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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햇빛·공기로 약 만든다...화학합성 난제 해결​
조회수 : 1310 등록일 : 2026-03-30 작성자 : 홍보실

(왼쪽부터) 한상우 교수, 백진욱 연구원

< (왼쪽부터) 한상우 교수, 백진욱 연구원 >

의약품을 만드는 화학 공정에서 ‘촉매’는 생산 속도와 비용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정밀하지만 버려야 하는 촉매’와 ‘재사용 가능한 촉매’ 사이의 한계를 안고 있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이 두 촉매를 결합해 빛과 공기만으로 작동하는 친환경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 의약품 원료를 더 저렴하고 깨끗하게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며, 탄소 배출과 환경 오염 저감 효과도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화학과 한상우 교수 연구팀이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촉매를 하나로 결합하는 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하나는 고체 상태에서 작동하는 은(Ag) 기반 촉매이고, 다른 하나는 용액 속에서 작용하는 유기 광촉매 DDQ(빛을 받아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다. 연구팀은 이 두 촉매가 함께 작동하도록 구현해, 기존에는 어려웠던 반응을 더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했다.

불균일계-균일계 융합 광촉매 시스템의 작동 모식도

< 불균일계-균일계 융합 광촉매 시스템의 작동 모식도 >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햇빛과 공기로 의약품의 핵심 원료인 아민(amine)을 친환경적으로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별도의 추가 화학물질 없이도 필요한 물질을 생산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기술의 실효성을 입증한 것이다.

기존 유기 광촉매 방식은 반응 후 촉매를 다시 사용하려면 추가 화학물질이 필요하거나, 공기 중 산소를 사용할 경우 반응 속도가 느려 효율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반응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을 다시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 부산물이 촉매를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되돌리고, 공기 중 산소는 이 과정을 반복하도록 돕는다. 즉, 촉매가 한 번 쓰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다시 살아나 계속 작동하는 ‘순환 구조’를 구현한 것이다.

이로써 별도의 화학물질을 추가하지 않아도 촉매가 계속 작동하는 ‘순환형 촉매 시스템’을 완성했다. 특히 이 기술은 햇빛과 공기만으로 반응이 진행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햇빛은 촉매를 활성화해 반응을 시작하게 하고, 공기는 사용된 촉매를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되돌린다. 즉, 촉매가 계속 ‘충전’되며 반복 작동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공기는 물만을 남기기 때문에 환경 부담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연구팀은 서로 다른 촉매가 만나면 기능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튬염(LiClO4)을 도입했다. 이 물질은 두 촉매가 서로 방해하지 않도록 조정하는 역할을 하며, 촉매의 안정성과 수명을 크게 향상시켰다.

빛과 공기를 에너지원으로 작동하는 융합 촉매

< 빛과 공기를 에너지원으로 작동하는 융합 촉매 >

이번 연구는 서로 다른 촉매를 하나로 결합해 햇빛과 공기만으로도 필요한 화학물질을 생산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복잡한 화학물질이나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과 환경 오염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상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무기 광화학 루프 기술(금속 기반 촉매가 빛을 받아 반응하고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순환 구조)을 정밀 유기 합성 분야에 성공적으로 접목한 첫 사례”라며 “서로 다른 촉매 시스템의 장점만을 결합해 화학 산업의 탄소 발자국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약품 원료 등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가장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KAIST 화학과 백진욱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미국화학회지(JACS,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3월 18일 게재됐다.
※ 논문명: Merger of heterogeneous and homogeneous photocatalysis for arene C–H Amination
※ DOI: 10.1021/jacs.5c20824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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