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충기 교수와 제자들, KAIST 관계자들(앞줄 왼쪽 일곱번째부터 김충기 교수, 이광형 총장 >
김충기 전기및전자공학부 명예교수의 특별 강연 '공학자의 마음'이 지난 6일 퓨전홀에서 개최됐다.
이번 특별 강연은 미국 전기전자공학협회에서 발간하는 'IEEE Spectrum'에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대부, 김충기는 어떻게 한국이 반도체 강국이 되도록 기여했나>라는 제목의 기고문이 실린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랜만에 KAIST에서 강연하려니 감개무량하다"라는 말로 운을 뗀 김 교수는 "IEEE Spectrum 기고문에 김충기 교수가 공학자의 마음을 학생들에게 전수하고 그렇게 배운 학생들이 사회로 나가 기업에서 일하며 반도체 산업을 일으켰다고 되어있는데, 그렇다면 내 안에 있는 공학자의 마음은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라고 화두를 던졌다.
부친에서부터 고조부에 이르는 김 교수 본인의 가계(家系)와 근대부터 1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우리나라 역사 및 세계사를 간략하게 훑은 김 교수는 "우리는 고려 말에 최무선이 화포를 발명한 민족이지만, 그 기술이 제대로 계승되지 않아 신미양요·병인양요 때 화포를 앞세운 유럽에 패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의 강연에 의하면, 유럽은 1700년대에도 발명에 대한 특허를 보호하는 사회적인 시스템이 있었으며, 이런 분위기는 공학적 발전을 성취해 증기기관을 만들고 산업혁명을 이뤄내는 역사적 흐름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고려의 최무선이 화포를 개발했지만, 400여 년 후에는 유럽의 화포 기술에 뒤처질 정도로 발전하지 못했으며, 조선의 뛰어난 과학자였던 장영실도 본인의 업적은 우수했으나 당대에는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성리학을 국본으로 삼고 공학자를 우대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국가의 기술 발전을 저해한 요인이 된 것이다.
해방 후 한국전쟁을 겪은 우리나라가 기술의 중요성을 인지하게 된 1970년대에 KAIST가 설립된 이후부터 우리나라는 과학기술을 통한 국가 발전의 기틀을 다질 수 있었다. 김 교수는 이를 바탕으로 "공학자의 마음 혹은 공학적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아주 오래전부터 많았다"라며, "환경이 바뀐 것이지 우리 민족의 유전자가 바뀐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분석했다.
사회가 변한 덕분에 본인이 KAIST에서 강의하며 후학을 기를 수 있었다고 설명한 김 교수는 "공학을 배워 사회로 나간 졸업생들의 활약을 존경한다"라고 말하며 "창의성을 가진 공학자가 대우받는 환경과 사회와 학교가 만들어져야 국가가 발전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김 교수는 공학자란 "자연에 대한 지식을 활용해 인간의 문제를 경제적으로 해결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또한, "사회에 대한 책임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무엇(what)·왜(why)·언제(when)보다는 어떻게(how)·누가(who)·어디(where)를 더 많이 생각하는 것"이라고 더불어 정의하며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것이 '공학자의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무엇을·왜·언제 하겠다는 생각은 '봄이 왔으니(왜) 오늘(언제) 대청소를 하자(무엇을)'라고 말하는 양반들의 방식이라면, 이 명령을 들은 머슴들은 '대청소를 어떤 방식으로(어떻게) 누구를 시켜서(누가) 앞마당부터(어디) 쓸어야겠다'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공학자에게는 이런 머슴 정신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김 교수는 "KAIST는 지난 50년 동안 훌륭한 공학자를 많이 배출했고 그들은 우리 사회가 발전하는 데 크게 기여했으며, 저는 이러한 환경에서 살았고 KAIST와 사회발전에 조금 기여했다고 인정받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대사를 인용해 "이게 제 삶입니다.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 있고 아름다웠다"라고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앞으로 KAIST는 전문 지식과 머슴 정신으로 무장한 엘리트 공학자를 많이 배출하고 그들은 우리 사회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것"이라는 기대와 당부도 함께 전했다.
김충기 교수는 1975년 KAIST 전산학부(당시 한국과학원 전자전산학과) 교수로 부임해 2008년 퇴임할 때까지 이론과 실습이 균형을 이룬 첨단 반도체 연구와 교육으로 산업 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전자공학자로 평가된다.
1·2세대 한국 반도체 주역들을 키워냈으며,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임형규 SK 텔레콤 부회장,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서강덕 삼성전자 부사장, 하용민 LG 디스플레이 부사장, 박성계 SK 하이닉스 부사장, 정한 아이쓰리시스템 대표, KAIST 경종민, 조병진, 윤준보 교수, 부산대 박주성 교수, 포스텍 김오현 교수, 충남대 이희덕 교수 등 총 78명의 석사와 39명의 박사가 김 교수의 제자다.
국내 교수로는 세 번째, 전자공학 분야 교수 중엔 처음으로 호암상(1993)을 수상하였으며, 국민훈장 모란장(1997)을 수상하였고 2019년에는 과학기술 유공자로 선정됐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IEEE Spectrum' 기고문 게재를 기념하는 동판 증정 행사가 진행됐으며, 2023년 여름에는 김충기 교수와 그 제자들을 다룬 단행본이 미국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김 교수의 학자적 성취를 다룬 'IEEE Spectrum' 기고문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https://spectrum.ieee.org/kim-choong-ki
우리 대학 맹성현 전산학부 명예교수가 『AGI 시대와 인간의 미래』를 이달 출간했다. 지난 30여 년간 자연언어처리, 텍스트마이닝, 정보검색 분야를 연구해온 석학이자 디지털인문사회과학센터 초대 센터장으로서 다양한 융합 연구를 시도해온 맹 교수는 챗GPT 이후의 삶을 날카롭게 통찰해 인간과 AI가 공존하고 동시에 AGI 시대까지 공진화할 수 있는 전략을 이 책에 담았다.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범용인공지능, 즉 사람과 같거나 그 이상의 지능을 구현하는 AI 오픈AI, 구글 딥마인드, 앤트로픽, 엔비디아 등 업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인공지능을 연구 중인 글로벌 기업들은 2028년까지 AGI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맹 교수는 '10년 후 우리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우리 일자리 생태계는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MZ세대는 새로운 시대의 일자리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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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