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채팅·검색·결제 습관에서 ‘스트레스’ 읽는다
스마트폰으로 매일 채팅하고 검색·결제하는 습관에 스트레스의 단서가 숨어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앱 안에서 반복되는 몇 가지 일상 행동을 분석해 하루의 스트레스 상태를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AI컴퓨팅학과 이의진 교수 연구팀이 스마트폰에서 반복되는 행동을 자동으로 찾아내고, 행동별 수행 시간과 빈도, 문자 입력 패턴 등을 활용해 일일 스트레스 상태를 판별하는 기술 ‘SHIRBT-MMF’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기존의 스마트폰 기반 스트레스 연구는 화면 사용 시간이나 앱 실행 횟수, 앱 종류별 사용 시간·빈도·타이핑 행동 등을 주로 분석해 왔다. 그러나 사용하는 앱이나 앱 화면이 바뀌면 분석 데이터도 달라져, 장기간 스트레스를 추적하는 모델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이에 ‘어떤 앱을 사용했는가’보다 ‘무엇을 했는가’에 주목했다. 카카오톡에서 라인이나 왓츠앱으로 바꾸더라도 사용자가 하는 일은 여전히 ‘메신저 채팅’이다. 앱 이름 대신 행동의 목적을 기준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반복 행동을 ‘스마트폰 상호작용 기반 일상 행동 과업(SHIRBT)’으로 정의했다. 자체 개발한 ‘멀티 레벨 순차 패턴 마이닝(ML-SPM)’ 기법으로 여러 날에 걸쳐 반복되는 화면 전환 패턴을 찾아낸 뒤,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활용해 ‘메신저 채팅’, ‘웹 탐색’, ‘금융 결제’, ‘이메일 읽기·작성’ 등 이해하기 쉬운 행동 이름을 붙였다. 서로 다른 이메일·웹브라우저·메신저 앱에서도 같은 행동을 일관되게 분류하는 평가에서 95% 이상의 정확도를 보였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실제 입력한 문자나 메시지 내용은 저장하지 않고, 입력 여부와 횟수, 화면 전환 등 행동 정보만 기록했다. 메시지나 통화 상대 정보도 원래 정보를 직접 드러내지 않는 값으로 바꾸는 ‘해시 처리’를 적용했다.
연구팀은 20~30대 대학생과 직장인 26명의 실제 생활 데이터를 분석했다. 스트레스 자기평가와 스마트폰 기록이 모두 확보된 기간은 단기 참여자 16명이 평균 30.5일, 장기 참여자 10명이 평균 105.1일이었다. 참가자가 매일 기록한 자기평가를 기준으로 스트레스가 있는 날과 없는 날을 구분하는 개인 맞춤형 모델을 만들었다.
참가자들의 스마트폰 사용에서 확인된 반복 행동은 모두 29종이었으며, 한 사람은 평균 약 7가지 행동을 일상적으로 반복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행동 패턴을 학습한 개인 맞춤형 인공지능으로 하루의 스트레스 여부를 판별했다. 가장 좋은 성능을 보인 모델의 평균 정확도는 단기 참여자 75.9%, 장기 참여자 73.8%로, 약 4번 중 3번을 맞힌 셈이다. 같은 인공지능 기법으로 앱 사용량을 분석한 기존 방식보다 각각 5.5%포인트, 3.5%포인트 높았다.
분석에 활용하는 행동을 줄여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같은 개인 맞춤형 모델에서 ‘메신저 채팅’과 ‘금융 결제’ 두 가지 행동만 활용하거나 ‘메신저 채팅’ 하나만 분석해도 기존 방식보다 높은 평균 판별 정확도를 보였다. 장기 데이터에서도 반복 행동을 기준으로 만든 분석 지표는 기존 방식보다 시간에 따른 변화가 작고 구조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이번 실험에서는 기존 방식과 비교하기 위해 폭넓은 스마트폰 사용 기록을 수집했다. 연구팀은 향후 개인의 반복 행동을 파악한 뒤 관련 기록을 중심으로 수집·분석하면 데이터 수집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어떤 행동이 판별에 활용됐는지 이해하기 쉽고, 앱 환경 변화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디지털 정신건강 모니터링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이의진 KAIST 전산학부 교수는 “스마트폰을 단순히 사용 시간을 측정하는 기기가 아니라 개인의 의사소통과 정보 탐색, 금융 활동이 반복되는 생활 공간으로 바라봤다”며 “이번 연구는 복잡한 스마트폰 기록을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행동 단위로 바꿔 장기간 정신건강 변화를 보다 안정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행동과 스트레스의 연관성을 활용한 것으로, 특정 행동이 스트레스를 유발하거나 낮춘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연구팀은 20~30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에게서 확인한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연령과 직업군, 스마트폰 환경으로 연구를 확대하고 장기 안정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에는 이한수 박사가 제1저자로, 이의진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박태현·고영지 연구원과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모바일·웨어러블·유비쿼터스 컴퓨팅 분야 국제 학술지 ‘Proceedings of the ACM on Interactive, Mobile, Wearable and Ubiquitous Technologies’에 2025년 12월 게재됐다. 해당 연구는 2026년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되는 ACM UbiComp/ISWC 2026 발표 대상이다.
※ 논문명: Leveraging Smartphone Human Interaction Routine Behavior Task Mining and Modeling for Daily Stress Monitoring, DOI: https://doi.org/10.1145/3770644
※ 저자 정보: 제1저자(이한수), 공동저자(박태현·고영지·이재길), 교신저자(이의진)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ICT융합디지털 포용기술개발 과제와 한국연구재단(NRF) 세종펠로우십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KAIST, 국내 최초 범용인공지능(AGI) 연구소 출범
학습한 문제를 잘 푸는 현재의 인공지능을 넘어, 처음 접하는 문제와 환경에서도 스스로 판단하고 적응할 수 있는 범용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AGI)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우리 대학이 AGI 전담 연구소를 출범했다.
우리 대학은 지난 18일 내부 승인 절차를 마치고 AI연구원 산하에 AGI 연구소(AGI Research Institute)를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전산학부, AI컴퓨팅학과, 김재철AI대학원, 전기및전자공학부 소속 교수 11명이 참여하며, 김태균 전산학부 교수가 초대 소장을 맡았다. 연구진은 향후 참여 범위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AGI 연구소는 기초연구를 통해 범용인공지능의 과학과 공학을 발전시키고 그 성과와 혜택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기존에 접하지 않은 과제와 환경, 데이터에서도 학습한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AI의 ‘일반화(Generalization)’ 능력을 핵심 연구과제로 삼는다.
현재 AI는 방대한 데이터와 연산 자원을 활용하면서 빠르게 발전해 왔지만, 학습한 것과 비슷한 문제에는 강한 반면 조건이나 환경이 달라지면 성능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AGI 연구소는 단순히 데이터와 연산 자원의 규모를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제한된 자원에서도 기존에 학습하지 않은 문제를 추론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AI의 원천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새롭고 효율적인 신경망 구조와 학습 원리, 현실 세계에 대한 이해와 지능의 구현 등 AI의 근본적인 작동 원리를 연구하고, 관련 분야를 이끌 차세대 연구자도 함께 양성한다.
연구소의 주요 연구 분야는 ▲적은 연산으로도 높은 성능을 구현하는 고효율 신경망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새로운 지식을 발견하는 AI 메타과학자 ▲현실 세계의 구조와 변화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월드 모델 ▲로봇과 같이 실제 환경을 인지하고 행동하는 피지컬 AI ▲AI가 인간의 의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AI 안전성 등이다.
이 가운데 고효율 신경망 분야에서는 기존 트랜스포머(Transformer)를 넘어서는 새로운 신경망 구조와 학습 방식을 개발해 자원이 제한된 환경에서도 AGI를 구현하는 기술을 연구한다. AI 메타과학자 분야에서는 AI가 지식을 탐색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가설을 만들고 과학 연구를 수행하며 새로운 지식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연구소는 이처럼 서로 연결된 연구 분야를 하나의 연구 체계로 결집해 KAIST를 세계적인 AGI 연구 거점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태균 AGI 연구소장은 “AI 데이터센터를 계속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AI 발전에 한계가 있다”며 “자원이 제한된 환경에서도 새로운 문제에 적응할 수 있는 AI 원천기술을 꾸준히 개발하는 것이 차세대 AI 경쟁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국책과제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연구에 나선다. 경량·저전력 차세대 신경망 개발에는 5년간 총 100억 원, AI 메타과학자 연구에는 5년간 총 187억5,000만 원이 투입된다. 또한 LG전자가 주관하는 월드 모델·로봇 기반 피지컬 AI 기술개발 사업에도 참여하며, 해당 사업은 2년간 총 340억 원 규모로 추진된다. 이 밖에도 물리적 세계에 기반한 지능 구현을 위한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최성율 연구부총장은 “KAIST의 우수한 AI 연구팀들이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선도하는 차세대 AGI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홍진배 원장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도전적인 연구가 AI 기술 혁신의 원동력인 만큼, 새로운 AGI 연구소가 미래 인공지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혁신의 중심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AI컴퓨팅학과, SK인텔릭스와 AI 기반 웰니스 로보틱스 산학협력 업무협약 체결
우리 대학 AI컴퓨팅학과는 SK인텔릭스와 AI 기반 웰니스 로보틱스 연구 및 교육 협력을 위한 상호 교류·협력 업무협약(MOU)을 20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최근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AI를 실제 생활환경에서 활용하기 위한 서비스 로봇 및 웰니스 디바이스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AI 모델을 실제 하드웨어 플랫폼과 연계해 검증하고 실증하는 연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대학의 연구 역량과 기업의 제품 및 개발 환경을 연계한 산학협력이 차세대 AI 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을 위한 핵심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협약은 실제 웰니스 로보틱스 플랫폼을 연구와 교육 현장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스마트홈 웰니스 로보틱스 연구를 위한 NAMUHX(나무엑스) 제품 및 API·개발 환경 지원 ▲AI 기반 공동 연구 및 기술 실증 ▲해커톤 등 산학협력 프로그램 공동 운영 ▲AI 분야 인재 양성 및 교육 협력 ▲기타 AI 분야 공동 연구 및 산학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SK인텔릭스는 AI 기반 웰니스 로보틱스 플랫폼인 'NAMUHX(나무엑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연구개발을 위한 제품과 API 등 개발 환경을 제공하는 등 대학과의 공동 연구 및 산학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양 기관은 실제 로보틱스 플랫폼을 활용한 연구와 교육을 활성화하고, AI 기술의 실용성과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협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의진 교수는 "이번 업무협약은 AI 연구를 실제 웰니스 로보틱스 플랫폼과 연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실제 제품과 개발 환경을 활용한 공동 연구를 통해 AI 기술의 실용성을 높이고, 학생들이 산업 현장과 연계된 연구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형진 SK인텔릭스 나무엑스사업본부장은 "카이스트와 공동 연구를 통해 AI와 로보틱스를 활용한 웰니스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연구 성과를 서비스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KAIST AI컴퓨팅학과 이의진 교수와 정아인 교수를 비롯한 관계자와 SK인텔릭스 김형진 사업본부장, 류기철 AX Tech실장 등 양 기관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