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 없이 1초 이내 굽혀지는 로봇손 구동기술 나왔다
우주 구조물과 로봇 팔에는 가볍고 반복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구동 장치가 필요하지만, 기존 모터 기반 시스템은 무겁고 구조가 복잡해 한계가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1초 이내에 빠르게 작동하면서도 모터 없이 스스로 움직이는 스마트 소재 기반 구동 기술을 개발해, 로봇 팔과 우주 구조물 등 차세대 로봇·우주 장비 구현 가능성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김성수 교수 연구팀이 별도의 복잡한 기계장치 없이도 열과 같은 외부 자극에 반응해 스스로 형태를 바꾸고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올 수 있는 ‘가역적 자가 변형(Self-shape change)’이 가능한 ‘양방향(Two-way) 형상 기억물질 기반 하이브리드 스마트 액추에이터’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형상기억합금(Shape Memory Alloy, SMA)과 형상기억고분자(Shape Memory Polymer, SMP)를 결합해 두 소재의 장점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복합재 액추에이터를 설계했다. 형상기억합금은 열을 가하면 원래 형태로 돌아가는 금속 소재이며, 형상기억고분자는 열이나 외부 자극에 따라 형태가 변하는 고분자 소재다.
기존 형상기억 소재는 한 번 변형되면 원래 상태로 돌아오지 못하거나(단방향, One-way), 회복 속도가 매우 느리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금속 합금과 고분자 소재는 강도가 달라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원래 형태로 정확히 복원되지 않는 문제도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소재와 구조를 함께 개선했다. 먼저 형상기억고분자의 화학 조성을 조절하고 탄소섬유로 보강해 소재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또한 액추에이터에 줄자처럼 휘어지는 ‘테이프 스프링(Tape spring)’ 형태의 구조를 적용했다. 이 구조는 변형 과정에서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순간적으로 방출하는 ‘스냅-스루(Snap-through)’ 현상을 만들어 움직임의 속도와 정확도를 높여준다.
그 결과, 개발된 액추에이터는 열을 가하면 굽혀지고 온도가 내려가면 다시 펴지는 완전한 양방향 구동을 구현했다. 또한 기존 기술보다 변형 범위가 크게 늘어나 거의 100%에 가까운 초기 형상 복원률을 보였으며, 원래 형태로 돌아오는 속도도 크게 향상돼 복잡한 제어 없이도 반복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형상기억 액추에이터는 양방향 변형이 가능하면서도 1초 이내의 빠른 변형 속도(Sub-second actuation)와 높은 전개 정확도를 동시에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형상기억 소재 기반 구동 기술의 실용 가능성을 크게 높인 성과로 평가된다.
김성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소재의 물성적 한계를 독창적인 구조 설계를 통해 극복하고, 형상기억 액추에이터의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결과”라며 “향후 반복적인 그리핑 동작이 필요한 로봇 손(Gripper)이나 우주용 전개 구조물(Deployable structure)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다정 박사과정이 제 1저자로 참여한 이번 논문은 국제 학술지 와일리(Wiley)사가 발행하는 ‘어드벤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2026년 1월 19일자 온라인 게재되었으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2026년 3월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의 Front Cover로 채택되었다.
※ 논문명 : Two-Way Shape Memory Alloy and Polymer Composite Hybrid Smart Actuator With High Speed, Accuracy, and Reversible Deformation, DOI: https://doi.org/10.1002/adfm.202528863
※ 저자 정보 : 강다정 (KAIST, 제1 저자), 박성연 (KAIST, 공저자), Yitro Samuel Aditya (KAIST, 공저자), 이하은 (KAIST, 공저자), 김원빈(KAIST, 공저자), 배상윤 (KAIST, 공저자), 김성수 (KAIST, 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한국연구재단-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의 지원 (과제번호 RS-2024-00450477), 한국연구재단-국가반도체연구실지원핵심기술개발사업(과제번호 RS-2023-00260461)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그린수소 전지를 전자레인지 돌리듯 단 10분만에 완성하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Green Hydrogen) 생산의 핵심 기술인 고체산화물 전해전지((Solid Oxide Electrolysis Cell, SOEC)는 세라믹 분말을 고온에서 굳히는 ‘소결’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이 과정을 6시간에서 10분으로 단축하고 온도도 1,400℃에서 1,200℃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번 기술은 전지 제조의 에너지와 시간을 크게 줄여, 친환경 수소 시대를 앞당길 혁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 연구팀이 단 10분 만에 그린수소의 고성능 전해전지를 완성할 수 있는 초고속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기술의 핵심인 ‘소결’ 은 전지를 이루는 세라믹 가루를 고온에서 구워 단단히 결합시키는 과정이다. 이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전지가 가스를 새지 않고(수소와 산소가 섞이면 폭발 위험), 산소 이온이 손실 없이 이동하며, 전극과 전해질이 단단히 밀착되어 전류가 원활히 흐른다. 즉, 전해전지의 성능과 수명은 얼마나 정밀하게 굽느냐에 달려 있다.
연구팀은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재료를 내부부터 균일하게 가열하는 ‘체적가열(Volumetric Heating)’기술을 적용해, 기존 수십 시간이 소요되던 소결(sintering) 과정을 30배 이상 단축하는데 성공했다.
기존에는 1,400℃ 이상의 고온에서 장시간 처리해야 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내부부터 동시에 가열함으로써, 단 10분 만에 1,200℃에서도 안정적인 전해질 형성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기존 공정에서는 전지를 만들 때 필수 재료인 세리아(CeO₂) 와 지르코니아(ZrO₂)가 너무 높은 온도에서 서로 섞여버려, 재료의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KAIST의 새 기술은 이 두 재료가 서로 섞이지 않는 알맞은 온도에서 단단하게 붙도록 조절해, 흠집 없이 치밀한(빈틈 없는) 전해질층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즉, ‘공정시간’은 하나의 전지를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가열, 유지, 냉각 과정을 모두 포함한 전체 제조 시간을 의미한다. 기존 일반 소결 공정은 약 36.5시간이 소요됐으나, 이번 마이크로웨이브 기술은 70분 만에 완료되어 약 30배 이상 빠른 제조 속도를 보였다.
그 결과, 새롭게 제작된 전지는 750℃에서 분당 23.7mL의 수소를 생산하고, 25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우수한 내구성을 보였다. 또한 3차원 디지털 트윈 분석(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초고속 가열하는 소결 공정이 전해질(전지 속 재료)의 치밀도를 높이고, 연료극 내 산화니켈(NiO) 입자의 비정상적으로 커지지 않도록 조절함으로써 수소 생산 효율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강택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성능 고체산화물 전해전지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새로운 제조 패러다임을 제시한 성과”라며, “기존 공정 대비 에너지 소비와 시간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어 상용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기계공학과 유형민, 장승수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어드벤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IF: 26.8) 10월 2일 字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또한 해당 논문은 연구의 파급력을 인정받아 표지논문 (Inside front cover) 으로 선정되었다.
※ 논문명: Ultra-Fast Microwave-Assisted Volumetric Heating Engineered Defect-Free Ceria/Zirconia Bilayer Electrolytes for Solid Oxide Electrochemical Cells,
DOI: https://doi.org/10.1002/adma.202500183
이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H2 Next Round 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글로벌 기초연구실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