AI가 학습할 수 있는 고정밀 분자 데이터로 혁신신약 설계 앞당긴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구조 제어를 넘어, AI가 학습할 수 있는 고정밀 분자 구조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 데이터는 향후 AI가 분자 구조와 약물 효능 간의 관계를 스스로 학습하여 신약 후보를 빠르고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기반 기술로 활용될 전망이다.
또한 이 기술은 단백질–펩타이드 상호작용 조절제, 자기조립 나노구조체, 차세대 바이오소재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 가능성이 크다.
이희승 KAIST 석좌교수는 “간단한 화학적 변화를 통해 분자의 형태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AI가 학습하기에 최적화된 구조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향후 AI 기반 혁신 신약 설계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이노코어 AI-CRED 연구단 소속 펠로우인 홍정우 박사와 김재욱 박사가 주도했다. 두 연구자는 설계–합성–구조분석 전 과정을 이끌며, 연구단이 추구하는 차세대 혁신신약 인재 양성의 대표적 성과를 보여주었다.
이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최고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JACS, IF 15.6) 10월 29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되었고 온라인 표지(Supplementary Cover)로도 선정되었다.
※논문명: Programmable Helicity and Macrocycle Symmetry in β-Peptides via Site-Selective Thioamide Substitution, DOI: 10.1021/jacs.5c13858
이번 연구는 KAIST 이노코어 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한편, 이노코어 AI-CRED 혁신신약 연구단은 인공지능(AI)과 화학·생명과학의 융합을 통해 국가 전략기술인 혁신신약 개발을 선도하는 KAIST의 핵심 연구허브다. AI를 활용한 신약 설계, 구조예측, 약물반응 시뮬레이션 등에서 국가 차원의 AI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알파폴드3’뛰어넘는 차세대 바이오 AI 모델‘K-Fold’개발
KAIST 연구진이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3(AlphaFold3)’를 뛰어넘는 차세대 바이오 AI 모델 ‘K-Fold’ 개발에 나섰다. 이번 연구를 통해 KAIST는 빠르고 정확한 신약 개발, 낮은 실패율, 그리고 AI 기반 과학 혁신을 실현하며, ‘AI가 과학을 돕는 시대’를 넘어 ‘AI가 과학을 이끄는 시대’를 여는 주역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KAIST(총장 이광형)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AI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되어, 의과학·바이오 분야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고 7일 밝혔다.
KAIST는 이번 사업을 통해 국내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AI) 연구 역량을 바이오 분야에서도 입증하고, 신약 개발 등 첨단 바이오 AI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차세대 파운데이션 모델 ‘K-Fold’를 개발할 계획이다.
최근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3(AlphaFold3)’나 ‘Boltz2’ 등 최신 모델이 신약 개발·질병 연구·바이오 산업의 핵심 기술인 ‘단백질 구조 예측’의 성과를 이뤘지만, 데이터 통계에 의존한 방식으로 인해 정확도와 예측 속도 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이에 KAIST는 단백질 안에서 일어나는 물리·화학적 상호작용의 원리를 스스로 배우는 새로운 AI 방식을 도입했다. 이 기술은 단백질이 여러 형태로 변하는 모습과 분자 간 결합의 세기까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예측 속도가 매우 빨라, 실험실이나 산업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AI 신약 개발 도구로 발전할 전망이다.
이번 과제를 위해 KAIST는 ‘팀 KAIST(Team KAIST)’를 구성해 교내 AI 및 바이오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을 결집했다.
화학과 김우연 교수가 과제를 총괄하며, 김재철AI대학원 황성주·안성수 교수가 핵심 AI 모델 개발을 담당하고, 생명과학과 오병하·김호민·이규리 교수가 단백질 데이터 수집·정제·검증을 맡는다. 이 연구진은 KAIST AI연구원 및 InnoCORE 연구단(AI-CRED) 소속으로, 학제 간 융합 연구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개발된 K-Fold 모델의 상용화는 KAIST 스핀오프 기업 ㈜히츠(HITS, 대표 김우연)가 맡는다. 히츠는 클라우드 기반 웹 플랫폼 ‘하이퍼랩(HyperLab)’을 통해 K-Fold 모델을 설치 없이 웹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인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제공한다.
또한 KAIST 졸업생 창업기업인 아토랩(Atolab)은 보안이 중요한 기관을 위해, 하이퍼랩(HyperLab)을 기관 내부 전용 서버(프라이빗 클라우드)나 자체 설치형 시스템(온프레미스, On-premise)으로 구축해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글로벌 생명과학 기업 머크(Merck Life Science)는 자사의 디지털 실험 도구 플랫폼(디지털 케미스트리 솔루션, Digital Chemistry Solution)에 K-Fold 모델을 적용해, 전 세계 3만 곳 이상의 연구실이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K-Fold 모델이 글로벌 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머크사 관계자는 “전 세계 연구 커뮤니티의 과학자들에게 AI 기반 신약 개발 기술과 솔루션을 제공해 본 과제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KAIST는 이번에 개발한 핵심 AI 모델(7B급 메인 모델과 2B급 경량 모델)을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아파치 2.0’ 라이선스 형태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 연구자와 기업들이 AI·바이오 기술을 더 쉽게 활용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또한 한국바이오협회 및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850여 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K-Fold 기반 실무자 교육과 AI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과제책임자인 김우연 교수는 “KAIST는 국내 최고 수준의 AI 연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과제는 그 역량을 바이오 분야에서 입증할 기회”라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바이오 AI 모델을 통해 기술 주권 확보와 산업 혁신에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정송 KAIST AI연구원장(김재철AI대학원장)은 “KAIST AI연구원은 과학과 AI의 융합을 선도해왔다”며, “이번 바이오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은 ‘과학AI(AI for Science)’ 실현을 향한 첫걸음으로, 바이오를 넘어 소재·화학·물리 등 전 과학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연구기관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이번 사업은 ‘AI가 과학을 이끄는 시대’로의 전환을 보여주는 상징적 계기”라며, “KAIST는 세계 최고 수준의 AI·바이오 융합 연구로 국가 혁신과 인류의 미래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희귀병과 치매가 닯았다’KAIST, 헌팅턴병 원인 단백질 새 기능 규명
전 NBC 뉴스 기자 찰스 서빈(Charles Sabine)과 미국의 전설적 포크 가수 우디 거스리(Woody Guthrie)의 공통점은 희귀 유전성 질환인 헌팅턴병을 앓았다는 점이다. 헌팅턴병은 근육 조정 능력 상실, 인지 기능 저하, 정신적 문제를 동반하는 대표적인 신경계 퇴행성 질환이다. 국내외 연구진은 이 병의 원인 단백질인 헌팅틴 단백질이 변형될 뿐 아니라, 세포 골격을 유지하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규명했다. 이번 발견은 헌팅턴병의 발병 원인 이해를 넓히고, 세포 골격 이상이 관여하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근위축증 등 다른 퇴행성 질환 연구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생명과학과 송지준 교수 연구팀이 오스트리아 과학기술원(ISTA), 프랑스 소르본느대/파리 뇌연구원(Paris Brain Institute), 스위스 연방공대(EPFL) 등과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초저온 전자현미경(cryo-EM)과 세포생물학적 기법을 통해 헌팅틴 단백질이 세포골격 미세섬유(F-actin)를 다발 형태로 배열하는 구조적 원리를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그동안 헌팅틴 단백질은 소포 운반이나 미세소관 기반 수송에 관여하는 등 세포골격을 ‘쓰는’ 역할만 한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연구팀이 헌팅틴 단백질이 세포골격 자체를 물리적으로 조직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헌팅틴 단백질의 새로운 역할을 분자 수준에서 세계 최초로 증명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헌팅틴 단백질이 세포골격 미세섬유(F-actin)에 직접 결합하고, 두 개의 헌팅틴 단백질이 짝을 이루면서 약 20나노미터 간격으로 세포골격을 다발 형태로 가지런히 묶어준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렇게 형성된 세포골격 다발은 신경세포 간 연결망 발달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실제로 헌팅틴 단백질이 결핍된 신경세포에서는 신경세포의 구조적 발달이 저해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제1 저자인 KAIST 김재성 박사과정생은 “이번 연구를 통해,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불치병인 헌팅턴병 원인 단백질의 작용 기전을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라고 말했다.
KAIST 생명과학과 송지준 교수는 “이번 성과는 헌팅턴병 발병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뿐 아니라, 세포골격 관련 질환 연구에도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며, “세포 분열, 이동, 기계적 신호 전달 등 다양한 생명 현상에서 헌팅틴 단백질의 역할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김재성 박사과정생·김형주 박사(현 하버드대), 파리 뇌연구원 헤미 카펜티어(Remi Carpentier) 연구원, 마리아 크리스티나 가피치(Mariacristina Capizzi) 연구원 등이 제1 저자로 참여하여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자매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9월 19일 자에 출판됐다.
※논문명: Structure of the Huntingtin F-actin complex reveals its role in cytoskeleton organization,
DOI: https://doi.org/10.1126/sciadv.adw4124
※공동 교신저자: KAIST 송지준 교수를 비롯해 오스트리아 ISTA 플로리안 슈어(Florian Schur) 교수, 프랑스 소르본대/파리 뇌연구원 산드린 훔베르(Sandrine Humbert) 교수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글로벌연구협력지원사업(한-스위스 바이오헬스 국제공동연구) 및 한-오스트리아 협력기반조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