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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2018년 학위수여식 23일 개최​
조회수 : 13312 등록일 : 2018-02-23 작성자 : kaist_news


<전기및전자공학부 박사 과정 졸업생 오태현씨>

우리대학은 2월 23일(금) 오후 2시부터 류근철 스포츠컴플렉스에서 ‘2018년 KAIST 학위수여식’을 가졌다. 올 학위수여식에서는 박사 644명, 석사 1천352명, 학사 740명 등 모두 2천736명이 학위를 받았다. 이로써 우리대학은 1971년 설립 이래 박사 1만2천375명을 포함해 석사 3만1천528명, 학사 1만7천222명 등 총 6만1천125명의 고급 과학기술 인력을 배출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해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 이장무 KAIST 이사장, 이수영 발전재단 이사장 등 교내외 인사와 학부모 등 5천여 명이 참석해 졸업생들을 축하했다.

학사과정 수석 졸업의 영광은 수리과학과 박성혁씨가 차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았다. 이밖에 이사장상은 전산학부 김형석씨가, 총장상은 화학과 정회민씨, 동문회장상과 발전재단이사장상은 각각 생명과학과 김기송씨와 산업및시스템공학과 이승훈씨가 받았다.

이날 열린 학위수여식에서는 자동차 정비소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검정고시 출신 박사 졸업생이 있는가 하면 전공은 다르지만 쌍둥이 형제가 나란히 석사학위를 받고 또 박사 누나와 석사 동생이 배출되는 등 다양한 사연을 지닌 졸업생들이 있어 많은 화제를 모았다.

“주어진 환경에 대한 원망이 많았어요. 하지만 불평하고 멈춰서는 대신 그 환경을 정복하고 이겨내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극복해낼 수 있는 한계를 넓혀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가는 잡초정신이라고 할까요?” 고등학교 자퇴 후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한 경력을 지닌 전기및전자공학부(지도교수 권인소) 오태현(31세) 박사과정 졸업생의 말이다.

IMF 외환위기를 겪던 시기에 중학생이었던 오 씨는 실직 후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충당하는 홀어머니의 부담을 덜어드리려고 빠른 취업이 보장되는 전산계통 특성화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그러나 가족을 떠나 타지에서 시작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고 그런 자신에 대한 자괴감과 원망이 극도의 스트레스로 작용해 입학 후 1년여 만에 자퇴를 선택했다. 이후 생계에 보탬이 되려고 정비소에 취직했지만, 당시 마주했던 것은 자퇴생을 ‘문제의 소지가 있는 사람’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었다.

“너도 공부 안 하면 나중에 커서 저렇게 된다”는 말로 자녀를 훈육하는 손님을 만나는 등 여러 번 상처를 받은 오 박사는 다시 공부를 시작해 수능 시험을 치렀으나 500점 만점에 200점이 안 되는 점수를 받고 대학 입시에 떨어졌다. 이전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다시 1년을 노력해 서울 소재 4년제 대학(광운대)에 진학했다.

군 장학생 제도를 통해 등록금을 충당하고 졸업 후 안정된 직장을 가질 계획으로 입학했지만, 공부할수록 재미를 느끼며 평점 4.5만점에 4.43의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했다. 2010년 우리대학  석사과정에 입학한 오 박사는 7년간의 석·박사 과정 동안 교내 연구실적 평가 최우수상, 삼성 휴먼테크 논문대상 금상 등을 다수 수상했다. 2015년에는‘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 연구소 펠로우십(Microsoft Research Asia Fellowship, 마이크로소프트가 아시아 지역의 우수한 박사과정 학생을 대상으로 선발하는 장학생)’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발되기도 했다.

컴퓨터비전(카메라, 스캐너 등의 시각(vision) 매체를 통해 입력한 영상을 컴퓨터가 인지하고 분석하는 인공지능의 한 분야)분야를 전공하는 그는 현재 MIT에서 박사후연구원(포닥, Post-Doc)으로 위촉돼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에서 연구와 IT 산업의 경험을 두루 쌓고 싶다는 오 박사의 최종적인 목표는 대학 강단에 서는 것이다.

“돌아보면 제 인생에는 멘토나 조언자가 많지 않았다”며 “부단히 발전하고 성장한 후에 누군가의 인생에 직접적이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그동안 겪어온 다양한 경험과 감정들, 심지어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사람들까지도 제 삶을 전진시키는 추진력이 되어줬다”며 “늘 무한한 지원과 믿음을 보내준 어머니, KAIST 입학이라는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만들어주신 지도 교수님과 여러 분의 공동지도 교수님, 함께 연구했던 동료들 그리고 부정적인 영향을 주셨던 분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오 박사는 졸업 소감을 말했다.

기계공학과 생명화학공학을 전공한 쌍둥이 형제도 나란히 석사학위를 받았다. 형 박광석 씨(25세·기계공학과, 지도교수 성형진)는 “석사과정에서 연구한 미세유체시스템의 활용은 동생의 전공 분야에서도 다루는 주제여서 서로 많은 조언과 도움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동생인 박정석 씨(25세·생명화학공학과, 지도교수 이재우)도 “비록 서로 다른 전공을 선택했지만, 요즘은 융합의 시대이기 때문에 각자의 분야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며 같이 발전할 수 있었다”면서 서로의 졸업을 축하했다.

김민주씨(29세·문화기술대학원, 지도교수 노준용)와 김영일씨(26세·우주탐사공학학제전공, 지도교수 권세진)는 박사 누나와 석사 동생으로 이번에 나란히 졸업했다. 김민주씨는 “첨단기술을 활용하여 콘텐츠를 표현·제작하는 플랫폼을 개발해 우리나라의 문화콘텐츠 산업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영일씨는 “KAIST에서 배운 지식은 물론 이곳에서 경험했던 모든 순간들이 앞으로의 저를 만들어갈 밑거름이 될 것 같다”며 졸업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날 학위수여식에서는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 겸 삼성종합기술원 회장이 명예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권 회장은 KAIST 전기전자공학부 석사 3회 졸업생인데 동문 최초로 모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성철 총장은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통해“글로벌 쉐이퍼(Global Shaper)로서 세상을 바꾸고, 글로벌 이노베이터(Global Innovator)로서 세상을 혁신하고, 글로벌 무버(Global Mover)로서 세상을 움직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 총장은 이어“인류 사회에 여러분 한명 한명의 이름을 남기고 눈부신 업적과 교훈을 남기길 바란다. 이것은 KAIST 졸업생으로서 여러분에게 부여된 역사적 책무다”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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