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and 세계 최고 성능 ‘양자 인터넷 핵심 광원’ 개발
C-band(씨밴드)는 광섬유를 통해 인터넷 신호가 가장 멀리, 가장 적게 손실되며 전달되는 ‘최적의 빛 파장대(약 1550 nm)’를 말한다. 즉, 인터넷이 가장 잘 달리는 고속도로의 색깔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파장에서 원하는 시점에 발생되는 확정적 양자 광원을 안정적으로 만들어내는 기술은 전 세계가 해결하지 못한 큰 난제였다. 그런데 한국 연구진이 C-band에서 세계 최고 품질(동일성 72%, 순도 97%)의 단일 광자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우리 대학은 물리학과 조용훈 교수 연구팀이 올해 상온에서도 작동되는 광통신 대역의 위치 제어된 단일 광자원을 실험적으로 구현한데 이어서, 세계 최고 수준의 ‘구별불가능한 동일 광자’를 만드는 C-band 대역의 양자 광원을 잇달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일반적인 손전등은 빛을 ‘우르르’ 쏟아내지만, 단일 광자원은 빛을 한 번에 딱 하나씩 꺼내는 장치다. 이 빛은 복사가 불가능하기에 도청이 거의 불가능한 양자 통신의 핵심 요소다.
또한, 만들어낸 광자들이 서로 완전히 똑같아 보일 정도로 동일하면 두 광자를 합쳤을 때 특이한 양자 효과(홍–오–만델 간섭, Hong-Ou-Mandel)가 나타나고, 이 효과는 양자 중계기, 양자 순간이동, 양자 네트워크 구축 등과 같은 미래 양자 인터넷의 필수 기술을 구현하는 바탕이 된다. 즉, ‘빛을 원하는 시점에 하나씩 만들고 (순도), 그 빛들을 완전히 똑같게 만드는 능력(동일성)’이 양자 인터넷을 위한 양자 광원의 핵심 성능이다.
■ 연구성과 1) 상온에서도 잘 작동하는 광통신 대역의 위치 조절된 단일 광자원 개발
연구팀은 상온에서도 잘 작동하는 단일 광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질화갈륨(GaN)이라는 재료의 결함에서 나오는 단일 광자에 주목했다. 하지만 이 기술은 결함이 아무 곳에서나 생기고 빛이 박막 안에서 갇혀 빠져나오기 어렵고 효율이 낮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미세 패턴을 새긴 사파이어 기판(PSS)을 만들고 그 위에 GaN 박막을 성장시켜 빛이 나오는 결함의 위치를 원하는 대로 조절하고, 빛이 완전히 갇히지 않고 밖으로 잘 나오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상온에서도 통신용 파장대(1.1–1.35 µm)에서 단일 광자의 위치와 밀도를 제어하면서 보다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 이 연구는 김혜민 박사과정이 제 1저자로 참여했으며, 양자 기술 분야 국제 학술지인 ‘Advanced Quantum Technologies’ 게재되었고 2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논문명: Spatial Distribution Control of Room-Temperature Single Photon Emitters in the Telecom Range from GaN Thin Films Grown on Patterned Sapphire Substrates, DOI: 10.1002/qute.202400177)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양자암호통신집적화 및 전송기술 고도화 사업, 그리고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연구성과 2) 광섬유 인터넷과 바로 연결되는 C-band 대역의 고동일성 양자 광원 개발
전 세계 인터넷은 (1550 nm 부근의) C-band 대역의 빛을 표준으로 사용한다. 왜냐하면 이 파장은 광섬유 속에서 가장 적게 약해지고, 가장 멀리 전달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파장에서 양자 광원을 만들어내면 기존 인터넷망과 그대로 연결되는 양자 인터넷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 파장에서 높은 품질의 확정적 단일 광자를 만드는 것이 세계적으로 가장 어려운 기술 중 하나라는 점이다.
양자점은 ‘아주 작은 빛 공장’처럼 크기에 따라 낼 수 있는 빛의 색이 달라지는데, 기존 재료(GaAs 위에 InAs)로는 양자점이 너무 작게 형성되어 주로 900 nm 부근의 양자 광원을 성능 좋게 잘 만들 수 있었다.
연구팀은 먼저 장파장의 빛을 내는, 더 큰 양자점을 만들 수 있도록 ‘재료 조합’을 새로 설계했다. 이에 InP 기판과 InAlGaAs 장벽 조합을 도입해 더 큰 InAs 양자점을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고, 이 양자점이 드디어 1550 nm (C-band), 즉 광섬유 통신에서 사용하는 파장에서 단일 광자를 효과적으로 만들어내도록 했다. 결국, 재료 조합을 바꿔 더 큰 ‘빛 공장’을 지어 C-band 빛을 구현한 셈이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광자 품질을 높이기 위한 구조적 개선을 적용했다. 성장된 양자점을 중심에 두고 초정밀 원형 브래그 격자(CBG) 구조를 제작함으로써 빛 알갱이인 광자가 더 빠르고 깨끗하게 방출하도록 하였다. 쉽게 말해 빛 공장에 특수 배광 장치를 달아 보다 많은 빛이 빠르게 빠져나오도록 한 것이다.
또한 양자점을 켜는 방식(여기 방식)도 개선했다. 기존 방식은 잡음이 섞이거나 시간이 지날수록 빛의 색이 흔들려 광자들이 서로 완전히 같아지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준공명 p-shell 여기 방식을 사용했다. 이는 빛이 나오는 에너지(s-shell) 보다 위 단계(p-shell)를 살짝 건드려 양자점을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켜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원하는 빛 만을 잘 선택할 수 있고 잡음과 시간 흔들림이 크게 줄어든다.
이러한 두 가지 기술(구조 개선 + 준공명 p-shell 여기)을 결합한 결과, 연구팀은 동일성 72%와 순도 97%라는 C-band 최고 품질 기록을 달성했다.
물리학과 김재원 박사과정이 제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양자 기술 분야 국제 학술지인 ‘Advanced Quantum Technologies’ 게재되었고 10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논문명: Two-Photon Interference from an InAs Quantum Dot Emitting in the Telecom C-Band, DOI: 10.1002/qute.202500069)
한국연구재단 양자기술 국제협력 강화사업 “칩 스케일 다수 확장 양자광원 및 광집적회로 기술개발”등의 지원을 받아 독일 뷔르쯔부르크 대학과 공동연구로 수행되었다.
조용훈 교수는 “기존 광섬유 통신망과 바로 연결될 수 있는 파장에서 사용될 수 있는 확정적 양자 광원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얻은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선정된 양자과학기술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통해 이러한 확정적 양자 광원의 동일성을 95% 이상으로 더욱 고도화하여, 양자컴퓨터·양자통신·초정밀 센싱 등 차세대 양자기술의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기반 기술인 다중 광자 얽힘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효율의 단일광자원 소자 핵심기술 개발
조 용 훈 교수
우리 대학 물리학과 조용훈 교수 연구팀이 양자정보기술에 기여할 수 있는 고효율의 단일광자원(양자광원) 의 방출 효율과 공정 수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자연과학분야 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4월 13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빛은 보통 파동의 성질을 갖는 동시에 입자의 성질도 가지고 있는데, 이 입자를 광자라고 한다. 단일광자원 혹은 양자광원은 광자가 뭉쳐서 나오는 고전적인 광원과는 달리 한 번에 한 개의 광자만 방출하는 소자이다. 반도체 양자점을 이용한 단일광자 방출 소자는 안정성 및 전기구동 가능성이 높아 상용화에 적합한 소자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빛의 파장은 양자점보다 수십~수백 배 정도 크기 때문에 상호 작용하기 어려워서 단일광자의 방출 효율이 매우 작다는 한계점이 있다. 따라서 고효율 단일광자원를 만들기 위해서는 양자점과 빛을 집속시키는 구조(광공진기)를 공간적으로 정확히 결합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양자점은 불규칙하게 분포되어 있고 위치를 정확히 확인할 수 없어 우연성에 의존한 결합을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긴 공정시간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단일광자소자를 제작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피라미드 모양의 나노 구조체를 활용했다. 반도체 나노피라미드 구조에서는 양자점이 피라미드의 꼭지점에 자발적으로 형성된다. 그리고 그 위에 금속 필름을 얇게 증착하면 빛 역시 뾰족한 금속 끝에 모이는 성질 때문에 양자점과 동일한 위치에 집속되는 것이다.
특히 금속에서는 빛이 본래 가진 파장보다 작게 뭉칠 수 있다. 즉, 빛이 가진 파장보다 더 소형화를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양자점과의 크기 차이로 인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게 되는데, 이 방법으로 단일광자 방출 효율이 기존의 방식보다 20배 정도 증가되었다.
단일광자 방출소자는 양자광컴퓨터 및 양자암호기술 구현의 가장 기본적인 구성 요소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의 까다로운 과정들 없이 단순한 방식으로 효율과 수율을 모두 높일 수 있으므로, 단일광자방출원 혹은 양자광원 관련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조 교수는 “이 기술은 높은 공정 수율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용 양자광원 소자 제작 한계를 해결하고, 양자정보통신 분야 구현에 중요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훈 교수의 지도를 받아 공수현(1저자)·김제형(2저자) 박사가 수행한 이번 연구는 우리 대학 신종화·이용희 교수, 프랑스 CNRS의 레시당 박사, 미국 UC 버클리의 샹장 교수가 참여했으며,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지원사업과 KAIST 기후변화연구 허브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그림 1. 단일 광자가 높은 효율로 방출되는 모습의 개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