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왼쪽부터) 신소재공학과 오지훈 교수, 왕순언 박사과정, (동그라미 왼쪽부터) 김범일 박사, 고려대학교 한승창 박사과정, 스테판 링에 교수 >
이산화탄소(CO₂)를 전기로 연료와 플라스틱 원료로 바꾸는 기술이 탄소중립 시대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에틸렌과 에탄올은 플라스틱, 연료, 화학제품 생산에 널리 쓰이는 고부가가치 물질이지만, 지금까지 이를 효율적으로 만들어내는 금속은 사실상 구리(Cu)뿐이었다. 한국 연구진이 이번 연구를 통해 그 원리를 설명해 온 기존 촉매 이론의 한계를 밝혀냈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오지훈 교수 연구팀이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화학과 스테판 링에(Stephan Ringe)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전기화학적 CO₂환원 반응(CO₂reduction reaction, 전기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다른 화학물질로 바꾸는 반응)의 새로운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 (AI이미지) 같은 이산화탄소에서 서로 다른 생성물을 만드는 촉매 반응 >
연구팀은 금(Au)·은(Ag)·팔라듐(Pd)을 섞은 합금 촉매(alloy catalyst, 여러 금속을 혼합해 만든 촉매)를 제작하고, 이 촉매가 CO₂를 어떤 물질로 바꾸는지 분석했다.
기존 촉매 이론은 촉매 표면 전자의 반응성을 나타내는 ‘d-밴드 센터(d-band center, 촉매의 전자 반응성을 나타내는 지표)’와 ‘일함수(work function, 금속이 전자를 밖으로 내보내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구리와 비슷하면, 구리처럼 에틸렌·에탄올 같은 다탄소(C2+) 화합물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해왔다.
연구팀은 공동-스퍼터링(co-sputtering, 여러 금속을 동시에 얇게 입혀 원하는 비율의 새 합금을 만드는 기술) 공정을 활용해 전자적 특성이 구리와 매우 유사한 삼성분계 합금(AuAgPd, 금·은·팔라듐 세 종류 금속을 섞어 만든 합금)을 정밀하게 제작했다.
하지만 실제 실험 결과는 달랐다. 이 합금은 일산화탄소(CO) 같은 단순 생성물은 만들었지만, 에틸렌·에탄올 같은 복잡한 다탄소 화합물은 전혀 생성하지 못했다. 이는 촉매의 전자적 특성만으로는 복잡한 CO₂전환 반응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즉, 촉매 표면에서 원자들이 어떤 구조로 배열돼 있는지까지 반응 성능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향후 구리를 대체할 차세대 고효율 촉매 개발의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단순 전자 구조 중심의 기존 설계를 넘어, 원자 배열까지 고려하는 정밀 촉매 설계 전략이 필요하다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지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촉매 이론만으로는 복잡한 다단계 탄소 전환 반응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앞으로는 전자의 특성과 국소 원자 배열(local atomic arrangement, 촉매 표면에서 원자들이 배치된 방식)을 함께 고려하는 새로운 촉매 설계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AIST 김범일 박사와 왕순언 박사과정생, 고려대 한승창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논문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카탈리시스(Nature Catalysis)에 2026년 5월호에 게재됐다.
※ 논문명: Peaks and pitfalls of electrocatalytic CO2 reduction descriptor models, DOI: 10.1038/s41929-026-01526-7
※ 주저자: 김범일(KAIST, 제1저자), 한승창(고려대, 제1저자), 왕순언(KAIST, 제1저자), 오지훈(KAIST, 교신저자), 스테판 링에(고려대, 교신저자)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탑-티어 연구기관 간 협력 플랫폼 구축 및 공동연구 지원사업, 개인연구사업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국가슈퍼컴퓨팅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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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