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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설계해줘”... 소버린 바이오 AI 'K-Fold' 공개
“이 단백질에 잘 결합하는 신약 후보를 설계해줘.”
연구자가 AI에게 이렇게 요청하면 AI가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하고, 어떤 물질이 잘 결합할지 분석해 유망한 신약 후보를 설계한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단백질 구조 예측을 수행하는 바이오 AI 모델 ‘K-Fold(케이폴드)’를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AI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의 주관기관으로 ‘팀 KAIST’를 구성하고, 차세대 바이오 AI 모델 ‘K-Fold’를 공개했다고 28일 밝혔다.
‘팀 KAIST’는 화학과 김우연 교수가 연구를 총괄하고, 김우연 교수 그룹과 김재철AI대학원 황성주·안성수 교수 그룹 연구원들이 AI 모델 개발을, 생명과학과 오병하·김호민·이규리 교수가 단백질 데이터 구축과 검증을 담당한다. KAIST 교원창업기업 히츠(HITS)는 K-Fold를 연구자가 실제 활용할 수 있도록 웹 기반 AI 연구 플랫폼 ‘하이퍼랩(HyperLab)’과 연계해 서비스로 구현했다. K-Fold의 성과 확산과 산업계 활용 촉진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바이오협회가 맡는다.
K-Fold의 가장 큰 특징은 신약 개발에 필요한 단백질과 약물의 ‘결합’을 AI로 예측한다는 것이다.
신약을 개발하려면 먼저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이 어떤 모양인지 파악하고, 수많은 물질 가운데 어떤 것이 그 단백질에 잘 붙어 원하는 작용을 하는지 찾아야 한다. K-Fold는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것은 물론 약물 후보가 단백질의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결합할지까지 미리 계산해 유망한 후보를 빠르게 찾도록 돕는다.
단백질 하나의 구조만 예측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단백질과 단백질, 단백질과 약물 후보 물질, DNA·RNA 등 여러 생체분자가 서로 만났을 때 어떤 구조를 만드는지까지 예측할 수 있다.
성능도 세계적인 수준이다. 지난 3월 과제 단계평가에서 K-Fold의 분자 복합체 구조 예측 정확도는 구글 딥마인드의 AlphaFold3(알파폴드3)에 근접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연구팀이 8월 자체 수행한 성능평가에서는 일부 평가 항목에서 기존 글로벌 모델보다 높은 성능도 확인했다.
특히 암을 비롯한 여러 질환의 주요 신약 표적인 G-단백질 연결 수용체(GPCR)와 인산화효소(Kinase),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직접 제거하는 새로운 신약 기술인 표적단백질분해(TPD) 분야에서 약물이 표적 단백질에 어떻게 결합하고 작용하는지를 예측하는 데 높은 성능을 보였다.
구조 예측 속도도 크게 높였다.
기존 단백질 구조 예측 AI는 구조를 계산하기 전에 비슷한 단백질의 서열 정보를 대량으로 찾아 비교하는 복잡한 사전 작업이 필요했다. K-Fold는 이러한 과정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방식을 적용해 사전 계산 단계를 없애고, 기존 모델 대비 구조 예측 속도를 최대 25배 높였다.
이는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신약 후보를 살펴볼 수 있다는 의미다. 구조 예측에 필요한 시간과 컴퓨팅 자원을 줄이면서 수많은 후보 가운데 가능성이 높은 물질을 빠르게 골라내 연구자가 실제 실험할 대상을 좁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배충식 KAIST 총장은 “AI 시대의 국가 경쟁력은 핵심 기술을 우리 스스로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는 ‘소버린 AI’ 역량에 달려 있다”며 “K-Fold는 국내 독자 AI 기술을 바이오와 결합해 세계 수준의 기술에 도전하고, 실제 신약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연결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KAIST는 앞으로도 AI 원천기술과 과학기술의 융합을 통해 대한민국의 AI 기술 주권과 미래 경쟁력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K-Fold를 개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연구자가 웹에서 대화하듯 사용할 수 있는 AI 연구 서비스로 구현했다.
KAIST 교원창업기업 히츠의 멀티에이전트 플랫폼 ‘하이퍼랩(HyperLab)’에 K-Fold를 탑재해 별도의 고성능 컴퓨터를 직접 구축하거나 복잡한 AI 프로그램을 다루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연구자가 “이 단백질에 강하게 결합하는 항체를 설계해줘”라고 요청하면 AI가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결합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설계한 뒤 계산을 통해 결과를 평가하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지원한다. “이 암 표적 단백질에 적합한 펩타이드 후보를 찾아줘”라고 요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쉽게 말해 연구자가 직접 여러 프로그램을 옮겨 다니며 구조를 계산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대신, AI에게 연구 목표를 말하면 필요한 분석과 설계를 차례로 수행하도록 한 것이다.
하이퍼랩은 이를 위해 구조 예측과 약물 설계, 유전체·단백질 등 생명과학 데이터 분석에 활용할 수 있는 120여 개의 계산 도구와 160여 개의 전문 기능을 갖췄다. 또한 100여 개의 전문 데이터베이스와 대규모 지식그래프를 연결해 필요한 연구 정보를 찾아 분석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 질문을 이해하고 필요한 도구를 선택해 구조를 예측하고, 결과를 분석한 뒤 다시 설계를 개선하는 일련의 과정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연구자를 돕는 ‘AI 공동연구자(Co-Scientist)’를 지향한다.
바이오 AI는 신약 개발의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핵심 기술로 떠오르면서 미국·영국·중국의 글로벌 빅테크와 주요 연구기관들이 치열한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K-Fold 개발은 바이오 AI 핵심 기술을 해외 모델에만 의존하지 않고 국내 기술로 확보해 실제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소버린 바이오 AI’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성과는 지난 6월 23일 열린 ‘2026 한국생체분자과학연합학술대회’에서 김우연 교수가 ‘에이전틱 AI 기반 생성형 신약 설계(Generative Drug Design Powered by Agentic AI)’를 주제로 한 기조강연을 통해 처음 공개했다.
김우연 KAIST 화학과 교수는 “K-Fold는 기존 모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AI 구조를 적용해 기존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개발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 AI를 연구자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과학 AI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팀 KAIST’ 컨소시엄은 K-Fold를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며, 하이퍼랩은 국내외 연구자를 대상으로 베타 서비스를 제공한 뒤 올해 안에 단계적으로 상용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K-Fold의 산업 현장 확산을 위한 교육도 본격화됐다. 8월 27일 한국바이오협회 온라인 교육에는 85명이 참여했으며, 9월 1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진행하는 온·오프라인 교육에는 현재 118명이 신청했다. 교육에서는 제약·바이오 기업 실무자를 대상으로 K-Fold 활용법과 신약 설계 적용 사례를 소개해 소버린 바이오 AI의 산업 현장 도입을 지원한다.
※ 관련 사이트: HyperLab Co-Scientist: https://hyperlab.ai/features-co-scientist
K Fold-하이퍼랩 3.0 소개영상: https://drive.google.com/file/d/1MxhZr-C3pQdIVn1EP44hQICj8G70is3_/view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차세대 바이오 파운데이션 모델 K-Fold 개발’ 과제(PJT-25-100009) 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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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급속충전·배터리 수명’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전기차는 빠르게 충전하면서도 배터리를 오래 쓸 수 있을까? 우리 대학 연구진이 실제 배터리 내부를 가상공간에 그대로 구현한 ‘3차원 디지털 트윈’을 통해 그 해법을 찾았다. 배터리에서 전기를 저장하는 ‘전극’ 안의 재료와 빈 공간을 얼마나 넣느냐뿐 아니라 ‘어디에 어떻게 배치하느냐’가 급속충전 성능과 수명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팀이 신소재공학과 조은애 교수팀과 공동으로, 실제 상용 리튬이온배터리에 사용되는 흑연 음극의 내부 구조를 3차원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하고, 급속충전 과정에서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는 원인을 정량적으로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배터리 전극은 리튬을 저장하는 흑연, 이를 붙여주는 바인더,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빈 공간으로 이뤄진다. 배터리를 충전하면 리튬이온이 음극의 흑연 입자 안으로 이동해 저장된다. 하지만 너무 빠르게 충전하면 일부 리튬이 흑연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표면에 금속 리튬이 쌓이는 ‘리튬 도금(Li plating)’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주차장에 차가 한꺼번에 몰려 미처 들어가지 못한 차량이 입구에 쌓이는 것과 비슷하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 배터리 성능과 수명이 떨어질 수 있다.
충전 과정에서는 흑연 표면에 배터리를 보호하는 얇은 막인 ‘고체전해질 계면층(SEI)’도 만들어진다. 적절하게 형성된 보호막은 필요하지만 너무 두껍거나 고르지 않게 만들어지면 배터리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충전할 때 흑연 입자가 팽창하면서 전극 내부에 힘이 가해지는 ‘기계적 응력’도 발생한다.
문제는 이런 현상들이 매우 작은 배터리 내부에서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실험만으로는 어디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존 컴퓨터 모델도 전극 전체의 평균적인 특성을 주로 이용해 실제 배터리 내부의 복잡한 구조와 위치에 따른 차이를 충분히 보여주기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실제 상용 흑연 음극의 구조를 바탕으로 배터리 전극의 ‘가상 쌍둥이’를 만들었다. 흑연 입자와 입자들을 서로 붙여주는 접착제 역할의 바인더,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빈 공간인 기공까지 3차원으로 구현했다.
연구팀은 이 가상 전극에서 전극의 두께와 빈 공간의 양, 바인더의 위치를 바꿔가며 빠르게 충전했을 때 리튬이온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분석했다. 또 리튬이 어디에 쌓이고 보호막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전극의 어느 부분에 힘이 집중되는지도 함께 살펴봤다.
그 결과, 전체 충전용량이 비슷해 보여도 전극 내부의 바인더와 빈 공간이 어떻게 배치돼 있느냐에 따라 배터리의 손상 정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
두께 50마이크로미터(μm)의 전극에서는 바인더 배치에 따른 전체 충전용량 차이가 4% 이내였다. 겉으로 보이는 충전 성능에는 큰 차이가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전극 내부에서는 리튬이 저장되는 위치와 배터리 성능을 떨어뜨리는 반응이 일어나는 위치가 뚜렷하게 달랐다.
특히 바인더가 전극의 한쪽에 몰리면 리튬이온이 지나갈 수 있는 빈 공간이 줄어 이동이 어려워졌다. 도로가 좁아지면 교통체증이 생기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 경우 전류가 모이는 부분인 집전체 주변에 쌓이는 리튬도금의 양이 바인더가 고르게 분포한 전극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반대로 바인더가 전극 전체에 비교적 고르게 퍼져 있으면 리튬이온이 보다 원활하게 이동했고, 배터리를 보호하는 막도 상대적으로 고르게 형성됐다.
이러한 차이는 전극이 두꺼워질수록 더욱 커졌다. 두께 83μm의 전극에서는 바인더 배치에 따른 충전용량 차이가 약 18%까지 벌어졌다. 전극을 두껍게 만들어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려면 재료의 양뿐 아니라 내부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까지 세밀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빈 공간의 위치는 전극이 받는 힘에도 영향을 미쳤다. 빈 공간이 충분하면 충전할 때 팽창하는 흑연 입자를 주변 공간이 받아줘 힘이 분산됐다. 반면 빈 공간이 부족하면 흑연 입자가 팽창할 여유가 없어 특정 부분에 힘이 집중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급속충전용 배터리를 설계할 때 전극의 바인더와 빈 공간이 ‘얼마나 있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어떻게 분포하는지’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새로운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3차원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면 여러 종류의 전극을 일일이 만들어 실험하기 전에 가상공간에서 배터리 내부의 문제를 미리 살펴볼 수 있다. 향후 최적의 전극 구조를 찾는 데 활용돼 전기차 충전시간은 줄이고 배터리 수명은 늘리는 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강택 교수는 “이번 연구는 겉으로 보이는 충전 성능만으로는 알기 어려웠던 배터리 내부의 문제를 3차원 디지털 트윈으로 찾아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전극 안의 바인더와 빈 공간을 적절하게 배치하면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면서도 빠르게 충전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계공학과 강예진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인포맷(InfoMat, IF 19.6)’에 게재됐으며, 지난 7월 7일 후면 표지(Back Cover) 논문으로 선정됐다.
※ 논문명: Digital twin quantifies spatial-heterogeneity-driven failure in fast-charging lithium-ion battery anodes, DOI: https://doi.org/10.1002/inf2.70141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융합기술개발사업 및 InnoCORE 연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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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 ‘결함’ 활용해 물방울 ‘잘 맺히고 잘 떨어지게’…열전달 5.5배 향상
물방울이 더 잘 맺히고, 더 빨리 떨어지게 해 열전달 성능을 최대 5.5배 높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발전소와 담수화 설비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전자기기의 냉각 성능을 개선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남영석 교수와 생명화학공학과 임성갑 교수 공동연구팀이 표면에 입히는 매우 얇은 고분자 코팅막의 두께와 구조를 조절해, 수증기가 물로 변할 때 물방울은 더 많이 생기고, 생긴 물방울은 더 빨리 떨어지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수증기가 물로 변하는 ‘응축’은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차가운 음료수 컵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산업 현장에서는 발전소의 증기를 다시 물로 바꾸거나, 바닷물에서 민물을 얻고, 전자기기에서 발생한 열을 식히는 데 폭넓게 이용된다.
응축 과정에서는 표면에 생긴 물이 얼마나 빨리 빠져나가느냐가 중요하다. 일반 금속 표면에서는 작은 물방울들이 서로 합쳐져 얇은 물막을 만든다. 겨울철 옷을 여러 겹 입으면 체온이 빠져나가기 어려운 것처럼, 이 물막도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가로막는 ‘열저항’ 역할을 해 열전달 효율을 떨어뜨린다.
반대로 물이 작은 물방울 형태로 맺혔다가 계속 떨어져 나가면 새로운 표면이 반복해서 드러난다. 이렇게 물방울 형태로 응축되는 현상을 ‘적상응축’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물이 표면을 계속 덮고 있는 대신, 물방울이 생기고 떨어지는 과정이 빠르게 반복되는 것이다. 이 경우 열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기술에는 딜레마가 있었다. 물방울이 처음 만들어질 자리를 늘리기 위해 표면을 울퉁불퉁하게 만들면 물방울이 그 구조에 걸려 잘 떨어지지 않았다. 반대로 표면을 매끄럽게 만들면 물방울은 잘 떨어지지만 새 물방울이 만들어질 자리가 줄어들었다. 씨앗을 심을 자리를 많이 만들면 수확한 열매를 꺼내기 어렵고, 꺼내기 쉽게 만들면 씨앗을 심을 자리가 부족해지는 것과 비슷하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기존에는 고분자막의 ‘결함’으로 여겨졌던 나노 크기의 작은 알갱이(응집체)를 활용해 해결했다. 고분자막은 플라스틱과 비슷한 성질의 고분자 물질을 표면에 매우 얇게 입힌 코팅막이다.
연구팀은 기체 상태의 원료를 표면에 입혀 아주 얇은 고분자막을 만드는 ‘개시제를 이용한 화학 기상 증착법(iCVD)’을 활용했다. 고분자막을 얇게 만들자 표면에 나노 크기의 작은 알갱이가 촘촘하게 생겼고, 이들이 물방울이 처음 맺히는 ‘씨앗 자리’ 역할을 했다. 그 결과 얇은 고분자막에서는 두꺼운 막보다 물방울이 약 3배 많이 생겼다.
여기에 열처리를 더해 물방울이 표면에 달라붙는 힘도 줄였다. 덕분에 물방울이 크게 자라기 전에 쉽게 떨어질 수 있었다. 즉, 고분자막을 얇게 만들어 물방울이 생길 자리는 늘리고, 열처리로 생긴 물방울은 빨리 떨어지게 한 것이다. 물방울을 많이 만드는 것과 빨리 없애는 것을 동시에 해결한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물방울이 떨어진 자리에는 다시 새로운 물방울이 생긴다. 빈자리가 생기면 곧바로 다음 사람이 앉는 것처럼, 물방울이 생기고 떨어지는 과정이 빠르게 반복될수록 수증기를 물로 바꾸면서 열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실제 응축기에 많이 쓰이는 구리관에 이 고분자막을 입혀 성능을 확인했다. 그 결과 열을 전달하는 능력을 나타내는 ‘응축 열전달계수’가 최대 약 88 kW·m⁻²·K⁻¹를 기록했다. 이는 물막이 생기는 일반 구리 표면보다 열전달 성능이 최대 약 5.5배 높은 수준이다. 물을 잘 튕겨내는 기존 발수 코팅 표면과 비교해도 50% 이상 높은 성능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표면을 매끄럽게 만들거나 물을 잘 튕겨내는 데 집중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표면의 작은 ‘결함’을 적극 활용했다. 그동안 없애야 할 것으로 여겼던 나노 크기의 작은 알갱이가 오히려 물방울이 잘 생기도록 돕는다는 점을 발견해 새로운 표면 설계에 활용했다.
향후 이 기술을 발전소나 산업용 열교환기에 적용하면 열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담수화·수분 포집 장치에서는 물을 더 효과적으로 모으고, 전자기기에서는 열을 빠르게 빼내 냉각 성능을 높이는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영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에 결함으로 여겨졌던 나노 구조를 물방울이 잘 생기도록 돕는 요소로 활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물방울의 생성과 제거를 각각 조절해 열전달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술은 복잡한 모양의 표면에도 매우 얇고 균일하게 코팅할 수 있어 산업용 열교환기를 비롯한 다양한 에너지·환경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기계공학과 김준수 연구원과 생명화학공학과 강민정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7월 16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Rational design of polymer film morphology via structure–performance linkage for enhanced condensation performance,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6-75621-5
한편, 이번 연구는 중견연구사업(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사업(중소벤처기업부·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딥사이언스 창업 활성화 지원사업(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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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공학과, 한국중부발전과 피지컬 AI 기반 AX 역량 강화 MOU 체결
기계공학과는 6월 16일 기계공학과 중앙회의동 대회의실에서 중부발전-KAIST 산·학 연계 피지컬 AI 기반 AX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오영철 한국중부발전처장, 김경수 KAIST 부총장, 김정 기계항공공학부장, 기계공학과 교수 및 중부발전임직원들이 참석하여 미래 지향적인 로봇 교육과 로봇 전문가 기술 협력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이번 프로그램은 피지컬 AI를 이용하여 발전 현장의 고위험·고난도 작업을 로봇 기술로 대체함으로써 운영 및 정비 효율을 극대화하고, 중대재해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실질적인 산학 협력 성공 모델 구축 협력을 목적으로 한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계공학과를 중심으로 KAIST 교수 11명이 직접 강사로 참여하는 교육, 자문, 실험실 방문 등이 6월 16일부터 3일간 운영되었으며 2차 교육은 8월 26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양기관은 이번 프로그램을 계기로 한국중부발전이 후원하는 로봇경진대회 및 R&D 과제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연구성과가 실무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산학 협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202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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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로 로봇 움직이고 느끼는”세계 최초 Brain-to-Robot 기술 개발 나서
우리 대학 연구진이 사람의 뇌 신호로 외골격 로봇을 실시간 제어하고, 로봇이 감지한 촉각·힘 정보를 다시 뇌에 전달하는 차세대 뇌-로봇 인터페이스 플랫폼 개발을 시작했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공경철·김정 교수 연구팀이 ㈜엔젤로보틱스와 함께 범부처 첨단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플래그십 과제로 세계 최초 양방향 ‘Brain-to-Robot’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과제는 2026년 04월부터 2032년 12월까지다.
공경철 교수는 보행 보조 외골격 로봇 기업 엔젤로보틱스를 창업하고 국제 사이배슬론(Cybathlon·장애인 보조기술 국제대회)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이끈 웨어러블 로봇 분야의 세계적 연구자다. 김정 교수는 로봇 피부 기술 연구로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한 세계적 연구자로, 두 연구팀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뇌신경 인터페이스와 외골격 로봇을 결합한 Brain-to-Robot 플랫폼 연구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뇌 신호로 커서를 움직이거나 스마트폰을 제어하는 뇌 인터페이스 기술은 이미 인체 임상 단계에 진입해 있다. 미국 뉴럴링크(Neuralink), 싱크론(Synchron) 등 글로벌 기업들도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기존 기술은 실제 움직임과 감각을 동시에 연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대상 목표, 즉 뇌 신호가 실제로 무엇을 제어하고 어떤 감각을 되돌려 받는지가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채 신호 해독 기술 자체의 발전에 집중되어 왔다는 점이다.
이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접근인 Brain-to-Robot은 외골격 로봇을 직접 제어 대상으로 삼아 사용자의 행동 의도를 뇌 신호로 읽어 로봇을 움직이고, 동시에 로봇이 감지한 지면 반력(바닥이 발을 밀어내는 힘)·관절 토크(관절 회전력)·촉각 정보를 다시 뇌에 전달하는 완전한 양방향 인터페이스 구현을 목표로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외골격 로봇 제어와 감각 피드백(되돌려 전달되는 감각 정보)을 모두 포함한 완전한 양방향 Brain-to-Robot 시스템은 아직 세계적으로 구현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뇌 인터페이스 기술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시스템에서 우리 대학 연구팀은 핵심 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공경철 교수 연구팀은 웨어러블 로봇 제어와 AI 기반 동작 의도 해석 기술을 개발하며, 로봇이 감지한 감각 정보를 Brain Chip(뇌 신호 처리 반도체)으로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체성감각 인터페이스(신체 감각 전달 시스템) 설계를 수행한다. 김정 교수 연구팀은 장애인을 대신해 감각을 느낄 수 있는 로봇 피부와 AI 기반 체성감각 해석 기술 개발을 맡는다.
또한 연구팀은 뇌 신호를 로봇 제어 명령으로 변환하고, 로봇이 감지한 감각 정보를 다시 뇌에 전달하는 AI 기반 인코딩·디코딩(신호 변환·해석) 알고리즘 개발도 추진한다. 수백 개 채널에 달하는 피질 신호(대뇌피질에서 발생하는 신경신호)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극도로 짧은 지연시간의 폐루프(closed-loop·신호를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순환 제어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핵심 기술 과제다.
본 플래그십 과제의 사업화는 공경철 교수가 창업한 엔젤로보틱스(KOSDAQ:455900)가 맡는다. 연구팀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부터 실제 보급까지 전주기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공경철 교수는 “이번 기술이 성공하면 사지마비 장애인이 병원을 넘어 실제 일상생활에서 스스로 걷고 물건을 집으며 손끝의 감촉까지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재활 패러다임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국내외를 통틀어 시도된 적 없는 세계 최고난도 수준의 융합기술인 만큼, 장기 안전성 확보와 임상 검증, 인허가 체계 마련이 기술 개발과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글로벌 시장 진입을 위해서 안전성·유효성 검증, 임상 근거 축적, 위험관리 체계 구축, 뇌신호 데이터 보호 및 사이버보안, 윤리적 수용성 검토도 유기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한편 우리 대학에는 뇌 인터페이스 분야의 다양한 원천기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기계공학과 박형순 교수 연구팀은 뇌신경계 질환의 효과적 치료를 위해 뇌신경계 의도인식 인터페이스(사용자의 움직임 의도를 뇌신호로 파악하는 기술) 기반 웨어러블 재활 로봇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전산학부 조성호 교수 연구팀은 AI 기반 뇌신호 해석 기술을 개발 중이다.
뇌인지과학과 이지훈 교수 연구팀은 초저전력 바이오·뉴럴 인터페이스 회로(생체·신경신호를 저전력으로 연결·처리하는 반도체 회로), 무선 신경 신호 계측(전선 없이 신경신호를 측정하는 기술), 온디바이스 AI 기반 폐루프(closed-loop·신호를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순환 제어 구조) 신경조절 기술을 중심으로 차세대 뇌-기계 인터페이스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전기및전자공학부 이현주 교수 연구팀은 초소형 멀티모달 신경 전극(여러 종류의 신경신호를 동시에 측정·자극할 수 있는 초소형 전극) 기반의 고해상도 신경신호 측정 기술과 정밀 뇌자극 연구를, AI시스템학과 제민규 교수 연구팀은 차세대 신경인터페이스를 위한 AI 기반 반도체 집적회로(IC·Integrated Circuit) 및 시스템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 연구팀은 고정밀 뇌신호 계측(뇌에서 발생하는 신경신호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기술)과 신경자극 기반 뉴로엔지니어링(neuroengineering·신경공학) 연구를 수행 중이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이번 Brain-to-Robot 플래그십 과제는 공경철·김정 교수 연구팀이 중심이 되어 추진하는 세계 최고난도 융합연구”라며 “KAIST에는 뇌 인터페이스, AI, 반도체, 로봇 분야의 다양한 연구진이 관련 원천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차세대 Brain-to-Robot 기술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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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교육혁신의 날’ 개최...황보제민 교수 ‘임형규 대상’ 수상
우리 대학은 19일 대전 본원 학술문화관(E9) 정근모콘퍼런스홀에서 ‘2026 KAIST 교육혁신의 날’을 개최했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교육혁신에 기여한 교원을 포상하고 우수 사례를 학내외에 공유함으로써 혁신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된다. 본 행사는 임형규 전 KAIST 동문회장이 기탁한 발전기금을 바탕으로 운영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KAIST 핵심 가치인 창의·도전·배려 정신을 바탕으로 융합 교육에 기여한 교원에게 수여하는 ‘임형규 링크제네시스 베스트 티쳐 어워드(LINKGENESIS Best Teacher Award) 대상’을 황보제민 교수(기계공학과)가 수상한다. 임형규 우수상은 김성민 교수(전기및전자공학부), 김현욱 교수(생명화학공학과), 최윤재 교수(김재철AI대학원)가 받았다.
황보제민 교수는 사족보행 로봇의 마라톤 완주를 통해 로봇 기술의 한계를 확장하고, 변형 지형에서도 고속 보행이 가능한 강화학습 기반 제어 알고리즘을 개발해 로봇공학 분야 발전에 기여해 왔다. 또한 동역학의 시각화와 실습 중심 교육을 통해 미래 인재 양성에 힘써왔으며, 연구와 교육의 선순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공모전의 최고 영예인 ‘임형규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학습자 중심의 창의적 수업 방식과 효과적인 교수법을 개발한 교원에게 수여하는 ‘교수학습혁신상’ 대상은 신동혁 교수(항공우주공학과)가 수상한다. 교수학습혁신 우수상은 이상호 교수(디지털인문사회과학부)가, 팀 부문은 신병하·오지훈·홍승범·강성훈 교수(이상 신소재공학과)가 선정됐다.
또한 학생들의 자율적 성장을 이끈 ‘KAIST 교육자상’은 김재훈 교수(생명과학과), 이필승 교수(기계공학과)가 수상한다. 이와 함께 지난 2월 개교기념식에서 시상한 김형수 교수(창의강의대상), 박범순 교수(우수강의대상)의 교육 성과도 함께 소개됐다.
교육 경쟁력 강화와 국제화에 기여한 공로로 권순식 교수(수리과학과) 등 12명은 ‘KAIST 교육혁신상’을, 김미선·홀리 왕(Holly Wang) 교수(디지털인문사회과학부)는 ‘KAIST 교육혁신 공로상’을 각각 수상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황보제민 교수, 이필승 교수, 김형수 교수, 박범순 교수가 특별 강연자로 나서 실제 교육 현장에 적용한 혁신 사례와 노하우를 공유했다. 더불어 ‘2026 KAIST AI Future Challenge’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학생들에 대한 시상과 아이디어 발표 세션도 진행돼 학생과 교원이 함께하는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
이광형 총장은 “산업과 사회 구조가 재편되는 AI 전환(AX) 시대에는 이를 선도할 인재 양성이 대학의 핵심 과제”라며 “KAIST는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역량을 갖추도록 ‘질문하고 도전하는 교육’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행사가 현장의 우수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교육혁신 문화가 대학 전반으로 확산되고, 실질적인 산업 연계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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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흔들림없는 초고주파 신호 만든다...6G·우주 탐사 활용 기대
6G 통신이나 자율주행 레이더, 우주 관측 기술에는 매우 정확한 신호가 필요하다. 하지만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신호가 흔들려 오차가 커지는 문제가 있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빛을 이용해 이러한 신호의 흔들림을 크게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김정원 교수 연구팀이 물리학과 이한석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마이크로콤(Micro-comb)’이라 불리는 광학 칩 기술을 이용해 초저잡음·초고안정 밀리미터파(millimeter-wave, 30~300 GHz) 대역 신호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밀리미터파는 넓은 대역폭을 활용할 수 있어 6G 통신과 정밀 센싱(sensing·정밀 감지), 차세대 레이더 기술의 핵심 주파수 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전자식 신호원은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잡음(noise·원하지 않는 신호 흔들림)이 증가하고 장시간 안정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마이크로콤은 밀리미터(mm) 크기, 즉 손톱보다 작은 광학 소자 안에서 매우 정밀한 빛의 주기를 만들어내는 장치로, ‘빛으로 만든 초정밀 자’에 비유된다. 이번 연구는 기존 전자식 고주파 신호원의 한계를 광학(빛) 기술로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안정적인 광학 기준 신호를 활용해 마이크로콤의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고주파 영역에서도 매우 낮은 잡음을 유지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첫 번째 연구에서 마이크로콤의 고질적인 문제인 ‘장기적 주파수 흔들림’을 해결했다. 마이크로콤은 소형화와 저전력 구동이 가능해 차세대 신호원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주변 온도 등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매우 정밀한 광학 기준 신호를 마이크로콤과 일치시키는 ‘동기화(synchronization·두 신호의 주기를 정확히 맞추는 기술)’ 기술을 적용했다.
그 결과 장시간 동안 10-18 수준의 초고안정 주파수 성능을 확보했으며, 22 GHz 대역에서 100 Hz 오프셋(offset·기준 주파수에서 떨어진 거리) 기준 –125 dBc/Hz 수준의 낮은 위상잡음(phase noise·신호의 미세한 흔들림)을 기록했다. 이는 마이크로콤 기반 신호원 가운데 낮은 오프셋 주파수 영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이며, 오랜 시간 동안 거의 흔들리지 않는 매우 안정적인 고주파 신호를 만들어낸 것이다.
특히 10-18 수준의 주파수 안정도는 장시간에 걸쳐 주파수 변동이 극히 작은 초고정밀 성능을 의미한다. 또한 22 GHz 대역에서 100 Hz 오프셋 기준 –125 dBc/Hz의 낮은 위상잡음은 신호의 미세한 흔들림을 효과적으로 억제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성능은 높은 주파수 안정성과 정밀도가 요구되는 6G 통신, 정밀 레이더, 차세대 항공·우주 전자시스템 등에 활용될 수 있는 수준이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이러한 초저잡음 특성을 유지하면서 신호를 밀리미터파 대역으로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일반적으로 주파수를 높이면 신호의 흔들림도 커지지만, 연구팀은 ‘완전 솔리톤* 결정(Perfect Soliton Crystal)’이라는 특수한 물리 상태를 이용해 이를 극복했다.
*솔리톤: 형태가 무너지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되는 특수한 파동
즉, 일반적으로는 신호의 주파수를 높일수록 신호가 불안정해지고 잡음도 커진다. 하지만 연구팀은 빛의 펄스 형태 파동을 매우 규칙적으로 정렬시키는 ‘완전 솔리톤 결정’ 상태를 활용해 더 빠른 고주파 신호에서도 흔들림을 거의 없애는 데 성공했다. 이는 고속으로 회전하는 장치일수록 진동과 불안정성이 커지기 쉬운 상황에서도,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연구팀은 보조 레이저를 이용해 광학 칩 내부의 광 펄스(light pulse·짧고 강한 빛 신호)를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하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솔리톤 상태를 구현했다.
연구팀은 신호의 반복 속도를 2배, 3배로 증가시키면서도 매우 낮은 잡음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44 GHz 및 66 GHz 대역에서도 3 펨토초(fs, femtosecond·1,000조 분의 3초) 수준의 극도로 높은 시간 정밀도를 구현했다.
이는 초고속으로 움직이는 신호의 타이밍 오차를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줄였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수많은 신호가 초당 수십억 번 오가는 상황에서도 서로 충돌하거나 어긋나지 않도록 매우 정확하게 맞출 수 있어, 6G 통신이나 정밀 레이더 같은 기술의 성능과 신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초소형 광학 칩 기반 신호원이 실험실 수준을 넘어 실제 고성능 시스템으로 확장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초고속 통신의 데이터 전송 신뢰성을 높이고, 자율주행 및 국방 분야 레이더의 거리·속도 측정 정밀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천문·우주 계측 분야에서는 장거리 신호 간 정밀 동기화를 가능하게 해 블랙홀 관측과 같은 초고해상도 우주 관측 기술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원 KA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마이크로콤 기반 신호원의 성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이를 고주파 대역까지 확장한 데 의의가 있다”며 “현재는 100 GHz 이상의 영역은 물론, 300 GHz 이상의 서브밀리미터파(sub-millimeter-wave·밀리미터파보다 더 짧은 파장을 갖는 초고주파 대역으로 미래 6G·7G 통신, 초고해상도 이미징, 정밀 우주 관측 등에 활용될 차세대 핵심 주파수 영역)까지 확장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안창민 박사와 김정원 교수가 주저자로 참여했으며, 이한석 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성과는 광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Laser & Photonics Reviews 지(3월 19일)와 Optica 지(4월 8일)에 각각 게재되었다.
※논문명1: Optical-to-microcomb stability transfer for ultrastable timing and microwave/millimeter-wave generation, DOI:10.1002/lpor.71135
※논문명2: Preserving ultralow timing jitter in microcombs with repetition-rate multiplication via perfect soliton crystal formation, DOI:10.1364/OPTICA.581054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및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20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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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뇌과학 석학 올라프 블랑케 교수 초청 강연 개최
우리 대학은 명상과학연구소와 뇌인지과학과가 5월 6일(수)부터 7일(목)까지 이틀간 KAIST 본원 메타융합관 컨퍼런스룸에서 자기의식 신경과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올라프 블랑케(Olaf Blanke)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교(EPFL) 교수를 초청해 특별강연을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올라프 블랑케 교수는 EPFL 인지신경과학연구실(LNCO) 소장이자 베르타렐리 재단 인지신경보철학* 석좌교수로, 인간이 스스로를 어떻게 인지하는지를 뇌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자기의식 신경과학’ 분야의 선구자다.
※ 인지신경보철학: 뇌와 기계를 연결해 손상된 감각이나 인지 기능을 보완·회복하는 기술
그는 환각이나 자신의 몸이 타인의 것처럼 느껴지는 감각 이상 현상을 뇌과학적으로 연구해왔으며, 인지신경보철학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로봇 기술과 가상현실(VR)을 활용해 파킨슨병이나 치매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혁신적 방법을 제시해왔다. 현재 제네바 대학병원 신경과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으며, 실험실의 기초 연구 성과를 실제 환자 치료로 연결하는 임상 연구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이번 강연은 전문 연구자를 위한 학술세미나와 일반인을 위한 대중강연, 두 세션으로 진행된다.
첫째 날인 5월 6일(수) 오후 1시에는 ‘테크노델릭스: 로보틱스·가상현실·신경기술의 결합을 통한 파킨슨병 환자의 환각 및 치매 유발과 측정’을 주제로 학술세미나가 열린다. ‘테크노델릭스(Technodelics)’는 기술(Technology)과 환각(Psychedelics)의 합성어로, 첨단 기술을 통해 특정 감각을 인위적으로 재현하여 그 원인을 분석하는 연구를 의미한다.
블랑케 교수는 로봇 장치와 가상현실(VR)을 활용해 뇌에 특정 자극을 주면, 건강한 사람도 일시적으로 타인의 존재를 느끼는 환각을 경험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는 파킨슨병 환자의 환각 증상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이를 완화하기 위한 디지털 치료제* 개발의 핵심 근거가 되고 있다. 이 세션은 관련 분야 전공자를 대상으로 영어로 진행된다.
※ 디지털 치료제: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는 의료기술
둘째 날인 5월 7일(목) 오후 2시 30분에는 ‘자기의식의 뇌과학에서 명상 수행으로’를 주제로 대중강연이 열린다. 명상을 깊이 수행할 경우 자아 감각이 변화하거나, 내수용감각(호흡이나 심장박동과 같은 몸 내부의 감각)을 평소와 다르게 인식하게 된다.
블랑케 교수는 이러한 변화가 발생하는 이유를, 뇌가 몸 안팎의 다양한 감각 정보를 통합하는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과학적으로 설명할 예정이다.
또한 명상 수행이 뇌의 자기의식 네트워크를 재구성하고 정신 건강을 증진시키는 과정에 대한 연구 결과도 소개한다. 이는 주관적 경험으로 여겨지던 명상을 객관적인 신경과학 연구 영역으로 확장하고, 현대인의 스트레스 관리와 심리 치유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강연은 한국어 동시통역이 제공되며 누구나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다.
김완두 명상과학연구소장은 “올라프 블랑케 교수가 뇌과학자의 시선에서 명상의 의미를 직접 설명하는 이번 강연은, 명상에 관심 있는 시민들에게 과학적이고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인은 누구나 무료로 참석할 수 있으며, 참가 신청은 링크(https://forms.gle/2mU3ErKSw7TuqQj49) 또는 포스터의 QR코드를 통해 가능하다.
202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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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지현 교수, 화학·소재 분야 최고 학술지 차세대 자문위원 선정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염지현 교수가 화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로 꼽히는 케미컬 리뷰스(Chemical Reviews)의 차세대 자문위원(Early Career Advisory Board, ECAB) 으로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케미컬 리뷰스(Chemical Reviews)는 미국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 ACS)가 발행하는 대표적인 리뷰 학술지로, 화학·소재 전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 성과를 종합적으로 정리·조망하는 최고 권위 국제 학술지로 평가받는다.
이 학술지는 학술지 영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임팩트 팩터(Impact Factor, IF)가 56에 달하며, 이는 전 세계 과학 학술지 가운데에서도 최상위 수준이다. 특히 새로운 실험 데이터를 단순히 발표하는 연구 논문이 아니라, 전 세계 연구 성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학문적 방향을 제시하는 리뷰 저널이라는 점에서 학계에서의 권위가 매우 높다.
2026년 1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ECAB는 전 세계에서 차세대 과학 리더로 주목받는 젊은 연구자 가운데 학문적 독창성, 연구 영향력, 학계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발된 10명의 연구자로 구성된다. 위원들은 저널의 학문적 방향과 전략 수립에 자문 역할을 수행하며, 차세대 연구 트렌드 발굴과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 확대에 기여하게 된다.
이번 선정은 염 교수의 연구 성과가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염 교수는 DNA나 단백질처럼 서로 거울상 관계이지만 완전히 겹쳐지지 않는 성질인 ‘카이랄성(chirality)’을 나노 소재에 적용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원자 배열을 정밀하게 제어해 생체 신호와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 소재를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빛에 반응하는 카이랄 소재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체내의 미세한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차세대 스마트 헬스케어 기술을 개발하며 주목받고 있다. 염 교수는 이러한 카이랄 특성이 물질의 구조적 특성을 넘어 정보 전달과 처리 능력을 확장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정밀 의료 진단 기술은 물론, 원형 편광을 활용한 차세대 광·전자 소자와 AI 기반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로 연구를 확장할 계획이다.
염 교수는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ACS 나노(ACS Nano), 어카운츠 오브 케미컬 리서치(Accounts of Chemical Research) 등 세계적 학술지에 연구 성과를 발표하며 카이랄 소재 연구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염 교수는 “카이랄성은 단순한 구조적 특성이 아니라 물질의 기능과 정보 처리 능력을 확장하는 새로운 자유도”라며 “향후 카이랄 기반 전자·광소자, 바이오 진단 기술, 인공지능 기반 분광 플랫폼 등으로 연구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ECAB 선정은 KAIST 신소재공학과의 연구 경쟁력과 국제적 위상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성과로, 차세대 소재 연구 분야에서 KAIST의 글로벌 연구 허브 역할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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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및전자공학과 이동원 학생팀, 제2회 글로벌 퀀텀 AI 경진대회 대상 수상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과 석사과정 이동원, 김경준, 양자대학원 석박통합과정 한재훈 학생으로 구성된 ‘양자조림팀’이 양자 컴퓨팅 전문 기업 노르마(NORMA)가 주최·주관한 ‘2026 제2회 글로벌 퀀텀 AI 경진대회’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대회는 양자 클라우드 서비스 활용 경험을 확대하고 차세대 양자 인공지능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된 글로벌 규모의 경진대회다. 대회는 지난해 12월 17일 고려대학교 하나스퀘어에서 열린 예선 개회식을 시작으로 약 70여 일간 진행됐으며, 지난달 27일 노르마 본사에서 열린 시상식을 통해 최종 수상팀이 발표됐다.
이번 경진대회에는 전 세계 대학생, 개발자, 연구자 등 양자 기술 분야 인재들이 참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예선에는 총 137개 팀이 참가했으며, 이 가운데 상위 10개 팀이 본선에 진출해 약 1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본선에서는 QCBM(Quantum Circuit Born Machine) 모형을 활용한 생성형 문제 4개가 출제됐다. 참가자들은 양자 머신러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고전적 기법을 결합한 양자·고전 하이브리드 생성형 AI 모델을 설계하고 성능을 검증하는 과제를 수행했다. 특히 마지막 문제에서는 글로벌 양자 컴퓨팅 기업 리게티 컴퓨팅(Rigetti Computing)의 실제 양자 처리 장치(QPU)를 활용해 제안한 방법을 검증하는 기회도 제공됐다.
평가자와 참가자가 서로 공개되지 않는 더블 블라인드 방식으로 심사가 이뤄져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였다.
대상을 수상한 KAIST 양자조림팀은 “이번 대회를 통해 양자 AI 분야의 연구 가능성을 더욱 깊이 탐구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도전을 통해 양자 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2026.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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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배터리’ 리튬금속 배터리 상용화 난제 풀었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더 멀리, 더 오래 달릴 수 있는 배터리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기존 리튬이온(Lithium-ion) 배터리의 용량 한계를 뛰어넘을 차세대 기술로 리튬금속(Lithium Metal) 배터리가 주목받고 있지만, 충전 과정에서 바늘 모양 결정 ‘덴드라이트’가 자라 수명을 단축시키고 화재 위험까지 높이는 문제가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한국 연구진이 이 난제를 해결할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최남순 교수팀과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팀,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곽상규 교수팀이 협력해 리튬금속 배터리의 가장 큰 난제인 ‘계면 불안정성’을 전자 구조 수준에서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계면 불안정성은 충·방전 과정에서 전극과 전해질이 맞닿는 경계면이 고르게 유지되지 못하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리튬이 바늘처럼 자라나는 덴드라이트가 형성되고, 이는 배터리 수명 저하와 내부 단락, 화재 위험으로 이어진다. 리튬금속 배터리 상용화를 가로막아 온 근본 원인이다.
연구팀은 배터리 전해질에 ‘티오펜(Thiophene)’을 첨가해 전극 표면에 리튬 이온이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지능형 보호막’을 구현했다. 이 보호막은 전자 구조가 스스로 재배열되는 특징을 갖는다.
마치 교통량에 따라 차로를 조정하는 스마트 교통 시스템처럼, 리튬 이온이 이동할 때마다 보호막 내부의 전하 분포가 유연하게 변하며 최적의 통로를 만들어준다. 연구팀은 밀도범함수이론(DFT)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를 규명했으며, 기존 상용 첨가제보다 훨씬 뛰어난 안정성을 확인했다.
그 결과, 고속 충전 환경에서도 덴드라이트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배터리 수명을 크게 늘리는 데 성공했다.
또한 연구팀은 실시간 원자간력 현미경(In-situ AFM)을 활용해 나노미터 수준에서 배터리 내부를 직접 관찰했다. 높은 전류 조건에서도 리튬이 표면에 균일하게 쌓이고 제거되는 것을 확인해 기계적 안정성까지 입증했다.
이번 기술은 리튬 인산철(LiFePO4), 리튬 코발트 산화물(LiCoO2), 리튬 니켈-코발트-망간 산화물 (LiNixCoyMn1-x-yO2) 등 현재 널리 쓰이는 다양한 배터리 양극 소재에 사용할 수 있다. 이는 특정 배터리 유형에 한정되지 않고 기존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 전반에 폭넓게 적용 가능해, 산업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성과는 리튬금속 배터리 상용화를 가로막던 최대 장벽인 초고속(12분 내 빠른 충전과 8mA/cm2 이상*의 고전류 구동을 동시 구현) 충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초장거리 전기차는 물론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차세대 고밀도 에너지 저장 시스템 등 고성능 배터리가 필요한 다양한 미래 산업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 8mA/cm2 이상: 배터리 전극 1cm2 면적당 8mA(밀리암페어)의 전류가 흐르는 수준을 의미한다. 리튬금속 배터리 연구 분야에서는 통상 ~4mA/cm2 만으로도 ‘고전류’ 조건으로 평가되며, 이 조건은 이보다 2배 이상 높은 구동 환경에 해당한다. 이는 전기차의 고속 충전 및 급가속이나 고출력 주행과 같은 실제 사용 조건에 근접한 수준임
최남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한 소재 개선이 아니라 전자 구조를 설계해 배터리의 근본 문제를 해결한 성과”라며 “고속 충전과 긴 수명을 동시에 구현하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최남순 교수, 홍승범 교수, 이정아 연구원, 조윤한 연구원이 공동 제 1 저자로 참여했으며, 재료·에너지 분야 세계적 학술지 ‘인포맷(InfoMat)’에 2월 2일 게재됐다.
※논문 제목: Conjugation-mediated and polarity-switchable interfacial layers for fast cycling of lithium-metal batteries, DOI: http://doi.org/10.1002/inf2.70126
한편, 본 연구는 현대자동차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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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진 교수,‘제 6회 현우 KAIST 학술상’수상
우리 대학은 물리학과 김갑진 교수가 양자역학 분야에서의 탁월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현우문화재단(이사장 곽수일)이 후원하는‘제6회 현우 KAIST 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12일 밝혔다.
김갑진 교수는 양자컴퓨터를 만드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연구 성과로 이번 학술상을 받았다. 기존 양자컴퓨터는 초전도체나 이온, 빛과 같은 복잡한 방식에 주로 의존해 왔으며, 극저온 환경이 필요해 비용과 기술적 부담이 크다는 한계가 있었다.
김 교수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 자석처럼 우리가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자기 성질을 가진 ‘자성 물질’을 활용해 양자컴퓨터를 구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김 교수는 자석 물질 내부의 스핀 움직임(마그논)과 빛 신호를 하나의 칩에서 결합한 ‘광자–마그논 하이브리드 칩’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자성체 내에서 여러 양자 신호가 동시에 작동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현상인 다중 펄스 간섭 현상을 세계 최초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양자컴퓨터가 반드시 특별하고 제한적인 재료로만 만들어져야 한다는 기존 인식을 깨고, 보다 현실적이고 확장 가능한 양자컴퓨팅 기술로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련 연구 성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와 npj 스핀트로닉스(npj Spintronics) 등 국제 저명 학술지에 연이어 게재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또한 김 교수는 공동 연구를 통해 상온에서도 양자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보여주는 ‘상온 양자 스핀 펌핑 현상’ 연구를 통해, 양자 기술이 실험실을 넘어 실제 환경에서도 활용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김갑진 교수는 “자성체를 활용한 양자 연구는 아직 많은 연구자들이 시도하지 않은 분야로, 때로는 무모해 보일 수도 있다”며 “그러나 새로운 양자 기술을 개척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도전이라고 믿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수상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향한 이러한 도전을 격려해 주는 뜻깊은 상이라 생각하며, 앞으로도 새로운 양자 기술을 개척하는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로 6회째를 맞은 ‘현우 KAIST 학술상’은 KAIST에서 우수한 학술 성과를 창출한 교원을 포상하기 위해 현우문화재단 곽수일 이사장의 기부로 제정된 상이다.
현우재단 선정위원과 KAIST 교원 포상 추천위원회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매년 1명의 교원을 선정해 상패와 함께 1,000만 원의 포상금을 수여한다. 올해 시상식은 12일 오전 10시 대강당에서 열린 개교기념식 행사에서 개최됐다.
202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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